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주헌은 자신이 하도원의 상대가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기에 더 이상의 의견 대립을 원치 않았다.직접 임서율에게 전화를 걸어봤지만 병실 어디에서도 벨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이때 강수진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하 대표님, 화장실을 좀 사용해도 될까요?”“마음대로 하세요.”비록 막지는 않지만 차주헌과 강수진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그들의 속셈이 눈에 뻔했다.하도원의 옆을 지나던 강수진은 등골이 오싹해지는 느낌에 참지 못하고 몸을 떨었다.‘진짜 포스가 장난 아니네.’‘하여튼 임서율은 한심하다니까? 하도원 같은 남자가 이혼녀를 진심으로 좋아할 거라고 생각한 거야? 그냥 놀고 버리는 건데. 쯧쯧.’화장실에 들어간 강수진은 여기저기 살펴보고선 밖으로 나오며 차주헌을 향해 고개를 저었다.때마침 급한 노크 소리가 들려왔고 강수진은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돌렸다.“주헌아, 기자들이 올라온 것 같아.”병원 곳곳에 기자들이 가득하니 더 이상 피할 곳이 없어 마지못해 미간을 찌푸리며 입을 열었다.“일단 열어.”임서율이 없으면 이들이 아무리 떠들어봤자 소용없는 일이다.강수진이 문을 열자 기자들이 우르르 밀려 들어와 차주헌과 하도원을 향해 카메라를 들이댔다.“차주헌 대표님, 하도원 대표님과 사모님의 관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사모님이 밤새 집에 돌아오지 않으셨는데 대표님께선 걱정도 안 하셨나요?”“설마 사모님이 귀가하지 않은 걸 모르고 계셨나요? 두 분의 스캔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여쭤봐도 될까요?”비록 이런 상황을 예상하고 왔지만 막상 기자들의 질문을 들으니 표정이 굳어지며 이마에 핏대가 서렸다.입을 꾹 다물고 있는 차주헌과 달리 하도원은 마치 구경 온 듯 태연하게 담배를 피우며 고개를 들었다.“기자님들, 생각보다 많이 한가하시네요? 남의 사생활을 캐는 게 그렇게 재밌어요?”기자들은 서로 눈빛을 주고받더니 경계하듯 하도원을 바라봤다.존재만으로도 주변 사람들을 소름 끼치게 만드는 인물이라서 그런지 몇몇 기자들은 벌써 물러날 준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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