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주의 시선은 이연우에게 단단하게 고정되어 있었다. 이연우의 표정에 망설이는 기색이 있는지 집요하게 찾고 있었다.이연우가 조금이라도 주저하는 기색을 보인다면 박명주는 주저 없이 배휘경을 내쫓을 것이었다.이연우는 그 말을 듣고 잠시 멍하니 서 있었고 머릿속에서는 수많은 생각이 순식간에 스쳐 지나갔다.그러다 문득 무엇인가를 떠올린 듯 그녀의 얼굴에 부드러운 미소가 번졌고 낮은 목소리로 박명주를 달래듯 말했다.“괜찮아요. 그쪽에서 저를 따로 보자고 하긴 했지만 여긴 우리 집이잖아요. 저한테 어쩌지는 않을 거예요. 제가 가서 만나볼게요.”이연우는 계속 피하기만 해서는 아무 해결도 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그 시각, 박명주는 배휘경을 저택의 바깥쪽에 있는 독립된 응접실로 안내해 두었다.이연우는 깊게 숨을 들이쉬고는 그쪽을 향해 걸어갔다.박명주는 이연우의 뒷모습이 점점 멀어지는 것을 바라보며 여전히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그녀는 잠시 생각하다가 집사를 불러서 낮은 목소리로 지시했다.“보안요원을 몇 명 더 불러서 응접실 밖에서 지키도록 해. 안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리면 바로 들어가서 아가씨를 구해내.”집사는 명령받고 재빨리 사람들을 배치했다.잠시 후, 덩치가 크고 험상궂은 보안요원 몇 명이 조용히 응접실 주변에 자리 잡고 경계 태세를 취했다.이연우는 응접실 문 앞에 다다르자 손을 뻗어 조심스레 문을 밀었다. 안에는 부드러운 조명이 켜져 있었지만, 사람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이연우는 미세하게 눈썹을 찌푸리며 의아함을 느꼈으나 당황하지 않았다. 문을 살짝 닫은 뒤, 그녀는 목소리를 높여 허공을 향해 말했다.“현준 씨, 나와요!”이연우의 목소리는 방 안에 울려 퍼졌고 그 울림 속에는 확신이 깃들어 있었다.곧이어 방현준이 마치 유령처럼 어두운 구석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빠르게 다가와 곧장 이연우의 뒤에서 그녀를 꽉 껴안았다.그는 따뜻하고 단단한 품에 이연우를 가두며 말했다.“어떻게 알았어요, 나인 줄?”그의 목소리는 낮고 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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