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이혼 카운트다운, 너를 버릴 시간: Bab 341 - Bab 350

510 Bab

제341화

임서율은 그 메시지를 보고 마음이 무거워졌다. 역시 하도원은 손발이 빠른 사람이었다. 겨우 얼마 되지도 않은 시간 만에 그녀의 전화번호부터 위치까지 다 파악해버렸다.하지만 그녀가 그 사실을 인정할 리 없었다. 아예 답장도 하지 않고 휴대폰을 집어넣으려는 순간, 또 한 통의 메시지가 떴다.[3초 안에 답장 안 하면 내가 직접 와서 잡을 거예요.]임서율은 그 메시지를 보고 손이 떨렸다.하도원이 그녀의 머리 뒤에 몰래 감시 카메라를 단 게 아닌가 하는 의심까지 들었다. 아니면 어떻게 생각하는 것까지 다 알 수 있겠는가.지금은 어찌할 겨를도 없었다. 하도원은 말한 대로 행동하는 사람이니까.급히 휴대폰을 들고 답장하려 했지만 머릿속이 하얘져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전혀 떠오르지 않았다.그렇게 3초가 훌쩍 지나갔고 임서율은 당황한 나머지 그저 한 글자 찍어 보낼 수밖에 없었다.이것도 답장이라고 해야 하나.곧바로 메시지가 또 도착했다.[이건 최신식 채팅법인가요?][대표님께서 3초라고 하셨잖아요.]하도원은 그걸 보고 웃음이 터졌다.[이럴 땐 잘 듣네요?]임서율은 더 이상 하도원과 시간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대표님, 하실 말씀 있으시면 그냥 말씀하세요.]임규한의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 그녀는 서둘러 임규한의 남은 소원을 도와야 했고 임씨 가문의 집안 일도 차근차근 정리해야 했다.그것도 딸로서 아버지께 해드릴 수 있는 마지막 일이라 생각했다.[오늘 일은 내일 따지러 오죠. 임서율 씨, 그런 수작 좀 덜 써요. 너무 똑똑하면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거든요.]임서율은 그저 보기만 하고 답장은 하지 않았다.다행히 하도원에게서 오늘 밤 오라는 말은 없었다.임서율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목적은 달성했으니 오늘 벌어진 소동이 적어도 헛수고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물, 물...”임규한이 혼미한 상태로 중얼거렸다.임서율은 재빨리 휴대폰을 넣고 자리에서 일어났다.“아빠, 잠깐만요. 금방 물 가져다 드릴게요.”그녀는 물병을 집어 들고 병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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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2화

차주헌은 강수진의 당황한 얼굴을 보고 깜짝 놀라 물었다.“무슨 일이야?”강수진은 차주헌을 보고서야 겨우 안도하며 본능적으로 그의 옷자락을 잡았다.“나, 나 방금 서율 씨를 본 것 같아.”차주헌은 이 말을 듣고 이마에 주름을 깊게 잡으며 말했다.“뭐라고? 임서율을 봤다고?”“대충 본 거라 확실하진 않아. 게다가 서율 씨가 이렇게 오래 모습을 감췄는데, 어쩌면 이미 죽은 걸 수도 있잖아.”“주헌아, 내가 혹시 착각한 걸지도 몰라.”강수진은 차주헌이 임서율 이야기를 꺼낼 때마다 눈빛이 미묘하게 변하는 걸 느꼈다. 그가 몰래 임서율을 찾고 있었다는 사실도 이미 알고 있었다.차주헌이 잠시 생각에 잠긴 듯 말했다.“꼭 착각이라고만 할 수는 없지.”강수진의 몸이 굳었다. 그녀는 두려움이 스친 눈으로 그를 바라봤다.“주헌아, 그게 무슨 뜻이야? 설마, 방금 내가 본 사람이 서율 씨라고 생각하는 거야?”“잘 생각해 봐. 경찰은 실종 신고만 접수했지, 죽었다고 확정한 적은 없어. 게다가 아저씨가 지금 위독해서 이 병원에 입원해 있대.”“임서율은 가족을 목숨처럼 여기는 사람이야. 만약 살아 있다면 아버지가 위중하다는 걸 알고 가만히 있을 수 있겠어?”차주헌은 손가락을 세게 쥐며 속으로 한탄했다. 왜 진작 임규한을 미끼로 삼아 임서율을 불러낼 생각을 못 했을까.그렇게 오랜 세월 허송세월만 했다는 사실이 뼈아팠다. 수많은 사람을 동원해도 그녀의 흔적은 단 하나도 찾지 못했는데, 임서율은 도대체 어디에 숨어 있었던 걸까.그의 시선이 달라진 걸 알아챈 강수진은 입술을 세게 깨물며 불만을 숨기지 못했다.혹시 차주헌이 임서율과 옛정을 다시 이어가려는 건 아닐까?그녀가 생각을 다 정리하기도 전에 차주헌이 말했다.“아저씨가 이 층에 있어. 네가 본 게 진짜 임서율이라면 가서 확인해보자. 분명 뭔가 있을 거야.”그는 말을 마치자마자 병동 쪽으로 성큼 걸어갔다.강수진은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다 입을 열려 했지만 결국 삼키고 말았다.‘그래, 임서율이 살아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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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3화

