All Chapters of 전남편도, 아들도 내 발밑에 매달렸다: Chapter 731 - Chapter 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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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1화

‘어떻게... 어떻게 갑자기 이런 일이...?’‘내 손으로 키운 그 아이가, 이제 막 사랑하는 사람을 아내로 맞은 참인데.’‘오늘은 두 사람이 혼인신고를 마친, 그야말로 가장 좋은 날이야. 이제 평생을 함께하며 행복하게 살아갈 날만 남았다고, 모두가 그렇게 믿고 있었는데...’서중국은 아직도 믿기지가 않았다. 아까 재하에게서 전화를 받았을 때부터 머릿속이 하얗게 비어버렸고, 지금 이 순간까지도 현실을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었다.“민혁이는... 우리 민혁이는 어디 있어...?”서중국의 목소리는 심하게 떨리고 있었다.이마를 깊게 찌푸린 재하가 눈가가 벌겋게 충혈된 채 말했다. “예진 씨가 안에 있어요. 의사 말로는... 민혁이 상태가 너무 안 좋아서, 예진 씨에게 할 말이 있으면 빨리 하라고...”그 말이 의미하는 바를 서중국이 모를 리 없기에 가슴이 더 꽉 죄어들었다. 나이도 적지 않은 그가 이런 급작스러운 소식을 쉽게 감당할 수 없었다. 순간 다리에 힘이 풀린 서중국은 비틀거리면서 그대로 주저앉을 뻔했다.은주와 재하가 서둘러 서중국을 부축해서 옆에 있는 의자에 앉혔다.서씨 가문을 이끌어 오는 동안, 서중국은 단 한 번도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는 사람으로 기억되었다. 그러나 그랬던 그가 지금은 주름진 얼굴 위로 하염없이 눈물만 흘리고 있었다.병원으로 달려오는 내내, 서중국은 이미 사태의 전말을 짐작하고 있었다. 이것이 신씨 가문의 노골적인 보복이라는 것을.“다 내 잘못이야. 이 일은 전부 나 때문에 벌어진 거야. 내가 처음에 신씨 가문을 그렇게 몰아붙이지만 않았어도, 일이 이렇게까지 커지진 않았을 거야. 그랬다면 민혁이는...”일이 이 지경까지 오고 보니, 서중국만 괴로운 게 아니었다. 영호도 마음이 편할 리 없었다. 원래 무모한 짓을 피하고 늘 안전한 쪽을 택하는 사람이기에 그래서 영호는 더 생각이 꼬리를 물었다. ‘그날 내가 순간적으로 욱해서 신세준을 때리지만 않았어도...’‘그 한 번의 충돌이, 이후에 벌어진 모든 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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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2화

예진은 정말로 간절히 바랐다. 평소처럼 민혁이 장난스럽게 눈을 뜨고, 환하게 웃으며 자신을 꼭 안아 주기를. 그리고 특유의 낮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이렇게 말하길.“잠깐 누워본 거예요. 아내 분 규칙이 참 엄하시네요?”그러나 현실은 그 바람과 정반대였다. 민혁은 여전히 꼼짝도 하지 않고 누운 채 눈도 뜨지 않았다.민혁의 손을 꼭 잡은 예진은 자신의 얼굴에 가져다 대고 살며시 비볐다. 그녀는 원래부터 민혁에게서 풍기는 향기를 정말 좋아했다.그 향기는 참 신기했다. 아주 은은하게 박하향이 스치는 듯한 느낌. 예진은 어느 날 민혁에게 도대체 무슨 향수를 쓰기에 이런 향이 나는지 물어봤었다.하지만 민혁은 향수를 쓴 적이 없다고 말했다. 생각해보니, 그가 향수를 뿌리는 모습조차 본 적이 없었다.예진은 주변 사람들에게도 물어봤다. “민혁 씨한테서 그런 향기 못 느꼈어?”모두 고개를 저었을 때 선아가 웃으며 말했다.“너만 느끼는 거라면, 그건 너가 민혁 씨를 생리적으로 좋아한다는 증거야.”처음엔 우스웠다. ‘좋아하는 데 무슨 심리적, 생리적 원인이 따로 있어?’하지만 지금은 그 어떤 말도 맞지 않았다. ‘그 향을 다시 맡을 수 없다면... 