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이혼 카운트다운, 너를 버릴 시간: Bab 231 - Bab 239

239 Bab

제231화

차주헌은 또다시 좋은 남편으로 돌아가기라도 한 듯 담담하게 웃으며 임서율을 품에 끌어안고 그녀의 등을 토닥이더니 손짓으로 말을 이었다.“네가 원하는 대로 해. 게다가 너랑 양지우는 사이도 좋잖아.”임서율은 차주헌이 무슨 꿍꿍이를 꾸미는 건지 알 수 없어 마음속으로 더욱 혼란스러웠다. 왠지 점점 이 남자의 생각을 읽기 어려워지는 것 같았다.하지만 양지우가 최근 집을 구하고 있는 건 사실이었다.원래 집주인이 가족의 병환으로 급히 매물을 내놓은 탓에, 양지우네 가족은 급하게 지낼 곳을 찾아야 하는 처지였다.가족을 부양해야 하는 처지에서 괜찮은 집을 구하려면 금전적 부담이 컸고 양지우의 월급으로는 한계가 있었다.차주헌이 집을 빌려준다면 양지우에게는 큰 도움이 될 터였다.“그럼 좋지. 그래도 양지우가 너랑 계약서는 작성하는 게 좋을 것 같아.”차주헌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회사 동료이기도 하고 너랑도 아는 사이인데, 그럴 필요까지 있어?”“괜찮아. 계약서는 양쪽 모두를 보호하기 위한 거잖아.”임서율은 만약 계약서 없이 집을 빌려줬다가 자신이 떠나게 되면 차주헌이 화풀이로 그 집을 다시 회수할까 봐서 걱정이었다.하지만 계약서가 있다면 법적으로도 효력이 있기에 차주헌이 나중에 마음이 변하더라도 계약 기간이 끝나기 전에는 마음대로 집을 회수할 수 없었다.차주헌은 깊이 생각하지 않고 임서율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알겠어. 네가 편한 대로 해.”임서율은 이내 차주헌을 방에서 밀어내며 말했다.“그럼 빨리 일 보러 나가. 나도 나갈 준비 끝나면 양지우한테 이 좋은 소식을 전해줘야지.”“그건 나중에 천천히 해도 되잖아. 네가 제일 좋아하는 식당을 예약해 뒀어.”최근 강수진 때문에 임서율한테 소홀히 대했던 것이 미안했던 차주헌은 임서율에게 서프라이즈라도 해주고 싶었다.그래서 한밤중에 그는 여기저기 전화를 걸어 세심하게 준비했다.임서율은 당황한 표정으로 물었다.“오늘이 무슨 날이야? 갑자기 식당은 왜 예약했는데?”차주헌은 그녀의 볼을 살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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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2화

임서율은 집을 나선 후에야 비로소 숨을 돌릴 수 있었다.‘아침을 먹지 않아서 다행이지 정말 토할 뻔했네. 차주헌은 어떻게 두 여자를 동시에 사랑할 수 있는 거지?'차주헌은 분명 강수진과 모든 것을 나눴음에도 아무렇지 않게 임서율한테 애정 표현을 하고 있었다.임서율은 비웃음을 지으며 택시를 타고 하도원의 회사로 향했다.‘문자를 회답도 안 하니 계속 재촉하기도 뭐하고... 차라리 회사에서 기다리는 게 낫겠어.'만나기만 한다면 그가 믿든 말든 상관없이 무슨 핑계든 대어볼 작정이었다.택시가 재호 그룹에 도착하자, 임서율은 숨이 확 막혀왔다.재호 그룹 정문 앞에는 수십 대의 카메라와 기자들이 벌떼처럼 모여 있었는데 기자들은 이곳에서 밤을 새웠는지, 얼굴에는 피로감이 고스란히 배어 있었다.그녀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설마 하도원은 밤새 회사에서 야근한 거야? 밖에서 이 난리가 펼쳐지고 있는데 여유롭게 회사에서 일을 한다고?’마스크와 야구모자를 착용한 채 택시 요금을 지급한 뒤, 차에서 내린 임서율이 조용히 사람들을 지나쳐 건물로 들어가려 하자, 재호 그룹 경비원이 그녀를 막으며 말했다.“죄송합니다. 들어가시면 안 돼요.”임서율은 쥐고 있던 옷 가방을 들어 보이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하 대표님의 옷을 돌려드리러 왔어요.”그녀는 특별히 가방에서 옷을 꺼내 보였다.원래는 하도원의 옷을 드라이클리닝에 맡기려 했지만, 시간이 부족할 것 같아서 새로 하나를 사 왔다.양복 중에서는 고가의 제품이었지만, 하도원이 입던 맞춤 양복에 비교하면 한참 모자랐다.게다가 이제 와서 맞춤 양복을 주문한다 한들 시간이 부족했고, 무엇보다 임서율에게는 그런 돈조차 없었다.하도원의 양복 한 벌값이 임서율의 몇 년 치 월급을 훌쩍 넘을 수도 있었으니 말이다.경비원들은 여전히 의심스러워하는 눈치였지만, 하도원에게 전달할 물건을 막았다가 다른 문제가 생길까 봐 걱정스러웠다.그들은 고민을 거듭한 끝에 입을 열었다.“그냥 하 대표님께 전화해서 여쭤보는 게 나을 것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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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3화

