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율은 주용화의 이마를 만져보았다. 약간 따뜻하긴 했지만 열이 날 정도는 아니었다.하지율은 가볍게 한숨을 내쉬면서 자책했다.D국의 공기는 원래 습하다. 어젯밤은 내내 비가 내려서 춥고 습했다.그러니 바닥은 더 차가웠을 것이다.그런데 주용화를 바닥에서 재웠으니...주용화가 아닌 하지율이 바닥에서 잤다고 해도 감기에 걸렸을 것이다.만약 이 중요한 시기에 주용화가 감기에 걸린다면 D국을 떠나는 건 물론, 킬러들을 피해 도망치는 것도 어려울 것이다.하지율은 천천히 눈을 감고 숨을 깊게 들이쉬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눈을 떴다.침대 위의 이부자리를 정리한 뒤, 하지율은 다시 주용화 곁으로 걸어갔다.어떻게든 일단 주용화를 침대에 눕혀 한기를 피하게 해야 한다.하지만 주용화는 덩치가 고지후만큼 컸다.아무리 하지율이 요즘 운동을 하고 있다고 해도 덩치 차이가 많이 나는 남자를 침대에 눕히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하지율은 반나절 동안 노력해 땀을 뻘뻘 흘리며 겨우 주용화를 등에 업었다.이때 주용화가 드디어 눈을 떴다.주용화는 천천히 눈을 뜨고 물었다.“무슨 일이에요?”주용화의 목소리는 평소와는 달리 잠겨 있었다. 하지율은 그 목소리에 약간 놀랐다.“화야 씨, 지금 어때요? 일어날 수 있겠어요? 침대에서 조금 쉴래요?”주용화가 하지율을 쳐다보았다.그 눈빛은 평소와는 아주 달랐다. 마치 을씨년스러운 밖의 날씨처럼 차갑고 어두웠다.주용화가 낮은 소리로 대답했다.“네.”하지율은 주용화를 부축해 침대에 눕힌 뒤 물었다.“화야 씨, 아직도 머리가 아파요?”주용화는 한참 멍하니 앉아 있다가 대답했다.“네.”하지율이 물었다.“혹시 약은 챙겼어요? 아니면 평소에 머리 아플 때 무슨 약을 먹었어요?”한참 지난 뒤 주용화가 얘기했다.“지병이에요. 약을 먹어도 소용없어요.”“그렇군요. 그럼 일단 잘 쉬고 있어요. 아침 사러 나갈 건데, 뭐 먹고 싶은 거 있어요?”주용화는 가볍게 고개를 저었다.“일단 쉬고 있어요. 금방 돌아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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