민혁 씨 손을 다시 잡을 수 없다면...’예진의 가슴이 칼로 도려내는 듯 아팠다.“의사 선생님이 그러더라. 하고 싶은 말 있으면 빨리 하라고... 근데... 내가 무슨 말을 해야 해요, 민혁 씨?”“평소엔 하고 싶은 말도 많았고, 늘 시간이 많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이런 순간이 오니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예진은 눈시울이 뜨겁고 아려왔지만, 이상하게도 눈물은 한 방울도 흘러내리지 않았다.‘왜... 눈물이 안 나지...?’“우리 결혼식 얘기나 해볼까요? 자기가 그랬잖아요. 평생 기억에 남고, 모두가 부러워할 만한 결혼식을 해주겠다고. 늘 내게 어떤 결혼식이 좋냐고 물었잖아요.”“나... 방금 생각 좀 해봤어요. 진짜 하고 싶은 결혼식이 뭔지.”“너무 시끌벅적한 건 싫어요. 너무 상업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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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3화

그 순간이었다. 마음속에 쌓여 있던 울분 때문인지, 예진은 갑자기 민혁의 손을 뿌리치고 벌떡 일어섰다. 그리고 허리에 손을 짚고서 누워 있는 민혁을 향해 노려보았다.“민혁 씨! 어제 혼인신고할 때 우리가 뭐라고 했는지 기억나요? 생로병사 어떤 상황이 와도 절대 서로를 두고 떨어지지 않겠다고 했잖아요.”“당신이 정말 지쳐서 돌아올 생각이 없다면... 그럼 나도 같이 갈 거예요. 절대 민혁 씨 혼자 못 보내요.”예진은 이런 말을 한다고 해서 민혁이 반응하리라 기대하지 않았다.하지만 바로 그때였다.민혁의 심장이 갑자기 빠르게 뛰기 시작하더니, 주변의 기계들이 급박한 비프음을 울렸다.예진은 순간 굳어버렸다.이상한 소리를 들은 의료진들이 황급히 달려 들어오자, 밀려난 예진은 멍한 눈으로 그 장면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의사들이 민혁을 둘러싸고 긴급하게 여러 조치를 취하기 시작했다.예진의 심장은 터질 것만 같았다.‘설마... 벌써 그 순간이 온 건가? 이대로...?’하지만 잠시 후였다.잔뜩 찡그려 있던 의사의 이마가 서서히 펴지더니, 입가에 믿기지 않는 미소까지 걸렸다.“됐어요! 이건 거의 의학적 기적이에요!”“빨리! 수술실 준비하라고 하세요! 바로 수술 들어갑니다!”예진은 얼떨떨한 목소리로 물었다.“의사 선생님... 그게 무슨 말이에요? 아까는 분명...”말이 끝나기도 전에, 의사가 설명을 이어갔다.“고예진 씨, 들어본 적 있습니까?말기 암 환자가 자신의 병을 알고 절망하면 평균 3~5개월밖에 못 사는데, 병을 숨기고 희망을 유지하게 하면 5년까지도 더 사는 경우가 많다는 거요.”예진은 그 말의 의미를 이해했다.인간의 생존 본능은 때때로 의학을 뛰어넘는 기적을 만들어낸다는 사실을.하지만 섣불리 결론을 내릴 수는 없었다.‘그러니까... 선생님이... 확실히 말해줘요... 제발...’잠시 숨을 고른 의사가 단호하게 말했다.“환자분은 살아날 가능성이 있습니다.”말이 끝나자마자 의료진은 침대를 밀고 수술실로 빠르게 이동했다.수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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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4화

