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먹을 맞은 차주헌은 비틀거리며 뒤로 물러났고 임서율은 비로소 그의 손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차주헌은 간신히 몸의 균형을 잡으며 본능적으로 입술을 핥았는데 찌릿한 통증이 느껴져 문질러보니 이미 그곳엔 피가 나고 있었다.가족도 봐주지 않는 하도원의 주먹을 정말 묵직하고 강력했다.차주헌은 임서율을 가리키며 말했다.“고작 이 여자 때문에 저랑 끝을 보겠다는 건가요?”하도원은 역시나 차주헌과 다른 레벨이다. 주먹을 날렸음에도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차가운 얼굴에는 그 어떤 변화도 일어나지 않았다.칠흑 같은 눈동자에는 싸늘함이 드리웠고 꽉 다문 입과 단호함이 깃든 표정은 엄숙하면서도 범접할 수 없는 분위기를 풍겼다.“지금 집착하면서 매달리는 건 차 대표잖아요. 회장님이 지금 이 꼴을 보시면 차 대표의 뺨을 두어 대 때렸을걸요?”하도원은 임서율을 자신의 곁으로 끌어와 보란 듯이 품에 안으며 차가운 목소리로 경고했다.“차 대표, 이건 마지막 경고니까 잘 들어요. 집에 가서 강수진 씨한테도 전하고요. 두 사람 서율이 건드리는 순간 내가 가만히 있지 않을 거예요. 그때는 회장님이 직접 나서도 소용없으니까 이쯤에서 그만둬요.”이는 차주헌 앞에서 임서율과의 관계를 인정하는 것과 다름없었다.차주헌은 두 눈에 분노가 이글거렸지만 하도원을 당해낼 방법이 전혀 없었다.어쩔 수 없이 그는 옷자락을 털며 한발 물러섰다.“좋습니다. 하 대표님, 준비 단단히 하세요.”차주헌의 이 한마디는 하도원과 끝까지 맞서겠다는 선전포고였다.임서율은 하도원이 자신을 품으로 끌어안은 그 순간, 마음속의 공허함이 비로소 채워지는 것 같았다.깊이 생각할 겨를이 없었으나 한 가지 명확한 건 기댈 수 있는 큰 나무를 찾았다는 것이다.하도원은 여전히 차주헌을 손쉽게 제압했다.‘차주헌 삼촌이라는 분은 하 대표님보다 더 대단하겠지?’비록 마음속에 아직 아쉬움이 조금은 있었지만 임서율은 후회하지 않았다.차주헌이 떠난 후, 하도원은 고개를 돌려 자신의 품에 안긴 작은 존재를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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