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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8화

Author: 초향
하지율이 그게 무슨 소리냐는 듯 되물었다.

“저요?”

“침대를 나한테 양보하면 오늘 밤 지율 씨는 어디서 자냔 말입니다.”

바닥에서 자는 건 무리였다. D국의 밤공기는 뼈를 파고들 듯 서늘했고 하지율은 이런 일촉즉발의 상황에 스스로 몸을 망쳐 짐이 되고 싶지는 않았다.

“전 의자에서 눈 좀 붙이면 돼요. 지금은 화야 씨 상태가 제일 중요하니까요.”

그 말에 주용화는 조용히 제 발치에 놓인 넓은 침대를 훑었다.

잠시 망설이던 그가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제안을 건넸다.

“침대도 넓은 것 같은데... 올라와서 같이 자는 건 어때요?”

만약 다른 남자가 이런 소리를 지껄였다면 하지율은 단번에 불순한 의도를 읽어내고 안색을 굳혔겠지만 주용화의 눈빛은 지나칠 정도로 담백했다. 그건 욕망이라기보다 그저 고생하는 상대에 대한 투박하고 순수한 배려에 가까웠다.

“아니에요, 괜찮아요.”

하지율은 선을 긋듯 대답한 뒤 고개를 숙여 미리 정리해 둔 이야기 목록을 살폈다. 주용화도 하지율의 단호한 성격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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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제1300화

    고지후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 그 자리에 서 있는 건 함우민이 고윤택을 안고 있는 모습뿐이었다. 하지율은 보이지 않았다.고지후가 성큼 다가갔다.“우민아, 구해냈다며? 지율이는 어디 갔어?”함우민이 못마땅한 듯 입술을 꾹 다물었다가 말했다.“지율 씨가... 주용와가 여기 있다고 하면서 기어코 찾으러 갔어.”고지후의 눈빛이 순간 흔들렸다.“주용화가... 여기에 있다고?”그 말에 함우민은 잠깐 이상함을 느꼈지만 질투와 분노에 머리가 달아올라 더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지율 씨는 주용화가 윤택이를 구하러 왔다고 끝까지 믿었어. 근데 우리가 이렇게 뒤졌는데도 주용화의 그림자도 못 봤어. 여길 왔는지조차 확실치 않아.”함우민의 목소리가 날카로워졌다.“노엘 가문 보복이 무서워서... 벌써 도망쳤을 수도 있겠지.”그때 낯선 남자의 목소리가 차갑게 끼어들었다.“도망친다고요?”유민재가 함우민을 똑바로 노려보며 말했다.“함우민 씨, 평소에도 주 대표님을 그렇게 모함하십니까?”함우민이 고개를 돌렸다. 젊고 날렵한 인상의 남자가 싸늘한 눈빛으로 서 있었다.함우민이 미간을 찌푸렸다.“누구십니까?”유민재가 콧방귀를 뀌었다.“주 대표님의 친구입니다.”유민재는 한 걸음 다가서며 덧붙였다.“대표님이 도망쳤다면... 제가 왜 여기 있겠습니까?”함우민의 표정이 아주 잠깐 굳었지만, 곧 아무 일도 없었던 듯 되돌아갔다.“저는 현장에서 주용화 씨를 못 봤습니다. 그러니 정말 이곳에 왔는지 누가 압니까?”유민재가 입을 열려던 순간, 옆에 있던 김경환이 갑자기 한쪽을 확 돌아봤다.“대표님!”하지율이 누군가를 업은 채 이를 악물고 성큼성큼 걸어오고 있었다. 그리고 하지율의 등에 축 늘어져 있는 사람은 주용화였다.함우민의 동공이 크게 흔들렸다.하지율이 등에 업고 있는 게, 다름 아닌 주용화였다.주용화는 마른 체형이라 해도 키가 큰 성인 남자였다. 하지율처럼 가냘픈 몸으로 그 무게를 어떻게 끌고 나왔는지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김경환이 달려들려 하자 하지율

