บททั้งหมดของ 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บทที่ 1321 - บทที่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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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1화

하지만 엘리트 교육을 받지 못한 가정주부일 뿐인 하지율이 연상진보다 잘 나가는 건 인정할 수 없었다. 곧 하지율을 꺾을 수 있다는 생각에 연상진은 속이 뻥 뚫리는 기분이었다.기분이 좋아진 연상진은 친한 친구들 몇 명을 불러 술집으로 갔다.바에서 분위기가 어느 정도 무르익었을 때, 평소 연상진과 사이가 좋지 않던 재벌가 자제가 갑자기 다가왔다.“야, 너희 연씨 가문은 교육을 그렇게 잘한다며? 다들 인물 좋고 능력도 좋아서 모든 여자들이 시집가고 싶어 하는 가문이라며. 나도 너희가 진짜 깨끗한 줄 알았거든?”그가 혀를 차고 이어서 얘기했다.“근데 말이야... 풉. 사람들이 그렇게 떠받들던 연정미가 사실은 사생아라며? 그리고 여자관계 깨끗하다던 연상진 씨도...”그가 연상진을 위아래로 훑으며 낄낄댔다.“화려한 전적이 있더라? 그래도 그건 좀 너무했어. 네 아이를 임신한 여자를 강제로 낙태까지 시키다니. 네가 한 행동은 거의 살인이라고 봐도 돼. 우리가 아무리 난잡하게 놀아도, 적어도 낙태는 여자와 합의하에 하거든. 돈을 쥐여주든, 협박을 하든... 어쨌든 여자 쪽에서 인정하게 만든단 말이야. 그래도 정 안 되면 애 낳게 두는 수밖에 없고. 그런데 우리 대단한 연상진 씨는 바로 여자를 병원으로 끌고 가서 낙태시키더라? 자기 이미지 지키려고 자기 애까지 죽이다니. 진짜 세상에 별의별 사람 다 있네.”연상진은 잠깐 멍해 있다가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그는 분노에 차 상대의 멱살을 잡아챘다.“너 지금 뭐라고 했어. 한 번만 더 말해 봐. 내가 네 입을 확 찢어버릴까?!”그러자 상대가 차갑게 냉소했다.“왜? 이미 인터넷에 다 퍼졌어. 게다가 네가 그 여자를 끌고 가서 낙태시키는 영상까지 떴는데?”연상진은 멍해져서 본능적으로 핸드폰을 꺼냈다.그때 옆에서 핸드폰을 보던 남자가 허겁지겁 말했다.“형, 진짜로 뉴스 떴어!”연상진이 핸드폰을 낚아채 화면을 보더니 머리가 핑 어지러워졌다.‘그 여자 일은 진작 다 정리된 거 아니었나. 대체 왜 다시 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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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2화

연상진이 집에 들어오자 연태훈이 곧장 물었다.“연상진, 이게 언제 일이냐? 진짜 여자랑 잤고, 그 뒤에 낙태까지 강요했어?”연태훈은 이 일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연재영도 연상진이 이런 짓을 벌일 줄은 상상도 못 한 듯, 표정이 굳어 있었다. 연상진은 완전히 넋이 나간 얼굴로 말했다.“아버지, 저는 그 나쁜 여자한테 당한 거예요. 그 여자가 일부러 나한테 함정을 파놓은 거라고요. 내가 그런 여자를 책임질 필요 없잖아요. 그냥 딱 하루밤이었는데... 임신할 줄 누가 알았겠어요. 그런 표독한 여자는 우리 가문에 어울리지 않아요. 그런 여자랑 결혼해서 아이까지 낳게 할 수는 없잖아요.”연상진은 그 여자가 임신했다는 걸 알고 화가 나서 눈이 뒤집혔다.그래서 그대로 여자를 끌고 병원으로 가 낙태를 시켰다.그런데 그 여자가 두 사람이 같이 하룻밤을 보낸 영상을 갖고 있을 줄은 몰랐다. 여자가 같이 죽자며 영상을 폭로하려고 하자 연상진은 그제야 실수했다는 것을 깨닫고 연상준과 연정미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이다.연상준은 사정을 듣고도 연상진의 충동적인 행동에 화가 치밀어 어쩔 줄 몰랐다.