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다은의 집은 호숫가에 지어진 3층짜리 유럽풍 별장으로 내부는 매우 사치스럽게 꾸며져 있었다.집 안으로 들어서자 싸늘한 바람이 얼굴을 스쳤다.윤태호는 저절로 몸이 움츠러들었다.“다은 누나, 이 집에는 누나 혼자 살아요?”윤태호가 물었다.“나랑 주희, 둘이 살아요.”임다은이 말하는 주희는 바로 그 단발머리 여자를 가리켰다. 그녀의 이름은 손주희, 임다은의 비서였다.아까 차 안에서 임다은은 이미 윤태호에게 그녀를 소개해 주었다.“다은 누나, 제가 조언 하나 드려도 될까요? 집을 바꾸시거나 아니면 가정부라도 몇 명 들여서 같이 사는 게 좋을 거 같아요.”윤태호가 말했다.“왜요?”“풍수지리상, 집은 큰데 사는 사람이 적으면 좋지 않다고 하거든요.”“어머, 그런 말도 있어요?”윤태호가 말했다.“만물의 근원은 음양의 조화에 있어요. 풍수에서는 집은 음, 사람은 양이라고 해요. 그런데 양이 음을 누르지 못하면 사람에게 문제가 생기게 되죠. 예를 들어 불면증, 악몽, 정신 혼미, 예민함, 감정 기복이 심해지는 것은 물론, 심하면 귀신 같은 불길한 것들과 마주할 수도 있어요.”“흥, 낡아빠진 미신일 뿐이잖아요. 말도 안 돼요.”손주희는 코웃음을 치며 윤태호의 말을 전혀 믿지 않았다.윤태호는 굳이 반박하려 하지 않았다. 왠지 모르게 손주희는 그에게 앙심을 품고 있는 듯 계속 날카로운 태도를 보였기 때문이다.반면 임다은은 아름다운 눈으로 윤태호를 바라보며 마치 신대륙이라도 발견한 듯 호기심에 가득 찬 목소리로 물었다.“윤태호 씨, 풍수도 볼 줄 알아요?”“네, 조금요.”윤태호가 받은 전승에는 풍수 현학과 기문둔갑이 포함되어 있었다.“정말 대단하네요. 비산 주술도 쓸 줄 알고 풍수도 볼 줄 알고. 진짜 보물덩어리네요.”임다은의 칭찬에 윤태호는 어깨가 으쓱해지는 것을 느꼈다.“그런데 그 뛰어난 무예는 대체 어디서 익히신 건가요?”임다은이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물었다.“말씀드려도 믿지 않으실 테지만 어느 날 이상한 꿈을 꿨어요. 꿈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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