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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hat ng Kabanata ng 기적을 일으키는 남자: Kabanata 121 - Kabanata 130

150 Kabanata

제121화

임다은은 국그릇 안을 내려다봤다. 새빨간 토마토 국물에 미끄러운 칼국수가 한데 어우러져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코를 가까이 대니 새콤한 토마토 향이 진하게 퍼져 콧속을 파고들었다.임다은은 젓가락을 집어 면발 한 가닥을 집어 올려 입에 넣었다. 면발에 배어든 토마토 국물을 한 번 더 빨아들인 뒤 후루룩 소리를 내며 한 줄을 쭉 빨아들였고 천천히 꼭꼭 씹어 삼켰다.“다은 누나, 어때요? 맛은 괜찮아요?”윤태호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산해진미를 다 먹어봤을 임다은이 자기가 끓인 면을 과연 입맛에 맞게 먹을지 걱정이 됐다.그러자 손주희도 나섰다.“대표님, 혹시 맛없어요?”“음. 별로네. 주희야, 너는 그냥 배달시켜.”임다은이 담담하게 말했다.‘역시 내 예상대로야. 이 남자는 요리에 전혀 소질이 없는 거지.’손주희는 속으로 쓴웃음을 지었다.그런데, 다음 순간 임다은이 전혀 이미지 따위는 신경 쓰지 않는 듯 순식간에 한 그릇을 싹 비워버렸다. 그러고는 윤태호를 바라보며 말했다.“한 그릇만 더 줘요.”‘네? 한 그릇 더요?’손주희는 순간 자기 귀를 의심했고 두 눈으로 임다은을 한참 바라보다가 갑자기 뭔가 깨달은 듯 윤태호에게 급하게 말했다.“저도요. 저도 한 그릇만 주세요!”얼마 지나지 않아 윤태호가 국수 두 그릇을 들고나왔고 한 그릇은 임다은에게 내밀었고 다른 한 그릇은 자신이 젓가락을 들고 먹기 시작했다.“제 국수는요?”손주희가 불만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분명히 윤태호 손에 든 그릇이 자기 몫이라고 생각했는데 윤태호가 아무렇지 않게 자기 입으로 가져가는 게 아닌가.“없어요.”윤태호가 간단히 대답했다.“이런...”손주희는 두 볼을 부풀리며 윤태호를 노려봤고 당장이라도 한 대 때리고 싶을 정도였다. 한참을 삐진 듯 바라보다가 마지못해 말했다.“겨우 국수 한 그릇 갖고 뭘 그리 티를 내요. 저 안 먹어요.”“안 먹으면 잘됐네요. 다은 누나, 우리 두 그릇씩 먹어요. 냄비에 아직 더 남았는데...”윤태호가 일부러 장난스럽게 말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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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화

임다은이 두 팔로 윤태호의 목을 끌어안자 두 사람 사이 거리는 고작 10센티미터도 채 되지 않았다. 몸과 몸이 완전히 맞닿아 있었고 윤태호는 그 틈 사이로 선명하게 느껴지는 곡선에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사실 이런 경험은 처음이었고 심장이 터질 듯 뛰었고 얼굴은 금세 붉게 달아올랐다.“다은 누나, 전...”윤태호가 말끝을 흐리자 임다은이 곧장 속삭였다.“오늘 밤... 같이 있어 줘요. 어때요?”윤태호는 임다은의 눈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동자에는 깊고 짙은 감정이 가득 담겨 있었고 마치 빠져나올 수 없는 꿀처럼 진하고 달콤했고 한순간도 시선을 뗄 수 없었다.“허락해 줘요. 네?”임다은의 목소리는 간절함이 묻어 있었고 어두운 조명 아래에 한층 더 애틋하고 아련하게 느껴졌다.윤태호는 더 이상 거절할 이유를 찾지 못했고 결국 그는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네.”그러자 임다은은 기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태호 씨, 저... 얼굴이 좀 아파요.”아까 수정 호텔에서 진이종에게 뺨을 맞은 자리가 아직 욱신거렸다.“걱정하지 마세요. 금방 치료해 드릴게요.”윤태호는 임다은의 얼굴을 자세히 살폈고 역시나 뺨 한쪽이 살짝 부어올라 있었다. 그는 재빨리 물 한 컵을 따라 오더니 오른손의 검지와 중지를 모아 물 위에서 연신 손가락을 휘저으며 무언가를 중얼거렸다.임다은은 신기하다는 듯 그 모습을 지켜봤다.잠시 후, 윤태호는 손끝에 물을 살짝 묻혀 임다은의 뺨에 조심스레 발랐다. 그러자 놀랍게도 부기가 빠르게 가라앉았다.“이제 안 아프죠?”윤태호가 조심스레 물었다.“네. 정말 신기하네요. 하나도 안 아파요.”임다은이 놀라운 표정으로 대답했다.“똑똑!”그때 밖에서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고 곧이어 손주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대표님.”“들어와.”그러자 손주희가 문을 열고 들어왔고 윤태호와 임다은이 너무 가까이 있는 모습을 보고는 살짝 눈살을 찌푸렸다.“무슨 일이야?”임다은이 묻자 손주희는 윤태호를 보며 말했다.“태호 씨, 나가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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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화

