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이혼 카운트다운, 너를 버릴 시간: Bab 291 - Bab 300

323 Bab

제291화

임서율은 차주헌이 자신을 흔드는 걸 가만히 받아들이며 차가운 미소를 억지로 입가에 걸었다. 그녀의 목소리는 담담했고 감정이라곤 전혀 묻어나지 않았다.“그럼 너는 너 스스로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해?”7년을 함께한 남자였다. 늘 다정했고 사소한 것 하나까지도 살뜰히 챙겨줬고, 심지어 그녀를 위해 목숨까지 내놓을 것 같은 사람이었다.아니, 이제 와서 생각해보면 그마저도 다 연기였을지도 모른다.차주헌에게 묻고 싶지도 않았다. 그 날의 진실이 뭐였는지, 누가 그녀를 구했는지. 그는 대답하지 않을 테니까.당시에 진실을 숨기기로 했던 사람들인데, 지금 와서 그걸 털어놓을 리 없었다.그래도 궁금하긴 했다. 그 날 자신을 구해준 사람이 차주헌이 아니라면 그건 누구였을까?생각나는 인물들을 하나하나 떠올려 봤지만 결국 떠오르지 않았다.그 순간, 차주헌은 지금의 임서율이 왠지 낯설게 느껴졌다.“서율아, 너 요즘 뭔 일 있어? 뭐 힘든 일이라도 생겼어? 나한텐 얘기해도 돼. 우리 약속했잖아.”하지만 지금의 임서율에게는 더 이상 말할 이유도, 기대할 감정도 남아 있지 않았다.그녀는 그의 손을 툭 떨쳐내며 말했다.“아무 일도 없어. 나 정말 괜찮아. 그러니까 괜히 의심하고 따지지 마.”그렇게 말하곤 더는 설명하지 않은 채 뒷걸음질치며 돌아서려 했다.임서율의 무심한 반응에 차주헌의 턱 근육이 바짝 굳었고 눈빛 속에 분노가 스멀스멀 치밀었다.그는 성큼 다가와 임서율의 손목을 다시 거칠게 붙잡았다.“임서율, 도망치지 말고 제대로 말해!”“놔!”임서율은 크게 화를 내진 않았지만 그의 손에 눌린 손목이 아파서 저절로 목소리가 높아졌다.아까 다쳤던 곳이 또 자극돼 욱신거렸다.그녀가 본능적으로 버둥거리자 차주헌은 결국 손을 놓아버렸고 임서율은 여전히 몸에 힘을 잔뜩 준 채 뒤로 밀고 있었기에 중심을 잃고 그대로 넘어졌다.“서율아!”차주헌이 급히 손을 뻗었지만 이미 늦었다.임서율은 중심을 잃은 채 뒤로 고꾸라졌고 머리가 마당 바닥의 날카로운 돌에 세게 부딪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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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2화

하도원은 임규한이 부르는 소리에 잠시 걸음을 멈췄다.임규한은 눈에 걱정이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서율이를 부탁하마.”지금 이 상황에서 그는 임서율을 믿고 맡길 수 있는 사람은 하도원뿐이었다.차주헌은 아직도 정확히 어떻게 그녀가 다쳤는지조차 말이 없다.하도원은 묵직하게 고개를 끄덕였다.“걱정 마십시오. 무사히 지켜내겠습니다.”그는 말을 마치자 곧장 발걸음을 재촉해 뛰쳐나갔다.임규한도 곧 고용인에게 명령을 내렸다.“차 준비해!”하도원은 임서율을 안은 채 거의 미친 듯이 차를 몰았다.도로 규칙 따위는 안중에도 없었고 막히는 길도 거침없이 뚫었으며 몇 번이나 다른 차와 부딪칠 뻔하기도 했다.뒷좌석에 앉아 있던 진승윤은 그런 하도원을 보며 식은땀이 줄줄 흘렀다.그는 수년간 하도원 곁에서 일했지만 이렇게까지 제정신 아닌 모습을 본 건 처음이었다.늘 냉정하고 계산적인 사람인데, 오늘은 정말 미친 사람 같았다.그는 죽을까 봐 겁에 질린 채, 한 손으론 거즈를 꼭 눌러 임서율의 머리에서 흐르는 피를 막고 있었다.피를 너무 많이 흘리면 병원에 도착하기도 전에 상황이 끝날 수도 있었다.하지만 하도원의 속도는 도무지 멈출 줄을 몰랐고 진승윤은 위장이 뒤집히는 걸 느꼈다. 그는 심장이 입까지 치솟은 채, 그저 이를 악물고 버틸 뿐이었다.말 그대로 오늘 하루 목숨 걸고 뛰는 기분이었다.다행히도 큰 사고 없이 병원에 도착했고 진승윤은 마치 죽음의 그림자를 간신히 피해온 사람처럼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하도원은 이미 병원에 도착하기 몇 분 전, 주치의에게 전화를 돌려놨던 상태였다.차가 멈추자마자 의료진이 대기하고 있었고 임서율은 곧바로 들것에 실려 수술실로 옮겨졌다.수술실 문이 닫히는 순간, 하도원은 완전히 맥이 풀린 사람처럼 주저앉았다.진승윤은 밖에서 한참 토악질을 하다가 겨우 안으로 들어왔다. 그는 복장을 다시 추스르고는 하도원에게 다가갔다.“대표님.”하도원은 말없이 고개를 들더니, 갑자기 진승윤의 옷깃을 움켜쥐었다.팔뚝의 핏줄이 솟을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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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3화

