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도원은 그제야 태블릿을 받아 들고 잠시 살펴본 뒤, 진승윤에게 물었다.“이 회사들, 전부 조사했나?”“예, 다 확인했습니다. 전부 해외 기업이고 정식으로 등록된 회사들입니다.”진승윤은 애써 태연한 척했지만 하도원이 의심이라도 할까 두려워 조심스럽게 침을 삼켰다.하지만 하도원은 ‘해외’라는 단어를 들은 순간, 의심이 들었다.“해외라?”진승윤은 하도원이 경계심을 내려놓도록 애썼다.“예. 해외지만 이미 다 조사 끝났습니다. 대표님, 걱정하지 마세요. 예전에도 해외 업체랑 거래한 적 있잖습니까.”하도원은 다시 안건을 훑어보았다. 겉보기에는 아무 문제도 없었으나 묘하게 찝찝한 기분이 지워지지 않았다.“한두 군데가 해외 기업이라면 이해할 수 있어. 하지만 세 군데가 전부 해외라면, 이건 이상해.”진승윤은 손끝을 꼼지락거렸고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어디가요? 전혀 문제 될 거 없습니다. 대표님도 아시잖습니까, 저희가 지금 어떤 상황인지. 이때 누군가 투자를 하겠다는데, 이보다 더 좋은 기회가 어디 있겠습니까?”그는 지금 당장이라도 하도원의 손을 잡아 억지로 서류에 사인하게 만들고 싶은 심정이었다.하지만 하도원은 도리어 태연했다.“바로 이런 때일수록 조급해선 안 돼. 진 비서가 어떻게 장담해, 이게 함정이 아닐 거라고.”진승윤은 속이 터질 지경이었다.“말도 안 됩니다. 안건이 이렇게 명확한데 무슨 함정이 있겠습니까. 게다가 절차대로 하나하나 밟아가면 그만입니다!”그 순간, 하도원은 태블릿을 꺼버리고 팔짱을 끼더니 의심스러운 표정으로 진승윤을 바라봤다.“진 비서, 요즘 왜 이렇게 안달이 났어. 내가 파산하면 월급 못 받을까 봐 그러는 거야?”진승윤은 눈가마저 붉어졌다.“그럴 리가요. 대표님 곁에서 지낸 게 몇 년인데, 대표님이 어떤 사람인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제가 돈 따위로 떠날 사람이겠습니까. 대표님이 무너지든 다시 일어서든, 저는 끝까지 함께할 겁니다.”하도원은 헛기침을 하며 손으로 그를 밀어냈다. 그의 시선엔 약간의 장난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