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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이혼 후의 꽃길: Chapter 311 - Chapter 320

482 Chapters

제311화

그 비명이 다시 한번 의식을 잃은 소예린의 귀를 파고들어 마치 벼락처럼 그녀의 의식을 뒤흔들며 잠에서 깨웠다.소예린은 눈을 크게 뜨고 공포에 질린 눈빛으로 소리가 나는 곳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임이한의 고통스러운 모습을 보는 순간, 그녀의 몸은 통제력을 잃은 듯 거세게 떨리기 시작했다.두려움이 홍수처럼 밀려와 소예린을 완전히 삼켜버렸다.소예린은 방현준의 잔혹한 수단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는데 그 사실이 그녀를 더욱 공포에 몰아넣었다.소예린은 몸을 떨며 천천히 방현준이 있는 쪽으로 기어가기 시작했다. 움직일 때마다 온몸이 마디마디가 힘겨워 보였다.“방 대표님, 제발 살려주세요.”소예린은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고 그 말투에는 공포와 절망이 뒤섞여 있었다.“저 바로 출국할게요. 다시는 평생 당신들 앞에 나타나지 않을게요. 제발 저를 살려주세요.”소예린은 절망적인 눈빛을 하고 떨리는 손끝으로 바닥을 더듬었다. 방현준의 옷자락이라도 잡으면 자비를 얻을 수 있을 것만 같았다.그러나 방현준은 차가운 시선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입가에 차가운 미소를 띠었다. 그 웃음은 날카로운 비수처럼 소예린의 가슴을 찔렀다.“좋아. 그럼 네가 진 빚부터 다 갚아.”방현준의 목소리는 냉정하고 단호했고 협상의 여지는 전혀 없었다. 그는 곁에 서 있던 강문수에게 시선을 돌리며 명령했다.“소예린을 위층으로 끌고 가서 그 남자들이 마음껏 갖고 놀게 해.”그 말에 소예린의 눈동자가 급격히 떨렸다. 그녀는 믿을 수 없다는 듯 공포에 질린 눈으로 방현준을 바라보았다. 눈앞의 남자는 더 이상 인간이 아니었고 지옥에서 온 악마 같았다.“방 대표님, 저는 시킨 대로 했을 뿐이에요! 아무것도 몰랐어요! 전부 임이한이 꾸민 일이에요. 제발 이러지 말아주세요!”소예린은 고개를 격하게 저으며 울부짖었다. 눈물이 끊임없이 쏟아졌고 두려움에 찬 목소리는 점점 날카롭게 갈라졌다.그러나 방현준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고 그의 얼굴에는 냉혹함만이 남아 있었다.방현준은 이연우를 해친 일에 가담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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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2화

방현준은 병원 혈액은행에 긴급히 연락해 이연우에게 맞는 혈액을 요청했지만 돌아온 답변은 빨라도 하루는 걸린다는 것이었다.그 하루가 그에게는 마치 한 세기처럼 길게 느껴졌다.이연우의 몸 상태는 조금도 지체할 여유가 없었다.방현준은 병실 안을 계속 오가며 발을 동동 굴렀고 시종일관 미간을 찌푸리고 있었다.그러다 문득, 눈빛 속에 한 줄기 희미한 희망의 빛이 스쳤다.방현준은 곧바로 조용히 병실을 나와 복도 끝으로 향했다. 휴대전화를 꺼내 번호를 누르는 그의 손가락은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긴장감과 기대감이 뒤섞인 표정이었다.잠시 후, 복도 저쪽에서 급한 발소리가 들려왔고 여도진이 숨을 헐떡이며 병원으로 들어섰다.그는 평소처럼 단정한 맞춤 검은색 정장을 입고 있었지만 늘 깔끔하던 머리는 약간 흐트러져 있었다.전화 받고 곧장 달려온 것이 분명했다. 여도진은 멀리서 방현준을 보자마자 재빨리 다가와 그의 어깨를 붙잡았다.그리고는 다급하게 위아래를 훑으며 물었다.“다친 거예요?”“저 아니고 연우가 다쳤어요.”방현준의 목소리는 쉬어 있었고 지친 기색과 초조함이 역력했다.“현준 씨 여자친구 말입니까?”여도진은 놀란 듯 눈을 크게 떴다. 그는 방현준이 이렇게 다급히 자기를 불러낸 이유가 헌혈 때문일 줄은 전혀 몰랐다.“도진 씨랑 연우 혈액형이 같아요.”방현준은 여도진을 바라보며 간절한 눈빛으로 말했다.“세상에 같은 혈액형 가진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왜 하필 접니까?”여도진은 얼굴을 찌푸리며 불만스러운 말투로 말했다.“현준 씨도 알잖아요. 제 이름으로 헌혈한다면 F국 사람들이 바로 저를 찾아낼 겁니다.”여도진은 방현준의 행동이 너무 성급하다고 느꼈다. 이런 무모한 일은 자신에게 큰 위험을 초래할 수도 있었고 심지어 생명까지 위협할 수도 있는 일이었다.그때, 방현준이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이연우가 어쩌면 도진 씨 여동생일지도 몰라요.”그 말에 여도진의 얼굴이 굳어졌다. 그는 눈이 휘둥그레지며 믿을 수 없다는 듯 방현준을 바라봤다.“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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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3화

