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이혼 카운트다운, 너를 버릴 시간: Bab 51 - Bab 60

209 Bab

제51화

강아지는 지시대로 금방 다시 입을 열었다.‘그런데 왜 하필 ‘율이’라고 지은 거지? 하도원이면 조금 더 멋있는 이름을 지을 것 같았는데?’하도원은 시계를 한번 보더니 소파에서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시내로 갈 거죠?”“네.”“마침 회사로 갈 일이 생겼으니까 특별히 태워줄게요.”하도원이 선심 쓰듯 말했다.마음 같아서는 거절하고 싶었지만 외곽에 자리한 별장이라 택시가 와줄지 미지수였다.결국 임서율은 억지로 웃으며 고개를 살짝 숙였다.“그럼 신세 좀 질게요.”하도원은 탁자에 올려진 차 열쇠를 집어 들며 발걸음을 옮겼다. 그러다 임서율의 옆을 지날 때 나른한 목소리로 말했다.“웃고 싶지 않으면 웃지 말아요. 억지로 웃으니까 확 못생겨 보여요.”임서율은 그 말에 바로 얼굴을 일그러트렸다.‘저 인간은 말을 해도 꼭!’보통은 억지웃음이라는 걸 알아도 모른 척 넘겨주는데 하도원은 말을 뱉어내는 데 거침이 없었다.왜 나이를 먹을 만큼 먹었는데도 결혼을 못 했는지 조금은 알 것도 같았다.아내에게도 독설가처럼 말할 게 뻔한데 어떤 여자가 곁에 있으려고 할까.차에 오른 후, 임서율은 안전벨트부터 했다.그때 메시지 한 통이 도착했고 그녀는 휴대폰을 들어 내용을 확인해 보았다.[어디야?]보낸 사람은 차주헌이었다.사실 그다지 답장하고 싶지는 않았지만 무시했다가 차주헌이 위치추적이라도 하면 큰일이었기에 그녀는 결국 답장을 했다.[밖이야. 금방 집에 들어갈 거야.]대화는 그것으로 끝이었다.하도원은 급한 일인 건지 과속하며 차량 사이를 누벼갔다.이에 임서율은 손잡이를 꼭 잡은 채 운전석에 있는 남자를 바라보았다. 보통은 아무리 급해도 조수석이 사람이 타고 있으면 적절한 속도로 갈 법도 한데 하도원은 그런 예의 따위 모르는 듯 속도를 늦추려고 하지 않았다.‘하긴 하도원한테 매너라는 게 있을 리가 없지.’임서율은 포기한 듯 고개를 홱 돌렸다.하지만 점점 더 빨라지는 속도에 그녀는 슬슬 심장이 두근거리고 발끝이 차가워 났다. 게다가 창문까지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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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화

하도원은 그의 말을 가볍게 무시하며 시선도 주지 않았다.한종서는 그 태도가 마음에 안 들었는지 신경질을 부리며 운전대를 쾅쾅 내리쳤다.“네가 언제까지 날 무시할 수 있나 보자!”한종서는 계속해서 액셀을 밟으며 오늘만 사람처럼 운전했다.임서율은 그런 그의 표정에 소름이 다 돋았다.“저 인간 정말 미친 것 같은데 어떡해요?”한종서의 차량이 어느 순간부터인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아무리 전 세계에 단 두 대밖에 없는 비싼 차량이라도 속도가 너무 빠르면 차체가 불안해지기 마련이었다.하도원은 한종서를 힐끔 보더니 담담한 목소리로 답했다.“조금만 기다려요.”뭘 기다리라는 건지 임서율은 알지 못했다. 하지만 뭐가 됐든 하도원이라면 한종서와 속도 싸움으로 끝을 볼 것 같지는 않았다.그는 고작 이런 유치한 싸움에 에너지를 낭비하는 사람이 아니었으니까.속도 싸움에 온 힘을 다하는 건 한종서 같이 쉽게 흥분하는 사람들뿐이었다.얼마 안 가 임서율은 하도원이 뭘 기다리고 있는지 알 것도 같았다. 바로 앞에 차선 변경 구간이 보였기 때문이다.하지만 어떻게 한종서를 떼어내려 지는 아직 파악하지 못했다.한종서는 눈을 부릅뜬 채 악귀처럼 웃으며 하도원의 차량 옆에 따라붙었다. 앞에 차선 변경 구간이 있는데도 그는 속도를 줄일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그때 하도원이 임서율을 향해 외쳤다.“꽉 잡아요.”이에 임서율은 손잡이를 꽉 잡으며 한껏 긴장한 목소리로 물었다.“뭘 어떻게 하려고요?”“곧 알게 될 거예요.”하도원은 그렇게 말하며 갑자기 브레이크를 밟기 시작했다. 그러고는 한종서의 바로 옆을 달리게 됐을 때 대뜸 왼쪽으로 핸들을 틀어버렸다.한종서가 사태를 파악했을 때는 이미 중앙분리대와 하도원의 차량에 갇혀버린 뒤였다.“X발!”급하게 브레이크도 밟아봤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하도원은 연기를 뿜어내는 옆 차량을 힐끔 보더니 다시 원래 차선으로 돌아와 그대로 액셀을 밟았다.그리고 한종서는 천천히 속도를 늦추며 닭 쫓던 개처럼 사라진 하도원의 차량을 멍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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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화