임규한은 차가운 눈빛으로 임유나를 한번 흘겨보았다.“네가 직접 본 것도 아닌데, 어떻게 그렇게 확신하듯 네 언니가 그냥 넘어졌다고 말할 수 있지?”“그건...”임유나는 아버지가 이렇게 화를 낸 모습을 처음 봤다. 그녀는 괜히 눈을 피하며 차주헌의 옷자락을 조심스럽게 잡아당겼다.“형부, 아빠한테 말씀드려 봐요. 언니 일부러 밀친 거 아니잖아요, 난 형부 믿어요.”하지만 차주헌은 여전히 고개를 숙인 채 말이 없었다.그때 누군가가 이혜정에게 연락을 한 건지, 그녀가 급하게 나타났다.임씨 일가가 둘러싼 그 장면을 보자 마치 병아리를 지키는 어미닭처럼 서둘러 차주헌 앞으로 나서며 아들을 감쌌다.“지금 뭐 하는 거예요?왜 이렇게들 몰려와서 우리 주헌이 하나만 몰아붙이는 건데요?”임규한은 차주헌을 가리키며 평소의 온화함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표정으로 말을 뱉었다.그 얼굴에는 오직 아버지로서 딸의 억울함을 풀어주고자 하는 분노만이 가득했다.“우리가 언제 당신 아들을 몰아붙였다고 그래요? 오히려 당신 아들이 우리 딸한테 뭘 했어요. 우리 서율이는 아직도 수술실에서 생사를 오가고 있는데, 만에 하나 잘못되면 차주헌, 넌 그 애 어머니한테 뭐라 말할 거냐? 이미 세상 떠난 사람 앞에 어떻게 고개를 들 수 있겠어?”그 자리에 있던 모든 이들이 알고 있었다.강혜수는 생전에 차주헌을 가장 아끼고 지지하던 사람이었다. 그녀가 하늘에서 이 광경을 본다면 땅을 치고 후회할지도 모른다.그런데 이혜정은 상황 파악도 안 된 채, 일단 자기 아들부터 감싸고 돌았다.“내 아들 탓이라는 증거라도 있어요? 젊은 부부들 살다 보면 실랑이도 하고 다투기도 하죠. 그냥 실수로 넘어져서 머리 다친 걸 누가 예상이나 했겠어요?”“주헌이가 얘기 꺼낸 것도 전부 하도원 때문이잖아요. 결혼까지 했으면서 바깥 남자랑 질척거렸어요. 우린 처음부터 임서율한테 경고했어요. 하도원이랑 엮이지 말라고. 우리 차씨 가문이랑 그 인간 사이엔 피할 수 없는 과거가 있으니까. 근데 끝내 안 듣고 그런 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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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4화