방현준은 굳은 표정으로 일의 자초지종을 여도진에게 하나하나 자세히 설명했다.“하지만 지금은 한씨 가문 가주의 검사 물품을 구할 수가 없어요. 그래서 이연우가 정말 한세아인지 백 퍼센트 확신할 수는 없어요.”방현준은 살짝 미간을 찌푸리며 어쩔 수 없다는 듯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가족을 찾는 건 큰일이기에 털끝만큼의 소홀함도 허용되지 않았다. 명확한 증거가 없이는 누구도 섣불리 결론을 내릴 수 없었다.방현준이 아직은 의심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것에 반해 여도진은 이야기를 다 들은 뒤 강한 예감이 들었다.그는 거의 백 퍼센트 이 여자가 자신이 오랫동안 찾던 여동생이라고 확신했다.옛날 성에서 발생한 큰불은 이모네 가족을 집어삼켰고 거대한 화염이 모든 것을 태워버려 온통 불바다가 되었다.현장은 처참했고 사람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였다. 하여 그때 모두가 여동생 역시 그 참혹한 화재로 목숨을 잃었다고 여겼다.그런데도 이상하게 여동생의 시신만은 끝내 찾지 못했는데 그 후로 한씨 가문의 모든 사람은 여동생의 행방을 찾는 것을 포기하지 않았다.수년 동안 수많은 인력과 물자를 쏟아부어 사방으로 소식을 수소문했고 한 줄기 희미한 단서라도 놓치지 않으려 했다.그러나 사람 하나를 찾는 일은 절대 쉬운 것이 아니어서 결국 아무것도 건지지 못한 채 세월만 흘렀다.그토록 오랫동안 소식 없던 여동생이 머나먼 H국에서 나타날 줄은 상상도 못 한 일이었다.“들어가서 볼 수 있을까요?”여도진의 눈빛에는 기대와 걱정이 가득했고 목소리도 떨려왔다.지금 당장이라도 여동생을 보고 싶었다. 그녀의 모습을 확인하고 무사한지 알고 싶었다.“연우는 아직 상태가 불안정해요. 깨어난 다음에 봅시다.”방현준의 시선은 내내 병실 안의 이연우에게서 떨어지지 않았다. 단 한 순간도 눈을 떼고 싶지 않았다.병상에 누워 종잇장처럼 창백한 이연우의 얼굴을 바라보는 방현준의 가슴은 자책과 안쓰러움으로 먹먹해졌다.자신 때문에 이연우가 너무 많은 수난과 위험을 겪었다는 생각이 그를 숨 막히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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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4화

