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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03화

Author: 초향
“사랑하든 미워하든 이제 주용화 씨에게는 다른 선택이 없어요.”

하지율은 천천히 눈을 감았다.

“구현 씨한테 준비해 달라고 해 주세요. 준비가 끝나면 알려 주시고요.”

그러자 진소현은 하지율을 바라보며 물었다.

“하루 정도 쉬었다가 하는 게 어때요?”

하지만 하지율은 고개를 저었다.

그 짧은 동작 하나만으로도 온몸의 힘을 다 써 버린 듯했다.

하지율의 목소리는 한없이 작고 힘이 없었다.

“진소현 씨와 남시온 씨는... 제가 존재했다는 흔적을 전부 없애 주세요. 그리고 화야 씨의 비서 두 분도...”

말을 하던 하지율은 문득 무언가 떠올랐는지 낮게 웃었다.

“화야 씨가 동의한다면 굳이 우리가 몰래 할 필요도 없겠네요. 화야 씨가 알아서 전부 정리할 테니까요. 자기 손으로 흔적을 하나도 남기지 않고 없앨 수 있는 사람이잖아요. 제가 괜한 걱정을 했네요.”

이유는 알 수 없었지만 좀처럼 감상에 젖는 일이 없는 진소현마저 마음 한구석이 아파져 왔다.

하지율은 아이를 잃었고 이제는 주용화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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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제2003화

    “사랑하든 미워하든 이제 주용화 씨에게는 다른 선택이 없어요.”하지율은 천천히 눈을 감았다.“구현 씨한테 준비해 달라고 해 주세요. 준비가 끝나면 알려 주시고요.”그러자 진소현은 하지율을 바라보며 물었다.“하루 정도 쉬었다가 하는 게 어때요?”하지만 하지율은 고개를 저었다.그 짧은 동작 하나만으로도 온몸의 힘을 다 써 버린 듯했다.하지율의 목소리는 한없이 작고 힘이 없었다.“진소현 씨와 남시온 씨는... 제가 존재했다는 흔적을 전부 없애 주세요. 그리고 화야 씨의 비서 두 분도...”말을 하던 하지율은 문득 무언가 떠올랐는지 낮게 웃었다.“화야 씨가 동의한다면 굳이 우리가 몰래 할 필요도 없겠네요. 화야 씨가 알아서 전부 정리할 테니까요. 자기 손으로 흔적을 하나도 남기지 않고 없앨 수 있는 사람이잖아요. 제가 괜한 걱정을 했네요.”이유는 알 수 없었지만 좀처럼 감상에 젖는 일이 없는 진소현마저 마음 한구석이 아파져 왔다.하지율은 아이를 잃었고 이제는 주용화마저 떠나보내야 했다.진소현은 이 모든 충격을 하지율이 버텨 낼 수 있을지 걱정됐다.하지율은 몹시 지쳐 보였다.“일단 준비해 주세요. 저는 좀 쉴게요.”진소현은 조용히 방을 나갔다.임신한 뒤로 하지율의 몸은 계속 약했고 제대로 회복할 틈도 없었다.지금의 하지율은 그 어느 때보다도 허약해진 상태였다.하지율은 눈을 감고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얼마나 지났을까.다시 눈을 떴을 때는 석양빛이 창문을 넘어 하지율의 몸 위로 길게 내려앉고 있었다.하지만 하지율은 여전히 얼음장 속에 갇힌 듯 추운 느낌이 들었다.하지율은 아무 꿈도 꾸지 않았다.아이조차 꿈에 나타나 마지막 인사를 건네지 않았다.그때 하지율은 무언가를 느낀 듯 고개를 돌렸다.그러자 주용화가 침대 옆 의자에 앉아 있었다.아무 말 없이 하지율을 바라보는 주용화의 모습은 지나치게 평온해서 오히려 이상할 정도였다.주용화를 본 순간, 하지율의 눈시울이 이유 없이 붉어졌다.하지만 하지율이 처음으로 꺼낸 말은 전혀 달랐