“한종서가 쫓아온 게 나 때문이라고 생각해요?”하도원이 눈썹을 꿈틀거리며 물었다.“그럼 아니에요?”임서율은 말을 내뱉은 후 금방 다시 번복했다.“아니, 정확히는 우리 둘 때문이죠.”방금 쫓아오는 걸 보면 한종서는 그녀와 하도원이 함께 있는 걸 어지간히도 좋아하지 않는 것 같았다.‘대체 뭐가 문제지? 한종서는 대체 원하는 게 뭘까?’하도원은 재를 한번 털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관심이 있는 여자와 죽이고 싶은 남자가 함께 있는 걸 봤으니 흥분할 만도 하죠. 꽤 복잡한 사이에요. 임서율 씨를 포함한 우리 세 명은.”임서율은 아까 하도원이 한종서에게 했던 행동을 떠올리며 걱정스러운 말투로 물었다.“하 대표님은 후환이 두렵지도 않아요? 한종서네 집안에서 한종서를 얼마나 예뻐하는지 하 대표님도 잘 아시잖아요. 크게 다치기라고 했으면 어쩌려고 그래요?”“자업자득이죠. 그리고 오히려 나는 그 집 어르신께 칭찬을 받을 것 같은데요? 만약 아까 내가 제지하지 않았더라면 한종서는 더 큰 사고를 일으켰을 테니까요. 그렇게 되면 손해 보는 건 그 집안 사람들이죠.”하도원은 여전히 태연한 얼굴이었다. 꼭 한종서와의 일은 그저 게임의 일환이었던 것처럼 말이다.임서율은 그를 바라보다 문득 얼마 전에 한종서가 검은 방에 감금되어 약을 투여 당하다가 하마터면 죽을 뻔했었던 기사를 떠올렸다.차주헌의 행동을 보면 그조차도 한종서를 건드리는 걸 꺼려하는 눈치였는데 하도원은 조금도 무서워하지 않았다.“뭐가 됐든 조심해요.”하도원은 그 말에 어이가 없다는 듯 피식 웃더니 담배를 끄며 말했다.“지금 남 걱정할 땐가? 나 걱정할 시간 있으면 임서율 씨 본인이나 잘 챙겨요.”“나는 왜요? 한종서가 미친놈은 맞지만 설마 나한테 수리비 달라고 하겠어요?”임서율이 어깨를 으쓱하며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그러자 하도원이 허리를 살짝 숙이며 조금 진지한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차라리 수리비 달라고 하는 게 백배는 더 나을지도 모르죠.”“그 말은... 더 심한 걸 하게 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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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화

