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은 시내의 한 커피숍에서 만났다. 하도원은 룸을 선택했고 하정화가 도착했을 땐 마침 종업원이 커피를 내오는 참이었다.하정화는 하도원을 보자마자 환한 미소를 지으며 다정하게 말했다.“도원아, 이 시간에 왜 갑자기 고모한테 연락한 거야?”하도원은 커피를 하정화 앞으로 밀어주며 억지로 입꼬리를 끌어올리며 웃었다.“제가 왜 만나자고 했는지 고모가 더 잘 아실 텐데요?”하정화는 순간 표정이 굳어졌다. 하지만 어릴 때부터 할아버지보다 늘 고모인 그녀에게 더 예의 발랐던 게 하도원이다.임서율이 아무리 중요해도 혈연관계를 이길 수 있을까?그 생각에 자신감이 생긴 하정화는 태연하게 말을 이었다.“임서율이라는 애가 너한테 고자질했어? 도원아, 걔 말은 절대 믿지 마. 얼마나 무서운 여자인 줄 아니? 넌 여자를 많이 안 만나서 모르겠지만 이 고모는 다 눈에 보여.” “걔가 나한테 얼마를 요구했는지 알아? 천억. 자기가 무슨 재벌 집 아가씨라도 되는 줄 아나 봐. 천억이 누구집 개 이름 줄 알아.”하도원은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선 느릿느릿 입을 열었다.“천억? 그 정도 받을만한 사람이에요.”그 말에 안색이 돌변한 하정화는 어른다운 모습으로 하도원을 타일렀다.“아이고. 도원아, 완전히 홀렸구나. 네가 어떻게 임서율을 만나니. 할아버지가 이 일을 알게 되면 가만히 계실 것 같아? 차주헌이랑 어떤 사이였는지 알면서 도대체 왜 이래.”“네가 주헌이의 체면을 생각하지 않는다 해도 하씨 가문의 체면을 생각해야지. 사람들이 이 일을 알게 되면 얼마나 비웃을지 몰라서 그래? 그걸 감당할 수는 있고?”하도원은 표정이 싸늘하게 변하더니 목소리도 금세 냉랭해졌다.“고모, 우리가 친척인 건 맞지만 내 일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건 별로네요.”하정화는 돌변한 하도원의 모습에 당황한 듯 목소리마저 떨었다.“도원아, 알다시피 넌 하씨 가문의 외동이야. 이렇게 대단한 네가 고작 저런 여자 손에 놀아나는 걸 고모인 내가 어떻게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겠니.”평소 하도원은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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