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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hat ng Kabanata ng 이혼 후의 꽃길: Kabanata 31 - Kabanata 40

100 Kabanata

제31화

심형빈은 이연우를 꽉 끌어안으며 귓가에 속삭였다.“연우야, 미안해. 전에 수영에게 프로젝트를 맡긴 건 정말 내 실수였어. 일찍 너에게 줬더라면 이런 일은 없었을 텐데...”그의 눈빛은 후회로 가득 차 있었고 이마에는 옅은 주름이 잡혀 있었다. 그는 자신의 결정에 몹시 자책하는 듯했다.이연우는 있는 힘껏 그의 품에서 벗어나려 발버둥 치며 분노와 경멸이 가득한 얼굴로 차갑게 쏘아붙였다.“때늦은 후회는 아무 의미 없어요. 당신 잘못이니 손해는 감수해야죠.”그녀는 이미 자잿값으로 어마어마한 돈이 들어갔을 것이고 그 모든 책임을 심형빈이 떠안게 되리라는 것을 짐작하고 있었다.그 생각에 이연우는 희미하게 입꼬리를 올리며 비웃었다. 심형빈에게 그 정도 돈은 아무것도 아니겠지만 그에게 파리 한 마리를 억지로 먹인 것 같은 찝찝한 느낌은 남길 수 있을 것이었다.심형빈은 이연우를 놓치지 않으려는 듯 더욱 꽉 끌어안으며 애원하듯 말했다.“연우야, 며칠 동안 나를 피하는 거 알아. 수영 때문에 화난 거지? 이제 그녀 때문에 우리 관계에 영향받는 일 없을 거야. 안심해.”이연우는 며칠째 객실에서 지내고 있고 심형빈은 밤마다 잠 못 이루고 뒤척였다.예전에는 이연우를 안고 있어야 편안하게 잠들 수 있었는데 이제는 그런 안정감조차 바랄 수 없게 된 것이다.그는 고수영과의 일로 이연우에게 깊은 상처를 줬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에 죄책감에 휩싸여 반드시 그녀에게 잘 갚아주겠다고 다짐했다.“형빈 씨, 너무 늦었어요!”이연우는 이를 악물고 한 글자씩 내뱉었다.심형빈은 그 말을 듣는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으며 강렬한 불안감이 엄습해왔다.그는 황급히 이연우를 놓아주고 두 손으로 그녀의 어깨를 붙잡은 채 다급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해명했다.“아니야, 아직 늦지 않았어! 다 좋아질 수 있어!”이연우는 고개를 저으며 심형빈을 담담하게 바라보며 말했다.“형빈 씨, 이 프로젝트 끝나면 내가 알아서 사표 낼게요. 부부로서 마지막 체면은 차려야죠.”그래도 오랫동안 사랑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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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화

핏발 선 눈으로 살기등등하게 노려보는 심형빈의 모습은 마치 분노에 사로잡힌 맹수 같았다.쾅 하는 소리와 함께 그는 팔을 휘둘러 책상 위의 서류와 찻잔 등을 모조리 바닥으로 쓸어버렸다.사무실 밖에서 이연우는 그 격렬한 소리를 듣고 잠시 발걸음을 멈칫했지만 곧 냉소적인 미소를 지었다.‘흥, 화났다고 물건이나 집어 던지고, 참 수준 떨어지네.’그녀는 속으로 경멸하며 고개조차 돌리지 않고 옆에서 잔뜩 겁먹은 진수혁을 힐끗 쳐다보며 무덤덤하게 말했다.“들어가서 치워요.”진수혁은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굳게 닫힌 사무실 문을 슬쩍 쳐다봤다. 안에서 들려오는 고함 소리에 그는 잔뜩 겁을 먹었다.지금 심 대표님은 극도로 분노한 상태라 잘못 나섰다가는 괜히 불똥 맞을 수도 있었다.진수혁은 입을 벙긋거렸지만 끝내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고개만 숙였다.이연우는 진수혁의 망설임에 신경 쓰지 않고 가볍게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저은 뒤, 제 사무실로 향했다.같은 시각, 회사 옥상에는 미풍이 불어와 시원한 기운을 더했다.고수영은 검은색 원피스를 입고 옥상 난간에 서 있었고 바람에 머리카락이 흩날려 얼굴 절반을 가렸다.그녀 옆에는 덩치 큰 남자가 낡은 검은 재킷을 걸친 채 서 있었다. 헝클어진 머리와 능청스러운 얼굴이 인상적이었다.남자는 고개를 숙이며 공손한 미소를 지었지만 눈빛만은 교활하게 번뜩였다. “고수영 씨, 무슨 일로 저를 부르셨습니까?”고수영은 천천히 몸을 돌렸다. 바람결에 머리카락이 젖혀지며 싸늘한 기운이 감도는 얼굴이 드러났다.가늘게 뜬 눈에서는 금방이라도 독을 뿜어낼 듯한 뱀처럼 소름 끼치는 빛이 번뜩였다.“전에 맡긴 일들은 꽤 잘 처리했더군. 오늘 부른 건, 사람 하나 납치할 일이 있어서야.”그녀의 목소리는 낮고 서늘하게 가라앉아 마치 지옥에서 흘러나오는 것 같았다.그 말이 떨어지자, 남자의 기세가 순식간에 되살아났고 마치 피 냄새를 맡은 상어처럼 눈빛이 흉흉하게 번뜩이며 날이 섰다.그는 한 발짝 다가가 손을 비비며 다급하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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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화