상대가 작정하고 덫을 깔았다는 건 만반의 준비를 해뒀다는 뜻이다.결국 연상진은 그 여자에게 약점을 쥐여준 셈이 되었다.연태훈은 분노에 차 탁자를 세게 내리쳤다.“이 등신 같은 놈아!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많고도 많은데, 왜 하필 제일 멍청한 방법을 골라?!”연상진이 고개를 푹 숙였다.“저도... 그때는 너무 화가 나서...”연재영은 연상진을 쳐다보지도 않고 대신 연상준과 연정미를 바라봤다.“너희가 해결한 거 아니었어? 어떻게 된 거야. 상대가 왜 갑자기 지금 이러는 거지?”연정미가 미간을 좁혔다.“상대의 가문이 우리만큼은 아니어도 확실히 실력 있는 가문이었어. 그때 형원 오빠한테까지 부탁하지 않았으면 진작 터졌을 거야.”연재영이 다시 물었다.“연상준, 네가 해결했다며. 상대가 대체 뭘 원했는데?”연상준이 답했다.“간단해. 연씨 가문과의 혼인이지. 연상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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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3화

하지만 강수로가 단칼에 거절하는 바람에 결국 심씨 가문으로 방향을 틀게 되었다.연상준은 단씨 가문 쪽을 더 선호했지만 아직 확정된 건 없었다.손씨 가문은...연태훈과 연재영 모두 손형원에 대한 인상이 최악이라 아예 후보에 올리지도 않았다.연상진의 표정은 먹구름보다 더 시커멓게 가라앉았다.연씨 가문 사람인데 파혼을 당했다니. 체면이 바닥을 쳤다.연재영이 지끈거리는 미간을 꾹 눌렀다.“이번 여론은 당장 잠재워야 해. 그리고 제대로 된 해결책을 내세워야 해. 안 그러면 연씨 가문의 평판이 바닥으로 떨어질 거야.”연상진이 신경질적으로 말했다.“연정미, 손형원은 지금 뭐 하는 거야? 가주 자리가 좀 불안정하다고 해도 그렇지, 이 정도도 못 누르는 건 말이 안 되잖아. 주용화가 다쳤길래 손형원이 복수할 수 있도록 소식을 전해줬는데, 이 정도 일도 제대로 도와주지 못하고 있다니. 정말 쓸모없는 인간이 되어버렸네!”연상준은 연상진처럼 막무가내로 굴지 않았다. 이윽고 그는 무언가 생각난 듯 물었다.“정미야, 혹시... 네가 요즘 손형원한테 너무 차갑게 굴어서 손형원이 삐진 거 아니야?”연정미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시선을 내리깔고 그 가능성을 계산하고 있었다.연상준이 이어 말했다.“어쨌든 손형원은 아직 손씨 가문 가주야. 성격도 극단적이니 네 안전을 위해서라도 일단은 달래 놓는 게 좋을 것 같아. 괜히 너한테까지 해코지하면 어쩌려고.”연정미가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어, 오빠. 내일 형원 오빠 보러 갈게.”연정미는 고개를 돌려 연상진을 쳐다봤다.“상진 오빠도 너무 걱정하지 마. 아직 방법은 있으니까.”다들 표정은 좋지 않았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부정 기사 몇 개쯤 덮는 건 어려운 일도 아니니까 말이다.하지만 그때는 아무도 몰랐다.결국 연상진이 그렇게 혐오하던 표독한 여자랑 억지로 결혼하게 될 거라는 걸 말이다.연상진의 비참한 인생은 그 결혼으로부터 시작됐다....병원.하지율이 아침을 들고 병실 문을 열었을 때 주용화는 뉴스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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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4화