강수진은 삐걱거리는 문 소리에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그녀는 두 눈을 부릅뜨고 경계심 가득한 시선으로 천천히 열리는 병실 문을 바라봤다.약을 교체하러 들어온 간호사는 두 사람이 자신을 묘한 눈빛으로 바라보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두 분, 무슨 일 있으신가요?”차주헌의 눈빛이 순간 어두워졌다.강수진은 마치 한시름 놓은 듯 속으로 다행이라고 안도했다.차주헌이 다가가 조심스레 물었다.“혹시 최근 며칠 동안, 환자분을 돌본 사람이 누군지 아세요?”간호사가 답했다.“그분 따님이요.”차주헌은 본능적으로 휴대폰에서 사진을 꺼내 보여줬다.“혹시 이 사람인가요?”간호사는 잠시 눈을 감았다 뜨며 기억을 더듬더니 고개를 저었다.“아니에요.”차주헌이 간절한 표정을 짓는 걸 보자, 강수진의 가슴이 솜덩이로 눌린 듯 답답해졌다.언제나 맑던 그녀의 눈동자는 금세 충혈되어 붉게 물들었다.차주헌이 임서율에게 이렇게까지 집착할 줄 알았다면 아까 그런 말은 하지 말았어야 했다.강수진은 깊게 숨을 들이쉬고 그의 곁으로 다가갔다.“주헌아, 내가 착각한 거라니까. 제발 이제 그만 물어봐. 지금 우리 임씨 가문이랑도 관계가 안 좋은데, 괜히 오래 머물다 곤란한 일 생기면 어쩌려고 그래. 얼른 가자.”차주헌은 고개를 끄덕이며 강수진과 함께 병실을 나섰다.간호사는 임규한의 약을 새로 교체해 주었다.그때, 병실 문이 다시 열렸고 임서율이 들어왔다.간호사는 몸을 돌려 그녀를 보며 말했다.“서율 씨, 아까 두 분은 제가 돌려보냈어요.”임서율은 봉투 하나를 건넸다.“수고 많으셨습니다.”간호사는 환하게 웃으며 봉투를 받았다.“별말씀을요. 걱정 마시고, 저는 먼저 가볼게요.”“아빠도 앞으로 잘 부탁드려요.”임서율은 앞으로 며칠간 24시간 병실을 지키기 어려울 것을 걱정하고 있었다.간호사는 다시 한번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네.”병실 문이 닫히자 임서율의 평온하던 눈빛이 순식간에 예리한 칼날처럼 차갑게 변했다.사실 그녀는 강수진을 훨씬 먼저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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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4화