프로젝트를 맡자마자 이연우는 태엽을 감은 기계처럼 쉴 새 없이 바쁘게 움직였다.그녀는 매일 강문수, 서환희와 회의 탁자에 머리를 맞대고 업무 전반에 대해 뜨겁게 토론했다. 때로는 의견 충돌로 얼굴을 붉히기도, 기발한 아이디어에 서로 눈을 맞추며 웃기도 했다.논의가 끝나면 이연우는 곧장 작업복을 걸치고 안전모를 쓴 채 공사 현장으로 향했다.그녀의 눈은 날카롭게 빛났고 작은 부분도 놓치지 않으려 애썼다. 뙤약볕 아래 땀으로 옷이 흠뻑 젖어도 아랑곳하지 않았다.그런데 놀랍게도, 그토록 바쁜 와중에 심형빈은 며칠째 이연우를 찾아오지 않았다.덕분에 그녀는 모처럼 여유를 즐길 수 있었다.그렇게 2주가 흐른 어느 날 저녁, 이연우는 하루 일과를 마치고 지친 몸을 이끌고 집으로 향하려 했다.바로 그때, 강문수가 숨 가쁘게 달려와 그녀의 팔을 잡고는 묘한 미소를 띠며 말했다.“이 비서님, 전에 말씀하신 집, 제가 알아봤는데요. 원래 집주인이 돌아올 생각이 없다고 해요. 그래서 빨리 처분하고 싶어 하던데 4억에 모든 게 갖춰진 풀옵션으로 즉시 입주 가능하다네요. 혹시 한번 알아보시겠어요?”이연우는 그 말을 듣자 피곤했던 눈이 크게 떠지며 놀라움과 의아함으로 가득 찼다.그녀는 고개를 갸웃거리고 눈썹을 살짝 치켜올린 채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강 비서님, 설마 농담하시는 건 아니시죠? 베이랜드 집이 4억이라니요? 도대체 얼마나 허름한 집이길래요!”베이랜드는 시내 중심에 위치한, 시 전체에 명성이 자자한 고급 주택 지구였다. 다양한 크기의 집들이 있었지만 가장 작은 집도 평당 2천만이 훌쩍 넘었고 큰 집은 가격을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강문수는 이연우의 놀란 표정을 보고 웃음을 터뜨리며 설명을 덧붙였다.“집주인이 개인적인 사정으로 급하게 출국하게 되어서 시세보다 엄청 싸게 내놓은 거라고 하더라고요. 제가 그쪽이랑 좀 아는 사이라 저한테 특별히 부탁한 거예요.”이연우는 강문수의 설명을 듣고도 여전히 마음 한구석이 찜찜했다.머릿속엔 저절로 온갖 이상한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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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화