바로 그때 건우가 문을 벌컥 열고 들어왔다.바닥에 널브러진 술병들 가운데 완전히 술에 절어 있는 윤제를 보자, 분노와 답답함이 뒤섞인 표정을 한 건우가 다가가서 윤제를 거칠게 일으켜 세웠다.“지금이 어느 때인데 여기서 혼술을 해대는 거야? 큰일 났어, 이 멍청아! 상황 파악이 안 돼?”숙취 때문에 머리가 깨질 듯 아팠던 윤제는, 짜증을 내며 건우를 밀어내고서 다시 소파에 털썩 몸을 던졌다. 이마와 관자놀이를 눌러가며 윤제가 말했다.“대체 무슨 큰일인데? 집에서 술 마시는 게 죄냐? 그럼 밖에 나가서 퍼져 있을까?”건우는 굳은 표정으로 윤제를 내려다보았다.“진짜 큰일이 났어. 병원에 있는 친구한테 들었는데, 서민혁하고 예진 씨가 어젯밤에 사고를 당한 것 같다는 거야. 서일그룹 쪽은 난리가 났고, 사람들이 전부 불안에 떨고 있어.”예진의 이름이 나오자, 곧바로 정신을 차린 윤제가 번개처럼 몸을 일으키며 건우를 바라봤다.“어제 둘이 혼인신고 한 날 아니야? 구재하까지 리조트를 예약해서 축하한다고 난리였다는데, 무슨 일이 생겼다는 거야?”고개를 저은 건우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정확한 건 나도 몰라. 경찰이 개입한 사건이라 정보를 전부 꽁꽁 숨겼다는 거야. 근데... 들리는 말로는 서민혁... 상태가 많이 안 좋대.”지금 윤제의 이런 모습이 자업자득이긴 해도, 어쨌든 어릴 때부터 건우 자신과 함께 자란 형제 같은 사이였다,비록 윤제 스스로 이런 나락으로 떨어지는 걸 자초했다고 해도, 건우의 마음속에는 그래도 친구로서의 우정이 남아 있었다. 이런 일이 터지자, 건우는 여전히 친구인 윤제를 위해 생각해 주는 것이다.‘서민혁이 살아 있다면 윤제가 다시 예진 씨에게 다가가는 건 꿈도 못 꿀 일이지.’ ‘하지만 만약 서민혁이 이번에 정말 살아나지 못한다면...’‘그럼 지금 윤제를 도와준다면 어쩌면 기회가 있을 지도 몰라.’생각보다 상황이 훨씬 심각하다는 걸 깨달은 윤제는 순간적으로 입술이 바짝 마르는 듯했다.“안 좋다니... 그럼 예진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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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5화

“그 분은 보통 환자가 아니에요. J시 서씨 가문의 사람인데 우리 병원장님도 직접 나서서 챙길 정도니까요.” “그런데 정말 이상한 게... 그렇게 금수저로 곱게 자란 사람이 어떻게 그런 쓰레기들하고 연관되게 되었는지 모르겠어요.”의사가 은근히 말을 아끼면서 의미심장한 표정을 짓자, 윤제는 미간을 찌푸리며 집중했다.건우는 아리송하다는 듯이 재촉했다.“그런 쓰레기라니 뭘 말하는 겁니까?”그 말을 들은 의사는 말없이 탁자 위의 주사기를 들고 팔의 동맥 부근에다 갖다 댔다.윤제와 건우는 그 순간 곧바로 이해할 수 있었다.두 사람은 서로 눈을 마주치며 놀란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그 반응을 본 의사가 다시 말을 이었다.“병원에 실려 왔을 때 이미 그걸 대량으로 주입된 상태였습니다. 몸이 버틸 수 있는 수준을 훌쩍 넘어서 장기 기능이 연달아 무너지고 있었어요. 사실상 회복 불가능하다고 봤죠.”“그런데... 본인의 생존 의지가 얼마나 강한지 기적적으로 지금까지 버티고 있습니다.”윤제가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 무겁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물었다.“지금 상태는 어떤가요? 중환자실에서 나올 가능성은... 얼마나 있습니까?”의사는 고개를 저으며 입술을 삐죽거렸다.“그건 장담할 수 없습니다. J시 서씨 가문이 어떤 집안인지는 두 분도 아시잖아요. 어떤 의료진이라도 데려올 수 있는 사람들이죠.” “제가 듣기로는 벌써 해외의 유수 대학병원에서 저명한 교수들이 오고 있다고 하더군요.”죽음의 문턱에서 사람을 끌어오는 일은 누구도 확률을 장담할 수가 없다.윤제는 더 이상 묻지 않았고, 몇 가지를 더 캐묻던 건우는 은주의 남자친구 영호도 다쳐서 입원 중이라는 사실을 알아냈다.게다가 기존의 부상에다가 총상과 자상까지 겹쳐서 상태가 심각한 상태라서, 영호의 병실을 지키느라 중환자실 앞에 은주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마침 그때 바깥에서 응급 호출이 울리면서, 간호사가 급히 들어와서 의사를 데리고 나갔다.사무실에는 건우와 윤제만 남았다.윤제가 말없이 가만히 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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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6화