  • 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제2002화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하지율은 천천히 눈을 떴다.하지율은 마치 아주 긴 꿈을 꾼 것 같았다.그건 너무도 끔찍한 악몽이었다.“지율 씨, 깨어났어요?”그때 옆에서 맑고 부드러운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고 동시에 익숙하고 아름다운 얼굴이 시야에 들어왔다.하지율의 눈동자가 천천히 움직였다.“진소현 씨...”진소현은 하지율을 내려다보고 있었다.그 눈에는 안타까움과 연민, 그리고 어렴풋한 죄책감까지 어려 있었다.“지율 씨, 지금 몸은 좀 어때요?”하지만 하지율은 본능적으로 손을 아랫배에 올리며 말했다.“아이는...”그러자 진소현은 하지율의 시선을 피하며 대답했다.“아이는... 잃었어요.”그 순간, 하지율의 눈이 크게 뜨였다.“지금... 뭐라고 했어요?”진소현이 낮게 대답했다.“단 어르신의 말씀으로는 하지율 씨가 먹은 건 이미 약이라고 할 수도 없대요. 정확히는 독에 가까운 성분이었어요. 억지로 아이를 살렸다고 해도 기형이나 심각한 장애가 생길 가능성이 아주 높았고요. 하지율 씨도 최소 2년은 몸을 회복해야 해요. 그동안은 다시 임신하면 안 된대요. 그렇지 않으면 다음 아이에게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했어요.”하지율의 얼굴에서 서서히 핏기가 사라졌고 눈에 남아 있던 빛도 꺼져 가는 촛불처럼 희미해졌다.진소현은 가볍게 한숨을 내쉬더니 다시 말했다.“단 어르신과 구현 씨는 주용화 씨가 이 사실을 알면 크게 자극받을까 봐 아직 알리지 않았어요. 하지율 씨가 직접 결정하는 게 좋겠다고 하셨어요.”“제가... 직접 결정하라고요...”하지율은 그 말을 천천히 되뇌었다.진소현은 피 한 방울 없는 하지율의 얼굴을 바라보며 몇 번이나 말을 꺼내려다 멈췄다.진소현에게는 언제나 주용화의 안전과 이익이 가장 중요했다.하지만 아무리 냉정하게 판단하려 해도 방금 아이를 잃은 사람에게 다음 말을 꺼내는 건 너무 잔인했다.진소현이 말하지 않아도 하지율은 이미 알아차린 듯했다.하징류은 멍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그러고 보니... 함우민이 한 말도 전부

  • 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제2001화

    당시 하지율은 고양이가 실수로 무슨 약재라도 잘못 먹은 줄 알았다.‘그런데 설마 이럴줄이야...’하지율의 마음이 서늘하게 식었다.이 순간만큼은 함우민을 없애고 싶은 마음이 너무도 강렬했다.차라리 함께 죽어 버리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다.하지만 지금 함우민에게 시간을 빼앗길 수는 없었다.하지율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아이부터 살려야 했다.여기는 단종건의 별장이니 아무리 함우민이라고 해도 이곳에서 감히 큰 소동을 벌이지는 못할 것이다.그때 하지율의 아랫배에 찢어질 듯한 통증이 몰아쳤고 식은땀이 하지율의 등을 흠뻑 적셨다.함우민은 처음에는 하지율을 뒤쫓으려 했다.하지만 이렇게 쫓아다니다가는 다른 사람들의 눈에 띌 가능성이 컸다.이미 단종건의 별장에서 하지율에게 약을 먹인 것만으로도 엄청난 위험을 감수한 상태였다.지금 도망치지 않으면 일이 들통난 뒤에는 빠져나가기 어려울 터였다.함우민은 잠시 망설이다 결국 더 이상 따라가지 않았다.어차피 하지율의 아이는 살리기 어려울 것이니 목숨만 건지면 다시 기회는 있을 거고 나중에 얼마든지 하지율을 데려갈 수 있었다.함우민은 마지막으로 하지율을 바라본 뒤 빠르게 자리를 떠났다....모퉁이를 돌던 하지율은 누군가의 품에 그대로 부딪혔다.흐릿해진 시야 너머로 사람의 윤곽만 희미하게 보였다.하지율은 의식마저 끊어질 듯 아득해지고 있었다.자신에게 부딪힌 사람이 하지율이라는 걸 알아본 손형원의 눈에 순간 반가움이 스쳤다.하지만 손형원은 곧 미간을 찌푸리며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하지율 씨, 왜 그래요? 얼굴이 너무 창백해 보여요.”지금의 하지율은 오직 정신력 하나로 간신히 의식을 붙잡고 있었고 눈앞에 있는 사람이 누군지조차 제대로 알아보지 못했다.하지율은 쉼 없이 눈물을 흘렸고 본능적으로 손형원의 소매를 붙잡고 애원했다.“제 아이를... 살려 주세요.”그 순간, 손형원의 시선이 바닥으로 향했다.그곳에는 붉은 피가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손형원의 동공이 크게 수축했다.누군가 심장을 세게