주용화가 흠칫 굳어버렸다.가슴속에서 거센 파도가 한번에 밀려 올라왔다.하지율이 창가로 가 창문을 열자 아침 특유의 맑은 공기가 병실 안으로 스며들었다.하지율이 돌아서서 주용화를 향해 작게 웃었다.“뭘 하든 먼저 이득부터 계산하고 마음대로 살지도 못하면... 그런 인생이 무슨 의미가 있어요?”주용화의 까만 눈동자에 하지율의 실루엣이 비쳤다.깨끗한 유리창 너머로 부드러운 햇빛이 내려앉아 하지율 몸 위에 금빛 테를 둘러 주었다. 하지율은 마치 햇살 속에서 걸어 나온 사람처럼 신비로운 빛을 지니게 되었다.주용화는 훗날까지도 이날의 아침을 잊지 못한다.소중한 사람...어쩌면 지금의 주용화는 하지율에게 그런 소중한 존재가 된 걸까.방금 전까지만해도 하지율의 의견에 반박해 놓고 기분은 왜 이렇게 좋은 것인지, 스스로도 이해가 안 됐다.하지율은 죽이 어느 정도 식은 걸 확인하고 얘기했다.“일단 뭐라도 좀 먹어요. 어르신이 지금은 미음 같은 건 먹어도 된다고 했어요.”병실에 은은한 죽 냄새가 퍼졌다. 밖에서 사 온 음식 냄새와는 다른, 집에서 만든 그런 냄새였다.이때 주용화가 말했다.“괜찮아요. 물만 조금 마시면 돼요.”하지율은 주용화를 똑바로 바라봤다.“내가 만든 게 입에 안 맞아요? 먹고 싶은 음식 있으면 얘기해요. 내가 사 올게요.”주용화가 고개를 저었다.“아니에요. 지율 씨가 해준 건 다 좋아요. 그런데 지금 상태로는 먹기 힘들 것 같아서요.”주용화는 아직 너무 허약했다. 몸을 일으키는 것부터 버거울 정도였다. 그러니 밥을 먹는 건 더 말할 것도 없었다.하지율이 담담하게 말했다.“괜찮아요. 내가 먹여주면 되죠.”주용화의 긴 속눈썹이 파르르 떨렸다.“지율 씨가 먹여준다고요?”주용화가 다쳐서 입원한 적은 몇 번이나 있었지만, 하지율이 주용화에게 물을 먹여준 적도 있었지만, 밥을 떠먹여 준 적은 없었다.물을 먹여준 적이 있다고 해도 그저 빨대를 주용화의 입에 가져가 줬을 뿐이다.그런데 밥을 먹여주는 건... 너무 가까운 행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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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5화

고지후는 주용화를 무시하고 바로 하지율을 바라봤다.“지율아, 너랑 따로 얘기하고 싶은 게 있어.”하지율은 고지후가 고윤택 얘기를 하려는 거라는 걸 눈치챘다.하지만 손을 멈추지 않고 숟가락으로 죽을 떠 주용화의 입가로 가져가며 말했다.“화야 씨가 아침 다 먹고 다시 잠들면 그때 얘기하자.”“...”고지후는 입술을 꾹 다물고 불쾌한 표정을 드러냈다.그래도 입으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조용히 한쪽에 앉아 하지율을 기다렸다.멀리서 망원경으로 그 장면을 보고 있던 손형원이 낮게 비웃었다.“진짜 잘 참네. 그러니까 하지율이랑 이혼했지. 함우민도 하지율이랑 어떻게 해보려고 들고.”손형원은 시큰둥하게 망원경을 내려놓았다.그때 손형원에게 전화가 왔다.발신인은 다름 아닌 연정미였다.“형원 오빠, 몸은 좀 괜찮아졌어요?”손형원의 목소리에는 아무런 감정도 묻어나지 않았다.“무슨 일이야?”연정미가 부드럽게 말했다.“오빠 보러 가고 싶어서요.”손형원은 잠깐 침묵하다가 지금 머무는 주소를 연정미에게 알려줬다.40분쯤 지나자 연정미가 보온병을 하나 들고 들어왔다.“오빠, 왜 여기로 이사했어요?”손형원이 답했다.“병원이랑 가까우니 치료받기 편하잖아.”연정미는 맞은편 병원을 한번 힐긋 쳐다볼 뿐, 더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연정미가 미소 지으며 얘기했다.“오빠, 새로 생긴 식당인데 음식이 꽤 맛있대요. 그래서 오빠가 좋아하는 반찬 몇 개 포장해 왔어요.”손형원은 대충 한 번 훑어 보고는 손도 대지 않았다.“고마워.”연정미는 손형원의 차가운 태도에 조심스럽게 물었다.“오빠, 열어보지도 않을 거예요?”손형원이 대답했다.“아침부터 이런 기름진 건 못 먹어.”연정미는 요즘 자신이 손형원을 많이 방치했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러니 손형원이 기분 상할 만도 했다.그래도 연정미는 미소를 잃지 않은 채 말했다.“그럼 뭐 먹고 싶은 거 있어요? 내가 사 올게요.”손형원이 단호하게 말했다.“밖에서 사 먹는 건 별로야.”연정미의 미소가 잠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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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6화