  • 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제1299화

    그때 함우민이 다급하게 말했다.“지율 씨, 윤택의 상태가 시급해요. 지율 씨는 윤택부터 병원으로 데려가요. 지후랑 제가 여기 남아서 기다릴게요.”하지만 하지율은 단호하게 고개를 내저었다.“우민 씨도 다쳤잖아요. 우민 씨가 윤택이를 데리고 먼저 병원 가요.”하지율은 원래라면 자신이 여기 남아 고지후를 기다리려 했다. 하지만 부상자 둘을 병원에 보내는 것도 영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하지율은 잠깐 망설이다가 결정을 바꿨다.“됐어요. 그러면 저도 같이 갈게요.”함우민의 입꼬리가 아주 옅게 올라갔다.“그래요. 그러면 먼저 가요.”몇 걸음 걷다가, 하지율이 문득 멈춰 섰다.“우민 씨, 화야 씨는요?”함우민의 발걸음이 거의 눈에 띄지 않을 만큼 잠깐 굳었다.“저는... 화야 씨를 못 봤어요.”함우민은 잠시 뜸을 들이더니 일부러 의아한 척 덧붙였다. “지율 씨, 화야 씨가 진짜 여기 온 거 맞아요? 다른 데로 간 거 아닐까요?”그 말속에는 주용화는 아예 구하러 오지도 않았고 혼자 도망친 걸지도 모른다는 뉘앙스가 섞여 있었다.하지율은 즉시 고개를 저었다.“아니에요. 화야 씨는 절대 도망 안 갈 거예요. 무조건 여기 있어요.”그 한마디에 함우민은 주먹을 꽉 쥐었다.이런 상황에서도 하지율은 주용화를 믿었다.“근데 저는 진짜 못 봤어요.”함우민이 다시 말했다.하지율의 시선이 차갑게 가라앉았다.“윤택이는 어디서 찾았어요?”함우민은 겉으로는 침착했지만 마음속에서는 주용화에 대한 질투와 분노가 더 짙어졌다. 그래도 대답은 여전히 매끄러웠다.“맨 안쪽 창고 제일 깊숙한 곳에서요.”“어떻게 구해냈는데요?”“제가 들어갔을 땐 거기에는 아무도 없었어요. 윤택이는 의자에 묶인 채로 기절해 있었고요.”함우민은 숨도 고르지 않고 말을 이어갔다.“그런데 주변에 불이 너무 컸어요. 거의 윤택이까지 번질 뻔했거든요. 그놈들이... 윤택을 산 채로 태워 죽이려 한 것 같아요. 왜 지키는 사람이 없었는지는 저도 모르겠어요.”하지율은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

  • 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제1298화

    탕.주용화가 몸을 틀어 피했지만 총알은 결국 주용화의 다리에 박혔다.함우민의 검은 눈이 차갑게 가라앉았다.고윤택을 안고 있어서 움직임이 불편해서 평소처럼 정확하게 겨누기 어려웠다.함우민이 추가로 한 발 더 쏘려는 순간 품 안의 고윤택의 속눈썹이 살짝 떨리더니 당장이라도 눈을 뜰 것만 같았다.“화야 삼촌...”함우민의 표정이 미세하게 변했다. 더는 총을 쏠 수 없었다.함우민은 방 안의 불길을 한 번 확인하더니 입꼬리를 서늘하게 올렸다.주용화를 직접 죽이는 건 위험이 너무 컸다.고윤택에게 의식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으면 들통날 수 있으니까 말이다.게다가 노엘이 붙잡히기라도 하면 더 골치 아팠다.노엘이 전부 자백해 버려서 자기는 주용화를 죽이지 않았다고 얘기하면 그때는 함우민이 의심받을 것이다.차라리 이 불바다 속에서 죽게 만드는 편이 낫다.그렇게 생각한 함우민은 열려 있던 문을 재빨리 닫았다.문에 자물쇠는 없었지만 지금 주용화 상태로는 문을 열고 탈출하는 게 결코 쉽지 않을 거다.주용화는 곧 죽을 것이고 함우민은 고윤택을 안전하게 데리고 나간다.그 생각만으로도 함우민은 이상할 정도로 기분이 좋아졌다....하지율이 뒤진 창고는 전부 텅 비어 있었다.이쪽도 불은 나 있었지만 다 눈속임일 뿐이었다.수색을 끝낸 하지율은 잠깐 멈춰 섰다.함우민 쪽으로 가서 합류할지 고지후 쪽으로 갈지 고민하느라 머릿속이 바빴다.지금 위치로는 함우민이 수색하던 방향이 더 가까웠다.하지율은 잠깐 고민하다가 먼저 함우민 쪽으로 가 보기로 했다.함우민이 있는 방향으로 걸음을 옮기는데 정면에서 누군가가 다가왔다.상대가 함우민이라는 것, 그리고 그 품에 안긴 고윤택을 본 순간, 하지율의 눈빛이 확 달라졌다.하지율이 빠르게 달려가 함우민 곁으로 붙었다.“윤택아!”함우민이 말했다.“연기를 좀 마셔서, 잠깐 기절한 거예요. 고지후한테 빨리 빠지라고 전해요. 윤택이는 바로 병원으로 옮겨야 할 것 같아요.”하지율은 바로 핸드폰을 꺼내 고지후에게 전화했다.

