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서율이 주방에서 음식을 다 해서 내오기까지 어느덧 두 시간이 지나 있었다.그녀는 한 번도 요리가 이렇게 힘든 일이라고 느껴본 적이 없었다.특히, 임서율은 갑자기 제육 볶음을 만드는 방법이 기억나지 않아 인터넷에서 레시피를 찾아봄과 동시에 어머니가 만들었던 맛의 기억을 더듬어야 했다.임서율의 어머니가 제일 자신 있어 하던 요리가 바로 제육 볶음이었는데 하도원이 원하는 맛을 내지 못한다면, 이 식사는 전혀 의미가 없었다.임서율은 긴장한 마음을 안고 접시를 식탁에 내려놓은 뒤 소파에 앉아 여전히 휴대폰에 빠져있는 하도원을 돌아보았다.그녀는 그의 뒤로 다가가 입을 열었다.“하 대표님, 식사 하시죠.”하도원은 타자하던 손을 멈추고 식탁 위에 놓여있는, 나름 풍성하게 차려진 점심을 바라보았다.천천히 소파에서 일어난 하도원은 임서율의 앞으로 다가가 긴 팔을 소파 팔걸이에 기댄 채 그녀 쪽으로 몸을 살짝 기울이며 말했다.“임서율 씨, 나는 왜 잔뜩 차려진 음식을 보니 임서율 씨한테 다른 속셈이 있는 것 같죠?”임서율은 무의식적으로, 뒤로 두어 걸음 물러났다.표정은 여전히 담담했지만, 쿵쾅거리는 심장 소리가 귀에까지 들릴 정도로 두근거렸다.그녀는 뻣뻣하게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무슨 소리예요. 하 대표님이 오아시스 프로젝트 경영권만 따주신다면, 그걸로 제 소원은 다 이뤄지는 거예요.”하도원은 더 묻지 않고 몸을 곧게 펴며 시선을 돌린 채 무심하게 대답했다.“그래요? 그러면 식사 하죠.”곧이어 임서율은 하도원 뒤를 따라 식탁으로 걸어갔다.그녀는 입술을 꽉 깨물며 머릿속으로 생각을 정리했다.하도원이 방금 한 그 말은 이미 그녀의 모든 길을 막아버린 것이나 다름없었다.‘이제 와서 다시 도움을 요청하면 화를 낼까?’불안한 마음을 안고 식탁 앞에 앉은 임서율은 상황을 봐가며 대응해야겠다고 생각하며 다시 감정을 추슬렀다.그녀는 젓가락을 들어 제육 볶음을 집어 하도원의 밥공기에 올려주며 말했다.“맛 한번 보세요. 엄마가 한 거랑 똑같다는 장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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