연정미는 핸드폰으로 죽 끓이는 영상을 몇 개 찾아봤다.죽을 끓이는 방법은 되게 간단했다. 스킬이 필요한 것도 아니었다.연정미 같은 사람에게는 사실 어려울 게 없었다.문제는 따로 있었다.연정미는 손형원이 왜 굳이 연정미가 직접 요리를 하길 바라는지 이해가 안 됐다.손형원 정도의 사람에게 이런 행위는 그냥 아무 의미 없는 행동일 뿐일 텐데 말이다.연정미는 이 행동에 ‘시간 낭비’라는 단어보다 더 어울리는 단어를 찾을 수 없었다.게다가 만든 음식이 밖에서 사 먹는 것보다 맛있을 리도 없고 잘못하면 요리를 하다가 데일 수도 있다.그 시간에 더 의미 있는 일을 하는 게 낫지 않을까.아니면 그냥 손형원이 삐져서 유치한 심술을 부리는 걸까.연정미는 목적을 위해서라면 못 할 게 없는 사람이었다.필요하면 무엇이든 배우고 끝까지 파고들었다.솔직히 요리 따위에 관심도 없고 요리를 잘하는 게 대단하다고 생각하지도 않았다.그래도 손형원을 예전처럼 돌려놓고 싶었다. 그 마음 하나로 연정미는 꽤 진지하게 영상을 따라 움직였다.그리고 30분쯤 지났을 때, 연정미는 갓 끓여낸 맑은 죽을 조심스럽게 들고나오며 부드럽게 말했다.“오빠, 나 죽 끓여 본 게 처음이라 맛이 별로일 수도 있는데 너무 신경 쓰지 말아줘요.”손형원은 김이 모락모락 나는 죽을 내려다보며 말했다.“수고했네.”이윽고 손형원은 숟가락을 들어 죽을 한 입 떠먹었다.아주 평범한 맛이었다.엄청 맛있지도 않았지만 그렇다고 못 먹을 정도로 맛없지도 않았다.연정미는 늘 그랬다.무엇이든 하면 꼭 잘 해내려고 하니까 말이다.손형원도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이 직접 만들어 준 음식이 정말 특별하게 느껴지는지 궁금했다.그런데 막상 먹어보니 생각보다 별것 없었다.집에 있는 셰프가 만든 음식이 훨씬 낫고 깔끔했다.그럼 주용화는 대체 왜 하지율의 요리에 그렇게까지 반응했을까.설마 하지율 손맛이 남다른 건가?연정미는 손형원이 멍하니 죽을 먹는 걸 보며 더 수상하게 느꼈다.남을 위해 요리를 한 건 연정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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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7화

연정미의 눈동자가 작게 흔들렸다.“하지율이요? 정말 하지율이 한 거예요?”손형원이 무심하게 답했다.“응. 하지율이야.”연정미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설마 했는데... 하지율이 진짜 지난번 일 때문에 상진 오빠를 원망하고 있었나 봐요.”손형원은 사실 알고 있었다.하지율이 연상진의 스캔들을 폭로한 건, 연상진이 주용화의 부상 소식을 손형원에게 흘렸기 때문이라는 걸 말이다.그 때문에 하지율은 연상진에게 확실하게 한 방 먹이고 싶었을 거다.스캔들을 공개한 것뿐이지만 사실 이 사건으로 인해 연상진과 연씨 가문이 맞는 타격이 아주 컸다.연상진은 여자랑 잔 정도가 아니라 상대를 협박하고 병원으로 끌고 가 낙태까지 시켰으니까 말이다.이건 바람기가 있는 정도가 아니라 인성에 문제 있는 것이었다.그 때문에 심씨 가문은 연상진과의 혼담을 바로 취소해 버렸다.게다가 여론의 방향을 잘 이용하면 결국 연상진이 여자를 책임져야 하는 상황으로 몰아갈 수도 있다.상대는 만만한 여자가 아니다.그 여자를 집에 들이는 순간 연상진은 정신없이 휘둘릴 게 뻔했다.자칫하면 그 여자 하나 때문에 연씨 가문이 난장판으로 될 수도 있었다.솔직히 말하면 하지율의 한방은 아주 잘 들어갔다.손형원이 물었다.“그래? 연상진이 하지율한테 또 뭘 했길래?”