  • 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제2000화

    하지율은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윈터를 바라봤다.“당신은... 함우민 씨에요?”그러자 함우민은 웃으며 대답했다.“지율 씨, 얼굴이 이렇게 바뀌었는데도 저를 알아봐 줘서 기쁘네요.”하지율은 눈앞의 윈터가 함우민일 거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어떻게... 살아 있는 거죠?”그 순간, 윈터의 눈빛이 기괴하고 일그러졌다.“제가 어떻게 살아 있다고 할 수 있겠어요? 이 꼴로 사는 게 죽은 거랑 뭐가 다르죠? 그때 불이 나면서 얼굴이 거의 다 타 버렸어요. 그때 제가 얼마나 아팠는지... 지율 씨는 모를 거예요. 조금만 더... 정말 조금만 더 늦었으면 그 불 속에서 죽었을 거라고요!”말을 이어 갈수록 함우민의 감정은 점점 격해졌다.눈빛은 광기에 휩싸였고 하지율을 바라보는 시선은 소름 끼칠 만큼 번뜩였다.“윈터를 완전히 대신하려고 그 자식을 납치했어요. 얼굴도 윈터처럼 성형했고 성별 정정 수술까지 받았죠. 하지만 윈터를 죽일 수는 없었어요. 제가 들키지 않으려면 그 사람에게 치료 계획을 받아야 했으니까요. 물론 저도 계속 병리학을 공부했어요.”함우민은 광기 어린 눈으로 하지율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지율 씨한테 도움이 될 수만 있다면 제가 남자든 여자든 상관없어요. 무슨 대가를 치르더라도 난 다 할 수 있다고요!”하지율은 아랫배의 통증이 점점 심해지는 걸 느꼈다.방금 함우민이 건넨 물에 문제가 있었을 것이다.함우민은 여전히 자신의 감정을 쏟아냈다.“그 아이는 태어나면 안 돼요. 아이까지 생기면 주용화는 평생 지율 씨를 놓지 않을 거예요. 게다가 주씨 가문에는 유전병도 있잖아요. 그 아이도 물려받을 가능성이 높아요. 그런 열등한 유전자는 애초에 이어져선 안 돼요. 지율 씨, 아이가 갖고 싶으면 우리 아이를 가지면 돼요. 제 유전자는 이미 보관해 뒀어요. 시험관 시술을 하면 우리도...”하지만 하지율은 더 이상 함우민이 무슨 말을 하는지 들리지 않았다.이 아이를 잃어서는 안 됐다.무슨 일이 있어도 지켜야 했다.함우민이 여전히

