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Bab 261 - Bab 270

284 Bab

제261화

그 제자는 좋은 가정에 시집갔고 남편의 집안이 매우 부유했다.현성이 계속해서 자신을 귀찮게 굴지 않도록 제자는 현성이 과거 그녀에게 지원해 준 모든 돈을 돌려주었다.현성에게 그깟 돈이 부족했을까.그렇게 큰 노력과 정성을 기울였지만 결국엔 결혼하는 발판으로 이용당하고 말았다.그 이후로 현성은 이른바 전업주부에 대해 매우 나쁜 인상을 갖게 되었다.전업주부가 5년 동안 바이올린에 손대지 않았다면 아무리 뛰어난 천재라도 시간이 흘러 재능이 고갈됐을 것이다.그 생각에 현성은 깊게 한숨을 쉬며 찾고자 했던 사람에 대한 희망을 버렸다.그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그러면 이쯤에서 그만두죠.”임채아는 상대가 떠나려 하자 급히 일어나 현성을 붙잡았다.“선생님, 제가 그 아가씨 후배인데... 저에게 한 번만 기회를 주시겠어요?”현성은 천천히 말했다.“만약 그쪽이 화대 졸업생이고 고지후 씨가 직접 부탁한다면 생각해 보겠지만 A대는 ...”현성은 고개를 저었다.“그만두는 게 낫죠.”A대를 얕보는 건 아니지만 정말로 재능있는 천재라면 최소 A대 명예의 전당에 들어갈 자격은 있었다.임채아라는 여자는 본 적도, 들은 적도 없으니 재능도... 그럭저럭일 것이다.임채아는 현성이 고려조차 하지 않고 자신을 단호히 거절하자 순간 무척 난처해했다.그녀는 눈물을 머금은 채 억울하고 불쌍한 표정으로 고지후를 바라보았다.고지후는 눈썹을 찌푸리며 일어나 현성의 앞으로 다가갔다.“선생님, 채아에게 한 번만 기회를 주면 그 빚은 제가 나중에 갚겠습니다.”현성은 고지후의 체면도 전혀 봐 주지 않았다.“고지후 씨, 나한테 부탁하려는 사람은 널리고 널렸어요. 부탁 한 번으로 제자를 들였으면 내 제자들은 벌써 전 세계에 널리고 널렸겠네요.”현성의 매몰찬 거절에 고지후와 임채아의 얼굴이 못나게 일그러졌다.그래도 현성은 보통 사람이 아니라 밉보여선 안 되는 상대를 잘 구분했기에 바로 말을 돌려 여지를 남겼다.“제가 최근에 좋은 인재들을 선발해 음악 연구회에 참가시키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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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2화

하지율은 미간을 살짝 찌푸린 채 함우민을 바라보았다.“함우민 씨는 고지후 친구인데 저한테 이런 말을 해주네요. 함우민 씨를 믿어야 할지 의심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다른 꿍꿍이가 있어서 말해주는 건 아닌가요?”함우민은 지난 일로 인해 하지율이 경계한다는 걸 알고 얼굴에 어렴풋이 자책감이 드리웠다.“지난번 병원에서 하지율 씨를 만난 후에 지후에게 물어봤어요. 지후가 놓아주지 않으니 유소린 씨를 몰래 구하려 했죠. 제가 막 유소린 씨의 행방을 조사하던 중 지후가 사람을 풀어줬지만 또다시 잡힐 줄은 몰랐어요. 그때 유소린 씨를 데려간 건 지후가 아니에요. 누군가에게 밉보인 것 같은데 걱정할까 봐 말을 안 했어요. 그런데 하지율 씨가 먼저 유소린 씨를 구할 줄은 몰랐네요. 미안해요. 제가 무능했어요.”그 말에 하지율의 표정이 한층 누그러졌다.역시 유소린이 말한 것처럼 함우민이 그녀를 도와 찾고 있을 때 고지후가 이미 풀어주었다.그런데 자신은 유소민이 거짓말했다고 오해했다.다만...하지율은 함우민의 눈을 한순간도 놓치지 않고 바라보며 말했다. “두 사람은 친구인데 왜 나를 도와줘요?”함우민은 하지율의 시선을 피하지 않고 가볍게 한숨만 쉬었다.“나는 지후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를 바라요. 두 사람은 부부였고 아이도 있는 데 너무 극단적으로 행동하는 건 옳지 않아요... 나중에 꼭 후회할 거예요.”하지율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말했다. “그 사람은 대체 뭘 준비하는 거죠?”함우민은 잠시 망설이다가 깊게 숨을 들이쉬고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것을 하지율에게 털어놓았다.하지율은 그의 말을 듣고 나서도 별다른 감정 변화를 드러내지 않아 속을 알 수가 없었다.함우민이 말했다.“지금은 나를 믿지 않을 수도 있지만 진실인지 아닌지는 한 달 후에 자연스럽게 밝혀질 거예요. 그냥... 미리 대처해서 나쁠 건 없으니까요.”돌아간 후 하지율은 유소린과 이 말의 신빙성에 관해 이야기했다.유소린은 턱을 괴며 말했다.“함우민은 이 바닥에서 평판도 좋고 인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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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3화