이연우의 손가락이 갑자기 미세하게 움직이더니 이내 천천히 눈을 떴다. 마치 한 세기 동안 깊은 잠에 빠져 있었던 것처럼 느껴졌다.온몸은 납덩이를 달고 있는 듯 무겁고 극심한 피로가 몰려왔다.이연우는 시선이 잠시 흐릿했으나 병실 안의 부드러운 조명에 익숙해지자 조금씩 주위를 알아보기 시작했다.이연우는 천천히 시선을 돌려 자신의 병상 곁에 앉아 있는 방현준을 바라보았다. 그의 얼굴은 지쳐 있었고 한때 매끈하던 얼굴에는 거친 수염이 자라 있었다.얼마나 오랫동안 씻지도 면도하지도 않았는지 짐작이 갔다. 눈은 붉게 충혈되어 있었고 걱정스러운 그 표정에는 피로가 가득해 오랜 세월 잠 한 번 제대로 자지 못한 사람처럼 보였다.방현준은 줄곧 이연우의 미세한 움직임까지도 놓치지 않고 지켜보고 있었다. 그녀의 시선이 자신을 향하자 그의 눈빛에는 놀라운 기색과 함께 환희가 번쩍였다.그는 무언가를 놓칠세라 재빨리 고개를 돌려 문밖으로 외쳤다.“어서, 의사 불러 와!”쉬어있는 목소리는 긴장과 조급함 때문에 약간 떨려왔다. 곧이어 의사가 급히 병실로 들어왔다.의사는 이연우의 상처 부위를 꼼꼼히 확인하고, 각종 기기를 이용해 검사를 진행했다. 표정은 진지했고 움직임은 신중했다.한참 후, 팽팽한 긴장감이 역력하던 의사의 얼굴에 비로소 안도의 빛이 스쳤다. 그는 길게 숨을 내쉬며 말했다.“방 대표님, 이연우 씨는 이제 생명에 지장은 없습니다. 다만 몸이 너무 약해졌어요. 피를 많이 흘린 탓에 한동안 입원해서 안정과 치료가 필요합니다.”그는 이어서 말했다.“사실 저는 피가 많이 소실되어 뇌에 산소가 부족하지 않을까 걱정했거든요. 하지만 이연우 씨는 정말 천운이 따랐어요.”“현준 씨, 제대로 쉬지도 않았죠?”이연우는 피곤함에 찌든 방현준을 바라보며 마음이 미어졌다. 그녀는 입술이 살짝 떨렸고 손을 들어 그의 수척한 얼굴을 어루만지고 싶었다.하지만 상처 때문에 움직일 때마다 통증이 느껴졌다. 그 고통은 뼛속까지 파고드는 듯했고 몸은 한없이 바닥으로 가라앉아있는 것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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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5화

방현준은 이연우가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 거의 한시도 떨어지지 않고 곁을 지켰다. 그는 세심하게 그녀를 돌보며 언제나 부드러운 시선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방현준의 눈빛 속에는 오직 이연우만이 존재하는 듯, 세상 전부가 그녀인 것처럼 보였다.그 소식을 들은 나정윤은 큰 충격을 받았다. 그녀는 하던 일을 모두 내던진 채 한순간도 지체하지 않고 병원으로 달려왔다.급히 병실 문을 열고 들어온 나정윤은 병상 위에 힘없이 누워 있는 이연우의 모습을 보는 순간, 날카로운 화살이 가슴을 꿰뚫은 듯한 고통을 느꼈다.나정윤은 눈가가 붉어졌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어쩌다 이렇게 된 거야?”나정윤은 걱정스러운 마음에 안타까워 말을 채 하기도 전에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나정윤에게 이연우는 친딸과도 다름없는 존재였다. 그런 그녀가 이렇게 상처 입고 누워 있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찢어지지 않을 리 없었다.“어머님, 전 괜찮으니 걱정하지 마세요. 조금만 쉬면 금방 나을 거예요.”이연우는 눈앞에서 울고 있는 나정윤을 보며 오히려 마음이 아팠다. 몸은 아직 쇠약했지만 억지로 정신을 가다듬으며 도리어 나정윤을 위로했다.이연우는 손을 들어 나정윤의 눈물을 닦아주려 했지만, 기운이 없어 팔을 절반쯤 들다가 결국 힘없이 떨어뜨렸다.“다 현준이 때문이야. 그 애가 제대로 널 지켰다면 이렇게까지 다치진 않았을 텐데.”나정윤은 부드러운 손짓으로 살짝 이불을 여며주었다. 그 행동은 마치 유리로 된 무언가를 다루듯 조심스러웠고 말투에서는 억누른 분노와 서운함이 느껴졌다.“이번 일은 그 사람 탓이 아니에요. 육진 그룹의 회장이 임이한의 외삼촌일 줄은 누가 알았겠어요.”이연우는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방현준을 감쌌다. 그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얼마나 애썼는지 알고 있었다.이번 사건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너무나 갑작스럽게 닥친 일이었다.“연우야, 차라리 회사 일은 그만두는 게 어때? 너무 위험해. 차라리 우리 다 같이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이사 가자.”나정윤은 불안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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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6화