“오아시스 프로젝트가 기사 때문에 영향을 받지 않도록 확실히 해.”진승윤은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하 대표님, 이건... 어쩔 수 없는 상황입니다. 지금 당장 스캔들을 차단할 수 있다면 모를까 현재로선 장담할 수 없어요.”하도원은 눈살을 찌푸렸다.그는 진승윤의 대답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표정이 순식간에 어두워지더니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그렇게 아무것도 못 할 거면 하루라도 빨리 나가는 게 좋을 거 같아. 서로 시간 낭비할 필요가 없잖아.”진승윤은 황급히 고개를 저었다.“아니요, 아니에요! 하 대표님, 제가 처리하겠습니다. 지금 바로 가서 해결하도록 할게요.”말을 마친 뒤 서류를 움켜쥔 채 급히 사무실을 나서던 진승윤은 문을 열자마자 임서율과 마주쳤다.그는 잠시 멈칫하다 입을 열었다.“임서율 씨.”임서율은 당장이라도 튀어나올 것 같은 웃음을 참으며 진지한 표정으로 인사했다.“진 비서님, 지난번에 옷을 보내주셔서 고마워요.”임서율의 시선에 얼굴이 달아오른 진승윤은 급히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임서율 씨, 하 대표님께서 지시하신 업무가 아직 남아있어서 먼저 가보겠습니다.”임서율은 고개를 끄덕였다.진승윤은 임서율을 지나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고는, 문득 그녀가 서 있던 자리를 돌아보았다.가슴에 손을 올려보니 심장이 미친 듯이 뛰고 있었다.‘임서율은 확실히 예쁘단 말이야. 청순해 보이는 얼굴은 마치 진흙 속에 핀 연꽃처럼 순수해 보여. 단 한 번의 눈길만으로도 나는 얼굴이 화끈 달아오르는데, 하 대표님은 어떻게 그렇게 담담할 수 있는 건지. 참 대단해.’임서율은 예의 바르게 사무실 문을 두드렸다.“들어와.”안에서 하도원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임서율은 마음을 가다듬은 뒤 문을 열고 들어가 그의 책상 앞에 다가가 말했다.“하 대표님.”그녀의 목소리에 하도원은 의아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어떻게 들어온 거예요?”임서율은 잠시 망설이다가 사실대로 말했다.“경비원한테 제가 임서율이라고 하고, 하 대표님께 옷을 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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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4화

임서율을 바라보는 하도원의 눈빛이 미묘하게 변했다.그녀는 옷을 꺼내 펼쳐 보이며, 마치 판매원처럼 설명을 시작했다.“봐봐요. 옷의 소재와 질감은 하 대표님의 옷과는 비하지 못하겠지만, 평소에 입기에는 전혀 문제없어요. 그리고 여기 안쪽에 호주머니도 있어서 소지품을 넣기도 편리해요.”하도원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의자에 편안하게 기대어 앉아 마치 대접받는 손님처럼 임서율이 열심히 옷을 홍보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잠시 뒤, 하도원은 피곤한 듯 커피잔을 들더니 입가에 대고 살짝 홀짝였다.입안에 오랫동안 맴도는 커피 향이 잠시나마 그의 피로를 달래주는 것 같았다.이번에 진승윤이 산 커피는 맛이 꽤 괜찮았다.임서율이 열정적으로 설명하는 동안, 하도원은 마치 이야기를 듣듯이 그녀가 설명을 마칠 때까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설명을 끝낸 임서율은 아무 미동도 없는 하도원의 표정을 보고 말을 덧붙였다.“마음에 안 드시면 다른 걸로 바꿔드릴게요. 아니면 원래 옷이 세탁이 끝날 때까지 기다리시던가요.”그녀도 맞춤복과 기성복은 비교 자체가 안 된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하도원은 시계를 확인하더니 의자에서 일어나 옷을 정리하며 말했다.“옷은 여기 두고, 먼저 점심 먹으러 가죠.”임서율은 마음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어쨌든 하도원이 받아주기만 하면 됐다.하지만 두 사람이 문을 나서기도 전에 프론트 직원이 서류를 들고 다가왔다.“하 대표님, 식사하러 나가시는 거예요?”“무슨 일이에요?”프론트 직원은 난처한 표정으로 말했다.“지금은 밖으로 나가기 좀 어려울 것 같아요. 회사 앞에 기자들이 줄을 치고 서 있는데 만약 그들과 마주치면...”현재 하도원과 임서율의 스캔들은 온라인을 뒤덮고 있었고 모든 게 낱낱이 파헤쳐지고 있었다.하도원은 지난 몇 년간 운성시에 없었고 해외 활동은 매체에서 찾아낼 수 있는 게 없었고 필경 있다고 해도 이미 손을 쓴 상태였다.하지만 임서율의 처지는 그와 달랐다. 그녀는 마치 소용돌이 한 가운데 서 있는 사람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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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5화