정설아는 임규한의 팔을 확 끌어당기며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진짜 정신 좀 차려요, 지금 누굴 상대로 그러는 건지 알아요? 차씨 가문이 아무 가문인 줄 알아요? 그리고 지금 유나랑 하도원은 아직 아무 사이도 아니에요. 지난번 프로젝트 기억 안 나요? 주헌이 덕에 간신히 버텼잖아요. 그때 주헌이가 아니었으면 당신 자금줄 끊어졌어요.”사업하는 사람이라면 다 알고 있었다. 뒤를 봐주는 사람이 없으면 하루아침에 무너지는 건 순식간이라는 것을.하지만 지금 임규한의 머릿속엔 오로지 임서율 생각뿐이었다.“그렇다 쳐. 근데 우리한테 도움 줬다고 해서 내 딸을 희생양으로 삼으라는 거야? 그리고 당신도 좀 생각 좀 해봐. 둘 사이에 무슨 문제가 없었으면 서율이가 왜 멀쩡히 있다가 그 상황에서 넘어졌겠냐고.”정설아는 팔짱을 낀 채, 싸늘한 얼굴로 받아쳤다.“그게 뭐 어때서요? 당신 잊었어요? 서율이는 어차피 우리 임씨 집안 핏줄 아니잖아요. 당신 진짜 딸은 유나예요.”그 말에 임규한의 표정이 확 굳었다.“말이 너무 지나치잖아. 유나가 내 친딸인 건 맞지만 서율이도 우리가 키운 딸이야. 그동안 같이 살아온 세월이 얼만데, 그게 뭐가 달라.”그는 늘 죄책감을 안고 살아왔다. 임태규가 끝까지 임서율을 임씨 집안 식구로 받아들이지 않았던 게, 평생 마음에 걸렸다.정설아는 그런 임규한의 고집을 뻔히 알았기에 더는 말 섞고 싶지도 않았다.“됐으니 맘대로 해요. 난 분명히 경고했어요. 차씨 가문이랑 괜히 엮였다가 회사에 무슨 일 생기면 임 회장님도 살고 싶은 마음이 싹 사라질걸요? 그땐 임씨 가문 조상들 앞에서 무슨 면목이 있겠어요?”그 말은 임규한의 정곡을 찔렀다. 그는 명예도 부도 잃을 수 있지만 임씨 가문의 이름을 더럽힐 수는 없었다. 임태규가 평생을 바쳐 지켜온 명예를 자기 손으로 망가뜨릴 수는 없었다.임규한은 주먹을 불끈 쥐고 입술을 꽉 깨물었다.무능한 자신이 너무나 원망스러웠다. 딸을 지키지 못한 것도, 제대로 억울함을 풀어주지 못하는 것도 말이다.정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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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5화

그래도 다행인 건 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하도원의 성격을 잘 알고 있었다. 그가 체면을 세워줄 마음이 없다면 누가 오든 결과는 변하지 않았다.이혜정도 그런 분위기에 별로 개의치 않았다. 어차피 임씨 집안 문제일 뿐 지금 그녀에게 중요한 건 손주였다.그녀는 차주헌에게 다가가 어깨를 툭툭 두드렸다.“주헌아, 수진이 쪽에 문제가 좀 생긴 것 같아. 배가 아프다고 하던데 얼른 가서 봐줘야 하지 않겠니?”이혜정의 말에 차주헌은 그제야 정신이 번쩍 들었다. 임서율의 목숨이 달린 상황에서 어머니가 이런 말을 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어머니, 지금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 서율이는 아직 생사가 오가는 중이에요. 제가 여길 어떻게 떠나요?”“넌 의사도 아니잖니! 여기 붙어 있는다고 달라질 것도 없고 서율이가 무사하면 내가 바로 연락해줄게.”“아니요. 전 서율이 곁에서 안 떠날 거예요.”차주헌의 말투는 단호했다.이혜정은 그의 귀에 입을 가까이 대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우리가 몇 년을 기다려서 겨우 얻은 애야. 만약 수진이 뱃속 아이한테 무슨 일 생기면 임서율이 죽든 살든, 나는 절대 그 애를 우리 집안에 들이지 않을 거야.”그 말을 들은 순간, 차주헌의 표정이 잠시 흔들렸다.그는 어금니를 꽉 물고 낮게 말했다.“어머니, 제발 저 좀 몰아붙이지 마세요.”“내가 널 몰아붙여? 지금 날 벼랑 끝으로 몰아넣는 건 네가 아니니?”차주헌은 여전히 자리를 뜨지 못하고 서 있었다.답답한 이혜정은 결국 손까지 써가며 그를 밀어댔다.“뭐 하고 있어, 안 가고? 어서 가!”결국 차주헌은 이혜정의 성화에 못 이겨 억지로 발걸음을 옮겼다.그는 임규한과 정설아 앞으로 다가와 예를 갖추어 허리를 숙였다. 그는 이미 마음을 정리한 듯, 눈빛도 말투도 차분해져 있었다.“아버님, 어머님. 서율이 잘 부탁드립니다. 수술 끝나면 바로 연락 주세요.”임규한은 믿을 수 없다는 듯 차주헌을 바라보았다. 그는 떨리는 목소리로 겨우 입을 뗐다.“지금 뭐라고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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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6화

