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서율의 손끝이 막 그의 코끝에 닿으려는 순간, 하도원은 불시에 눈을 떴다.흑요석 같은 눈동자는 마치 끝 모를 심연처럼, 그녀를 통째로 빨아들일 것만 같았다.몇 초간 숨 막히는 시선이 얽힌 뒤, 하도원이 불쑥 손을 올리며 그녀의 목덜미를 움켜쥐었다. 곧장 이어진 건, 전혀 준비되지 않은 채 시작된 입맞춤이었다.임서율은 온몸이 순간 얼어붙었다. 두 사람의 숨결이 다급하게 얽혔고 옷자락 사이로 뜨겁게 치솟는 체온이 전해졌다.머릿속은 텅 비었고 오직 그의 리듬에 휩쓸리게 되었다.점점 컨트롤하기 어렵다고 느끼는 순간, 번쩍 정신이 돌아왔다. 그녀는 본능적으로 그를 밀어내며 낮게 외쳤다.“당신 미쳤어요? 아직 몸에 상처도 있잖아요.”“상처가 있다고, 거기도 못 쓰게 되는 건 아니지.”“...”한바탕 폭풍이 지나간 뒤, 임서율이 마주한 건 이미 곤히 잠든 듯한 그의 얼굴이었다.하지만 그녀는 도저히 안심할 수 없었다.‘분명 일부러 그런 거야.’또다시 그의 손에 놀아난 걸 깨달은 순간, 임서율은 이마를 툭 치며 한숨을 내쉬었다.몸은 이미 기진맥진했지만 그녀에겐 여전히 처리해야 할 중요한 일이 남아 있었다.구겨진 옷을 매만지며 살금살금 방에서 빠져나오던 찰나, 마침 밖에서 돌아온 진승윤과 딱 마주쳤다.그는 봉투를 들고 있었고 임서율은 황급히 아무렇지 않은 척 말을 건넸다.“어... 그, 도원 씨는 자고 있어요.”진승윤은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다행이네요. 대표님만 잠드시면 됩니다. 아, 그리고 아까 대표님께서 오시기 전에 말씀하셨는데, 서율 씨는 한동안 여기에 머물러야 할 것 같다고 해서요. 그래서 제가 나가면서 갈아입을 옷을 좀 사 왔습니다.”임서율은 그 말을 듣는 순간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역시... 모든 게 하도원 씨 계획이었어.’하도원의 치밀함에 다시금 등골이 서늘해졌다. 물론 확실한 증거는 없었지만 직감은 그렇다고 말해주었다.“고마워요.”그녀는 봉투를 받고 다시 방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옷을 꺼내본 순간, 그녀는 입술을 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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