하지율은 달력에 표시된 시간을 확인하고 메모장에 기록해 두었다.오늘부터 이혼 조정 기간이 끝나기까지 25일이 남았다.너무 길어서 하루하루가 1년처럼 느껴졌다.그렇게 생각하던 중 하지율의 전화가 울렸고 발신자를 확인한 그녀가 전화를 받았다.고지후의 불쾌한 목소리가 전화 너머로 들려왔다.“하지율, 채아에게 1차 치료 과정 약을 준다고 하지 않았어? 오늘 채아가 약을 받으러 갔는데 왜 주지 않았어?”임채아가 약을 먹기 싫어하는 것과 별개로 하지율이 임채아에게 약을 주지 않은 것은 또 다른 문제였다.하지율은 임채아가 반드시 고지후에게 일러바칠 걸 알고 있었다.그건 하지율이 임채아가 죽기를 원한다는 증거니까.하지율은 차분히 말했다.“나는 합의서 작성하고 약도 줬는데 고지후 씨는 이혼 접수한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한 게 없네.”고지후는 하지율의 말 속에 숨은 의미를 알아차리고 목소리가 차가워졌다.“또 나랑 조건을 따지려는 거야?”하지율이 웃음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난 약속한 일은 번복하지 않아. 다만 남 좋은 일만 해주고 헛수고로 끝나는 건 원치 않아. 우선 200억을 보내. 그러면 남은 약 임채아에게 줄게.”고지후의 목소리가 차가워졌다.“하지율, 그런 말도 못 들어봤어? 욕심부려서 배를 채우다가 결국 배가 터져서 죽는다는 말. 너무 욕심을 부리면 결국 아무것도 얻지 못해.”하지율이 거침없이 쏘아붙였다.“백화점에서 물건 예약할 때도 선금을 지불하는데 생명을 구하는 약이라면 더 말할 나위 없지. 다 희귀하고 비싼 한약재로 만들었어. 갑자기 당신이 필요 없다고 하면 우리한테는 엄청난 손해라고. 임채아에게 몇백억짜리 별장은 턱턱 사주면서 선금 200억을 달라니까 나보고 욕심이 과하다고? 고지후, 앞뒤가 너무 다른 거 아니야?”고지후는 말문이 막혔는지 몇 초 동안 침묵하다가 말했다. “지금 채아에게 약 줘. 내가 돈 보낼게.”하지율은 억울한 표정으로 약재를 만지작대는 임채아를 슬쩍 보고는 이렇게 말했다.“돈 먼저 보내. 그럼 임채아 씨한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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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4화