임규한이 급히 다가갔다.“의사 선생님, 제 딸은 어떻게 됐습니까?”의사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다행히 고비는 넘겼습니다. 하지만 아직 의식이 없습니다. 언제 깨어날지 저희도 장담할 수 없어요. 머리를 부딪히면서 뇌출혈이 있었거든요. 병원에 조금만 늦게 도착했어도, 지금쯤 생명도 장담 못 했을 겁니다.”의사의 말을 들은 임규한은 다리에 힘이 풀려 뒤로 두 걸음 물러섰다. 하도원이 뒤에서 부축해주지 않았다면 그대로 주저앉았을지도 모른다.“아저씨...”임규한은 얼굴이 창백해진 채 손을 저었다.“괘, 괜찮다. 괜찮아...”“살아 있기만 하면 됐지, 살아 있으면 된 거야...”그 옆에 있던 임유나는 임서율이 살아 있다는 말에 손톱을 파고들 정도로 손을 꽉 쥐었다.‘진짜 목숨 하나는 질기네.’머리를 다쳤다길래 당연히 못 버틸 줄 알았더니, 이런 상황에서도 살아 있다니.하늘은 정말 눈이 멀었나 보다. 그냥 데려가 버리면 좋았을 텐데...다른 사람들에 비해 하도원은 한층 침착했다.“선생님, 환자는 언제쯤 의식을 찾을 수 있습니까?”의사는 고개를 저으며 무거운 표정을 지었다.“일반적으로는 24시간 안에 깨어납니다. 하지만 그 시간을 넘기면 그땐 정말 하늘의 뜻에 달려 있어요.”임규한은 당황한 나머지 손까지 떨기 시작했다.“그, 그 말은 우리 서율이가 식물인간이 된다는 얘기입니까?”“꼭 그렇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환자가 강한 생존 의지를 가지고 있다면 의식이 돌아올 수도 있어요.”임규한은 거의 주저앉기 직전이었고 정설아가 다가가 그의 팔을 잡아 부축했다.“여보, 너무 걱정하지 마요. 서율인 착한 아이라 분명 하늘이 도와줄 거예요. 언니가 하늘에서 지켜주고 있을지도 모르죠. 일단 당신 건강부터 챙겨요.”정설아가 부축한 덕분에 임규한은 의자에 앉을 수 있었고 곧 간호사들이 임서율을 병실로 옮겼다.잠시 후, 이혜정이 가방을 들고 병실 안으로 들어왔다. 그녀는 임규한과 정설아를 쓱 훑어보더니 말했다.“이제 별다른 일도 없는 것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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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7화

하도원은 조용히 말했다.“임유나 씨랑 엮인 건 그냥 상황이 그랬을 뿐이에요. 그나저나...”그는 말을 멈추더니 작게 웃음을 흘렸다.낮고 단단한 웃음소리였지만 임유나는 그 안에 깔린 냉소를 똑똑히 들을 수 있었다.“강 선생님 친딸은 당신 아닌가요?”그 말에 임유나는 온몸이 얼어붙었다. 정신이 아득해졌고 목까지 뻣뻣해진 채 하도원을 바라보았다.“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어요.”오늘따라 하도원은 여유가 있었다. 평소 같았으면 벌써 자리를 떴을 사람이었지만 지금 그는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 입술 사이에 하나 물고 라이터 불을 붙였다.한 모금 깊이 빨고 나서 내뱉은 연기는 흐릿하게 그의 날렵한 얼굴선을 감쌌다.“임서율 씨는 양녀인데도 어머니 걱정을 하더군요. 근데 친딸은 머릿속에 온통 어떻게 하면 잘난 집안에 시집갈까 하는 생각뿐이었어요.”임유나는 그 말에 표정이 굳었고 심장이 무언가에 조여 오는 듯 답답했다.그녀는 겨우 남은 이성으로 자신을 변명했다.“그건 저도 할아버지한테 말해봤어요. 그치만 엄마는 가족을 버리고 연구에만 미쳐 있었고 저는 시골에서 데려온 아이였잖아요. 말할 수 있는 위치도 아니었고요.”그녀는 하도원의 표정을 살피며 조심스레 말끝을 흐렸다.하지만 하도원은 아무런 반응도 없이 그저 무심하게 대답했다.“그래요. 이제 그만 돌아가시죠.”그는 다 피운 담배를 손가락으로 톡 튕겨 쓰레기통에 정확히 넣고는 걸음을 옮겼다.“도원 씨!”임유나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그를 불렀다. 하도원이 잠시 멈춰서자 그녀는 속으로 희망을 품었다.하지만 그가 고개를 살짝 돌리며 냉랭하게 말했다.“참고로 그 이름은 아무나 부를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앞으로는 하 대표라고 부르세요.”그는 더 이상 말하지 않고 병원 문을 나섰고 임유나는 한참이 지나서야 정신이 들었다.그녀는 손톱이 손바닥을 파고들 만큼 꽉 쥐고 있었고 그 통증이 그녀를 현실로 끌어냈다.가슴 깊숙한 곳에서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임서율, 또 임서율이었다. 왜 사람들은 다 임서율만 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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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8화