손주희는 속으로 투덜거렸다.‘뭐가 다르다는 거야. 결국 다 똑같은 남자들이지.’“태호 씨, 얼른 주희 좀 봐줘요.”임다은이 재촉하자 윤태호는 조심스럽게 손주희의 멍 자국을 들여다봤다.이렇게까지 가까이 남자가 자신의 몸을 보는 건 처음이었기에 손주희는 부끄러움에 얼굴이 달아올랐다.2분쯤 흘렀는데도 윤태호가 한참을 들여다보기만 하자 손주희가 참다못해 툴툴거렸다.“대체 뭐가 그렇게 오래 걸려요? 뭐라도 발견한 거예요?”“발견했죠.”윤태호가 태연하게 말했다.“피부가 정말 하얗네요.”손주희는 너무 어이없고 화가 나 얼굴이 파래질 뻔했고 막 뭐라고 욕하려던 찰나 윤태호가 다시 한마디 덧붙였다.“그래도 다은 누나보다는 좀 떨어지네요.”“너!”손주희는 분통이 터져 코끝이 벌름거렸고 임다은만 없었으면 진작에 한 대 날렸을 거였다.‘이 망할 놈아, 남의 몸을 보고도 모자라 비교까지 하네. 진짜 쓰레기 같은 자식!’손주희는 속으로 윤태호를 향해 욕설을 퍼부었다.그러자 임다은이 웃으며 말했다.“장난 그만 치고 주희 상처 괜찮은 거 맞아요? 치료할 수 있으면 태호 씨가 좀 봐줘요.”윤태호는 손주희를 보며 말했다.“오늘은 운 좋은 줄 아세요. 다은 누나 덕분에 특별히 한 번 치료해 드릴게요.”아까 임다은을 치료했던 것과 똑같은 방식이었다.윤태호는 물 한 컵을 준비해 오른손 검지와 중지를 모아 물 위에서 조심스럽게 손가락을 움직이며 주문을 외웠다. 그리고 손끝에 물을 찍어 손주희의 멍 자국에 살살 바르기 시작했다.이렇게 가까이 남자와 닿는 건 손주희에겐 태어나서 처음이었기에 손주희는 심장이 두근두근 뛰고 얼굴이 화끈거렸다.‘이 사기꾼아, 대체 뭘 하는 거야... 이딴 걸로 내 멍이 나을 리가 있겠어? 만약 이거로 멍이 다 없어지면... 내가 네 성을 따르겠어.’마음속으론 계속 윤태호를 욕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그의 손길을 피하지 못했다.대략 2분쯤 지났고 윤태호가 치료를 멈추는 그 순간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푸르스름하게 남아 있던 멍이 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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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화