목청이 워낙 컸던지라 임서율도 전화기 너머의 호통을 들어버렸다. 나이가 지긋한 노인인 듯한데 웬만한 젊은이 못지않게 성량이 컸다.임서율은 하도원도 누군가에게 호통을 듣는구나 싶어 호기심 어린 표정을 지었다.“이따가 갈게요.”하도원의 답변에 상대방은 안 된다며 단호하게 외쳤다.“지금 당장 튀어오라고 했어!”뚝.하도원이 전화를 끊어버렸다.임서율은 생각보다 심각한 듯한 상황에 먼저 말을 건넸다.“저는 여기서 택시 잡고 돌아가면 돼요.”“그래요.”하도원은 냉랭한 목소리로 대답하더니 그대로 차에 올라 사라져버렸다.“아니... 택시 잡아주는 시늉은 해야 하는 거 아니야?”임서율은 어이가 없는 얼굴로 말하다가 이내 고개를 저었다.“하도원한테서 매너를 바란다고? 미쳤지. 아주 단단히 미쳤어.”임서율은 휴대폰을 들어 택시를 불렀다.집으로 돌아가는 길, 그녀는 그제야 옷에 거무튀튀한 무언가가 묻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임서율은 집에 도착한 후 가장 먼저 옷장부터 열었다. 그러고는 옷을 꺼내려는데 갑자기 향수 냄새가 코를 간지럽혔다.그러고 보니 우연히 연결된 통화에서 강수진이 그녀의 옷이 예쁘다며 갖고 싶다는 말을 했었다.임서율은 딱히 싫어하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타인이 멋대로 자신의 옷을 입는 행위를 좋아하지 않았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극도로 혐오하는 편이었다.“더럽게 왜 남의 옷을 만져.”임서율은 미간을 찌푸리며 옷을 훑어보다 도저히 안 되겠는지 큰 용량의 봉투를 들고 와 옷을 하나둘 안에 집어넣기 시작했다.강수진이 어떤 옷을 만져댔는지 알 수 없었기에 전부 버릴 수밖에 없었다.그렇게 싹 다 봉투에 집어넣은 후 분리수거함 쪽으로 가려는데 마침 집으로 돌아온 차주헌과 딱 마주쳐버리고 말았다.“이건 다 뭐야?”차주헌이 봉투를 가리키며 고개를 갸웃했다.“버릴 옷.”임서율의 대답은 건조하기 그지없었다.여자들이 싫증 난 옷을 버리는 건 자연스러운 행동이었기에 차주헌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렀다.집으로 올라가 옷을 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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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화

“옷 갈아입어야 하니까 비켜줘.”“참, 오늘 네가 했던 말을 다시 생각해봤는데 아무래도 양지우 씨를 다시 불러들이는 게 좋을 것 같아. 연차가 오래된 직원이기도 하고 이런 일로 쫓아내면 너무 정 없어 보일 것 같아.”임서율은 기가 막혀 웃음이 절로 나왔다.강수진이 얘기하자마자 태도를 돌변하는 꼴이라니, 역겨워서 참을 수가 없었다. 그런데 상황을 보니 그녀가 찾아갔었다는 얘기는 하지 않은 것 같았다.“고마워. 지우가 좋아하겠네.”“고맙긴. 부부 사이에 그런 말을 왜 해.”차주헌이 허리를 살짝 숙이며 얼굴을 가까이 들이밀었다.“네가 지우 씨랑 얼마나 돈독한 사이인지 내가 뻔히 아는데 널 속상하게 하겠어?”‘대체 언제까지 이 역겨운 말들을 들어야 하는 걸까?’임서율은 감정이 다 빠진 듯한 얼굴로 그를 빤히 바라보았다. 그러면 왜 자신이 찾아갔을 때는 그렇게 단호하게 거절했는지 같은 질문은 굳이 하지 않았다.더 이상 대화를 나누고 싶지 않았으니까.“응, 네 마음 알아.”“그럼 율이 너도 말해줘.”“뭘?”차주헌의 눈빛이 아주 조금 어두워졌다.“하도원을 왜 찾아간 건지. 하도원과 관련해서 나한테 숨기는 건 없는지.”임서율은 순간 등골이 오싹해 나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일부러 못 들은 척 되물었다.“뭐라고? 입 모양이 너무 빨라서 못 들었어.”이에 차주헌은 그녀의 허리를 더 바짝 끌어당겨 거리를 더 가깝게 만들었다.여전히 그녀가 아는 차주헌의 얼굴이었지만 오늘따라 눈빛이나 분위기가 이상하게 서늘했다.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임서율은 그 눈빛을 보며 하도원을 떠올렸다.차주헌도 사람을 움츠러들게 하는 힘이 있지만 하도원에 비하면 약한 편이었다.하도원은 일부러 무섭게 안 해도 알아서 머리를 숙이게 했다. 꼭 태어날 때부터 서열 같은 게 매겨져 있었던 것처럼.차주헌은 웃음 안에 분노를 한층 깔아둔 채로 또박또박 말을 건넸다.“하도원과는 대체 무슨 사이야? 율아, 너도 성운과 재호가 어떤 관계인지 잘 알잖아. 그런데 성운 그룹 사모님이 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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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화