하루 종일 일에 시달린 이연우는 그제야 겨우 숨을 돌릴 수 있었다. 강문수와 헤어져 집으로 돌아가는 발걸음은 고단했지만 곧 자기 집을 갖게 된다는 생각에 들떠 있었다.현관문을 열자 집 안은 어둡고 조용했다.신발을 벗고 거실로 들어서니 소파에 웬 여자가 앉아 있었다.여자는 소파에 몸을 기대고 텔레비전을 보고 있었고 테이블 위에는 김이 모락모락 나는 커피가 놓여 있었다.임금영은 현관문 소리를 듣고 천천히 고개를 돌려 이연우를 쳐다봤다. 순간, 부드러웠던 얼굴이 삽시에 차갑게 변하며 살벌한 기운을 뿜어냈다.그녀는 이연우를 위아래로 훑어보며 빈정거렸다.“비서가 아주 우리 아들보다 더 바쁘네? 이렇게 늦게까지 뭐 하다 온 거야? 혹시 딴 남자라도 만나고 온 거 아냐?”임금영은 빈정거리는 듯한 웃음을 띠며 말했다. 이연우를 며느리로 생각하는 마음은 조금도 느껴지지 않았다.이연우는 그 말을 듣고 잠시 멍해졌지만 곧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강렬한 눈빛으로 맞섰다.전에는 심형빈의 어머니라는 이유로 임금영에게 깍듯이 대하며 온갖 모진 말을 묵묵히 감내했지만 이제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이연우는 숨을 깊게 들이쉬고 끓어오르는 분노를 억누르며 차갑게 대꾸했다.“바람피우는 거로는 제가 아드님을 절대 못 따라가죠. 제가 늦게 들어오는 게 싫으시면 앞으로 아예 안 들어올 수도 있어요.”“이연우, 네가 처음부터 내 아들 돈 보고 들러붙은 줄 알았다. 이제 심 씨 며느리 자리에 앉더니 결국 본색을 드러내는구나!”임금영은 목소리를 높이며 두 눈을 부릅뜬 채 이연우를 손가락질했다. 얼굴에는 분노와 원망, 비난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었다.애초에 심형빈이 이연우와 결혼하겠다고 했을 때부터 그녀는 결사반대했다.심형빈의 아버지가 이연우가 사업적으로 도움이 될 거라 설득하지 않았다면, 그녀를 며느리로 들일 일은 절대 없었을 것이다.임금영이 보기엔, 이연우는 지금 심형빈을 등에 업었다는 이유로 자신에게까지 이렇게 무례하게 구는 것이었다. 그런 태도를 보면, 이연우는 속을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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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화

심형빈의 표정은 금방이라도 폭풍우가 몰아칠 듯 험악하게 굳어 있었다. 그는 짓눌린 듯 무거운 발걸음으로 천천히 이연우에게 다가왔다.그는 이를 악물고 간신히 말을 내뱉었다.“다시는 이혼이란 말 꺼내지 말라고 했을 텐데!”“아들, 저 여자는 꿍꿍이가 있어서 너한테 접근한 거야. 차라리 이혼하는 게...”“엄마!”심형빈은 홱 고개를 돌려 임금영을 노려봤다. 그의 눈빛은 경고로 가득 차 있었다.임금영이 말을 끝내기도 전에 그는 단호하고 결연한 어조로 그녀의 말을 끊으며 말했다.“제 아내는 이연우뿐이에요. 더 이상 저희 일에 끼어들지 마세요.”최근 며칠간 꼬리에 꼬리를 물고 터지는 문제들 때문에 그는 머리가 터질 지경이었다. 이연우에게 어떻게 해명해야 할지 감도 안 잡히는데 어머니까지 나타나 기름을 붓고 있으니, 그야말로 환장할 노릇이었다.“형빈아, 다 널 생각해서 하는 말이야. 수영이는 어릴 때부터 함께 자란 사이이니 변변찮은 집안에서 자란 이연우보다는 훨씬 낫잖아.”임금영은 포기하지 못한 채 심형빈에게 한 발짝 더 다가가 그의 팔을 잡으려 했다. 얼굴에는 애처로운 표정이 가득했다.“계속 연우를 싫어한다면, 앞으로 이 집에 오지 마세요! 아주머니, 손님 내보내세요!”심형빈은 심호흡을 하고 분노를 억누르며 소리쳤다.말을 마친 그는 이연우의 손목을 잡아 거칠게 방으로 끌고 들어갔다.이연우는 휘청거리며 넘어질 뻔했지만 심형빈은 아랑곳하지 않았다.몇 달 만에 들어온 침실에는 치워두었던 결혼사진이 다시 걸려 있었고 치워두었던 물건들도 원래 있던 자리에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방안은 여전히 예전 모습 그대로였지만 이연우의 마음은 이미 예전과 같지 않았다. “연우야, 그동안 수영이랑 연락 안 했어. 그 여자 때문에 우리 사이가 이렇게 틀어진 거 알아. 이제 걱정 마, 앞으로는 절대 그런 일 없을 거야.”심형빈은 돌아서서 이연우의 손을 굳게 잡고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그의 눈빛은 진심으로 가득 차 있었다.이연우는 고개를 들어 그를 물끄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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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화

