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현준은 엘리베이터 말없이 이연우를 내려다보고 있었다.얼굴빛은 폭풍우 몰아치기 직전의 하늘처럼 짙게 가라앉아 있었고 눈빛에는 당장이라도 번개가 칠듯한 냉기가 번뜩였다.그 시선은 정신을 잃고 축 늘어진 이연우에게서 떨어지지 않았다.정말 쓰러진 건지, 아니면 의도된 연기인지 단정할 수 없는 상황이라, 방현준의 눈빛에는 짙은 의심과 혼란스러운 감정이 교차했다.하지만 동시에 마음속에서 설명하기 어려운 불편함이 번져가고 있었다.이연우가 눈앞에서 쓰러졌다는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묘하게 신경이 쓰였다.잠시 망설이던 그는 낮고 차가운 목소리로 강문수에게 말했다.“병원으로 데려가요.”그 한마디는 마치 얼음장 밑에서 울려 퍼진 것처럼 서늘했고 엘리베이터 안의 공기마저 얼어붙는 것 같았다.병원에 도착한 뒤, 강문수는 안절부절못한 채 진료실과 복도를 오가며 검사 결과를 기다렸다.잠시 후, 의사가 검사 결과 모두 정상이고 단순한 저혈당 쇼크라고 했다.강문수는 그제야 길게 한숨을 내쉬며 허리를 펴는가 싶었고 얼굴에 드러났던 긴장도 조금씩 풀렸다.하지만 바로 옆에 서 있던 방현준은 여전히 굳은 표정 그대로였다.한 손은 팔짱을 낀 채, 복도의 창가에 서서 바깥을 바라보고 있었지만, 따스한 햇살이 그의 어깨 위로 쏟아지고 있음에도 전혀 따뜻함을 느낄 수 없을 만큼 싸늘한 기운이 그를 감싸고 있었다.강문수는 슬쩍 그를 힐끔 바라보다가 곧바로 고개를 숙였다.그 등 뒤에 서 있었지만 등줄기에 식은땀이 타고 내려갔다. 그리고 감히 먼저 말을 꺼낼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한편, 병실 안 침대에 누운 이연우는 조심스레 눈을 떴다.의식은 아직 또렷하게 돌아오지 않았지만 코끝을 찌르는 소독약 냄새가 정신을 빠르게 깨웠다.‘어딘가 낯선 분위기, 희뿌연 조명, 새하얀 천장...’“이 비서님, 아… 드디어 깨어나셨네요. 검사 결과는 저혈당으로 인한 쇼크라네요. 아직 식사 안 하셨죠? 제가 뭐 좀 사 올게요!”강문수는 그녀가 눈을 뜨자마자 안도의 숨을 내쉬며 말했고 구원의 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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