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서율은 집을 나선 후에야 비로소 숨을 돌릴 수 있었다.‘아침을 먹지 않아서 다행이지 정말 토할 뻔했네. 차주헌은 어떻게 두 여자를 동시에 사랑할 수 있는 거지?'차주헌은 분명 강수진과 모든 것을 나눴음에도 아무렇지 않게 임서율한테 애정 표현을 하고 있었다.임서율은 비웃음을 지으며 택시를 타고 하도원의 회사로 향했다.‘문자를 회답도 안 하니 계속 재촉하기도 뭐하고... 차라리 회사에서 기다리는 게 낫겠어.'만나기만 한다면 그가 믿든 말든 상관없이 무슨 핑계든 대어볼 작정이었다.택시가 재호 그룹에 도착하자, 임서율은 숨이 확 막혀왔다.재호 그룹 정문 앞에는 수십 대의 카메라와 기자들이 벌떼처럼 모여 있었는데 기자들은 이곳에서 밤을 새웠는지, 얼굴에는 피로감이 고스란히 배어 있었다.그녀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설마 하도원은 밤새 회사에서 야근한 거야? 밖에서 이 난리가 펼쳐지고 있는데 여유롭게 회사에서 일을 한다고?’마스크와 야구모자를 착용한 채 택시 요금을 지급한 뒤, 차에서 내린 임서율이 조용히 사람들을 지나쳐 건물로 들어가려 하자, 재호 그룹 경비원이 그녀를 막으며 말했다.“죄송합니다. 들어가시면 안 돼요.”임서율은 쥐고 있던 옷 가방을 들어 보이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하 대표님의 옷을 돌려드리러 왔어요.”그녀는 특별히 가방에서 옷을 꺼내 보였다.원래는 하도원의 옷을 드라이클리닝에 맡기려 했지만, 시간이 부족할 것 같아서 새로 하나를 사 왔다.양복 중에서는 고가의 제품이었지만, 하도원이 입던 맞춤 양복에 비교하면 한참 모자랐다.게다가 이제 와서 맞춤 양복을 주문한다 한들 시간이 부족했고, 무엇보다 임서율에게는 그런 돈조차 없었다.하도원의 양복 한 벌값이 임서율의 몇 년 치 월급을 훌쩍 넘을 수도 있었으니 말이다.경비원들은 여전히 의심스러워하는 눈치였지만, 하도원에게 전달할 물건을 막았다가 다른 문제가 생길까 봐 걱정스러웠다.그들은 고민을 거듭한 끝에 입을 열었다.“그냥 하 대표님께 전화해서 여쭤보는 게 나을 것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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