“오아시스 프로젝트를 다른 회사에서 가져갔습니다.”“뭐라고?”차주헌은 몹시 당황한 듯 얼굴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그 소식을 들은 임서율도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하도원은 조금 전까지만 해도 한종서와 레이싱을 벌이고 있었다. 그런데 겨우 두 시간 만에 오아시스 경영권을 따냈다니 믿을 수 없었다.이 남자는 역시나 상상 이상이었다.오아시스 경영권은 여러 회사가 탐내고 있었지만 그 누구도 성공하지 못했었다.차주헌 역시 이 정도로 빨리 누군가가 경영권을 가져갈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칠 전부터 강수진에게 계속 독촉하고 있었고 세부 조건을 정리해서 빠르게 착공에 들어가자고 했던 것도 바로 이런 돌발 상황을 우려해서였다.오아시스 프로젝트는 일종의 공익사업 성격이 짙어 절차가 복잡하지 않았다. 누구든지 운영 의사가 있다면 제안서를 내고 총책임자가 괜찮다고 판단하면 바로 계약이 성사되는 구조였다. 정해진 건 없고 단지 역할만 나뉘어 있을 뿐이다.“어디서 가져간 거야?”차주헌이 묻자 이재우가 말을 더듬었다.“그게 재호 그룹의 하 대표님이...”“하도원?!”차주헌은 곧장 몸을 일으켰다.“지금 당장 갈 거야. 회사 전 직원에게 긴급회의 소집하라고 해.”“네, 알겠습니다!”그는 전화를 끊자마자 급히 몸을 돌려, 임서율에게 수화로 상황을 설명했다.“일이 좀 꼬였어. 오아시스 프로젝트를 하도원이 가져갔어. 나 지금 바로 회사 가야 돼.”차주헌은 신발을 갈아 신으며 말을 이었다.“너도 같이 가자.”임서율은 수화로 짧게 대답했다.“그래. 혹시 내가 도울 수 있는 게 있을지도 모르니까.”두 사람은 함께 성운 그룹으로 향했다.회사에 도착하니 이미 많은 직원이 모여 있었고 곳곳에서 불만과 혼란이 터져 나오고 있었다.“무슨 일이에요? 오아시스 프로젝트 이제 곧 시작한다더니, 경영권을 뺏겼다고요?”“언론에서 벌써 기사 준비 들어갔을 거예요. 내일 당장 헤드라인 장식하겠네. 이렇게 큰 기회를 날리다니.”“이건 뭐, 완전 어이없네요.”“앞으로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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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화

양지우는 그저 차주헌 앞에서 임서율의 입장을 두어 마디 변호했을 뿐인데 그 일로 바로 해고당했다.‘사랑받는 자는 두려울 게 없다더니.’차주헌은 시선을 거두고 임서율을 보며 회의실 쪽을 가리켰다.“같이 들어가자.”임서율은 일부러 놀란 표정을 지어 보이며 물었다.“난 이제 회사 총괄팀장도 아닌데, 이렇게 중요한 회의에 들어가도 괜찮아?”“상관없어. 내가 있는데 누가 뭐라 하겠어.”예전과 똑같은 말투였다. 늘 그렇듯 차주헌의 말은 듣는 사람을 이상하게 안심시켰다.하지만 어쩐지 같은 말인데도 예전과는 전혀 다르게 들렸다.임서율은 이 회사의 주주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잘 알고 있었다. 이 정도 규모의 사고가 터졌다면 절대 가만있지 않을 사람들이었다.그러나 임서율은 이번 회의에서 한 가지를 더 확인하고 싶었다. 차주헌이 이번 경영권 제안이 바로 자신이 직접 기획한 것이란 사실을 알게 된다면 과연 어떤 표정을 지을까.오아시스 프로젝트를 자신에게 맡기지 않은 걸 후회하게 될까.확실한 건 이 프로젝트가 임서율의 손에 있었다면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은 절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회의실에 들어서자, 강수진은 이미 자리에 앉아 있었다. 하지만 주주들의 시선은 날이 서 있었다.그 시선은 마치 당장이라도 그녀를 찢어발길 듯 매서웠고 강수진은 고개를 숙인 채 주눅이 들어 있었다. 잘못을 한 아이처럼 양손을 맞잡고 꼼짝도 못 하고 있었다.차주헌이 들어서자 주주들이 인사를 건넸다.“대표님.”그 말에 강수진도 고개를 들었다. 차주헌의 얼굴이 눈에 들어오자마자 안도의 기색이 역력하게 번졌고 목소리마저 한 톤 높아졌다.“주헌아...”임서율은 가볍게 헛기침을 했다.“강 팀장님, 여긴 회의실입니다. 주주들도 다 계시고요. 대표님이라고 부르시는 게 맞지 않을까요?”강수진은 서러운 듯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눈가엔 벌써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 있었고 겁먹은 토끼처럼 차주헌을 올려다봤다. 당장 자신을 도와달라고 말하는 눈빛이었다.그런 강수진을 향해 차주헌은 고개를 살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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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화