게다가 강혜수의 엄격한 교육 탓에, 그녀는 모든 시간을 공부에 할애해야 했고 그저 가끔 강혜수한테서 하도원이라는 인물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을 뿐이었다.임서율의 말에 하도원은 약간 놀란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평소 흔들림 없던 그의 눈동자에 드물게 동요가 일었다.“제육 볶음을 만들 줄 알아요?”사실 제육 볶음을 만들 줄 아는 사람은 많았지만, 강혜수의 손맛을 재현할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강혜수가 만들어 주었던 제육 볶음은 하도원이 평생 먹어본 중 가장 맛있었던 음식이었다.임서율은 하도원의 반응을 보자마자 자신의 판단이 맞았다는 걸 직감했다.하지만 차주헌이 제일 싫어하는 음식이 제육 볶음이였던지라 그녀는 차주헌을 위해 한 번도 이 요리를 해본 적이 없었다.임서율은 어머니의 손맛을 재현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지만, 일단은 고개를 끄덕였다.“할 수 있어요.”하도원은 즉시 답했다.“가죠.”하도원이 이렇게 쉽게 동의할 줄은 예상도 못 했던 임서율은 멍하니 그를 바라봤다.‘이렇게 쉽게 동의한다고?’하지만 더 큰 문제가 하나 남아있었다.임서율은 창문 밖을 가리키며 말했다.“밖에 기자들이 저렇게 많은데, 어떻게 나가죠?”하도원은 잠시 생각하더니 프론트 직원에게 지시했다.“진승윤한테 내 옷을 입고 모자로 얼굴을 가리라고 하세요. 기자들이 얼굴만 못 알아보면 돼요.”프론트 직원은 즉시 하도원의 의도를 이해하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지금 바로 전달 하도록 할게요.”잠시 뒤, 임서율과 하도원은 창가에서 진승윤이 정장을 입고 정문을 나서는 모습을 지켜보았다.기자들은 굶주린 늑대처럼 진승윤에게로 달려들었다.그제야 하도원은 고개를 돌려 임서율을 바라보며 말했다.“갑시다.”임서율은 밖에 있는 진승윤의 처지를 생각하니 몸서리가 쳐졌다.“진 비서님 너무 불쌍하네요. 저 많은 기자에게 둘러싸이다니. 당장이라도 잡아먹힐 것 같아요.”하도원은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며 임서율을 흘깃 쳐다보고 말했다.“그러면 임서율 씨가 대신 나갈래요?”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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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6화

