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연우는 단호하게 서지훈의 손을 뿌리쳤다. 망설임 하나 없이 단칼에 잘라냈다. 마치 그 손길이 더럽고 역겨운 듯 단 한 순간의 머뭇거림도 없었다.“서 대표님, 제발 자중하세요! 현준 씨는 사라진 게 아닙니다!”이연우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그 말투에는 흔들림 없는 결의가 담겨 있었고 또박또박 이를 악문 채 말했다.그 말에 서지훈은 잠시 넋이 나갔고 그제야 거실 한편에 정리된 여행 가방이 놓여 있는 걸 발견했다.서지훈은 믿을 수 없다는 충격과 혼란이 뒤섞여 눈이 휘둥그레졌다. 눈앞의 현실이 그에게는 악몽이라도 되는 듯 이연우를 노려보았다.“연우 씨, 지금 미쳤어요? 정말 F국까지 그 남자를 찾으러 가겠다는 거예요? 지금 자신이 뭘 하려고 하는지 알고 있어요?”서지훈은 목소리가 격앙되었고 분노와 불안, 그리고 질투가 한데 뒤엉켜 있었다.“당연히 알고 있어요.”이연우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조용한 거실을 울렸다. 그녀의 눈빛이 빛나고 있었다. 그건 단순한 감정이 아닌 방현준을 향한 진심과 확고한 의지였다.그동안 방현준은 그녀를 위해 너무 많은 걸 해줬다.그의 따뜻한 시선, 그녀를 감싸던 품, 그 어떤 순간에도 포기하지 않던 그 남자의 뒷모습까지, 그 모든 기억이 심장 깊숙이 각인되어 있었다.그런 사람을 이제 위험 속에 홀로 두고 볼 수는 없었다.이연우는 방현준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어떤 위험이라도 감수하겠다고 결심했다. 방현준의 깊고 뜨거운 사랑에 걸맞은 사람이 되겠다고 속으로 다짐했다. 그리고 그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면 자신의 모든 걸 걸 수 있었다.“연우 씨는 F국이 어떤 곳인지 몰라요! 거기에 간다는 건 자신을 위험에 몰아넣는 거라고요!”서지훈은 한 발 앞으로 다가섰고 초조한 얼굴을 한 채 이마에는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혔다.그는 숨을 고르며 애써 목소리를 낮췄으나 여전히 절박했다.“연우 씨, 제발 그 사람을 잊고 나랑 함께해요. 평생 행복하게 해줄게요.”서지훈은 손을 뻗었지만, 그 손끝이 이연우의 어깨에 닿기도 전에 멈췄다. 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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