강수진의 볼은 금세 붉게 달아올랐다. 입술을 꾹 다문 채 조심스레 차주헌을 올려다보며 말했다.“대표님, 저... 저 원래 오늘부터 착공하려고 했어요.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건지 저도 모르겠어요. 전에도 서율 씨가 도와줬으면 좋겠다고 하셨잖아요.”말을 마친 강수진은 붉어진 눈으로 임서율을 바라보며 억울한 듯 수화로 덧붙였다.“서율 씨, 저 오아시스 프로젝트 처음부터 당신이 제일 빠르게 시작한 거 다 알아요. 근데 왜 한 번도 저한테 그런 말 안 해줬어요? 아니면 아직도 저한테 화가 난 건가요? 이 프로젝트, 전에도 말했지만 서율 씨가 원하면 넘겨드릴게요. 지금이라도 넘길 수 있어요.”그 말에 임서율은 피식 웃음이 났다. 연기력 하나는 정말 끝내줬다.“강 팀장님, 이 프로젝트는 본인이 실력으로 따낸 거잖아요. 전 질투할 이유도 없고 그런 사람도 아닙니다. 그러니 본인이 맡은 만큼 끝까지 잘 책임지세요. 그게 대표님께 보답하는 길이기도 하니까요.”그 마지막 말과 동시에 임서율의 시선이 차주헌에게 옮겨졌다.그 순간 차주헌의 표정이 싸늘하게 굳었다. 눈빛엔 무언가 꾹 눌러 담은 분노가 일렁이고 있었다.그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주주들을 둘러보았다.“지금 와서 누구 탓을 해봤자 의미 없습니다. 중요한 건 해결책입니다. 지금 재호 그룹이 오아시스의 경영권을 확보했다는 건, 우리가 이들과 협력하지 않으면 프로젝트가 무기한 지연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건 우리 회사에 전혀 득이 되지 않죠.”그러자 주주 중 한 명이 비웃으며 말을 받았다.“대표님, 그렇게 단순하게 말할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가 재호 그룹이랑 어떤 관계였는지 대표님이 제일 잘 아시잖아요. 그쪽 대표는 몇 년 동안 우리 계약 다 빼갔고 이번 오아시스도 겨우 잡은 기회인데, 또 놓치면 진짜 망하는 겁니다.”“그러게요. 대표님이 방법을 좀 생각하셔야죠. 강 팀장이 착공을 미뤘으니까 이런 일이 생긴 거잖아요. 전에도 말했지만, 강 팀장 제안서보다 임 팀장 쪽이 훨씬 더 안정적이었습니다. 실적도 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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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화