임서율은 순간 이 상황을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머릿속이 하얘져 휴대폰을 든 채로 꼼짝도 못 하고 서 있었다.옆에 있던 하도원은 화면에 뜬 번호를 흘끗 보더니 임서율의 굳은 얼굴을 보고는 살짝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임서율 씨 지금 그 표정, 모르는 사람이 봤으면 나랑 몰래 바람이라도 피는 줄 알겠네요.”임서율은 깜짝 놀라 하도원을 올려다보며 말했다.“이런 상황에 좀 그런 얘기 안 하시면 안 돼요?”그녀의 말에 하도원은 어이없다는 듯 허탈하게 웃으며 말했다.“내가 무슨 말을 하든 믿지도 않잖아요. 전화 줘 봐요. 차주헌이 두 번 다시는 연락 못 하게 해줄게요.”그는 진지한 표정으로 임서율에게 손을 내밀었다.이 상황에, 하도원에 전화를 받게 하는 건 미친 짓이었다.임서율은 하도원의 속내를 읽을 수는 없었지만, 정작 당사자가 이렇게나 침착할 수 있다는 것이 의아했다.그녀는 손가락으로 반대편을 가리키며 말했다.“잠깐만 기다려줘요.”하도원은 헛기침을 하더니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빨리 그래요. 나 바빠요.”임서율은 차주헌의 전화를 받지 않고 문자를 보냈다.[전화했네? 무슨 일이야?]차주헌에게 문자를 보낸 후 임서율은 곧바로 양지우에게도 문자를 보내 앞뒤 상황을 설명했다.양지우는 즉시 알겠다는 답장을 보내왔고, 임서율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녀는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고 하도원에게 다가갔다.“가요.”하도원은 임서율을 데리고 회사 뒷문으로 향했다.겉보기에는 평범한 사무실 같았지만, 안으로 들어가니 통로가 이어져 있었다.비상구와도 같은 길이었다.“어두우니까 이쪽으로 와요.”말을 마친 하도원은 손을 뻗어 임서율의 손목을 잡았고 갑자기 전해지는 따뜻한 체온에 그녀는 몸이 뻣뻣해지는 것 같았다.임서율은 원래 약간의 난시가 있어 어두운 곳에서는 잘 보이지 않았던 터라, 조심스럽게 하도원을 따라 걸어갔다.왠지 비밀스럽게 느껴지는 이 상황이 임서율은 어이가 없었다.하도원을 따라 걷다 보니 발걸음이 너무 빨라졌는지, 갑자기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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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7화

밖으로 나오니 비로소 세상이 환해지는 느낌이었다.임서율은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빛이 있다는 게 이렇게 좋은 거였나.’그런데 다음 순간 임서율이 이상한 표정으로 하도원을 바라보자, 하도원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그런 귀신이라도 본 듯한 눈빛으로 쳐다보지 말아 줄래요?”임서율은 천천히 입을 열었다.“갑자기 생각해 보니 우리 둘 다 좀 바보 같은데요? 휴대폰 플래시를 켜면 되잖아요.”어둠 속에서 헤매지 말고 휴대폰 플래시를 켰으면 되는 일이었다.그녀는 자신이 멍청했던 건 그렇다 치더라도, 하도원까지 왜 이런 기본적인 걸 생각 못 했는지 의문이었다.하도원은 빙긋 웃으며 바지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 입에 물고 말했다.“임서율 씨가 바보인 거죠. 나까지 끌어들이지는 마시죠.”임서율은 고개를 들어 하도원을 빤히 응시하며 말했다.“그러면 하도원 씨는 휴대폰을 생각했다는 말이에요?”“네. 그런데 휴대폰을 켜면 쓸모없는 전화가 너무 많이 와서요.”하도원은 짜증이 나서 휴대폰을 꺼둔 참이었다.임서율이 고개를 끄덕였다.“그건 그래요. 그래서 저는 예외 번호를 설정해 뒀거든요.”임서율은 이제야 하도원이 왜 연락을 안 했는지 이해가 갔다.‘아니, 본인이 휴대폰을 쓸 생각이 없었으면 나한테 말이라도 하든가.’하도원은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말했다.“그러니까 결국 임서율 씨가 바보였던 거죠.”하도원의 말에 화가 치밀어 오른 임서율은 주먹을 꽉 쥐고 말했다.“그러면 저한테 플래시 켜라고 말해주지 그랬어요!”하도원은 물끄러미 그녀를 응시했다.장난스러운 미소가 사라진 그의 눈빛은 깊고 어두웠다.“임서율 씨, 정말 성가시네요. 직접 손을 잡아 줬잖아요. 이 손이 잡고 싶다고 잡을 수 있는 손인 줄 아세요? 고맙게 생각해요.”임서율은 입술을 삐죽거리며 중얼거렸다.“쳇, 그 손을 잡으면 뭐 복권이라도 당첨되나?”“뭐라고요?”하도원이 갑자기 다가오며 뜨거운 숨결을 그녀의 귓가에 불어넣자, 임서율은 깜짝 놀라 흠칫했다.심장이 쿵쾅거리더니 귀가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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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8화