  • 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제1297화

    주용화의 상태도 좋지 않았다.피를 너무 많이 흘렸고 붕대를 감을 틈조차 없었다.실력이 아무리 좋아도 이렇게 많은 가스를 들이마신 상황에선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기 어렵다.불길이 번지는 속도는 너무 빨랐다. 지금 못 나가면 진짜 여기서 죽을 수도 있다.문까지 5미터쯤 남았을 때였다.높이가 2미터는 되어 보이는 선반이 불에 타 무너지더니 그대로 두 사람 위로 묵직하게 떨어져 내렸다.주용화는 고윤택을 품에 감싸안고 그 충격을 그대로 버텨 냈다.선반은 무거웠고 불에 달아올라 뜨겁기까지 했다.공기 속에 타는 냄새가 진하게 퍼졌다.주용화의 입가에서 피가 흘렀지만 주용화는 화끈하게 타들어 가는 통증 따위 신경 쓰지 않는다는 듯 선반을 밀어냈다.주용화가 거의 문턱에 닿았을 즈음, 위험한 기운을 느낀 주용화가 미간을 찌푸렸다.본능적으로 고개를 틀자 총알이 주용화의 뺨을 스치며 지나갔다.주용화의 눈빛이 차갑게 식었다.노엘이 저격수를 두고 총을 쏘게 한 게 분명하다. 하지만 상대가 이미 총을 한 번 쐈으니 위치가 드러난 것과 같다.이제부터는 급소만 피하면 된다. 나머지는 김경환과 유민재가 처리할 거다.주용화는 그렇게 판단하고 고윤택을 데리고 나가려 했다.그때 길쭉한 그림자 하나가 문안으로 들어오더니 낮은 목소리가 천천히 흘러나왔다.“화야 씨는 천하제일이라면서요. 그런데도 이렇게 꼴사나운 순간이 있네요? 아니면 이번에도 일부러 이렇게 망가져서 지율 씨 동정심이나 사려는 건가요?”들어온 사람은 다름 아닌 함우민이었다.고지후는 총성이 난 쪽에 주용화와 고윤택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그쪽으로 지원하러 갔다.그 사이 함우민과 하지율은 다른 두 줄을 나눠 뒤지고 있었다.하지만 운 좋게도 함우민이 주용화와 고윤택을 찾아버렸다.고윤택은 이미 정신을 잃고 완전히 기절해 있었다.함우민 얼굴에는 평소의 온화함이 사라지고 냉정하고 차가운 기색만 남았다.“놈들 목표는 당신이니까 윤택이는 나한테 넘겨요.”주용화는 침묵하다가 고윤택을 건넸다.이 방은 불에 타