연정미는 연상진이 하지율에게 차를 물어내라고 했던 일을 설명했다.손형원이 코웃음을 쳤다.“하지율이 부품을 다 구한다 해도, 희광은 아무나 조립할 수 있는 차가 아니야. 게다가 어떤 재료는 내가 아니면 구할 수 없어.”연정미가 솔직하게 말했다.“사실 나는 지율이한테 배상받고 싶지 않았어요. 그래도 희광은 나한테 의미가 커요. 외형이라도 비슷하게 맞춰주면... 그걸로도 충분할 것 같아요.”아끼던 차, 그것도 손형원이 직접 손봐서 완성해 준 차다.그런 차가 망가졌는데도 아무렇지 않은 척할 수 있다면 그건 여신보다 성인군자에 더 가까울 것이다.연정미를 바라보는 손형원의 검은 눈동자에서는 감정이 잘 읽히지 않았다. 입꼬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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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8화

“형원 오빠…”연정미가 더 말하려는 순간 손형원이 담담하게 연정미의 말을 끊었다.“그 여자는 내가 찾아볼게. 다만 찾을 수 있을지는 장담 못 해.”연정미의 얼굴에 다시 부드러운 미소가 걸렸다.“그럼 부탁할게요, 오빠.”연정미가 연씨 가문으로 돌아오자 연상진이 기다렸다는 듯 달려와 물었다.“정미야, 어때? 손형원이 도와준대?”연정미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형원 오빠도 찾아보겠대.”말은 그렇게 했지만 연정미는 전혀 기뻐하지 않았다.연상진이 이상한 낌새를 느끼고 다급하게 물었다.“왜 그래? 손형원이 너를 괴롭히기라도 했어?”연정미가 담담히 말했다.“죽을 끓여달라고 하더라. 그 정도면 괴롭힌 건 아니지.”손형원을 찾아오기 전부터 연정미는 눈치채고 있었다. 손형원의 도움을 받기 쉽지 않을 거라는 걸 말이다.직접 요리하라고 한 것쯤은 큰일도 아니었다.문제는 따로있었다.손형원이 연정미를 대하는 태도가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이다.전에는 연상진 얘기만 꺼내도 손형원이 먼저 ‘신경 쓰지 마. 내가 다 처리할게.’라고 말했을 것이다.연상진은 머리를 긁적이며 신경질을 냈다.“손형원 정도면 그 여자 하나쯤은 처리할 수 있겠지?”거기까지 얘기한 연상진의 눈에 차가운 기운이 맴돌았다.“만약 입을 못 막겠으면 아예 이 세상에서 사라지게 해도 돼.”연정미에게 붙는 남자는 많다. 꼭 손형원이어야 하는 것도 아니고 단보현을 움직여도 된다.하지만 단보현은 단씨 가문 출신이라 손형원과 많이 달랐다.손형원처럼 선 넘는 짓은 잘 못 하고, 잔인한 수단도 잘 안 쓴다.그래서 결국 이 일은 손형원에게 맡길 수밖에 없었다.요즘 손형원의 자리가 흔들린다 해도 여자 하나 상대하는 건 어렵지 않을 거라고, 연상진은 생각했다.그때 2층에서 내려오던 연상준이 둘의 대화를 듣더니 눈썹을 치켜올렸다.“손형원이 너한테 요리를 하라고 했다고? 그거... 좀 이상하지 않아? 손형원 스타일이랑은 안 맞는 것 같은데.”연상진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툭 던졌다.“뭐가 안 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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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9화