임채아가 독을 몰래 부으려던 순간 차가운 목소리가 갑자기 울려 퍼졌다.“임채아 씨, 뭐 하는 거예요?”놀란 임채아의 눈동자에 순간적으로 당황함이 스쳤지만 정신력이 아주 대단했던 그녀는 금세 평정심을 되찾았다.임채아는 억울하고 순진한 표정을 지었다.“이미 갈아놓은 약이라 병에 담으려고요. 왜요?”“병에 담아요?”하지율이 임채아의 손에서 독이 든 병을 빼앗으며 차갑게 말했다. “이 안에 뭐가 들어있는지 몰라요?”임채아는 살펴보는 척하더니 곧바로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미안해요. 방금 약을 가는 데 너무 집중해서 못 봤어요.”하지율은 병 속의 독액을 슬쩍 쳐다보고는 입꼬리를 올리며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몰랐던 거예요, 아니면 다른 꿍꿍이가 있는 거예요? 이 병에는 최근에 추출한 독이 들어있는데 자칫하면 사람을 죽여요.”얼마 전 단종건이 독을 추출한 직후 환자가 찾아와 진료를 요청했다.상황이 급박했기 때문에 단종건은 서둘러 병을 옆에 두고 환자를 진료하러 갔다.돈이 들어온 것을 확인한 하지율은 임채아가 어딘지 모르게 수상쩍게 행동하는 것을 보았다.단종건이 무심코 옆에 놓아둔 장갑을 봤을 때 그녀는 곧 상황을 파악했다.임채아가 수작을 부리려는 거다.임채아는 고개를 떨군 채 나지막이 말했다.“미안해요. 정말 이 병에 독이 들어 있다는 걸 몰랐어요. 알다시피 제가 손발이 둔해서 평범한 약재도 구분 못하잖아요...”하지율은 차갑게 임채아를 바라보며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임채아가 눈동자를 굴리며 갑자기 이렇게 말했다.“내가 실수했어요. 죄송해요. 사과할게요!”하지율이 미처 반응할 틈도 없이 임채아는 갑자기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이건 저 혼자 잘못한 거니까 절대 이 일로 약을 끊지는 말아요... 하지율 씨, 부탁할게요!”하지율의 긴 속눈썹이 살짝 움직였다.그때, 정장 차림의 잘생기고 차가운 남자가 한의원으로 들어왔다.바닥에 무릎을 꿇은 임채아를 보자 남자의 정교한 눈썹이 살짝 찌푸려졌다.그는 앞으로 걸어가서 임채아를 단번에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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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5화

여기는 작업실이라 감시 카메라에 찍히지 않기 때문에 임채아가 뭐라고 하든 상관없었다.이때 환자 진료를 마친 단종건도 다가와 임채아의 말을 듣고 차갑게 말했다.“허, 본인이 약병을 잘못 집어놓고 내 탓이라고?”하지율이 말했다.“약병을 쓸 수 있는지 없는지, 안에 뭐가 있는지 물어볼 줄도 몰라요? 우리가 입을 강제로 막기라도 했어요?”하지율은 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차가운 웃음이 흘러나왔다.임채아는 눈물을 흘리며 고개를 숙였다. “제가 방심했어요.”“임채아 씨 한 번의 방심으로 환자들과 한의원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생각해 봤어요?”하지율은 조목조목 따지며 날카로운 눈빛으로 쏘아보았다.“한 사람의 생명이 달려 있어요. 만약 환자가 여기서 약을 먹고 문제가 생기면 어르신도 책임을 져야 했겠죠.”말하며 하지율의 목소리가 한층 높아지고 두 눈에는 분노가 역력했다.정말로 화가 났다.임채아가 고지후 앞에서 온갖 여우짓에 불쌍한 척을 하며 수작 부리는 건 용서할 수 있어도, 일부러 존재감을 과시하려고 사람 목숨 해치는 짓까지 하는 건 절대 용납할 수 없었다.임채아는 저도 모르게 고지후를 돌아보았고 검은 눈동자가 마침 자신을 보고 있자 왠지 모르게 당황스러움이 밀려왔다.“나... 나는 정말로 일부러 그런 게 아니에요...”이를 악문 그녀가 머리를 무겁게 바닥으로 조아렸다.“하지율 씨, 이유가 뭐든 잘못한 건 잘못한 거니까... 사과하고 벌도 달게 받을게요. 하지율 씨가 용서할 때까지요.”임채아가 하도 세게 힘을 주어 몇 번 머리를 조아리니 금세 피가 스며 나왔다.고지후의 동공이 움츠러들며 다가가 그녀를 제지했다.“채아야, 뭐 하는 거야? 빨리 일어나!”임채아는 눈물을 흘렸다.“지후 네가 내 약을 구하기 위해 그렇게 노력하고 많은 대가를 치렀는데 난 여기서 하지율 씨를 화나게 했어. 미안해, 지후야. 내가 너무 쓸모가 없어서 그래. 이번 일은... 내가 책임질게. 날 감옥으로 보내도 상관없어. 다만 하지율 씨가 너한테까지 화를 내지 않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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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6화

