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진 씨,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거예요?”임서율이 냉랭한 얼굴로 묻자 강수진은 움찔하며 겁먹은 토끼처럼 화들짝 놀랐다. 그러고는 다급하게 손을 움직였다.“다른 뜻이 있어서 물어본 거 아니에요. 믿어줘요. 저는 그냥... 주헌이, 아니, 대표님한테서 서율 씨는 오늘 어머님 뵈러 간다고 들었는데 갑자기 하 대표님 차량에서 내리길래 궁금했던 것뿐이에요. 혹시 두 사람, 같은 묘원에서 오는 길이었어요?”그 말에 차주헌이 목소리를 높이며 임서율에게 물었다.“하도원이랑 같이 왔다고? 그게 정말이야?”임서율은 똑똑히 보았다. 강수진의 입에서 하도원이라는 이름이 나오는 순간 차주헌의 눈빛이 갑자기 예리해진 것을. 꼭 가시를 바짝 세우고 있는 고슴도치 같았다.만약 차주헌이 하도원과 자신 사이에 뭔가가 있다는 것을 눈치채면 오아시스 프로젝트를 빼앗는데 지장이 갈 수도 있었기에 임서율은 최대한 표정을 감추며 담담한 목소리로 답했다.“택시가 잘 안 잡히길래 태워달라고 부탁했어. 마침 묘원을 지나는 중이었더라고.”그러자 강수진이 턱을 매만지며 고개를 갸웃했다.“혹시 두 사람 친해요? 아니면 하 대표님은 소문만 무섭지, 친해지면 다정한 편인가요? 전에 친구한테서 들었거든요. 하 대표님은 절대 그 누구도 쉽게 차에 태우지 않는다고. 엄청 아끼는 차라 가족들 외에는 태워본 적이 없대요.”그녀는 말을 마친 후 시선을 돌려 차주헌을 바라보았다.“대표님, 대표님도 그 차 사게 되면 나 드라이브 시켜주세요.”생글생글 웃는 것이 누가 봐도 사랑만 받아왔을 얼굴이었다. 아니, 애초에 얼굴이 예뻐서 어디 가든 인기가 많을 상이었다.“차 사고 나면 그때 다시 얘기해.”차주헌은 지금 강수진과 드라이브 얘기할 기분이 아니었다.그때 직장 동료 한 명이 다가와 강수진에게 말을 걸었다.“강 팀장님, 프로젝트 일로 확인할 게 있는데 잠시 시간 괜찮으세요?”“금방 갈게요.”일 얘기라 강수진은 어쩔 수 없이 발걸음을 옮겼다.“그럼 이만 가볼게요.”강수진이 떠난 후 임서율이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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