심형빈은 그 말을 듣고 마치 전기 충격을 받은 사람처럼 꼼짝도 하지 못했다.머릿속이 하얗게 변했고 심장은 꽉 조이는 듯 숨쉬기조차 어려웠다.다행히도 휴대폰이 스피커폰 모드가 아니었다. 만약 이연우가 이 말을 들었다면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졌을 것이다.그는 당황한 듯 이연우를 슬쩍 쳐다보았다. 복잡미묘한 표정과 의심스러운 그녀의 눈빛에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그는 더 생각할 겨를도 없이 본능적으로 몸을 돌려 비틀거리며 발코니로 향했다. 발걸음은 천근만근 무거웠다.발코니에 선 그는 떨리는 손으로 통화 버튼을 눌렀다. 긴장과 불안에 목소리가 심하게 떨렸다.“정말이야? 말도 안 돼...”방안에서 이연우는 심형빈의 달콤한 말에 잠시나마 희망을 품었지만, 금세 차가운 물을 끼얹은 듯 실망감에 휩싸였다.그녀는 아랫입술을 깨물며 눈시울이 붉어졌다.역시 바람은 한 번만 피우기 어렵지 두 번은 쉽다는 말이 맞는 것 같았다.그에게 다시 기대를 걸지 말았어야 했다.2분 뒤, 심형빈은 억지로 평정을 유지하며 발코니에서 돌아왔다.애써 웃으려 했지만 얼굴에는 미안함이 가득했다.“연우야, 급한 일이 생겨서 나가봐야 할 것 같아. 집에서 좀 기다려 줄래?”“형빈 씨, 솔직히 오늘 나가면 다시는 안 돌아올 거잖아요.”이연우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차분한 표정으로 심형빈을 쏘아봤다. 마치 모든 것을 예상하고 있었다는 듯 담담한 목소리였다.“아니야, 반드시 돌아와서 자초지종을 설명할게.”심형빈은 다급하게 한 걸음 다가가 이연우의 손을 잡으려 했지만 그녀는 가볍게 피했다.그의 손은 어색하게 허공에 멈췄고 마음속은 혼란과 죄책감으로 가득 찼다.“형빈 씨, 기회를 줄게요. 오늘 밤에 돌아온다면 이혼 얘기는 다시 꺼내지 않을 테지만 돌아오지 않는다면 내일 당장 짐을 싸서 나갈 거예요. 그리고 프로젝트 끝나면 이혼해요.”이연우는 말을 마치고 심형빈을 더 이상 쳐다보지 않고 곧장 자기 방으로 돌아갔다.그녀는 방 발코니에 서서 심형빈이 허둥지둥 아래층으로 내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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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화

그녀는 두 눈을 비비며 다시 한번 숫자를 확인했다. 그리고 마치 새로운 대륙을 발견한 사람처럼 강문수의 옷을 붙잡고 흥분한 목소리로 떨며 말했다.“강문수 씨, 제가 잘못 본 거 아니죠? 55평에 4억이라니요? 진짜 확실한 거예요?”그동안 이연우는 강문수를 전적으로 신뢰했기 때문에 미리 집을 보러 오지 않았었다.하지만 지금, 예상보다 훨씬 큰 집 크기를 눈으로 확인하자 꿈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이건 웬 떡이 굴러온 게 아니라, 하늘에서 커다란 금괴가 떨어진 거나 다름없었다. 그것도 정확히 그녀의 머리 위로 떨어진 것이다.“이 비서님, 제가 절대 손해 보게 하지는 않을 거라고 말씀드렸잖아요. 안심하세요. 저는 이 비서님 바로 아랫집에 살고 있으니 필요하신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저를 찾아주세요.”강문수는 자신감 넘치는 미소를 지으며 눈을 초승달처럼 휘었다.말을 마친 그는 살짝 몸을 돌려 오른손을 내밀며 이연우를 집 안으로 안내했다.현관문 앞에 선 강문수는 열쇠를 꺼내 조심스럽게 문을 열었다.문이 열리는 순간, 이연우는 눈이 번쩍 뜨이는 듯한 기분을 느끼며 두 눈을 빛냈다.마치 북유럽 귀족의 저택을 연상시키는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인테리어가 눈앞에 펼쳐졌기 때문이다.은은한 나무 향이 감도는 나무 바닥, 은은한 미색으로 칠해진 벽, 그리고 감각적인 그림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거실 중앙에는 화려한 샹들리에가 은은한 빛을 흩뿌리며 고급스러운 소파와 테이블을 비추고 있었다.이연우는 흥분한 나머지 볼이 발그레해진 채 마치 뛰어노는 어린 사슴처럼 집 안 곳곳을 누볐다.여기저기 만져보고 살펴보면서 인테리어 곳곳이 마음에 쏙 드는 듯했다.입가에서는 연신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와, 너무 예쁘다!”“이 디자인 완전 대박인데!”이연우는 집 안을 한 바퀴 둘러보고 흥분감에 볼이 발그레해진 채 강문수의 손을 꼭 잡고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강 비서님, 정말 고맙습니다. 이 은혜는 평생 잊지 않을게요. 혹시 드시고 싶으신 거라도 있으세요? 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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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화