나정윤은 병상 위의 이연우를 바라보며 마음 깊은 곳에서 죄책감이 느끼고 있었다.만약 방씨 가문의 복잡한 배경이 아니었다면 이연우가 이런 위험을 겪는 일은 없었을 텐데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그때, 방현준이 조심스레 문을 밀고 들어왔다. 그의 손에는 갓 끓인 듯 김이 모락모락 나는 죽 한 그릇이 들려 있었다.요즘 이연우의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소화가 잘되고 자극이 없는 음식만 먹을 수 있었는데 이 죽은 그가 일부러 사람을 시켜 정성껏 끓인 것이었다.병실에 들어서자마자 그는 어머니의 붉어진 눈가를 보았다. 조금 전까지 울고 있었음이 분명했다.방현준은 한숨을 내쉬며 이내 상황을 짐작했다. 감정이 풍부한 자신의 어머니가 이연우를 보며 또 눈물을 흘린 것이다.“엄마, 제발 이 비서 앞에서 울지 말라고 했잖아요.”방현준은 고개를 살짝 저으며 말했다. 나정윤을 책망하는 게 아니라 못 말린다는 듯한 체념이 섞인 말투였다.그는 손에 든 죽을 조심스럽게 침대 머리맡에 내려놓으며 시선은 이연우에게서 떨어지지 않았다그 시선에는 사랑과 걱정, 그리고 깊은 애정이 담겨 있었다.“아직도 이 비서라고 불러?”나정윤은 못마땅한 눈빛으로 아들을 바라보았다.“이 정도 관계면 좀 더 다정하게 불러야 하는 거 아니야?”나정윤은 답답하다는 듯 말하며 속으로 아들이 도대체 왜 이렇게 감정 표현이 서툴까 하며 타박했다. 이런 부분에서는 어쩌면 아버지를 하나도 닮지 않았나 싶었다.방현준은 그저 미소만 지었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그는 어머니의 뜻을 알고 있었다. 다만 그는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주는 사람이었다.방현준은 조심스레 죽 한 숟가락을 뜨고는 입김을 불어 식힌 뒤, 온도를 확인하고 나서야 천천히 이연우의 입가로 가져갔다.이연우는 작게 입을 벌려 그가 떠준 죽을 한 숟가락 한 숟가락 삼켰다. 몸이 너무 쇠약한 탓에 식사 한번 하는 것조차 힘겨웠다.그래도 방현준은 묵묵히, 그리고 다정하게 끝까지 죽을 먹였다. 죽을 거의 다 먹어갈 때, 방현준의 휴대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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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7화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났지만, 방현준은 마치 세상에서 증발이라도 한 듯 아무런 소식이 없었다.이연우는 매일 초조하게 기다리며 종일 휴대폰을 손에서 놓지 못했다. 혹시라도 방현준에게서 연락이 올까, 문자 한 통, 전화 한 통도 놓칠까 봐 불안해 눈을 떼지 못했다.사흘이 지나고 나흘이 지나 시간은 무정하게 흘러갔지만, 방현준은 여전히 나타나지 않았다.그는 마치 세상에서 완전히 사라져버린 사람처럼 행적이 묘연했다.마침내 이연우는 회복하여 퇴원하게 되었다. 그러나 병원을 나서던 그 날, 그녀를 맞이한 것은 여전히 방현준의 소식이 아무것도 없는 현실이었다. 이연우는 주변 사람들에게 물었지만, 방현준이 F국으로 갔다는 강문수의 말뿐이었고 그가 왜 갔는지, 어디에 있는지는 강문수도 알지 못했다.집으로 돌아온 이연우는 휴대폰을 꺼내 들었고 기계처럼 같은 동작을 반복했다. 방현준의 번호를 누르고 통화 버튼을 누르기를 수십 번이었다.그러나 들려오는 건 언제나 차가운 신호음뿐이었고 그 기계적인 소리가 마치 잔혹한 운명의 장난 같았다.이연우의 눈빛은 점점 초조와 불안으로 물들었고 걱정은 눈덩이처럼 커져만 갔다.열흘째 되는 밤, 이연우는 또다시 잠들지 못하고 뒤척이고 있었다. 사방은 고요했고 어둠은 거대한 장막처럼 세상을 뒤덮고 있었다.그때, 문밖에서 무척 미세한 노크 소리가 들렸다. 밤의 정적 속에서 그 소리는 유난히 선명하게 울렸다.침대에 누워 있던 이연우는 벌떡 몸을 일으켰고 가슴속에 희망의 불씨가 피어올랐다.그녀는 생각할 틈도 없이 맨발로 뛰어나가 문 앞으로 달려갔고 방현준이 돌아온 게 아닌지 하는 기대감으로 벅차올랐다.하지만 문을 열자 그 앞에는 연희정이 서 있었다. 그녀는 피곤이 가득한 얼굴이었지만 눈빛은 여전히 단단했다.“언니, 무슨 일이에요?”이연우는 놀라서 물었고 방금까지 피어올랐던 희망의 불빛이 서서히 꺼져버렸다.“내가 안 오면 밤새 한숨도 안 자고 현준이를 기다릴 생각이었지?”연희정은 그렇게 말하며 방 안으로 들어왔고 시선은 곧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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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8화