  • 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제1296화

    노엘은 머리가 좋아서 방 하나만 태우는 짓은 하지 않았다.방 하나만 불태우면 거기에 사람이 있다는 걸 대놓고 알려 주는 꼴이니까 말이다.그래서 발화 지점이 여러 군데였다.노엘이 빌린 창고는 꽤 컸고 전체가 세 줄로 나뉘어 있었다.하지율, 고지후, 함우민은 한 사람이 한 줄씩 맡아 수색하기로 했다.그때 어딘가에서 폭발음과 총성이 섞여 들려왔다.고지후의 표정이 순식간에 굳어버렸다.“저쪽에서 소리 났어. 주용화랑 윤택이가 거기 있을 확률이 높아.”고지후는 고개를 돌려 하지율과 함우민에게 말했다.“두 사람은 나머지 두 줄을 계속 수색해. 난 저쪽으로 간다.”고지후와 주용화가 합류하면 고윤택을 구출할 가능성이 확실히 높아진다는 것을 알기에 하지율은 고집부리지 않고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어.”함우민도 짧게 대답했다....방 안. 남은 시간은 30초.타이머 폭탄 경보가 끊임없이 울렸다.주용화는 노엘이 일부러 이렇게 만든 거라는 걸 안다.목적은 하나다. 심리적인 압박을 줘서 조급해진 틈에 실수하게 만들기 위함이다.하지만 주용화는 끝까지 침착했다.주용화는 선 하나를 확인하자마자 재빨리 단검으로 그 선을 끊었다.그 사이 불길은 더 커졌다.노엘은 주용화와 고윤택을 살려줄 생각이 없었다.방 안에는 이미 각종 인화물질이 깔려 있었다.1분도 되지 않았을 때 방 안은 이미 진득한 연기로 뒤덮였고 열기는 모든 걸 녹일 듯 달아올랐다.고윤택은 매캐한 연기에 눈물이 줄줄 흘렀다.어린 나이에 처음으로 진짜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화야 삼촌...”고윤택이 갑자기 낮은 소리로 주용화를 불렀다.주용화는 손을 멈추지 않고 대답했다.“어디 아파? 조금만 더 버텨. 금방 데리고 나갈게.”고윤택은 울면서도 억지로 버티는 척했다.“화야 삼촌, 저는 여기 두고 그냥 삼촌이라도 먼저 가요. 저 때문에 삼촌까지...”주용화가 고윤택을 안심시키기 위해 고윤택의 머리를 가만히 쓰다듬었다.“네가 날 끌어들인 거 아니야. 내가 너를 끌어들인 거

  • 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제1295화

    “노엘슨은...”아들을 떠올린 노엘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정신병자 놈 손에 죽었으니 운이 안 좋았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지.”노엘은 몸에 폭약을 잔뜩 두르고 있었다. 여차하면 주용화와 함께 죽을 생각도 품고 있었던 것이다.하지만 복수도 하고 목숨도 건질 수 있다면, 굳이 죽으러 달려들 이유는 없었다.주용화를 여기서 죽이기만 하면 그걸로 충분했다.노엘이 나간 뒤 주용화는 고윤택의 입을 막고 있던 테이프를 찢어냈다.“윤택아, 괜찮아?”“삼촌, 저는 괜찮아요.”고윤택은 피가 멈추지 않는 주용화의 손을 보면서 눈시울이 빨개졌다.“근데 손이...”주용화는 고윤택의 겉옷을 들춰 올렸다.예상대로 몸에 폭탄이 묶여 있었다.게다가 카운트다운은 5분이 아니라 3분이었다.지금은 2분 30초밖에 남지 않았다.주용화는 이어폰을 꺼내 귀에 꽂고 물었다.“주변 폭탄은 어디까지 처리했어?”김경환의 긴장된 목소리가 들려왔다.“주변에 폭탄이 너무 많습니다. 최소 30분은 더 걸릴 것 같습니다. 게다가 숨어 있는 저격수 때문에 진행이 계속 막혀서 아마...”주용화가 말을 끊었다.“윤택이 몸에 타이머 폭탄이 있어. 남은 시간은 2분이야. 일단 핵심 구역부터 처리해. 뗄 수 있는 건 하나라도 더 떼고.”주용화는 더 말하지 않고 고윤택 몸에 달린 폭탄을 주시했다. 폭탄 구조가 꽤 복잡해서 타이머를 멈추려면 선을 두 가닥 정도 잘라야 할 것 같았다.그때 고윤택이 갑자기 말했다.“삼촌, 무슨 냄새 안 나요?”주용화가 시선을 돌리자 구석에서 이미 불길이 치솟고 있었다.주용화의 입꼬리가 비틀렸다.노엘은 준비가 정말 철저했다. 주용화를 여기서 죽이려고, 온갖 수를 다 깔아 둔 셈이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밀폐된 공간이 매캐한 연기로 가득 찼다.고윤택이 기침을 참지 못하고 연달아 콜록거렸다.주용화는 셔츠를 찢어 천 두 조각을 만들어 하나는 본인이 쓰고 하나는 고윤택에게 줘서 각각 입과 코를 막게 했다.창고에서 불길이 거세게 타올랐다.연기는 눈을 뜰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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