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가 되면 난 연경 그룹으로 들어가 회사 경영에 참여하게 될 겁니다.”하지율의 눈동자가 손형원을 향했다.“손형원 씨 덕분에 한 가지 확실히 배웠어요. 여자로서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건, 결국 권력과 영향력이더라고요. 내가 연경 그룹에 들어가게 되면, 제일 먼저 할 일은 연정미를 회사에서 내쫓는 거예요. 연경 그룹은 우리 엄마가 온몸으로 지켜 낸 회사예요. 누구든 들어올 수 있지만, 연정미만은 안 돼요. 그때가 되면, 연정미의 야망이니 꿈이니 하는 건 전부 부서지고, 남자한테 매달려야만 숨 쉴 수 있는 애처로운 사람으로 남겠네요.”말이 끝나기도 전에, 날카로운 소리가 공기를 갈랐다.짝.손형원의 손바닥이 하지율의 뺨에 사정없이 꽂혔다.손형원은 혐오를 숨기지 않은 눈빛으로 하지율을 내려다보았다.“하지율. 결국 본색을 드러내네. 내가 뭐라고 말했어. 연정미를 해치는 놈이 있다면, 그게 가족이어도 봐주지 않겠다고.”얼마나 거칠었는지, 하지율의 시야가 하얗게 번쩍였다.귀에서 윙 하는 소리가 멈추질 않았고, 느슨하게 묶여 있던 머리칼이 흐트러져 쏟아졌다.맞은쪽 볼은 금세 부어올랐고, 입술 끝에서는 피가 흘러내렸다.“지율아!”유소린의 눈가에 눈물이 차올랐다.하지율은 한참이나 숨을 고른 끝에 겨우 목소리를 냈다.“그렇다면 지금 당장 날 죽여. 안 그러면, 난 어떤 수를 써서라도 연정미를 편하게 두지 않을 거야.”손형원의 눈빛에 섬뜩한 살의가 떠올랐다.“내가 진짜 널 못 죽일 거라고 생각하나 보네.”손형원이 앞으로 나가려는 순간, 단보현이 가볍게 팔을 뻗어 손형원을 막았다.“손형원. 저 여자가 일부러 자극하는 걸 수도 있어.”아무리 성질이 더러워도, 손형원 역시 함부로 하지율을 죽일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하지율이 죽는 순간, 그 이후의 파장은 계산조차 하기 어렵다.무엇보다 연정미가 절대 그를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얼마 전만 해도 연정미는, 이 일은 하지율과 상관없다며, 오해하지 말라고 손형원을 말렸었다.손형원은 그런 연정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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