하도원은 운전석에 앉아 바로 아파트 방향으로 차를 운전했다. 가는 도중 임서율은 하도원의 얼굴색이 창백해진 것을 발견했다.그녀는 하도원의 등에 난 상처가 걱정되었다. 어쨌든 그 상처는 자신 때문에 생긴 거라 모르는 척 방치할 수 없었다.하지만 하도원의 성격을 생각하면 아무리 아파도 이를 악물고 버틸 게 분명했다.남자란 다 그런 자존심 하나쯤은 갖고 사는 법이니까.그녀는 앞쪽에 보이는 약국을 가리키며 말했다.“저기 앞에 차 세워주세요. 약 좀 사 올게요.”“그래요.”하도원이 차를 세우자, 임서율은 안전띠를 풀고 약방으로 가 상처 처치용 붕대와 약을 구매한 뒤 운전석 쪽으로 돌아가 차 문을 두드렸다.하도원은 차 문을 내린 뒤 눈을 가늘게 뜨며 말했다.“왜요?”“운전 좀 하게 해주실래요?”하도원의 눈에 놀람이 스쳤다.“지금요?”“네.”잠시 생각하던 하도원은 안전띠를 풀고 문을 열었다.임서율은 고개를 살짝 숙이며 고맙다는 인사를 한 뒤, 조수석으로 돌아가는 하도원의 등을 살폈다.다행히 피가 많이 나는 것 같지는 않았고 방금은 그저 잠깐 눌려서 상처가 벌어진 듯했다.지금껏 고급 차량을 운전해 본 적이 없었던 임서율은 운전석에 앉자, 마치 꿈을 꾸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조금 설레는 마음도 들었지만 동시에 조심스러움도 밀려왔다.하도원의 이 차가 얼마나 비싼지 그녀도 잘 알고 있었다.만약 실수라도 한다면, 자신을 팔아도 배상을 못 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시동을 걸기 전 그녀는 불안한 마음을 안고 하도원에게 조심스레 물었다.“혹시 운전하다가 문제라고 생기면 나한테 배상하라고 할 거예요?”하도원은 무덤덤하게 답했다.“운전 실력이 그렇게 형편없어요?”“그런 건 아닌데 이렇게 비싼 차는 처음이라 부담스러워서요.”운전대를 잡은 임서율의 손에 땀이 맺히기 시작했다.“보험 들어놨으니 괜찮아요.”임서율이 안도의 숨을 내쉬려는 순간, 하도원이 말을 이었다.“정말로 문제가 생기면 임서율 씨를 주면 되죠.”임서율이 액셀을 밟으며 차를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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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9화

임서율은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말했다.“빨리 와서 상처를 치료하려고 그런 거예요.”그녀는 약국에서 산 약을 들고 차에서 내려 조수석 쪽으로 돌아간 뒤 문을 열며 물었다.“부축해 드릴까요?”하도원은 그제야 무언가 깨달은 듯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그는 조금 전까지도 임서율이 갑자기 왜 운전하겠다고 한 건지 의아해하던 참이었다.운전하게 해달라고 순진한 눈으로 그를 바라보는 임서율의 눈빛에 하도원은 그저 그녀가 운전하고 싶어서 그런다고만 생각했다.그는 손을 저으며 말했다.“괜찮아요.”하도원은 안전띠를 풀고 문을 밀며 차에서 내렸다.차에서 내리며 잠시 멈칫거리는 하도원의 모습에 임서율은 마음이 조여왔다.아파트 현관에 도착하자, 그녀는 비밀번호 키패드를 보며 자리를 비켜주었다.“2000520.”하도원은 임서율더러 직접 입력하라는 듯 제자리에 선 채 비밀번호를 불러주기만 했다.임서율이 번호를 입력하자, 철컥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하도원이 현관으로 들어선 뒤, 그의 뒤를 따르던 임서율은 비밀번호가 왠지 익숙하다는 생각이 들었다.집에 들어선 하도원은 코트를 벗은 뒤 소파에 앉았다.그런데 그의 반려견이었던 율이는 주인에게 달려가지 않고, 오히려 임서율을 향해 돌진했다.커다란 개가 달려드는 모습에 깜짝 놀란 임서율은 꼼짝도 못 한 채 다가오는 율이를 멍하니 바라보았다.율이가 갑자기 점프하며 그녀를 덮치자, 멍하니 서 있던 임서율은 어쩔 새 없이 바닥에 넘어졌다.다행히 부드러운 카펫이 깔려 있었고 넘어지는 순간 본능적으로 손을 뻗어 머리를 부딪히지는 않았다.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율이는 혀를 내밀어 그녀의 얼굴을 핥기 시작했고 머리로 계속해서 임서율을 밀어붙였다.임서율은 예전에는 잘 몰랐지만, 집에 돌아가서 몇 개의 동영상을 통해 개의 행동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대략 이해할 수 있었다.지금 같은 상황이라면 율이는 임서율이 마음에 든다는 뜻이었고 만나서 기쁘다는 표현이었다.하지만 사람처럼 말로 표현할 수 없어 몸으로 계속해서 애정을 표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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