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선이 하지율에게로 쏠렸다.장하준은 그야말로 믿기지 않는다는 듯한 얼굴로 말했다.“지금 우리 채아한테 도전하겠다고? 현직 바이올리니스트들도 감히 채아한테 그런 말은 못 해! 간땡이가 부었나, 아니면 미친 거야?”하지만 하지율의 표정은 무서울 정도로 담담했고 목소리도 가볍기만 했다.“바이올린이라면 난 누구한테도 진 적 없어.”장하준은 두어 초 멍하니 서 있다가 이내 미친 사람처럼 웃음을 터뜨렸다.그는 팔을 휘저으며 과장된 제스처로 조롱했다.“바이올린으로 누구한테도 안 졌다고? 하하하하! 도대체 누가 그런 용기를 줬어?”이 장면에 구경하던 사람들도 결국 웃음을 터뜨렸다.실력 차이가 워낙 크다고 여겨졌기 때문에 그녀의 말은 오히려 우스꽝스러운 허풍으로 들렸다.지금 하지율은 그야말로 조롱거리였다.늘 냉정하고 체면을 중시하는 최혜은조차 참지 못하고 입꼬리를 올렸다.하지만 고지후와 고윤택, 둘은 웃지 않았다.아직 어린 고윤택은 그 조롱 섞인 시선과 웃음이 어쩐지 자신을 향한 것 같아 옷이 다 벗겨진 채로 사람들 앞에 서 있는 듯한 수치심과 괴로움을 느꼈다.고지후는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하지율, 그만 감정 섞인 말 그만해. 들어가서 준비해. 내가 비서 시켜서 드레스 보내줄게.”그러나 하지율은 싸늘하게 대꾸했다.“필요 없어. 아까도 말했잖아. 채아 씨가 입고 있는 그 드레스, 그거 내가 입을 거야.”장하준이 비웃으며 말했다.“아이고, 정말 뻔뻔하긴. 지금 지후가 그쪽 체면 살려주려고 그러는 거 몰라?”임채아도 곁에서 얌전한 척 웃으며 말했다.“됐어요, 지율 씨. 그런 말, 전 신경 안 써요. 그냥 농담인 걸로 받아들일게요.”하지만 하지율은 추호도 물러서지 않았다.“내가 언제 농담했다고 그래요? 우리가 그렇게 친한 사이예요?”장하준이 얼굴을 붉히며 소리쳤다.“진짜 미친 거 아냐? 아직도 이렇게 태연하게 군다고?!”하지율은 차갑게 받아쳤다.“역겨울 정도로 뻔뻔하네, 정말.”고지후는 낮고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하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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