이런 말이 나돌기라도 하면 정말 어처구니없을 것이다.임서율은 속으로 헛웃음을 삼키며 다시 한번 강수진을 바라보았다. 순한 양처럼 순진무구하고 겉보기엔 아무런 꿍꿍이도 없을 것 같은 그야말로 여리디여린 얼굴이었다.하지만 말 한마디 한마디가 다분히 의도적이었다. 겉으론 순하게 웃고 있었지만, 결국 모든 사람에게 임서율과 하도원의 관계가 심상치 않다는 걸 각인시키고 있는 셈이었다.그 말에 주주들이 슬슬 웅성이기 시작했다.“그러니까요, 잘 생각해보세요. 강수진 씨가 온 뒤로 임서율 씨가 놓친 프로젝트가 한두 개입니까? 얼마 전엔 정운그룹 건도 강수진 씨 쪽으로 넘어갔고, 팀장 자리도 결국 내줬잖아요. 게다가 임서율 씨는 성운그룹의 안주인이에요. 제가 그 입장이었어도 굳이 여기 남아 있겠어요? 재호에서 더 좋은 조건 내밀면, 안 갈 이유가 있나요?”“근데 그렇게 되면 밖에서 뭐라고 하겠습니까. 사모님이 경쟁사랑 엮였다는 말이라도 돌면, 기사 한 줄에 회사 이미지 박살 나는 건 순식간이에요.”임서율은 박수라도 쳐주고 싶었다. 앞으로 누가 감히 강수진한테 ‘심성이 착하다’ 같은 말을 꺼낸다면 진심으로 따귀 한 대 갈기고 싶을 정도였다.강수진은 단 한마디로 회의실을 제대로 뒤엎었다.이내 주주들은 입을 모아 차주헌에게 요청했다.“대표님, 제 생각엔 당분간은 임 팀장님이 이 프로젝트에서 물러나는 게 좋겠습니다. 최근에 재호 그룹 하 대표님과 너무 가까이 지내신다니...”“맞습니다. 우리가 임 팀장님을 의심해서가 아니라, 지금 이 프로젝트는 우리 회사 입장에서 너무 중요한 건이라 조심할 필요가 있습니다.”차주헌은 이마를 짚으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골치 아픈 일이란 걸 온몸으로 말하고 있었다.그런데도 임서율은 단 한마디 해명하지 않았다. 차주헌의 입만 바라보며 그저 묵묵히 앉아 있었다. 그가 어떤 선택을 할지 지켜보고 싶었다.설마 차주헌도 이들과 같은 생각을 하는 걸까.정말로 자신이 하도원과 뭔가 있다고 믿는 건 아닐까.하지만 한참이 지나도록 차주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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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화

임서율은 제자리에서 한 발짝도 움직이지 못한 채 굳어 있었다. 천천히 숨을 들이쉬었지만, 가슴이 답답하고 아팠다.그는 정말 이 모든 게 사실이 아니라는 걸 믿지 못하는 걸까.“하도원과 관련된 일은 이미 설명했어. 저 사람들은 몰라도, 너까지 못 믿는 거야?”차주헌은 회의실 의자에 등을 기대앉은 채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얼굴엔 짜증이 가득했고 목소리엔 인내심이 깎여나간 흔적이 역력했다.“서율아, 내가 믿는다고 해결되는 게 아니야. 지금은 회사 일 이야기 중이잖아. 일단 회사 이익이 우선이야. 날 곤란하게 만들지 마.”임서율은 그제야 깨달았다. 지금 이 자리에서 그는 그녀를 향해 수화 한 번조차 해주지 않았다.눈길 하나, 손짓 하나 전부 생략된 거리감.그 와중에 강수진이 임서율을 거들고 나섰다.“대표님, 이건 정말 오해일 수도 있어요. 서율 씨가 하 대표님과 그런 사이라니, 말도 안 되죠. 그냥 우연히 엮인 거 아닐까요?”하지만 차주헌의 태도는 단호하기 그지없었다.“그게 오해든 아니든 중요하지 않아요. 지금 난 회사를 책임지고 있고 여기 있는 사람들에게 명확한 태도를 보여줘야 하니까요.”회의실 안 공기마저 어색해졌다.주주들 사이에서도 눈치를 주고받는 기색이 역력했다. 생각해 보면 프로젝트를 빼앗긴 것도 모자라 새로 들어온 신입에게 책임을 넘겼고 실력도 경력도 비교할 수 없는 강수진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총괄팀장 자리도 넘겨줬고 이제는 남편마저 그녀를 돕지 않았다.그들이 임서율이었다면 벌써 책상 치고 사직서 던졌을지도 모른다.하지만 임서율은 그 누구도 예상 못 한 반응을 보였다. 분노도, 반발도 없었고 그저 깊은 눈동자 속에 잔잔한 물처럼 고요한 침묵만이 맴돌았다.임서율은 조용히 숨을 들이쉬며 물었다.“정말 나가야만 하나요, 대표님?”차주헌은 한숨을 내쉬었지만, 눈빛은 단단히 굳어 있었다. 그 안에선 어떤 망설임도 찾을 수 없었다.임서율은 어깨를 으쓱이며 헛웃음을 흘렸다.“나가죠, 뭐. 마음 편히 회의하세요. 오아시스 프로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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