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민의 이름이 언급되자 임유나의 이마에 식은땀이 송골송골 맺혔다.하도원이 그를 부르기도 전에 김유민이 스스로 밖에서 들어왔다.“제가 증명할 수 있습니다. 임유나가 한때 누나를 죽이려고 사람을 고용하려 했다는 걸요. 왜냐하면 그 일을 맡았던 사람이 바로 저니까요.”“뭐라고?”“지금 뭐라고 했어? 이 사람, 임유나한테 돈 받고 서율이를 죽이려 했던 놈이라잖아! 근데 지금은 임서율의 비서 아니야?”“맞아. 임 회장 사망 소식 전해준 사람도 저 사람이었어.”“와, 평생 들어본 일 중 제일 황당하다. 자기를 죽이려던 사람이 지금은 곁에서 일한다고?”“서율이도 대단하네. 시한폭탄을 옆에 두고 사는 거잖아.”“그러니까, 도대체 무슨 생각이야.”임유나는 김유민이 나타날 줄은 꿈에도 몰랐던 지라 한동안 아무 말도 못 하고 굳어 있었다.그녀를 바라보는 김유민의 눈빛엔 노골적인 경멸이 서려 있었다.“임유나 씨, 당신은 정말 역겨운 인간이에요. 누나가 선처해서 풀어줬더니 친척들 앞에서 누나를 모욕해요?”임유나는 고개를 빳빳이 쳐들고 끝까지 버텼다.“김유민, 너랑 임서율이 짜고 날 모함한다고 해서 사람들이 곧이곧대로 믿을 것 같아? 증거도 없이 함부로 지껄이지 마.”“증거 말이죠?”하도원이 서늘하게 말하며 뒤에 서 있던 진승윤에게 손짓했다.잠시 후, 휴대폰에서 임유나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김유민, 내가 준 돈이면 충분히 먹고 살 수 있어. 어차피 너한텐 별 희망도 없으니까 이거 받고 조용히 살아. 주사만 조심해서 놓으면 임서율은 고통도 못 느끼고 죽을 거야. 쥐도 새도 모르게.”그 소리가 끝나자, 진승윤이 정지 버튼을 눌렀다.임유나의 얼굴은 핏기가 완전히 사라진 상태였다. 그녀는 뒷걸음질 치며 말을 더듬었다.“어, 어떻게... 녹음돼 있을 수가 있어? 불가능해...”하도원이 눈을 가늘게 뜨며 입꼬리를 올렸다.“모른다고 해서 존재하지 않는 건 아니죠. 세상에 당신만 똑똑한 줄 알았어요? 천만에요.”임유나는 한순간 겁에 질렸지만 이내 다시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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