  • 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제1999화

    손형원은 하지율의 말속에 담긴 뜻을 알아들었다.“질투가 나네요.”손형원은 하지율의 눈을 바라봤다.“주용화는 어떻게 지율 씨에게 그런 사랑을 받을 수 있었을까요?”아무리 상처를 주고 밀어내도 그 밑바탕에는 여전히 사랑이 깔려 있었다.하지율은 담담한 표정으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손형원은 최면실 쪽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주용화가 최면을 받겠다고 한 건, 애초에 최면이 자기한테 통하지 않을 거라고 확신해서일 겁니다. 저런 사람은 본인이 받아들이려 하지 않으면 최면을 성공시키기 어렵습니다.”그 말을 끝으로 손형원은 더 이상 붙잡지 않았고 하지율을 깊이 바라본 뒤 그대로 자리를 떠났다.얼마 지나지 않아 윈터도 밖으로 나와 하지율과 함께 기다렸다.세 시간이 지난 뒤, 주용화가 다시 최면실에서 나왔다.주용화는 본능적으로 하지율을 바라봤다가 하지율의 눈에 어린 실망을 마주했다.그 순간, 주용화의 눈빛이 어두워졌다.“지율 씨는... 그렇게까지 제가 지율 씨를 잊었으면 좋겠습니까?”그러자 하지율이 대답했다.“네.”주용화가 다시 말했다.“제가 지율 씨를 잊으면 우리는 완전히 남이 됩니다.”하지율은 한참 침묵하다가 입을 열었다.“화야 씨, 이제 그만 버텨요. 그냥 저를 잊어요.”주용화의 눈빛이 차갑게 가라앉았다....두 번째 최면이 끝난 뒤, 가까스로 누그러졌던 하지율과 주용화의 관계는 다시 예전처럼 얼어붙었다.그리고 윈터에게서 고양이가 누군가에게 독극물을 먹고 죽을 뻔했다는 전화를 받은 뒤, 두 사람의 관계는 완전히 최악으로 치달았다.자신을 믿지 않는 사람에게는 굳이 변명할 생각이 없는 주용화였다.사람 목숨조차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주용화에게 고양이 한 마리는 더 말할 것도 없었다.그래도 하지율에게는 설명했다.“제가 한 짓이 아니에요. 정말 죽일 생각이었다면 굳이 그렇게 번거롭게 할 필요도 없었겠죠.”하지만 하지율은 주용화의 말을 아예 상대하지 않았고 다음 날 바로 단종건의 집으로 고양이를 보러 갔다.고양이를 보러 간다는

  • 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제1998화

    주용화는 운전대를 꽉 움켜쥐며 대답했다.“지율 씨, 꼭 이렇게까지 잔인하게 해야 해요?”그러자 하지율은 차창 밖을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화야 씨도 알잖아요. 우리가 지금 이렇게 아무 일 없는 것처럼 지낼 수 있는 이유가 뭔지 말이죠. 어떤 일은 없었던 척한다고 해서 다시 처음으로 돌아갈 수 있는 게 아니에요.”주용화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차 안의 공기는 무겁고 답답하게 가라앉았다.두 사람은 그렇게 침묵한 채 단종건의 별장에 도착했다.윈터는 여전히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하지율 씨, 주용화 씨... 오셨네요. 구현 선생님이 최면 준비를 하고 있어요. 조금만 기다리면 시작할 수 있습니다.”하지율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수고 많으세요.”윈터는 하지율을 한번 보고 무표정한 주용화도 바라봤고 두 사람 사이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걸 눈치챈 듯 조용히 옆에 서 있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때 옆쪽 덤불에서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렸다.동시에 무언가가 튀어나와 하지율에게 달려들었다.주용화의 눈빛이 순간 차갑게 변하더니 날카로워진 시선과 함께 손이 번개처럼 움직였다.하지율이 제대로 상황을 파악했을 때는 이미 주용화가 한 손으로 고양이의 목을 움켜쥔 뒤였다.그러자 하지율이 다급하게 외쳤다.“화야 씨, 빨리 놔줘요. 그러다 얼룩이가 죽겠어요!”하지만 주용화의 눈에는 서늘한 살기가 번지고 있었다.“지율 씨와 아이를 해치려고 했습니다. 이 자식은 그냥 둘 수 없어요.”고양이는 주용화의 손안에서 미친 듯이 몸부림치며 날카롭게 울어댔다.“오해한 거예요. 얘가 저를 해치려던 게 아니에요.”고양이의 움직임이 점점 약해지는 걸 보자 하지율은 놀라고 화가 나서 정신없이 말을 쏟아냈다.“이제는 고양이 한 마리도 못 견딜 정도로 이성을 잃은 거예요? 당장 놔줘요. 안 그러면 저 정말 화야 씨를 용서 안 할 거예요!”그제야 주용화의 몸이 미세하게 굳었다.하지율을 바라보는 주용화의 눈빛에는 상처받은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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