고윤택의 입을 통해 하지율과 고지후는 사건의 전말을 알게 되었다.하지율은 주용화가 더 가엾고 애틋하게 느껴졌다.고지후도 한동안 아무 말이 없었다.주용화를 아무리 못마땅하게 여겨도 이번 일에서 주용화가 치른 대가와 희생이 너무 컸다. 그 사실만큼은 부정할 수 없었다.고윤택은 울면서 설명하다가 끝내 조심스럽게 물었다.“엄마... 화야 삼촌께서 깼다면서요. 저... 화야 삼촌 보러 가도 돼요?”하지율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며칠만 더 지나서 화야 삼촌이 좀 더 회복하면 엄마가 널 데리고 갈게. 윤택아, 엄마가 아빠랑 할 얘기가 있으니까 넌 먼저 들어가서 쉬어.”고윤택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얌전히 나갔다.아이를 보낸 뒤, 하지율이 물었다.“지후 씨, 최근에 함우민 씨랑 연락했어?”그러자 고지후는 미간을 찌푸렸다.“연락은 했어. 근데 아직 닿진 않더라. Z국으로 돌아간 건지...”하지율도 표정이 굳었다.고지후가 하지율의 표정을 살피며 조심스럽게 물었다.“지율아, 너... 예전에 함우민을 알고 있었어?”하지율은 바로 눈치를 챘다.“설마... 우민 씨가 예전에 나를 알고 있었던 거야?”고지후는 잠깐 고민하다가, 숨기지 않고 예전 일을 그대로 들려줬다.하지율은 금세 기억해 냈다.“그 사람이었군.”당시 함우민은 얼굴에 발진이 가득해서 원래 얼굴이 거의 가려져 있었다.하지율은 학업 때문에 바쁘게 지냈고, 유소린이 가끔 흘리듯 말한 걸 몇 번 들었을 뿐, 딱히 깊게 신경 쓰지 않았다. 이름조차 몰랐는데 그 사람이 함우민이었다니.고지후의 시선이 복잡해졌다.“아마... 그때부터 너를 마음에 두었던 것 같아.”얼마 전, 고지후는 강병주에게서 하지율의 학창 시절 이야기도 조금 들었다.하지율의 학창 시절은 눈부실 정도로 완벽했다.하지율이 2등을 하면, 다른 누군가가 1등을 차지하는 일은 거의 불가능했다.공부는 물론이고, 악기, 서예, 그림까지 손대는 것마다 두각을 드러냈다. 말 그대로 공부도 잘하고 예쁘기까지 한 학교의 전설 같은 존재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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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0화

말을 마친 하지율은 고지후의 대답을 기다리지도 않고 등을 돌려 방을 나섰다.하지율은 한때 고윤택을 전부라고 믿었다. 하지만 남은 건, 자신을 잃어버린 허무감뿐이었다.사랑을 감옥으로 삼아, 스스로를 좁은 세계 안에 가둬 버렸고 삶의 모든 의미를 아이에게 걸었다.그러나 아직 어린 고윤택은 그 무게를 감당할 수 없었다.답답한 마음에 숨이 막혔고 숨통이 조여 왔다.생각해 보면 아이를 낳는 순간부터, 아이가 엄마에게서 조금씩 멀어지는 이별은 시작된다.아이 쪽이 엄마를 못 떠나는 게 아니라 대부분은 엄마가 아이를 못 놓는 거였다.하지율은 걸음을 옮기며 마침내 조금씩 깨달았다....병원으로 돌아온 하지율은 병실 문을 두드리려다가 안에서 들려오는 유민재와 주용화의 대화를 듣고 멈춰 섰다.“대표님, 함우민의 오르골은 확실히 문제가 있었습니다. 내부에 도청 장치가 있었어요. 다만 구조가 워낙 교묘했고, 자폭 프로그램까지 걸려 있어서... 고수가 아니면 복원이 거의 불가능합니다.”그래서 유민재가 이렇게 늦게야 결론을 낼 수밖에 없었다.주용화는 잠시 침묵하다가 낮게 말했다.“알겠어.”유민재가 조심스럽게 물었다.“하지율 씨께 말씀드릴까요?”함우민은 너무 교활했다.주용화조차 그에게 몇 번이나 뒤통수를 맞았다. 이번에는 함우민 때문에 노엘에게 거의 목숨까지 잃을 뻔했다.하지율만 아니었다면 주용화는 애초에 이런 인간을 이렇게 오래 살려 두지 않았을 것이다.주용화가 입을 열려는 순간, 미간이 미세하게 움직였다. 그는 문 쪽을 바라봤다.유민재가 알아차리고 곧장 문으로 가 열었다.문 앞에 서 있는 하지율을 보자 유민재는 부드럽게 인사했다.“하지율 씨, 돌아오셨습니까?”하지율이 병실 안으로 들어가며 물었다.“화야 씨는 깼어요?”그러자 유민재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네. 방금 깨신 지 얼마 안 됐습니다.”하지율이 잠시 자리를 비운 동안, 유민재와 김경환이 번갈아 주용화를 돌보고 있었다.하지율이 입을 열었다.“고생했어요. 유민재 씨, 먼저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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