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서율은 반드시 차주헌의 삼촌이 누구인지 찾아내야 했다.며칠 전 양지우가 다른 경로를 통해 조금씩 캐낸 정보가 있긴 했다.키는 대략 190cm 정도, 인상은 차갑고 무뚝뚝하며 뚜렷한 이목구비를 가지고 있다고 했다.그리고 깊은 눈매와 압도적인 분위기를 지녀서, 사람들 틈에 있어도 단번에 알아볼 수 있을 정도라고 했다.임서율은 그 특징들을 곱씹으며 되뇌었는데, 되뇌면 되뇔수록 웃음이 새어 나왔다.정보라고 하긴 했지만 사실상 아무것도 모른 것이나 다름없었다. 이런 자리에 오는 사람들이 보통 인물일 리가 없으니 말이다.그녀는 손에 든 클러치를 꼭 움켜쥐었다.안에 들어 있는 것을 떠올릴 때마다 마음이 불안해졌다.이번엔 무슨 일이 있어도 차주헌의 삼촌을 찾아, 임규한의 억울함을 풀어야만 했다.임서율이 홀 안을 둘러보는 동안, 사람들의 시선이 그녀를 쫓았다.“세상에, 저 사람 차주헌 전처 아니야? 다들 죽은 줄 알았는데 어떻게 여기에 있어?”“죽긴 누가 죽어, 실종이지. 경찰에서도 사망 통보 같은 거 없었다잖아.”“그럼 지난 5년 동안 어디 있었던 거야? 들리는 얘기로는 차 대표가 몰래 찾고 있었다던데.”“진짜? 그렇다면 차 대표가 아직도 전처를 잊지 못한다는 거네. 벌써 몇 년이 지났는데.”“그럼 그때 왜 굳이 이혼한 거야? 그냥 살면 되지 않았나?”“그걸 몰라서 묻냐. 남자들 다 그렇다니까, 마음속에 첫사랑 같은 존재를 두고 살아. 아내가 있어도 그 자리는 비워두는 거야. 차 대표도 그랬던 거고. 결국 다시 만나서 과거를 메우고 싶었던 거겠지.”“근데 막상 다시 만나면 그 환상이 깨져. 깨지고 나면 결국 전처가 더 나았다고 느끼는 거지.”임서율은 속으로 피식 웃었다.차주헌의 속마음을 이렇게까지 정확하게 해부하다니, 당장 가서 박수라도 쳐주고 싶을 정도였다.그녀가 여전히 홀 안을 살피고 있을 때 뜻밖의 장면이 눈에 들어왔다.임유나와 정설아가 자리 잡고 있었고 정설아는 한 중년 남자를 임유나에게 소개하고 있었다.남자는 머리가 벗겨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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