“그리고 유나랑 그 사람도 가만있지 않을 거다. 너도 조심해야 해. 난 무능해서 널 지켜주지 못할 거야.”그는 숨을 고르며 말을 이어갔다.“절대 임씨 가문이 저 사람들 손에 넘어가게 해서는 안 된다. 대대로 쌓아온 피땀 어린 모든 게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어. 그러면 죽은 뒤에 조상님들 앞에서 어떻게 얼굴을 들겠니.”말을 마친 임규한은 힘이 빠져 다시 침상에 누웠다.임서율이 초조한 목소리로 말했다.“아빠, 이제 그만 쉬고 더는 말씀하지 마세요. 아빠 마음 다 알고 있어요. 꼭 지킬게요.”임규한은 고통에 겨워 눈을 감았다.그의 상태는 점점 나빠지는 것 같았고 간호사 말로는 밤마다 잠도 제대로 못 잔다고 했다.임서율은 결국 조현우에게 상의하기로 했다.옆 진료실로 가자, 조현우는 그녀를 보고는 잠시 놀란 표정을 지었다.“서... 서율 씨, 여기서 뵐 줄은 몰랐네요.”임서율은 그 순간 스친 당황스러운 기색을 놓치지 않았다.“조 선생님, 절 보고 놀라신 것 같은데 제가 여기 있는 게 그렇게 이상한가요?”조현우는 어색하게 웃으며 변명했다.“그런 뜻이 아니에요. 그냥 제가 도원 형에게 서율 씨의 행방을 말한 건 아니에요. 형이 스스로 알아낸 거니까 오해하지 마세요.”임서율은 그가 서둘러 해명하는 모습에 웃음이 났다.“전 조 선생님 탓 안 해요. 하 대표님이 제 행방을 어떻게 알았든 상관없어요.”어차피 아버지 상태 때문에 당분간 이곳에 머물러야 했고 하도원도 언젠가는 알게 될 일이었다.조현우는 그녀가 화내지 않자 안도한 듯 말했다.“요즘 마음가짐이 예전보다 훨씬 좋아 보이네요.”임서율은 담담히 웃었다.“아마 죽음의 경계를 넘나들다 보니, 중요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게 분명해진 것 같아요.”조현우가 고개를 끄덕였다.“맞아요. 그런 경험은 사람을 바꾸죠.”임서율이 본론으로 들어갔다.“아빠 상태가 이 정도면 얼마나 더 버틸까요? 조금이라도 편하게 해드릴 방법이 있을까요? 요즘은 혼미할 때도 많고 헛소리를 하실 때도 있어요.”조현우가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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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5화

조현우는 웃으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임서율은 임규한이 깨어나면 아마도 뭔가 먹어야 할 것 같아, 밖에 나가 간단한 음식을 사 오려 했다.그때였다.“서율아...”응급실 근처를 지나던 중, 한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는데 믿기 힘든 기색이 담겨있었다.등 뒤가 서늘해진 임서율은 발걸음을 멈췄고 천천히 뒤돌아섰다.양지우와 시선이 마주친 순간, 그녀의 눈동자가 급격히 수축했다. 두 사람은 몇 초 동안 얼어붙은 듯 서로를 바라봤다.양지우는 천천히 다가오더니 떨리는 입술로 겨우 말을 꺼냈다.“정말 너였구나, 서율아...”잠시 후, 두 사람은 병원 입구 근처 카페에 마주 앉았다. 양지우는 정신을 가다듬었지만 눈가가 붉게 물들어 있었고 목이 메인 채 말했다.“너 이 몇 년 동안 도대체 어디 있었던 거야? 난 네가 죽었다고만 생각했어!”그 말과 함께 눈물이 터져 나왔다.임서율은 휴지를 건네며 조용히 말했다.“미안해. 떠날 때 너한테도 말 못 했어. 사실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어. 이번에 돌아온 것도 우연이야. 원래는 다시 돌아올 생각이 없었으니까 그냥 죽은 걸로 생각해도 괜찮을 것 같았어.”양지우는 깊게 숨을 들이쉬며 휴지를 받아들었다.“넌 모를 거야. 이 몇 년 동안 내가 얼마나 너를 그리워했는지. 네가 살아 있는지 죽었는지도 몰랐지만 분명 말 못 할 사정이 있을 거라 믿었어.”임서율은 손을 뻗어 양지우의 손을 감싸 쥐며 부드럽게 웃었다.“이해해줘서 고마워. 그런데 너는 잘 지냈어? 차주헌이 내 일로 너 괴롭히진 않았지?”양지우는 한숨을 내쉬었다.“네가 떠난 뒤에 차 대표 기분이 많이 안 좋았어. 네 행방을 묻긴 했는데, 난 모른다고 했거든. 그런데 그 사람이 우리 집을 그냥 가져가 버렸어. 지금은 강수진 어머니가 그 집에 살고 있어.”임서율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하지만 그 집은 계약 기간이 남아 있었잖아. 기간이 끝나기 전엔 함부로 내보낼 권리가 없어!”“강수진은 계약서를 봤다고 했지만 그건 네가 나와 한 계약이었고 차 대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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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6화