‘좋아요!’윤태호는 속으로 거의 절규하는 수준이었다.솔직히 말해 이 세상에 정상적인 남자라면 누가 임다은 같은 여신과 함께 샤워하고 싶지 않겠는가?하지만 윤태호는 생각보다 소심한 편이라 망설이는 사이에 임다은이 먼저 욕실 문을 닫아버렸다.곧이어 욕실 안에서는 샤워기에서 쏟아져 내리는 물소리가 들려왔다.윤태호는 속이 타들어 갈 듯 후회했다.‘누나가 먼저 신호를 줬는데 괜히 머뭇거리다가 이 기회를 놓쳐버리다니...’그는 방 안에 혼자 남아 초조하게 기다릴 수밖에 없었고 시간이 조금씩 흘러갔다.윤태호는 가시방석에 앉은 사람처럼 안절부절못했다.몇 번이나 욕실로 뛰어들고 싶은 충동이 들었지만 그때마다 억지로 참고 말았다. 혹시라도 자신이 무작정 들어갔다가 임다은이 진짜로 화내기라도 할지 걱정이 됐다.몇 분이 지나도 임다은은 나오지 않았고 윤태호는 자연스럽게 오늘 밤에 대해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됐다.‘오늘... 정말 누나랑 그런 사이가 되는 걸까?’그는 점점 더 긴장해졌다.이런 일은 처음이었기에 얼굴은 점점 더 빨개지고 심장 소리까지 귀에 쿵쾅거렸다.‘만약 누나가 정말 나랑 하자고 하면... 어떻게 해야 하지? 받아들여야 하나? 아니... 무조건 받아들여야지.’이런저런 상상을 하며 두근거리는 마음을 주체하지 못하고 있는데 욕실 안의 물소리가 딱 멈췄다.그리고 딱 2분쯤 뒤, 임다은이 벽을 짚으며 천천히 욕실에서 나왔다.그 순간, 윤태호의 눈이 휘둥그레졌다.임다은은 새하얀 수건 한 장으로만 몸을 감쌌고 피부는 도자기처럼 희고 고와서 은은하게 빛이 날 정도였다.뺨에는 은은한 홍조가 감돌았고 촉촉이 젖은 머리칼이 부드러운 어깨를 타고 흘렀다.마치 물에서 갓 나온 연꽃처럼 눈부시고 고혹적이었다.무엇보다 눈길을 끈 건 그녀의 완벽한 몸매였다.임다은은 잘록한 허리와 곧게 뻗은 긴 다리, 게다가 전체적으로 뿜어져 나오는 매력을 가진 여자였다.윤태호는 입에 침이 고였고 그 모습을 본 임다은이 눈을 굴리며 말했다.“왜 멍해 있는 거예요?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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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5화

윤태호는 조금 전까지 느꼈던 씁쓸함이 순식간에 사라졌고 고개를 돌려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누나, 잘 자요.”“그래요. 잘 자요.”임다은도 부드러운 미소로 답했다.윤태호가 방문을 열고 나가자 복도 끝에 서 있던 손주희가 입꼬리를 올리며 뭔가 득의양양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윤태호는 그런 모습에 화가 났다.‘내가 누나랑 같이 자는 것도 아닌데... 네가 뭐가 그리 잘났다고 좋아하는 거지?’윤태호는 괜히 짜증이 나서 콧방귀를 뀌었다.“쳇!”그러자 손주희의 미소는 더 짙어졌다.게스트룸은 별장 2층에 있었고 윤태호는 침대에 누웠지만 좀처럼 잠이 오지 않았다. 머릿속에는 자꾸만 샤워를 마치고 나온 임다은의 모습만 맴돌았다.‘진짜 이 여자만큼... 사람 마음 애태우는 요정이 따로 없네.’잠이 오지 않자 그는 결국 수련이나 하기로 마음먹었다.오늘 낮에 수정 호텔에서 용왕이 여러 번 자신을 위해 몸을 던진 모습이 계속 떠올랐다. 윤태호는 자신이 언제쯤 천안을 열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만약 오늘 밤에 성공만 한다면 용왕의 몸에 남은 고독도 치료해 줄 수 있을 것 같았다.그는 방 한가운데 앉아 결가부좌를 틀고 앉았다. 천안을 여는 수련법대로 선천지기를 경맥에 흐르게 하고 그 기운을 점차 미간으로 모으기 시작했다....북경.매서운 겨울바람이 산등성이를 몰아쳤다.끝없이 이어진 산맥이 어둠 속에서 거대한 맹수처럼 웅크리고 있었고 산 아래로는 끝이 보이지 않는 군영이 깔려 있었다.그중 한 군영 안.삼십 대 초반쯤 되어 보이는 남자가 난롯가에 앉아 있었고 깡마른 체격에 뚜렷한 이목구비를 가졌고 두툼한 군용 외투를 걸친 채 앞에는 바둑판이 놓여 있었다.남자는 손에 바둑알을 굴리며 깊은 생각에 잠겨 있었다.그는 바로 천하에 이름을 떨친 관군후인 소진구였다.곁에 있던 부관이 차분하게 보고를 이어갔다.“어제 돌격대가 훈련 중에 우연히 적의 소규모 부대를 만나 100명가량의 적을 전원 소멸했습니다.”“오늘 야외에서 무인 정찰기 두 대를 발견해 격추했습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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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화