이연우의 눈빛에는 절박함과 결연함이 동시에 깃들어 있었다. 머릿속에는 방현준이 위험에 처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끊임없이 스쳐 지나갔다.누군가가 심장을 움켜쥔 듯, 가슴이 미어지는 고통이 밀려왔다.이연우는 도저히 방현준이 홀로 미지의 위험에 맞서게 둘 수 없었다. 그에 대한 걱정과 그리움이 밀물처럼 한꺼번에 몰려와 그녀를 완전히 삼켜버렸다.연희정은 미간을 잔뜩 찌푸리고 그런 이연우를 바라보았다. 답답한 상황에 대한 무력감과 걱정이 담긴 눈빛으로 바라보며 잠시 침묵하던 연희정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내가 여기 온 이유는 네가 현준이를 찾으러 가게 하려는 게 아니야. 현준이는 도망친 게 아니고 누군가에게 납치당해서 F국으로 가게 된 거야. 그리고 이모도 같이 끌려간 거고 지금은 행방을 알 수 없어.”연희정은 낮은 목소리로 무거운 현실을 일깨워주고 있었다.말을 마친 연희정은 조용히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는 지금 이연우의 심정을 너무나 잘 이해했지만 동시에 F국의 상황이 얼마나 복잡하고 위험한지도 알고 있었다.여기까지 온 이유는 단 하나, 방현준이 결코 이연우를 버린 게 아니라는 사실을 전하기 위해서였다.방현준이 아무 말 없이 떠난 게 아니라 누군가에 의해 강제로 끌려간 것이라는 걸 알려서 이연우가 절망에 빠지지 않기를 바랐다.그 외의 일은 연희정도 손쓸 수 없는 일이었다. 그녀는 방현준이라면 분명히 스스로 해결할 수 있을 거라고 믿고 있었다. 모든 걸 정리하고 돌아올 날이 반드시 있을 것이다.“언니, 내가 위험할 때마다 그 사람은 한 번도 망설이지 않았어요. 항상 가장 먼저 나타나서 지켜줬어요.”이연우의 목소리는 떨렸고 울먹이고 있었지만, 눈빛은 점점 더 결연해지고 있었다.“이제 그 사람이 위험에 처했는데 내가 어떻게 가만히 있을 수 있겠어요? 절대 그 사람 혼자 위험 속에 내버려 둘 수 없어요. 반드시 찾을 거예요.”이연우는 굳게 입술을 깨물었고 이미 마음을 정한 듯했다.이건 단순한 충동이 아니라 돌이킬 수 없는 결의였고 이연우의 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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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9화