하지율은 발걸음을 멈추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뭐라고?”고지후는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갑자기 말을 바꿔서 채아에게 약을 안 주고 나한테 돈 달라고 했잖아. 작은 일로 채아 괴롭히고... 내 관심 끌려고 이러는 것 아니야?”하지율은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고지후, 당신 낯짝 한번 두껍네. 모든 사람이 남이 버린 쓰레기를 좋아하는 건 아니야. 저 여자는 몰라도 나는 역겹다고.”하지율의 말에 고지후와 임채아의 표정이 일그러졌다.하지율은 휴대폰에 입금된 200억을 떠올리며 약을 고지후에게 던졌다.“난 약속은 지켜. 1차 치료 과정 약이야. 약 안 먹어서 병이 심해지는 건 내 알 바 아니고.”말을 마친 하지율이 고지율의 손을 뿌리치고 뒤돌아 가려는데 고지후가 다시 붙잡았다.“아직 채아한테 사과 안 했어.”하지율이 시선을 들어 피식 웃었다.“사과 안 하면 어떡할 건데?”고지후의 동공이 움츠러들며 뭐라고 말하려는 순간 하지율의 목소리가 먼저 들려왔다.“참, 임채아 씨 목숨이 걸린 약이 내 손에 있다는 걸 잊지 마. 날 화나게 하면 임채아 씨 약은 더 이상 없어.”웃음을 머금은 눈동자로 고지후를 바라보며 말하는 하지율의 목소리는 샘물처럼 맑고 청아했다.“지금 부탁하는 쪽은 내가 아니라 당신이야. 내 앞에서 오만하게 굴지 마.”말하며 하지율의 얼굴에 머금었던 미소가 말끔하게 사라지고 서늘한 한기만 남았다.“다음에 또 날 화나게 하면 그땐 저 여자가 아니라 당신도 무릎 꿇게 할 거야. 과연 당신에게 자존심이 중요한지, 임채아 목숨이 중요한지 두고 보자고.”하지율은 고지후를 밀치고 뒤돌아 걸어갔다.고지후는 멍하니 하지율이 떠나는 뒷모습을 바라보며 더 이상 붙잡지 못했다....단종건은 임채아가 이토록 악랄할 줄은 몰랐다. 감히 독에 손을 댈 줄이야.더 이상 가만히 있을 수 없었던 그는 시한폭탄 같은 존재를 더 이상 이곳에 두지 않기로 결심했다.어차피 오늘이 마지막 날이니 단종건은 임채아를 바로 내쫓았다.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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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7화

“하지율 씨는 모르죠? 지후가 방금 내가 억울한 일을 당했다고 보상으로 주얼리 가게로 데려가 보석을 사주겠다네요. 나만 좋으면 안의 보석은 마음대로 골라도 된다면서... 아, 지후와 결혼할 때 결혼반지도 못 받았죠? 말도 안 되는 일이에요.”웃는 임채아의 얼굴엔 악의가 가득했다.“걱정 마요. 이따가 지후 설득해서 하지율 씨 것도 몇 개 고르라고 할게요.”임채아가 웃으며 떠나고 단종건은 수염을 펄럭거리며 눈을 부릅 떴다.“저 악랄한 계집이 평소에도 네 앞에서 저런 식으로 행동해?”하지율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늘 저렇게 오만했어요.”“차라리 뺨이라도 때려서 정신 차리게 하지?”“양쪽 뺨 때리는 걸로는 너무 부족하죠.”당하고만 있을 단종건이 아니었기에 하지율을 돌아보며 물었다.“왜, 무슨 방법이라도 있어?”하지율은 은행 카드에 갑자기 나타난 천문학적인 숫자를 보고 웃으며 말했다.“저도 갑자기 밖으로 나가 보석을 사고 싶어졌어요.”단종건이 알겠다는 듯 웃었다.“얼른 가지 않고 뭐해. 저것들 멀리 가기 전에 서둘러.”...백화점에서 임채아는 옥팔찌를 고르고 있었다.고지후는 그녀의 곁에 없었다. 일이 바빠서 한가롭게 백화점을 돌아다닐 시간이 없었다.그래서 장하준을 불러 임채아와 동행하라고 했다.장하준은 임채아가 또다시 상처를 받았다는 걸 알고 가는 내내 어떻게든 웃게 하려고 애를 썼다.하지만 임채아는 여전히 우울한 표정이었다.장하준이 말했다. “이 옥팔찌가 너한테 잘 어울리네. 내가 사줄게.”눈앞의 옥팔찌는 6억짜리였지만 임채아는 관심이 없는 듯 벗어 던졌다.얼마 전 고윤택이 고씨 가문에서 며느리에게 물려주는 옥팔찌를 가져가 임채아는 기분이 좋지 않았다.그 옥팔찌는 의미나 가치 모두 눈앞에 놓인 몇억짜리 상품 하고는 비교가 안 되었다.“필요 없어.” 임채아가 고개를 흔들었다.“다 흔한 디자인이야.”장하준이 직원을 돌아보았다.“좀 더 특별한 건 없어요?”‘더 특별한 것?’직원은 서둘러 답했다.“있어요. 두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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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8화