다음 날, 윤태호는 평소처럼 출근했다.진료실에 막 도착하자마자 간호사 한 명이 헐레벌떡 뛰어와 다급하게 말했다.“윤 선생님, 백 교수님이 지금 바로 교수님실로 오라고 하셨어요!”“혹시 왜 부르셨는지 말했나요?”윤태호가 물었다.“아뇨. 말씀은 안 하셨는데... 아마 오늘 아침에 들어온 환자 때문인 것 같아요.”“환자요?”“네. 오늘 아침에 환자 한 명이 입원했는데 온몸이 만신창이더라고요. 상태가 정말 심각해서 백 교수님이 다른 전문가들이랑 같이 수술 회의 중이에요.”“알겠습니다.”윤태호는 곧장 흰 가운으로 갈아입고 빠른 걸음으로 교수실 앞으로 향했다.노크하려는 찰나 문이 벌컥 열리더니 백아윤 교수가 급하게 나왔다.“교수님, 저 부르셨죠?”윤태호가 물었다.“마침 잘 왔어. 곧바로 수술실로 가자.”백아윤은 서둘러 걸으며 말했다.“잠시 후에 수술 들어가야 하니 오늘은 내가 하는 수술 보조 맡아줘.”“네. 알겠습니다.”윤태호는 곧장 백아윤을 따라 수술실로 향했고 수술실 앞에 도착하자 윤태호는 깜짝 놀랐다.외과에서 내로라하는 최고의 전문의들이 모두 모여 있었고 게다가 하나같이 표정이 심각했다.‘이게 무슨 일이지?’윤태호는 의아했다.이런 권위자들은 평소라면 병원에 일주일에 한두 번 겨우 얼굴 비칠까 말까 할 정도로 바쁜 사람들이고 이렇게 한꺼번에 모이는 일은 정말 드물었다.이 말인즉 오늘 환자가 보통 환자가 아니거나 환자의 상태가 매우 위중하다는 뜻이었다.둘 중 어느 쪽이든 오늘 수술이 얼마나 중대한 일인지 짐작할 수 있었다.아니나 다를까 백아윤이 말했다.“여러분, 오늘 이 수술은 우리 모두에게 큰 도전입니다. 정말 잘 부탁드리겠습니다.”안경을 쓴 한 전문의가 답했다.“교수님, 그런 말씀 하지 마세요. 사람을 살리는 게 저희 의사의 본분이지요.”“더 이상 감사 인사는 생략하겠습니다. 모두 수술이 무사히 끝나길 바랍니다.”의사들은 일제히 무균복으로 갈아입고 차례로 수술실에 들어갔다.수술실에 들어서자마자 안에는 마취과, 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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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화

“제가 괜히 불길한 말을 하는 게 아니고 지금 남은 두 군데 수술은 성공 확률이 정말 낮아요.”또 다른 전문의가 조심스럽게 말을 이었다.“성공률이 아무리 낮아도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머리가 희끗희끗한 고참 의사가 단호하게 말했다.“여기까지 치료해 놓고 이제 와서 물러설 수는 없어요.”“포기하자는 게 아니라 이 두 군데는 워낙 예민한 부위라서요. 수술 도중에 대량 출혈이 생기면 그땐 정말 곤란해집니다.”다른 전문의가 신중하게 말하자 백아윤도 입을 열었다.“아무리 어렵더라도 치료해야죠. 우리 의사가 존재하는 이유는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데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맞는 말씀입니다. 다만 수술 들어가기 전에 반드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플랜B도 준비해야 할 것 같아요. 출혈 위험이 워낙 커서요.”한 전문의가 조언하자 다른 전문의도 고개를 끄덕였다.“방금까지는 무난하게 진행됐지만 남은 두 곳은 정말 쉽지 않은 자리라 조금만 방심해도 환자가 위험해질 수 있습니다. 혹시라도 모르니 반드시 대비책을 세워두셔야 합니다.”그러자 고참 전문의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그런데 지금 계획만 세우다간 오히려 시간만 지체될지 걱정이군요.”백아윤은 깊게 미간을 찌푸렸다.이 역시 쉽지 않은 문제였지만 잠깐 고민한 끝에 빠르게 결정을 내렸다.“지금은 시간이 없습니다. 바로 수술 계속 진행하죠. 만약 수술 중 대량 출혈이 발생하면 즉시 응급 처치로 대응하는 수밖에요.”그 말과 함께 백아윤이 제일 먼저 환자 몸에서 총알을 빼내기 시작했다.그녀가 손을 대자 다른 전문가들도 각자 맡은 부위에 신중하게 접근했다.이번에 남은 두 발은 심장과 경동맥에서 단 1밀리미터밖에 떨어져 있지 않았다.혹시라도 실수라도 하면 즉시 생명이 위험해질 수 있기에 모두 극도로 조심스럽게 아주 천천히 탄환을 제거했다.수술실 분위기는 그 순간 바늘로 찌르면 터질 듯 긴장감이 감돌았다.30분이 지났다.마침내 백아윤이 조심스럽게 환자의 상처에서 탄환 하나를 꺼내 들었다.그제야 그녀의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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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화