그러나 연희정의 마음은 여전히 불안했다. 비록 이연우가 결심을 굳히고 반드시 방현준을 찾아가겠다고 마음먹었지만, 문제는 자신조차 지금 방현준이 정확히 어디에 있는지 전혀 알지 못한다는 것이었다.F국은 국토가 넓고 내부 사정도 복잡했다.이연우가 홀로 그곳으로 가는 것은 말 그대로 한양에서 김 서방 찾기나 다름없었다. 더욱이 그건 단지 어려운 정도가 아니라 목숨을 건 위험한 선택이었다.“난 아무래도 불안해. 네가 혼자 가는 건 너무 위험해.”연희정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이연우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녀는 손을 내밀어 이연우의 손을 살며시 잡았다.“조금만 더 기다려 보자. 혹시 현준이가 금방 그쪽 일을 마무리하고 무사히 돌아올 수도 있잖아.”그 말에 이연우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녀의 눈빛에는 복잡한 감정이 서려 있었다.그러던 중, 문득 머릿속에 한 가지 생각이 스쳤다. 지금까지 자신이 위험에 처했을 때마다 방현준은 언제나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르고 정확하게 자신의 위치를 찾아내 곁에 나타났었다.‘도대체 어떻게 그렇게 정확하게 자신의 위치를 알아냈던 걸까?’이연우는 그동안의 일을 하나하나 떠올리기 시작했다.첫 번째는 고수영에게 납치됐을 때였는데 그때도 방현준은 기적처럼 정확히 그녀가 있는 곳을 찾아왔다.그 이후에도 어떤 위기 속에서도 그는 한 번도 늦지 않았다.그 사실을 떠올린 순간, 이연우의 눈빛이 번쩍이며 마치 희망의 불씨가 다시 타오른 듯했다.이연우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한 줄기 희망을 붙잡은 사람처럼 방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서랍과 상자를 뒤적이며 무언가를 찾던 그녀는 잠시 후 손에 작은 딸기 머리핀 하나를 꼭 쥔 채 돌아왔다.“언니, 이거 좀 봐줘요. 이 머리핀에 뭔가 이상한 게 있는 것 같아요!”이연우는 다급하게 말했고 연희정은 의아한 표정으로 머리핀을 받아 들었다.겉보기에는 평범한 장식이었다. 섬세하게 만들어진 딸기 모양의 머리핀, 귀엽고 정교하지만 아무런 특별한 점도 없어 보였다.연희정이 이연우를 안심시키려고 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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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0화

“내일 바로 F국으로 가는 비행기 표를 예매할 거예요.”이연우는 결심을 굳혔다. 그녀의 목소리는 단호했고 한 치의 망설임도 없었다. 방현준이 지금 위험에 처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단 1초도 더 기다릴 수 없었다.그가 있는 곳으로 하루라도 빨리, 아니 지금 당장이라도 달려가고 싶었다.강문수는 이연우가 방현준의 마음속에서 어떤 존재인지 잘 알고 있었다. 그녀는 그에게 있어 세상 그 무엇보다 소중한 사람, 가장 아끼고 지켜야 할 심장 같은 존재였다.그래서 강문수는 결연한 표정으로 말했다.“저도 함께 가겠습니다. 이 비서님 혼자 F국에 가시면 낯선 환경이라 위험합니다. 제가 함께 가야 혹시 모를 상황에서도 대비할 수 있습니다.”그의 눈빛에는 충성심과 진심 어린 걱정이 담겨 있었다.그때, 방 안에서 자고 있던 남지혜가 그들의 대화를 듣고 잠에서 깼다. 그녀는 부스스한 머리를 매만지며 졸린 눈을 비비다가 이야기의 내용을 듣자마자 눈을 번쩍 떴다.“나도 갈래!”남지혜가 단호하게 외쳤다.“지혜야, F국은 너무 위험해. 너는 여기서 우리를 기다리는 게 좋겠어.”이연우는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곳은 어떤 세력이 뒤얽혀 있는지조차 모르는 미지의 땅이었다.이연우는 절대로 친구를 위험에 끌어들이고 싶지 않았다.“연우야.” 남지혜는 이연우의 말을 끊고는 다가와 이연우의 손을 꼭 붙잡았다. 그 눈빛에는 망설임이 전혀 없었다.“지금까지는 늘 네가 날 지켜줬잖아. 이제는 내가 널 지켜줄 차례야.”그 말에 이연우의 눈빛이 잠시 흔들렸다.남지혜는 살짝 고개를 들고 두 사람이 함께 보냈던 지난 시간을 떠올렸다.학교 시절부터 이연우는 언제나 그녀의 곁을 지켰다. 누군가 괴롭히면 가장 먼저 나섰고 위험한 상황에서도 한 번도 뒤로 물러난 적이 없었다.그런 친구가 지금 위험에 뛰어들려 하는데 남지혜는 절대 가만 있을 수 없었다.남지혜는 손을 놓으며 미소를 지었고 강문수 옆으로 다가가 장난스럽게 말했다.“게다가 나랑 문수 씨가 이렇게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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