하도원은 그 말을 듣고 코웃음을 쳤다.“차주헌은 그냥 미친 개지. 누구든지 물어뜯지 않으면 못 견디는 놈이니까.”진승윤도 거들었다.“그러게요. 그래도 임서율 씨랑 7년이나 같이 있었는데, 그 정도 믿음도 없나 봅니다. 남 욕하기 전에 본인부터 돌아봤으면 좋겠네요.”잠시 침묵이 흘렀고 진승윤이 조심스레 말을 이었다.“대표님, 그리고 강수진 씨가 임신했다는 얘기 들으셨죠? 오늘 차주헌 씨가 갑자기 병원에서 나간 것도 그쪽 컨디션이 안 좋아서였답니다.”“허, 역시 운성시 최고 로맨티스트답네. 자기 아내는 생사가 오가고 있는데, 애인 챙기러 간다? 짐승이란 말도 아까워.”하도원은 짧게 한숨을 쉬고 이마를 문질렀다.“그 자식한테 기회를 넘기면 저 애를 잘 보살펴줄 줄 알았는데...”진승윤이 눈썹을 찌푸렸다.“방금 뭐라고 하셨어요, 대표님?”하도원은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창문에 손가락을 두드렸다.“이미 바닥까지 떨어진 놈인데 체면 지켜줄 필요 없지. 그냥 하늘에 있는 강 선생님을 대신해 한풀이해주는 셈 치자.”그러고는 진승윤에게 몇 마디를 낮게 속삭였다.진승윤의 얼굴빛이 순간 굳어졌다.“이건 정말 판을 흔드는 일입니다. 회장님이 이 사실을 알게 되면 가만있지 않을 텐데요.”하도원은 오히려 입꼬리를 올렸고 잘생긴 얼굴에 위험한 웃음이 번졌다.“맞으면 되지. 맞는 데는 익숙하거든.”진승윤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그럼 오늘 밤에 병원 쪽엔 안 가시겠습니까?”“응. 난 빠지고 사람만 붙여놔. 내가 거기 계속 붙어 있으면 오히려 티 나.”그렇게 말하고 하도원은 눈을 감고 관자놀이를 지그시 눌렀다.한편, 병원에 돌아온 임유나는 정설아에게 붙잡혔다.“어때? 하 대표랑 좀 진전 있던 거야?”임유나는 축 처진 채, 정설아의 손을 뿌리쳤다.“진전은 무슨, 아예 벽이예요, 벽. 그리고 엄청 날카로운 말만 골라서 했어요. 엄마, 나 진짜 느낌이 안 좋아요. 하 대표가 날 싫어하는 것 같아요.”그녀의 얼굴엔 불안한 기색이 역력했다.정설아는 다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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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9화