장하준과 임채아는 고개를 돌려 어느새 곁에 나타난 하지율을 보고 동시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하지율은 그들을 무시하고 대신 앞에 있는 직원에게 물었다.“한번 착용해 봐도 되나요?”직원은 눈을 반짝거리며 서둘러 답했다.“물론이죠.”요즘 부자들은 매우 겸손해서 예전처럼 외모로 사람을 판단해서는 안 되었다.하지율은 천천히 옥팔찌를 손에 끼고 자세히 살펴보았다.충격에서 헤어 나온 장하준이 즉시 차갑게 조롱했다.“하지율, 여긴 당신 같은 가난뱅이가 올 곳이 아니야. 착용이라니... 가난한 냄새가 팔찌에 묻을까 봐 걱정도 안 돼? 빨리 벗어. 이 팔찌는 채아가 마음에 든다고 했어!”하지율은 눈썹을 치켜세우며 말했다. “임채아 씨는 너무 비싸서 이 팔찌를 못 사니까 안 사겠다고 하던데?”장하준이 무례하게 비꼬았다.“허, 우리가 못 사는데 출근도 안 하고 남자에게 빌붙어 사는 기생충이 이렇게 비싼 걸 살 수는 있고? 장난 그만해.”말하며 그가 고개를 돌려 직원을 돌아보았다.“이봐요. 뭘 가만히 있어요? 빨리 팔찌 벗기지 않고.”직원이 장하준을 보며 물었다.“손님, 이 팔찌를 사실 건가요?”장하준은 숨이 턱 멎었다.사겠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너무 비쌌다!최근 주식 투자로 많은 돈을 잃었고 손에 남은 자금도 거의 없었다.잔혹한 현실이 장하준으로 하여금 드물게 이성을 유지하게 했다.“하지율, 이 사기꾼 같은 여자야! 지후 돈을 가지고 이렇게 비싼 걸 사? 부끄러운 것도 모르고 집안 망신시키지 마!”장하준은 자기가 가질 수 없는 건 하지율도 가져선 안 된다고 생각하며 목소리를 높였다.“다들 여기 좀 보세요. 사기꾼 같은 여자가 몇 년 동안 일도 안 하고 남자의 돈으로만 먹고살아요! 이 얼굴 제대로 기억했다가 이 파렴치한 여자에게 속지 마세요!”순간 가게 안의 모든 직원과 손님들이 모두 이쪽으로 시선을 돌렸다.임채아는 장하준의 팔을 살짝 잡아당기며 가식적으로 말했다. “하준아, 하지율 씨가 마음에 들어 하는데 그냥 양보하는 게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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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9화