임서율은 두 손으로 탁자 모서리를 꾹 움켜쥐었다.가슴속에서 화가 치밀어 올랐고 담담하던 표정이 순식간에 싸늘하게 굳었다.“차주헌, 정말 죽은 사람조차 가만두질 않네.”그녀가 남겨둔 이혼 합의서마저 이용해 그녀를 깎아내리다니.이쯤 됐다면 더 이상 그의 체면을 봐줄 이유도 없었다.마주 앉은 양지우는 임서율의 차갑게 가라앉은 눈빛을 보며 온몸이 움찔했다.5년 전, 온순하고 평온하던 그녀와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있었다.순간, 스치는 냉기에 그녀도 모르게 외투 앞섶을 여몄다.“서율아, 너 설마 그 사람들한테 따지러 가려는 거 아니지? 그만두는 게 좋을 거야. 아무리 지금 성운이 재호 그룹보다 못하다고 해도 넌 이제 평범한 사람이잖아. 절대 그들과 맞설 수 없어.”양지우는 걱정이 앞섰다. 임서율은 겨우 그 결혼에서 벗어났고 이제는 그녀를 도와줄 사람도 한 명 없는 상황이었다.만약 차주헌과 강수진이 그녀가 살아있단 걸 알게 된다면 어떻게 나올지 뻔했다.임서율도 그녀가 걱정하는 걸 알고 있었다.“걱정 마. 나도 선은 지킬 거고 정체를 드러낼 생각도 없어. 다만, 그 전에 네가 날 좀 도와줬으면 해.”양지우가 마다할 이유는 없었다.“말해 봐.”임서율의 계획을 다 들은 양지우는 존경이 담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봤다.“너 지난 몇 년 동안 공부라도 하고 온 거야? 너무 대단해. 근데 이렇게 판을 흔들어놓으면 차씨 가문이 뒤집히겠네.”임서율은 눈가에 차가운 웃음을 띠었다.“다 자초한 일이잖아.”“맞아, 정말 그럴 만해. 그거 알아? 그때 너한테 불리한 기사들을 보고 내가 얼마나 충격받았는지. 한때 그렇게 사랑하던 부부가 어쩌다 저 지경까지 가게 됐는지 도저히 상상이 안 됐어.”“넌 이미 세상에서 사라진 사람이었는데 그 여자는 자기 살겠다고 네 등에 또 한 번 칼을 꽂더라. 네 이름을 더럽히고, 너를 모함하고... 아무리 내가 해명하려 해도 소문을 막긴 힘들었어. 아니었으면 진짜 당장이라도 그 입들 전부 찢어버렸을 거야.”양지우는 말하며 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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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7화

차주헌은 재빨리 휴대폰을 열어 영상을 확인했다.그 순간, 이마의 핏줄이 불끈 솟았고 얼굴빛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강수진은 그의 표정이 심상치 않은 걸 보고 다가왔다.“무슨 일이야?”차주헌은 이미 자기 세계 속에 빠져 눈빛이 매섭게 가라앉아 있었다.“말도 안 돼. 이 영상이 어떻게 올라온 거지? 그럴 리가 없는데...”강수진도 화면 속 영상을 보자 얼굴이 순식간에 창백해졌다.“대체 누가 올린 거야?”영상 속에는 차주헌과 강수진이 처음 관계를 트기 시작했을 무렵, 둘이 해변의 오두막에서 함께 있는 장면과 이후 만날 때마다 나눈 은밀한 모습들이 모두 담겨 있었다.심지어 예전에 강수진이 그와 임서율의 신혼집에 찾아갔던 장면까지 있었다.차주헌은 소파에 털썩 주저앉았다.그는 긴장할 때마다 손가락을 깨무는 버릇이 있었는데 뭔가를 곰곰이 계산하는 듯했다.하지만 아래 달린 댓글은 차마 다 읽을 수도 없을 만큼 모두가 비난과 욕설 일색이었다.[뭐야 이거, 차주헌이 5년 전부터 강수진이랑 붙어먹은 거네? 그럼 당시 임서율이 배신한 게 아니라, 이 인간이 지고지순한 남편 코스프레였네?][와... 제대로 뒤통수다. 우리를 원숭이 취급한 거야?][이 더러운 커플 진짜 역겹다. 그때 임서율이랑 싸우고 밀쳤다더니, 어쩌면 일부러 해친 거 아냐? 고소당할까 봐?][소설이 현실이 됐네. 임서율이 이미 이 둘의 관계를 알고 조용히 이혼 협의서 쓰고 떠나려 한 거일 수도.][근데 그걸 차주헌이 눈치채고 임서율을 사라지게 만든 다음, 미리 쓰여 있던 이혼서로 빠져나갔다고? 소름...][7년간 사랑한 남자가 알고 보니 목숨을 노린 악마라니... 경찰 재수사해야 한다!][맞아, 이런 놈은 절대 그냥 놔두면 안 돼.][아... 임서율 너무 불쌍하다. 이런 짐승보다 못한 놈한테 시집간 게 원통해서 죽어도 눈 못 감았겠다.]이런 글들이 폭주하듯 쏟아졌고 운성 경찰을 태그하며 차주헌의 범행 가능성을 조사하라는 목소리도 커졌다.거기다 강수진의 인스타 계정은 비난 톡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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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8화