윤제가 사라지자, 중환자실 앞을 지키고 있는 예진을 멀리서 바라보던 남자가 천천히 선글라스를 벗었다.혼혈 특유의 날렵한 얼굴선 위로 야성적인 기운이 스쳤고, 짙은 갈색 눈동자에서는 싸늘한 기운이 번졌다.핸드폰을 꺼낸 남자가 문자를 짧게 입력했다.[상황이 변했다.]곧바로 답장이 도착했다.[지금 복귀해. 자세한 건 직접 얘기하지.]다시 선글라스를 쓴 남자는 옷깃을 여미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껌을 씹으면서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병원을 떠났다....한 시간 뒤, 교외의 대저택 앞.차에서 내린 남자는 하찮다는 듯이 씹던 껌을 정원 한가운데 내뱉었다.붉은 장미가 가득 피어 있는 넓은 저택의 정원은, 마치 동화 속에나 나올 법한 그림 같은 풍경이었다.하지만 남자의 시선에는 그 모든 게 지나치게 화려해서 눈에 거슬렸다.선글라스를 벗어 손에 쥔 남자가 천천히 저택의 문을 열었다.어두운 실내에는 전등도 켜지 않은 채 촛불 몇 개만 흔들리고 있었다.희미한 촛불 아래, 거실 바닥에는 고운 모래가 넓게 펼쳐져 있었다.소파 위에도 흰색 천 조각들이 흩뿌려져 있었고, 의도적으로 연출된 듯한 난잡함 속에 묘한 아름다움을 품고 있었다.천 조각 하나를 집어 든 남자는 조롱과 무심함이 섞인 냉소를 지었다.그 순간 계단 쪽에서 남녀의 목소리가 들리자, 고개를 돌린 남자의 시선이 그쪽을 향했다.붉은 레이스 슬립을 입은 여자가 종종걸음으로 계단을 내려오고 있었다.여자가 움직일 때마다 얇은 슬립 아래로 검은 레이스 팬티가 은근히 드러났다.손에 끈을 들고 가면을 쓴 여자의 물결치는 듯한 긴 머리가 어깨 위로 흘러내리고 있었다.그 끈에는 눈가리개처럼 흰 천으로 눈을 가린 노인이 연결되어 있었다.백발이 성성한 데다가 허리마저 굽은 노인은 손으로 난간과 바닥을 더듬거리면서, 여자의 인도에 따라 계단을 내려오고 있었다. 입가에는 아쉬운 듯한 미소를 지으면서.“자기야, 나 잡아봐요. 얼른.”애교 섞인 여자의 촉촉한 목소리는 듣는 사람이 소름이 돋을 정도였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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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7화

“자기야, 일부터 먼저 처리해요. 시간은 얼마든지 있잖아요. 남은 날도 많은데.”여자의 목소리가 달콤하게 이어지자, 노인의 얼굴에는 금세 흐뭇한 미소가 번졌다.노인은 여자의 코끝을 손가락으로 살짝 건드리면서 애정을 드러냈다.“그래도 네가 눈치는 빠르네.”여자를 안고 소파에 앉은 노인은 품에 안은 여자의 몸 구석구석까지 거침없이 손을 댔다.벤자민은 이미 이런 장면에 익숙한 듯, 표정도 변하지 않았고 시선을 돌릴 생각도 없었다.“그래서, 알아온 건 뭐야? 말해 봐.”핸드폰의 앨범을 연 벤자민이 오늘 병원에서 찍은 사진들을 노인 앞에 내밀었다.“서민혁은 일단 응급처치는 성공했지만 아직 중환자실에 있습니다. 고비를 넘길 수 있을지는 미지수고요.” “서씨 가문에서 국내외의 거물급 의료진을 전부 불러 모았더군요. 내일 병원에서 연합 진료를 한다고 하더군요.”“고예진을 비롯해 구재하 등 주요 인물들이 병원에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습니다.”대수롭지 않은 것처럼 사진을 넘겨보던 노인이, 흥미를 잃은 듯 탁자 위로 핸드폰을 던졌다.그리고 벤자민을 보면서 물었다.“그래서? 서씨 가문에 이런 큰일이 났는데, 서일그룹 그쪽의 움직임은 어때?”벤자민은 다시 핸드폰을 집어 들면서 설명했다.“현재까지 특별한 변동 사항은 없습니다. 