장하준은 직원을 돌아보며 차갑게 웃었다.“일 그만두고 싶으면 저 팔찌 저 여자에게 팔아도 돼. 그땐 S시가 아니라 Z국 어디든 발붙이지 못할 테니까.”놀란 직원이 임채아를 몇 번 쳐다보더니 얼굴이 순식간에 종이처럼 창백해졌다.직원은 곧 이 여자가 고지후와 스캔들을 일으켰던 인물임을 알아차렸다.평범한 그녀가 고성 그룹의 대단한 자본가와 맞설 힘이 어디 있겠나.임채아가 가식을 떨었다.“하준아, 그만해.”“채아, 너는 성격이 너무 착해서 하지율처럼 뻔뻔하게 침대에 기어오르는 여자에게 남자를 빼앗긴 거야. 내가 오늘 제대로 혼내줄 거야.”하지율이 어두운 눈빛으로 말했다.“당신은 날 혼내기엔 아직 그럴 자격이 안 돼.”말하며 그녀가 두 사람을 향해 미소를 짓고는 목소리를 높였다.“고지후가 마음에 품은 사람이면 누가 먼저 눈여겨보고 누가 먼저 사든 다 무조건 이 아가씨한테 양보해야 하는 건가? 남들은 손님을 왕으로 모시는데 여긴 손님을 노예로 아나 봐? 고성 그룹은 이런 식으로 장사하나? 나중에 고성 그룹 소유의 백화점에서 물건을 살 땐 조심해야겠네. 고성 그룹 권력이 하늘을 찌르는데 자칫 밉보였다간 Z국에서 살지도 못하겠어.”하지율은 교묘한 언변으로 임채아와 장하준을 대중의 도마 위에 올려놓았다.물건을 사는 손님이든 이곳에서 일하는 직원이든 모두 아니꼬운 눈빛으로 두 사람을 노려보았다.이런 백화점에서 물건을 사러 오는 사람들도 내로라하는 인물들인데 그들 모두 표정이 극도로 어두웠다.“요즘 고성 그룹이 아무리 잘나가도 독보적이진 않지. 벌써 이렇게 오만하면 나중에는 우리가 빌면서 물건을 사야겠어.”“허, 고성 그룹에만 주얼리 가게가 있는 것도 아닌데 가면 그만이지. 라이벌인 도신 그룹 주얼리 가게에서 살 거야.”“앞으로 고성 그룹 물건은 사지 말자고. 내가 마음에 들어 하는 걸 누가 뺏어가는 건 싫어.”“아빠가 내일 고성 그룹과 협력한다고 했는데 이 일을 알려줘야겠네. 이렇게 안하무인으로 구는 회사와 협력할 수는 없지.”순식간에 사람들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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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0화

장하준은 의기양양한 표정을 지었고 임채아의 입가에도 미묘한 미소가 떠올랐다.‘돌려줘?’얼마나 교묘한 말인가.하지율은 화도 내지 않고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고지후, 앞뒤 상황 파악하고 결정하는 게 어때?”고지후의 표정이 차가웠다.“나랑 채아가 떠나자마자 일부러 채아 괴롭히려고 여기로 따라온 게 아니야?”하지율은 남자의 차갑고 매정한 얼굴을 슬쩍 보고는 도발적인 표정을 짓는 두 사람을 돌아보았다.그녀는 미소를 지었다.“그래. 임채아 씨가 마음에 든다면 주면 되지.”고지후의 표정이 누그러지고 임채아는 한층 환한 미소를 지었다. 장하준은 더욱 의기양양하게 입꼬리가 하늘로 치솟을 기세였다.하지율이 팔찌를 건넸다.“임채아 씨, 가져요.”임채아는 거절하지 않고 곧장 손을 내밀었다.이 팔찌는 고지후가 그녀를 사랑한다는 증거였고 하지율과의 대치에서 승리한 전리품이었다.그런데 임채아가 곧 팔찌를 건네받으려는 순간 팔찌가 그녀의 손에서 미끄러지며 바닥에 떨어져 부서졌다.쨍그랑!청아한 소리와 함께 바닥에 떨어진 팔찌가 산산조각이 났다.모두가 당황했고 임채아는 더더욱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임채아 씨.”하지율이 불쑥 입을 열어 적막을 깨뜨렸다. 그녀는 나무라는 어투로 말했다.“이 팔찌 갖고 싶다면서요? 어떻게 실수로 팔찌를 받지도 못해요?”정신을 차린 임채아가 대꾸했다.“하지율 씨... 일부러 그랬죠!”“임채아 씨가 못 받아놓고 내 탓을 하는 건가요?”하지율이 눈썹을 들썩이며 이해가 안 된다는 표정을 지었다.“게다가 난 임채아 씨가 실수로 못 받았다고 했는데 임채아 씨는 바로 내가 일부러 그랬다고 모함하네요? 설마...”멈칫하던 그녀가 웃는 듯 마는 듯 묘한 표정을 지었다.“이런 쪽으로 경험이 많은가 봐요?”장하준이 분노하며 소리쳤다.“지후야, 하지율 악랄한 것 좀 봐. 일부러 채아 못 받게 해놓고 채아 탓을 하고 있어. 뻔뻔하기 그지없네!”고지후가 하지율의 속내를 모를 리 없었기에 그가 차갑게 말했다.“하지율, 채아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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