정설아는 입꼬리를 씰룩였다.“넌 진짜 머리에 꽃만 피었니? 엄마가 말했지? 남녀 사이에 순수한 우정 같은 건 없어.”“엄마, 제발 좀 도와줘요. 아까 하 대표 완전 차갑게 굴었어요. 심지어 ‘도원 씨’라고도 부르지 말래요.”임유나는 아직도 그 순간이 떠오를 때마다 수치심이 밀려왔다.하도원이 했던 말 하나하나가 가슴 깊이 숨겨둔 자존심을 산산이 부숴놓았고 그 상처는 그대로 드러난 채 피를 흘리고 있었다.그동안 그렇게 애쓰며 임씨 가문 딸로 인정받으려고 노력해왔는데, 아무리 발버둥 쳐도 사람들은 항상 임서율보다 못하다고만 했다.정설아는 그런 임유나의 어깨를 다독이며 위로했다.“그래, 알았어. 너무 조급해하지 마. 일단 잠깐 나랑 나가보자. 할 얘기 좀 있어.”“네.”임유나는 정설아를 따라 병실 밖으로 나왔다.사람들이 없는 복도 한쪽에 다다르자 정설아가 조용히 속삭였다.“뭘 그렇게 겁내? 어차피 네 언니 아직 안 깼잖아. 그리고 솔직히 깰 수 있을지도 모르는 상황이야.”임유나는 그 말을 듣고 뭔가 감을 잡은 듯 눈빛이 잠시 반짝였지만 곧 다시 어두워졌다.“근데 의사 말로는 완전히 가능성이 없는 것도 아니래요. 혹시라도 깨어나면 어떡해요?”정설아는 임유나 귀에 바짝 다가가 조용히 속삭였다.“걱정 마. 이런 일은 결국 사람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린 거야. 그리고 의사도 그랬잖아? 뇌에 충격도 있고 뇌출혈도 있었다고.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거라고.”임유나는 불안에 찬 눈빛으로 정설아를 바라봤다.“엄마, 설마 진짜 그런 걸 하자는 건 아니죠?”정설아는 겁에 질린 딸의 얼굴을 보자 짜증이 난 듯 그녀의 손을 걷어냈다.“겁만 잔뜩 먹고선 뭘 하겠다는 거야? 안 하겠으면 그냥 놔둬. 결국 깨어나서 네 남자까지 뺏어가면 어떡하니. 계속 그렇게 눌려 살든가, 이번 한 번 마음 독하게 먹든가. 결정은 네가 해.”말을 끝낸 정설아는 더는 미련 없이 돌아섰고 임유나는 입술을 꽉 깨물고 눈썹을 잔뜩 찌푸린 채 그 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정말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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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0화

그는 바지자락을 움켜쥔 채 이마에 핏줄이 도드라졌고 눈동자 깊숙한 곳에는 깊은 후회와 자책이 깔려 있었다.오늘 도대체 왜 그랬던 걸까. 무슨 일이 있더라도 임서율에게 손을 대서는 안 됐고 그녀가 다치게 내버려두는 건 더더욱 안 됐다.강수진은 곁에 있는 차주헌의 시선이 전혀 자신에게 머물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었다.그의 마음은 이미 병원에 있는 임서율에게 가 있었으니까.그녀는 애써 불안한 눈빛을 감추며 조용히 말했다.“주헌아, 그렇게 마음이 쓰이면 그냥 병원 가서 옆에 있어. 난 괜찮아. 뱃속 아기도 이렇게 약하진 않을 거야. 혹시라도 무슨 일이 생긴다면, 그건 그 아이 운이 그만큼이었던 거겠지.”“왜 하필 이런 때에 그런 사고가 난 건지.”차주헌은 시선을 다시 그녀에게 돌리며 물었다.“아까 의사가 뭐라고 했어?”강수진은 고개를 숙이며 자신의 아랫배를 슬쩍 바라봤다.“별말은 안 했어. 아직 태아 상태가 불안정해서 오늘 밤까지는 지켜봐야 한대. 오늘 밤 무사히 넘기면 안정될 거고 만약 출혈이 생기면 바로 병원 가야 한대.”차주헌은 눈살을 깊게 찌푸렸다.지금 이 상황에서 오늘 밤까지 기다릴 여유가 있을까. 임서율 쪽 상황도 아직 오리무중인데...그는 결국 자리에서 일어나 휴대폰을 들었다.“일단 좀 쉬어. 나 전화 한 통만 하고 올게.”강수진은 순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응, 다녀와.”차주헌은 병실을 나와 곧장 이혜정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화가 연결되자마자 그는 다급하게 물었다.“어머니, 서율이 상태 어때요?”“일단 목숨은 건졌으니 걱정 마. 근데 언제 깨어날진 모르겠다더라.”차주헌의 얼굴은 금세 굳어졌다.“뭐라고요? 깨어나지 못할 수도 있다고요?”이혜정은 아들이 아직도 임서율 생각뿐인 게 못마땅했다.“주헌아, 현실 좀 봐. 임서율이 이제 다시 못 깨어날 가능성도 크다고. 대체 왜 그렇게 미련을 갖고 있는 거야.”하지만 차주헌은 지금 이 상황이 전혀 정리가 안 되고 있었다. 머릿속이 마치 회전하는 팽이처럼 멈추지 않았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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