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를 맡자마자 이연우는 태엽을 감은 기계처럼 쉴 새 없이 바쁘게 움직였다.그녀는 매일 강문수, 서환희와 회의 탁자에 머리를 맞대고 업무 전반에 대해 뜨겁게 토론했다. 때로는 의견 충돌로 얼굴을 붉히기도, 기발한 아이디어에 서로 눈을 맞추며 웃기도 했다.논의가 끝나면 이연우는 곧장 작업복을 걸치고 안전모를 쓴 채 공사 현장으로 향했다.그녀의 눈은 날카롭게 빛났고 작은 부분도 놓치지 않으려 애썼다. 뙤약볕 아래 땀으로 옷이 흠뻑 젖어도 아랑곳하지 않았다.그런데 놀랍게도, 그토록 바쁜 와중에 심형빈은 며칠째 이연우를 찾아오지 않았다.덕분에 그녀는 모처럼 여유를 즐길 수 있었다.그렇게 2주가 흐른 어느 날 저녁, 이연우는 하루 일과를 마치고 지친 몸을 이끌고 집으로 향하려 했다.바로 그때, 강문수가 숨 가쁘게 달려와 그녀의 팔을 잡고는 묘한 미소를 띠며 말했다.“이 비서님, 전에 말씀하신 집, 제가 알아봤는데요. 원래 집주인이 돌아올 생각이 없다고 해요. 그래서 빨리 처분하고 싶어 하던데 4억에 모든 게 갖춰진 풀옵션으로 즉시 입주 가능하다네요. 혹시 한번 알아보시겠어요?”이연우는 그 말을 듣자 피곤했던 눈이 크게 떠지며 놀라움과 의아함으로 가득 찼다.그녀는 고개를 갸웃거리고 눈썹을 살짝 치켜올린 채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강 비서님, 설마 농담하시는 건 아니시죠? 베이랜드 집이 4억이라니요? 도대체 얼마나 허름한 집이길래요!”베이랜드는 시내 중심에 위치한, 시 전체에 명성이 자자한 고급 주택 지구였다. 다양한 크기의 집들이 있었지만 가장 작은 집도 평당 2천만이 훌쩍 넘었고 큰 집은 가격을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강문수는 이연우의 놀란 표정을 보고 웃음을 터뜨리며 설명을 덧붙였다.“집주인이 개인적인 사정으로 급하게 출국하게 되어서 시세보다 엄청 싸게 내놓은 거라고 하더라고요. 제가 그쪽이랑 좀 아는 사이라 저한테 특별히 부탁한 거예요.”이연우는 강문수의 설명을 듣고도 여전히 마음 한구석이 찜찜했다.머릿속엔 저절로 온갖 이상한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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