강수진은 말을 하면 할수록 목이 메어 결국 소파에 앉아 낮게 훌쩍이기 시작했다.차주헌은 속이 잔뜩 뒤틀렸다. 5년 전 느꼈던 그 불안감이 마치 터진 댐처럼 거세게 몰려왔다.그는 관자놀이를 지그시 눌렀다 풀며 손을 뻗어 강수진의 어깨를 토닥였다.“온라인에 떠드는 사람들 말은 대충 흘려. 신경 쓰지 마. 솔직히 그때 네가 안 떠났다면 우리 이미 오래 전에 만났을 거야. 가정 파괴했다는 소리 따윈 나올 이유도 없었고.”강수진은 토끼처럼 빨갛게 충혈된 눈으로 그를 올려다보았다.“주헌아, 정말 나 원망하지 않는 거야?”“널 탓할 게 뭐가 있어. 걱정 마. 이 비서한테 확인시킬 거야. 무슨 일인지 알아볼 테니까 넌 집에 있어. 요 며칠은 절대 밖에 나가지 마.”“하지만 회사 프로젝트는 아직 내가 맡고 있잖아. 지금이 제일 중요한 시기인데, 어떻게 안 가.”말을 잇던 강수진은 문득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스쳤다.그녀는 재빨리 차주헌 팔을 붙잡았다.“주헌아, 우리가 병원에서 본 그 사람 설마 정말 서율 씨 아니야? 혹시 이 모든 게 그 사람이 꾸민 거면 어떡해?”처음엔 확신이 없었다. 하지만 요즘 벌어지는 일들이 너무 기묘했다. 마치 누군가 계획적으로 차례차례 던져놓은 폭탄처럼.게다가 5년 전 그녀와 차주헌의 일을 다시 꺼낼 수 있는 사람은 임서율 말고 또 누가 있겠는가.그녀는 임서율이 떠난 뒤, 남겨둔 편지와 이혼 서류를 보고서야 그가 얼마나 오래 참고 버텼는지 알게 되었다.하지만 임서율의 실종은 차주헌에게도 큰 충격을 안겼고 그의 인생을 완전히 뒤흔들어 놓았다.차주헌은 최근 1년에 겨우 안정을 되찾았고, 그 이전 모습은 강수진조차 다시 떠올리고 싶지 않았다.모든 원인은 임서율이었다.임서율이 살아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차주헌의 눈동자가 크게 흔들렸다.강수진은 그 변화를 분명히 보았다.겉으로는 담담한 표정이었지만 마음속은 이미 큰 파도가 일고 있었다. 그가 아직도 임서율을 신경 쓰고 있음이 틀림없었다.아니었다면 이름을 듣는 순간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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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9화

