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임채아는 또 다른 말을 꺼냈다.“윤택아, 너 그거 모르지? 어제 네 엄마 정말 무서웠어. 네가 알레르기 반응 일으켰을 때, 현장에 의사 선생님이 계셨거든. 그 선생님이 널 응급처치하려고 했는데 네 엄마가 그걸 막았어. 꼭 네 몸에 있던 스프레이로만 처리하겠다고 고집했지.”“스프레이요?”고윤택은 고개를 갸웃했다.“그거 제 몸에 없었을 텐데요?”임채아는 조금 망설이다가 말했다.“그래도 네 엄마는 그 말을 안 믿더라. 계속 그 스프레이를 찾았어...”그러고는 고윤택을 바라보며 미안하다는 듯 눈물을 글썽였다.“윤택아... 미안해. 그 스프레이 이모가 그만 실수로 깨뜨려버렸어... 이 일 네 엄마가 알게 되면 분명 이모를 아주 미워할 거야.”“어쩌면... 너랑 다시는 못 만나게 할지도 몰라.”고윤택은 곧장 대답했다.“그럼 엄마가 모르면 되잖아요. 채아 이모, 걱정 마세요. 저 엄마한테는 절대 말 안 할게요.”그러자 임채아는 울다가도 금세 미소를 지었다.“그래, 고마워, 윤택아. 그럼 이 일은 우리 둘만 아는 비밀로 하자, 응?”‘우리 둘만이라, 그럼... 아빠한테도 말하면 안 되는 걸까? 아빠도 가끔 이모가 주는 음식 못 먹게 하니까 혹시 이 얘기 알게 되면 화낼 수도 있고... 그럼 이모가 간식 안 줄 수도 있어.’그래서 고윤택은 고개를 끄덕였다.“네, 좋아요.”임채아는 손가락을 내밀었다.“그럼 우리 새끼손가락 걸자. 말한 사람은 강아지가 되는 거다?”고윤택도 작고 통통한 손가락을 내밀었다.“말하면 강아지!”두 사람은 그렇게 손가락을 걸고 약속을 했다.그러고 나서 고윤택은 조심스레 물었다.“채아 이모, 근데 아까 말한 거요. 엄마가 왜 의사 선생님이 못 도와주게 했는지... 그건 어떻게 된 거예요?”그 일은 아직도 마음에 걸려 있었다.곧 임채아는 말할 듯 말 듯 망설이며 말했다.“윤택아, 정말 알고 싶은 거야?”고윤택은 단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네. 정말로 알고 싶어요.”임채아는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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