방현준은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거의 다 됐어요. 방 대표님도 같이 가실래요?”이연우는 살짝 눈살을 찌푸렸지만 금세 풀고 이혼에 대한 방현준의 질문에 직접적으로 답하지 않았다.좋은 날에 이혼이라는 불길한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네!”방현준은 짧게 대답하고 망설임 없이 그들의 뒤를 따라 샤부샤부 가게로 향했다.샤부샤부 가게에 도착한 이연우는 신이 나서 메뉴판을 펼쳐 들고 눈을 반짝이며 메뉴에 있는 모든 음식을 다 맛보고 싶어 했다.그녀는 손가락으로 메뉴판을 빠른 속도로 훑으며 중얼거렸다.“이거요. 이것도요...”강문수가 눈치 빠르게 재빨리 말리지 않았더라면 이연우는 끝없이 주문했을 것이다.이연우는 직접 맥주 석 잔을 따라 두 손으로 조심스럽게 잔을 들고 환하게 웃으며 강문수와 방현준에게 말했다.“강 비서님, 방 대표님, 건배! 제 앞날에 좋은 일만 가득하기를, 그리고 두 분 모두 늘 부자 되시기를 바랍니다!”말을 마친 이연우는 고개를 젖혀 잔에 담긴 맥주를 단숨에 들이켰다. 시원하고 깔끔한 모습이었다.이연우의 모습을 바라보던 방현준의 얼굴에 저절로 미소가 떠올랐다.그의 눈빛에는 은은한 애정이 담겨 있었다.식사를 마치고 나오자 이연우는 술기운에 발걸음이 약간 흐트러지고 두 뺨은 발갛게 달아올랐으며 눈은 마치 안개가 낀 듯 몽롱해져 있었다.그녀는 고개를 살짝 뒤로 젖히며 모처럼 찾아온 여유를 만끽했다.베이랜드 아파트 단지 앞에서 이연우는 발걸음을 멈추고 몸을 돌려 방현준을 마주 보았다.그녀는 눈을 가늘게 뜨고 몽롱한 눈빛으로 방현준을 바라보며 궁금한 듯 물었다.“방 대표님, 여기서 뵙다니 신기하네요. 혹시 대표님도 여기 사세요?”방현준은 술에 살짝 취한 이연우의 모습을 말없이 바라봤다. 그녀의 뺨은 발갛게 물들어 마치 잘 익은 사과 같았고 눈빛은 술기운에 몽롱하면서도 순수해 보였다.방현준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조용히 대답했다.“네.”“와. 이런 우연이. 저도 방금 여기 집을 샀거든요. 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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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화