서일그룹은 지금 사업 연고지를 옮기는 중요한 시기거든요.” “서민혁이 경영권을 물려받긴 했지만, 기간이 너무 짧아서 대부분의 핵심 사업은 여전히 서중국 회장 손에 있습니다.” “최근 J시로 돌아간 서민혁이 그룹 발전의 중요 프로젝트들을 원상문에게 맡겼기 때문에, 서민혁이 쓰러졌다고 해도 그룹 전체가 흔들리진 않을 겁니다.”그 말을 들은 노인의 표정이 금세 굳어지면서, 품에 안은 여자한테도 흥미가 사라졌다.“흥. 역시 몇 대를 이어오면서 발전한 그룹 답게 서일그룹도 뿌리가 깊네. 우리가 이 기회에 흔들어보려고 해도 그렇게 간단하지는 않겠어.”그 말을 들은 여자가 곧바로 노인의 어깨에 몸을 기대면서 달랬다.“자기, 너무 조급해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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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8화

노인의 표정이 굳어지려고 하자, 류아린은 다시 요염한 몸짓으로 노인의 품에 살포시 달라붙었다.“그건 모두 이미 지나간 일이에요. 지금 나는 임 회장님의 사람이잖아요. 부윤제는... 우리에게 그저 이용 가치가 있는 칼에 불과할 뿐인 걸요.”그 말이 반은 진심이고 반은 거짓이라는 걸 알면서도, 임 회장은 기분이 풀렸는지 아린을 끌어안고 볼에 키스했다.“좋은 생각이 있으면 말해 봐. 한번 들어볼 테니까.”류아린은 살짝 미소 지으면서 말했다.“부씨 집안은 서씨 가문만큼은 아니지만 H시에서는 절대 무시할 수 없는 세력이예요. 우리가 잘만 유도한다면 부윤그룹이 먼저 서씨 가문을 공격하게 만들 수 있죠.” “두 호랑이가 맞붙으면, 결국 한 쪽은 크게 다칠 수밖에 없어요. 그 틈에 우리가 파고들어서 둘 다 손에 넣는 거죠. 그게 가장 이상적이에요.”임 회장은 여전히 망설이는 듯하자, 벤자민이 정확한 타이밍에 끼어들었다.“작은 사모님 말씀이 맞습니다. 부윤그룹 대표 부윤제와 서씨 가문의 새 수장인 서민혁은 이미 오래전부터 얽혀 있었습니다.” “그 중심에는 고예진이라는, 두 사람이 절대 넘을 수 없는 간극이 존재하고요.”코웃음을 친 임 회장이 불쾌한 듯이 비웃었다.“멀쩡한 두 남자가 여자 하나 때문에 싸운다니, 정말 웃긴 일이지.”벤자민이 덤덤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오늘도 병원에 몰래 나타난 부윤제가 서민혁의 상태를 다른 의사에게 캐 묻더군요. 아마도 서민혁이 정말 죽는다면, 다시 고예진과의 가능성이 생길 거라고 생각하는 듯합니다.” “예로부터 영웅도 미인 앞에선 흔들린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런 균열이 있는 이상, 둘 사이의 충돌을 만드는 건 훨씬 쉬울 겁니다.”두 사람의 논리가 너무 정확해서, 임 회장 역시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시간을 확인한 임 회장은, 슬슬 떠날 때가 됐다는 듯 자리에서 일어나서 옷을 여몄다.“슬슬 집에 가봐야겠군. 집사람이 기다릴 텐데, 어쨌든 너무 늦는 건 안 좋으니까 말이야.” “우리 회사는 방금 국내로 와서 기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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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9화

그런 생각을 하기만 해도 아린은 이가 갈릴 정도로 분노가 치밀었다.그러나 복수의 순간이 머지않았다는 사실을 떠올리자, 입꼬리가 절로 올라갈 수밖에 없었다.‘곧... 멀지 않았어. 내가 당한 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되돌려줄 거야.’바로 그때 벤자민의 거친 숨소리가 갑자기 가까워지더니, 넓고 탄탄한 팔로 아린의 허리를 단번에 휘감았다.엉큼한 벤자민의 손길이 천천히 아린의 등 뒤를 오르내렸고, 뜨거운 숨결이 그녀의 목덜미에 닿았다.남자의 입술이 어깨 위를 미끄러지듯 스쳤다.불과 몇 번 스쳤을 뿐인데도, 아린의 몸은 뜨겁게 달아올랐다.