이재우는 그 말에 잠시 놀랐다.그도 잘 알고 있었다. 차주헌이 겉으로는 모든 걸 내려놓은 듯 보였지만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는 걸.하지만 이제 와서 설령 임서율이 돌아온다 한들 이미 너무 늦은 상황이었다.“다시 알아보겠습니다. 하지만 대표님, 지금은 우선 회사로 가셔서 프로젝트부터 처리하셔야 합니다. 주주들이 이미 난리 치고 있어요.”“그래.”차주헌은 앞으로 처리해야 할 일들을 떠올리자 짜증이 치밀어 올랐다.그는 주먹을 꽉 쥔 채, 핸들 위를 거칠게 내려쳤다.사람이든 귀신이든, 반드시 진상을 밝혀내고 말겠다고 다짐했다.그가 회사 빌딩 앞에 도착했을 때, 맞은편 22층에서 날카로운 시선이 그를 주시하고 있었다....진승윤이 서류를 들고 와 하도원의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대표님, 요청하신 자료는 확보했습니다만 정보가 완전하진 않습니다. 누군가 서율 씨 뒤에서 철저히 입막음을 하는 것 같습니다.”하도원은 시선을 거두며, 뚜렷한 마디가 드러나는 손가락으로 손목시계를 스쳤다.그리고는 입가에 담배를 물고 낮게 중얼거렸다.“아마 영상은 직접 흘린 거겠지. 예전엔 내가 너무 얕봤어. 이렇게 크게 판을 벌려놓을 줄이야. 언제 얼굴을 내밀지나 보자고.”진승윤은 그의 의도를 알아채고 말을 이었다.“오늘 병원 앞에서 임서율 씨가 양지우 씨와 마주쳤습니다. 아마 양지우 씨가 예전 일을 전한 것 같습니다.”하도원은 입꼬리를 비스듬히 올렸다.“그러니 움직이기 시작한 거군. 강 선생님 딸답네.”사실 그는 예전부터 느꼈다. 임서율의 얌전한 모습은 결코 그녀 본래의 성정이 아니라고.“어쩌면 지금이야말로 진짜 모습일지도 모르지.”진승윤이 되물었다.“그럼 그동안은 다 연기였단 말씀이십니까?”하도원은 5년 전, 임서율이 차주헌과 강수진의 관계를 알았을 때의 표정을 떠올렸다.겉으론 무심한 듯, 이미 배신을 받아들인 사람처럼 보였지만 사실은 이를 악물고 미래를 준비하고 있었던 것이다.그게 언제부터 세운 계획인지, 그는 오히려 더 궁금해졌다.그는 반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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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0화

하도원은 진승윤이 건네준 서류를 흘끗 보더니 다시 내려놓고 미간을 주물렀다. 그의 눈빛엔 묵직한 감정이 스쳤다.“다시 한 번 확인해 봐. 그리고 예전에 강 선생님이 연구하러 갔던 그 프로젝트 기관도 알아봐.”진승윤이 뜻밖이라는 듯 되물었다.“강 선생님이 하셨던 그 드론 프로젝트 말씀인가요? 심사에서 떨어졌거나, 어딘가 결함이 있다고 들었는데요.”“포인트는 드론이 아니야. 그 기관은 비밀유지계약을 맺고 몇 년 동안 그 안에서만 연구하게 한다더군. 그 기간 동안은 외부와 완전히 단절되는 셈이지.”“그래서 우리가 그렇게 오래 찾았는데도 임서율 씨의 행방을 전혀 못 찾았던 건가요?”하도원은 방금 전에야 이 가능성을 떠올린 듯했다. 다른 가능성을 하나씩 지워보니 남는 건 이것뿐이었다.하지만 임서율이 그런 분야에서 연구를? 그녀의 능력은 대체 어디까지인 걸까.꽤 오랜 시간을 가까이 지냈는데도 그는 전혀 알지 못했다. 오히려 누가 진짜 가면을 쓴 여우인지 헷갈릴 지경이었다.진승윤은 바로 눈치를 챘다.“알겠습니다. 바로 조사하겠습니다.”그때 아래층에서 소란스러운 소리가 올라왔다. 기자들과 분노한 네티즌들이 몰려들어 현장은 이미 아수라장이었다.하도원은 이 장면이 왠지 낯설지 않았다.진승윤이 미리 내려둔 커피를 건네며 말했다.“대표님, 임서율 씨가 돌아오자마자 이렇게 큰 파장을 일으킬 줄은 몰랐습니다. 지난번 이렇게 난리가 났던 건 차 대표가 임서율 씨를 방패막이로 내세웠을 때였죠. 그런데 이번엔 상황이 완전히 뒤집혔네요.”하도원의 짙은 눈빛에 미묘한 찬사가 스쳤다.“나도 이렇게 큰 폭풍을 몰고 올 줄은 예상 못 했지. 이번 건, 차주헌에게 제대로 한 방 먹였네.”맞은편 성운 그룹 건물은 완전히 난장판이었다.출입구 앞에서 기자와 보안요원이 실랑이를 벌이고 네티즌들은 고함을 질렀다.“나와서 해명해!”“그래, 국민을 속였으면 책임져야지!”“그 불륜녀는 왜 안 나오는 거야? 찔리니까 숨은 거 아니냐?”“숨는 건 죄책감 있다는 거잖아! 당당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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