엘리베이터 안, 방현준과 이연우는 엘리베이터 밖에서 강문수가 신나서 소리치는 소리를 들었다. 기쁨에 가득 찬 목소리가 닫힌 문을 뚫고 들어왔다.갑작스러운 소리에 깜짝 놀란 이연우는 눈살을 찌푸리며 방현준에게 의아하게 물었다.“강 비서님은 왜 저러시는 거죠?”방현준은 입꼬리를 살짝 올린 채 희미하게 웃으며 말했다.“신경 쓰지 마세요.”마치 강문수의 반응을 이미 예상하고 있었다는 듯 그의 눈빛은 어딘가 즐거워 보였다. “방 대표님, 오늘따라 평소와 좀 다르시네요. 훨씬 친근해 보이세요!”이연우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방현준을 빤히 쳐다봤다.술기운 때문인지 이연우는 대담해져서 방현준의 잘생긴 얼굴을 거침없이 훑어보았다.‘저렇게 잘생긴 얼굴은 어떻게 만들어진 걸까?’그의 이목구비는 마치 정교하게 조각된 듯 깊은 눈, 오뚝한 콧날, 아름다운 선의 입술, 모든 곳에서 독특한 매력이 흘러나왔다.그런데 저렇게 완벽한 얼굴과 몸매에 어울리지 않게 왜 딸기 그림이 그려진 속옷을 입었을까?이런 생각에 이연우의 시선은 걷잡을 수 없이 어느새 방현준의 아랫부분으로 향하고 있었다.몽롱한 눈빛으로 술기운에 취한 그녀는 판단력이 흐려진 탓에 그런 행동이 얼마나 무례한지조차 깨닫지 못했다.방현준은 예민하게 이연우의 묘한 시선을 눈치채고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그는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며 나지막하지만 단호한 어조로 경고했다.“이 비서님, 지금 어디를 보고 있는 겁니까?” 그의 목소리는 낮았지만 조용한 엘리베이터 안에서는 유난히 또렷하게 들렸다.하지만 이연우는 술기운에 완전히 이성을 잃었는지 방현준의 경고에도 전혀 부끄러움을 느끼지 못하는 듯했다.그녀는 천천히 시선을 옮기고 바람에 흔들리는 버들가지처럼 몸을 비틀거렸다. 그러고는 고개를 들어 방현준을 똑바로 쳐다보며 물었다.“방 대표님, 질문 하나만 해도 될까요?”그녀는 말을 할 때 혀가 꼬인 듯 어눌했고, 한 마디 한 마디가 입에서 느릿느릿 힘겹게 흘러나왔다.“말해 봐요.”방현준은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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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화

방현준은 고통에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고 이마에는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혔다. 그는 이를 악물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이 비서님, 손 놔요!”“방 대표님, 빨리 일어나세요. 숨 막혀요.”이연우는 힘들게 숨을 헐떡이며 다급하게 외쳤다.그녀의 뺨은 산소 부족과 당황스러움에 붉게 물들었고 눈에는 혼란과 무력감이 가득했다.“내 머리부터 놔야 일어나죠!”방현준은 이를 악물고 또박또박 말했다.그는 지금 꼼짝도 할 수 없는 상황이었기에 이연우가 자신의 머리를 잡은 손을 놓아주기만을 간절히 바랐다.방현준의 외침에 이연우는 퍼뜩 정신을 차렸다. 그녀는 눈을 크게 뜨고 자신의 실수와 민망함을 깨닫고는 허둥지둥 손을 놓으며 말했다.“알, 알겠습니다!”손을 놓자 방현준은 허둥지둥 일어섰다. 머리카락은 아까 잡아당겨 진 탓에 헝클어져 있었고 몇 가닥은 이마에 아무렇게나 흩어져 꽤나 엉망인 모습이었다.이연우도 서둘러 일어나려 했지만 술 때문에 다리에 힘이 풀려 여전히 몸을 가누지 못했다.간신히 일어섰지만 다시 균형을 잃고 마치 제어 불능의 포탄처럼 방현준에게 그대로 덮쳐들었다.방현준은 채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이연우에게 정통으로 부딪히고 말았다.두 사람은 순식간에 위아래로 마주 보게 되었고 입술 사이 거리는 2cm도 채 되지 않아 닿을 듯 가까웠다.이연우는 은은하고 기분 좋은 향기가 코끝을 간질이는 것을 느꼈다. 그 향기에는 방현준 특유의 향이 섞여 있는 듯해서 그녀의 심장을 걷잡을 수 없이 두근거리게 만들었다.그녀의 얼굴은 순식간에 잘 익은 토마토처럼 새빨갛게 달아올랐고 눈빛은 놀라움과 수줍음으로 가득했다.“이 비서님, 저한테 뽀뽀하고 싶으신 겁니까?”방현준은 살짝 몸을 기울였고 그의 따뜻한 숨결은 마치 부드러운 깃털처럼 이연우의 뺨에 살랑살랑 닿았다.그러자 그녀의 붉어진 얼굴은 더욱 강렬하게 빛났다.주변 공기는 마치 멈춘 듯 고요했고 서로의 작은 숨소리까지 들릴 정도였다.다음 순간, 이연우는 갑자기 불붙은 폭죽처럼 펄쩍 뛰어 일어났다. 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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