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율 손목이 부어서, 당분간 바이올린은 어렵겠다.며칠 연습을 비워도 큰 타격은 없으니, 그 사이 유소린과 음악회 준비를 맞춰 보기로 했다.주용화는 하지율이 이틀쯤 연습을 못 한다는 말을 듣고, 눈에 띄게 속상해했다.유소린이 그걸 보고 웃었다.“지율이 바이올린 연주가 그렇게나 잠이 잘 와요? 하루만 못 들어도 밤새 뒤척이게?”농담이었는데, 주용화가 의외로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지율 씨 연주는 몸과 마음을 풀어 주는 힘이 있어요. 하루만 못 들어도 밤새 잠이 오지 않아요.”유소린이 잠깐 멍해졌다가 감탄했다.“화야 씨, 말 진짜 예쁘게 하신다!”장난삼아 슬쩍 놀렸더니, 하지율의 연주가 화야의 한마디에 여운이 길게 남는 명연주가 돼 버렸다.유소린은 눈치도 빠르고 말투도 사근사근한 화야가 점점 더 마음에 들었다.물론 그건 남녀 사이의 감정은 아니었다.“제가 지율 연주 녹음 파일 모아둔 거 있는데, 가져갈래요? 그거 틀어 놓고 자면 충분히 잘 잘 거예요.”주용화의 눈빛이 환해졌다.“유소린 씨는 제 생명의 은인이십니다.”유소린이 히죽 웃었다.“난 내 사람한테는 잘해 주는 편이에요. 화야 씨, 지율 좀 잘 부탁해요.”주용화가 고개를 끄덕였다....오후, 하지율에게 단종건의 전화가 걸려 왔다.“지율아, 요즘 언제가 편해?”단종건의 전화라, 하지율은 무슨 낌새를 바로 느꼈다.하지율은 잠깐 생각하더니 대답했다.“이틀 정도는 연습을 쉬려고 해서, 요 며칠 시간 괜찮아요.”단종건이 살짝 놀란 듯했다.“음악회를 앞두고 있는데, 연습을 쉬다니? 무슨 일이라도 있어?”하지율이 얼마나 성실하게 연습하는지 단종건은 누구보다 잘 안다.“손목이 부어서요. 이틀만 쉬면 될 것 같아요.”단종건의 목소리에 걱정이 묻어났다.“지율아, 어쩌다 손이 부었니? 무리해서 그런 건가?”짧은 정적 끝에 하지율이 담담히 말했다.“부딪혀서요. 조심 못 했어요.”“잠깐만 기다려.”전화는 끊지 않았고, 전화기 너머로 작은 유리병들 부딪히는 소리가 또랑또랑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