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더 이상하게 굴 수도 있는데, 한번 시험해볼래?”하도원의 손이 그녀의 부드럽고 가는 허리에 닿았다. 임서율은 순간 온몸이 경직되었다.그녀는 서둘러 그를 밀어냈다.“당신 이제 좀 쉬어야 해요. 계속 이렇게 밤새다간 진짜 과로사할지도 몰라요. 얼른 쉬어요.”하도원도 임서율이 오늘 하루 피곤하게 일했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녀의 몸이 상할까 봐 걱정이 앞섰다.그는 자신의 체력이 어느 정도인지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평소엔 냉철하고 자아 통제력을 탑재한 사람이라고 생각했건만, 이상하게 임서율 앞에만 서면 절제라는 단어가 완전히 삭제되어 버렸다.그녀의 숨소리, 향기, 눈빛 그 모든 게 그를 미치게 만들었다.결국 그는 조용히 그녀를 품에 끌어안았다. 임서율이 폰을 집어 들고 이야기 하나를 찾아 들려주려고 할 때, 하도원의 손끝이 불쑥 그녀의 입술에 닿았다.“됐어. 오늘 밤은 내가... 혼자 해볼게.”그녀는 깜짝 놀란 듯 고개를 들었다.“왜 갑자기 혼자 자겠다는 거예요? 전에는 수면제에 의지해야 잠들었잖아요. 오늘은 약도 안 먹고 그냥 자겠다니, 힘들지 않겠어요?”그녀의 목소리에는 섬세한 관심과 배려가 깃들어 있었다. 어릴 적부터 다른 사람의 기분 변화를 예민하게 알아차렸던 그녀인지라 즉시 그의 이상함을 감지했다.임서율은 피곤해 보이긴 하지만 여전히 준수한 그의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고 부드럽게 말했다.“무슨 일 있어요? 어디 아파요? 아니면 또 무슨 나쁜 기억이 떠오른 거예요?”하도원은 곧바로 눈썹을 치켜올렸다.“왜, 걱정돼?”임서율은 입술을 삐죽거리더니 주먹으로 그의 가슴팍을 톡 내리쳤다.“누가 걱정한대요? 하도원 씨, 그 왕자병 대체 언제 고칠 거예요?”그는 미소를 지으며 그녀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이렇게 훌륭한 여자를 얻었는데, 좀 자만해도 되지 않겠어?”그녀는 자신을 그의 곁으로 데려다준 운명에 너무나 감사했다. 하도원이 가져다준 변화는 오직 그녀만이 느낄 수 있었다.과거 차주헌과 함께할 땐 이런 무조건적인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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