결국 견딜 수 없다는 듯, 벤자민의 얼굴을 마주한 아린이 양팔로 그의 목을 감았다.“그 늙은이가 막 나갔는데, 내 침대로 올라오고 싶어서 벌써 이렇게 들이대는 거야? 들키는 건 안 무섭고?”혼혈 특유의 이목구비가 뚜렷한 얼굴에 파렴치한 야심과 오만이 노골적으로 드러났다.“너는 드러낼 수 없는 첩이고, 나는 드러낼 수 없는 사생아야. 우리 둘이야말로 완벽한 짝 아니겠어?”아린은 피식 코웃음을 쳤다.“정체성 자각 한 가지는 정확한데!”벤자민의 손이 그대로 아린의 붉은 슬립 아래를 파고들자, 그녀는 신음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X발, 천한 년이 얌전한 척하기는. 그 늙은이 몸으로 네 욕망을 채울 수 있겠어? 벌써부터 잔뜩 굶주려 있잖아? 어때, 하고 싶어? 한 번만 빌면 내가 바로 해줄 텐데?”온몸이 흐느적거릴 정도로 자극을 받았지만, 그래도 아린은 기죽지 않고 벤자민을 노려보았다.아린의 예리한 손톱이 남자의 어깨죽지 깊숙이 파고들었다.“나보고 빌라고? 우리 두 사람의 신분을 잘못 알고 있는 건 네 쪽인데?” “지금 나한테 빈다면... 내가 도와줄 수도 있어. 네가 원하는 걸 얻으려면, 결국 내가 도와야만 가능할 테니까.”두 사람 모두 마음속으로 잘 알고 있었다.아린이 원하는 건 오직 복수다.부씨, 서씨, 고씨... 세 가문 모두가 전부 무너져 내리는 모습이다.그리고 임 회장과 외국 여자 사이에서 태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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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0화

여자의 힘을 빌려 재산 싸움에 뛰어들고 싶지는 않았지만, 벤자민도 잘 알고 있었다.아린이 자신에게 아주 유능한 파트너라는 사실을.아린은 결코 드러나지 않는 첩으로만 머무를 여자가 아니었다.임 회장이 그녀를 이 별장으로 데려온 지 이틀째 되던 날, 벤자민은 회장의 지시로 생활용품을 가져다주러 왔었다.그때 이미 벤자민과 임 회장의 관계를 단번에 꿰뚫어본 아린은, 서슴없이 벤자민을 자신의 침대로 끌어들였다.아린은 너무도 명확하게 알고 있었다.드러낼 수 없는 이 더러운 관계의 구덩이 속에서 자신과 벤자민이야말로 서로가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칼날이라는 것을.입을 맞춘 채 계단을 오르는 두 사람의 뒤로는 벗어 던진 옷만 수북하게 떨어졌다.한 시간 후, 안방 침대.침대에 기댄 벤자민은 담배를 피우면서, 짙은 연기 속에서 눈을 가늘게 뜨고 있었다.아린은 옆자리에 조용히 누운 채 창밖의 달빛만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한참의 침묵 끝에, 고개를 돌린 벤자민이 물었다.“무슨 생각해?”그 질문은 절묘했다.아린 자신도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어쩌다 여기까지 왔는지, 어쩌면 지워지지 않는 과거의 상처들 때문인지도 몰랐다.하지만 아린은 그런 말은 하지 않고 그저 고개를 돌려 담담히 그를 바라보았다.“우리 협력에 언제쯤 동의할까 생각 중이었지. 우리 둘 다 시간이 많지 않아. 기회는 놓치면 다시 오지 않거든.”“그리고 넌 나를 믿어도 돼. 우리 둘 사이엔 이익 충돌이 없으니까. 혼자 싸우는 것보다, 나 같은 공범을 두는 게 훨씬 효율적이지 않겠어?”‘공범’이라는 단어가 벤자민의 심장을 묘하게 자극했다.몸을 숙인 벤자민이 다시 아린의 위로 체중을 실으면서, 길고 날렵한 손가락으로 그녀의 이마에 흩어진 머리카락을 스치듯 정리했다.“너 같은 좋은 공범을 내가 쉽게 놓치겠어? 협력 시작 기념으로, 선물 하나 주지 않을래?”“무슨 선물? 어차피 협력하기로 했다면 먼저 상의부터 해야 하는 거 아니야? 어쨌든 함부로 움직이지 않는 게 가장 좋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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