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민현, 제발 부탁이야. 윤태호 죽이지 마... 제발 죽이지 말아 줘...”백아윤은 눈물을 흘리며 애원했다.그녀가 윤태호를 데리고 연회에 온 목적은 자신에게 남자친구가 생겼으니 더 이상 귀찮게 하지 말라는 뜻을 전하고 싶어서였다. 하지만 이런 사단이 날 줄은 정말 몰랐고 윤태호의 목숨까지 위태로워질 줄은 더더욱 몰랐다.임다은은 휠체어에 앉아 입술을 굳게 다문 채 소민현을 노려봤다.한편, 용왕과 조은성도 매우 긴장하고 있었다.“어떻게 해야 하죠?”조은성이 물었다.“하늘에 맡겨야지!”용왕은 한숨을 쉬었다. 소민현의 무력은 절망적일 정도로 강대했다. 설령 그와 조은성이 힘을 합친다 해도 소민현의 일격을 막아낼 자신이 없었다.결말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용왕은 말을 이었다. “어쨌든 태호가 내 목숨을 살려준 건 사실이니까. 그 은혜는 갚아야지.”“무슨 뜻이십니까?”“태호가 죽으면, 내가 소민현을 죽여 복수할 것이다.”조은성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그는 오랫동안 용왕을 모시며 그가 의리를 중시하는 인물임을 익히 알고 있었으나, 이토록 비장한 결심을 내릴 줄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어르신, 다시 한번 생각해 보십시오!”조은성이 만류했다.용왕은 말했다.“조만간 구천이 남쪽으로 쳐들어올 것이고 그때가 되면 우리는 멸망을 피할 수 없다. 나는 이미 죽을 날만 기다리는 몸이니 이렇게 앉아서 당하기보다는 차라리 죽기 전에 태호에게 진 빚을 갚고 복수를 해주는 게 낫다. 그렇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을 것이야.”“용왕님, 이러실 필요 없습니다. 아까 저희가 윤태호를 도왔으니 그 은혜는 충분히 갚았다고 생각합니다.”“물 한 방울의 은혜도 천 배로 갚는 것이 도리인데, 하물며 생명의 은인이 아니더냐. 아까 잠시 나서서 몇 마디 거든 걸로 어찌 은혜를 다 갚았다고 할 수 있겠어?”용왕은 결연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은성아, 부탁이 하나 있다.”“말씀하십시오.”“내가 소민현을 죽인 뒤 넌 지호를 데리고 곧바로 미주를 떠나라. 내가 오주에 산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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