그 순간 수술실 안에 있던 모든 시선이 한꺼번에 윤태호에게 집중됐다.여기서 백아윤을 제외한 다른 전문의들은 윤태호를 거의 처음 보는 사이였고 그들은 윤태호가 그저 백 교수의 보조인 줄만 알았다.“지혈할 방법이라도 있어요?”한 전문의가 눈을 번뜩이며 물었다.“네. 있습니다.”“어떤 방법이죠?”“비산 주술을 쓸 겁니다.”그 말을 들은 전문의는 얼굴이 굳어졌다.“교수님, 이런 사람을 도대체 어디서 데려온 거예요? 지금이 어떤 상황인데 미신 타령입니까?”백아윤 역시 미간을 찌푸렸고 그러자 윤태호가 재차 말했다.“교수님, 한번만 시도하게 해주세요. 비산 주술을 시도해보면 아마 지혈이 가능할 겁니다.”“아마? 그럼 자신이 없다는 거네요? 괜히 시간 끌다가 환자라도 죽으면 그 책임은 누가 집니까?”또 다른 전문의가 못마땅하다는 듯 말했다.“그럼 혹시 선생님께서 확실하게 지혈할 방법이 있으십니까?”윤태호가 정면으로 되묻자 그 전문의는 얼굴이 붉어졌다.‘내가 방법이 있으면 진작에 했겠지. 이 사람아!’윤태호가 다시 말을 이었다.“이대로라면 몇분 안에 환자가 사망할 수도 있습니다. 한시가 급해요.”“정확히 확신은 얼마나 있어요?”백아윤이 조심스럽게 물었다.“절반... 50%입니다.”순간 모두가 윤태호를 의심스러운 눈으로 바라봤다. 하지만 50%라는 확률도 결코 낮은 건 아니었다.“한번 해보게 합시다.”결국 백아윤이 결단을 내리자 한 전문의가 급히 덧붙였다.“교수님, 정말 괜찮으시겠어요? 만약에 실패하면 이 책임은 누가 집니까?”“제가 책임지겠습니다.”윤태호가 단호하게 답했다.“네가? 넌 보조일 뿐이잖아. 진짜로 환자라도 죽으면 그 책임을 네가 감당할 수 있겠어?”그때 백발이 희끗한 고참 의사가 말했다.“지금은 책임을 따질 때가 아닙니다. 빨리 환자부터 살릴 방법을 찾아야죠!”“좋아요. 만약 실패해도 제 책임입니다.”백아윤이 이렇게까지 얘기하자 다른 전문의들도 더는 반대하지 못했고 무엇보다 지금은 상황이 너무 급했다.윤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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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화

윤태호의 말에 곧 몇몇 전문의의 얼굴에는 미안함이 역력하게 드러났다.“젊은이, 미안하네. 내가 아는 게 너무 좁았어. 아까 자칫하면 자네가 환자 살리는 걸 막을 뻔했네. 정중하게 사과할게.”“나도 사과하네. 다행히 자네 덕분에 지혈이 됐지 아니었으면 끔찍한 결과가 날 뻔했어.”“오늘 정말 자네 덕분이야. 아니었으면 우리가 어떻게 했을지 몰라.”그렇게 말하고는 전문가들이 일제히 윤태호에게 고개를 숙였다.그 모습을 본 윤태호는 뭉클함을 느꼈다.요즘 세상에 다들 체면만 챙기지 자기 잘못을 인정하고 직접 사과하는 사람은 드물었다.그런데 눈앞에 있는 이 권위자들은 이미 나이도 많고 업계에서 명망도 높은 외과 전문가들인데 윤태호에게 직접 허리를 숙여 사과하는 걸 보면 이들이 진심으로 의학을 존중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는 게 느껴졌다.“과찬입니다. 모두 오랜 경험을 지닌 대선배님들이신데 앞으로 제가 더 많이 배워야죠.”윤태호가 겸손하게 인사했다.그중 백발이 성성한 고참 전문의가 윤태호를 뚫어져라 바라보며 말했다.“윤 선생님, 비산 주술이 그렇게 신비한 줄 몰랐네. 혹시 내가 배울 수 있을까? 자네가 나를 제자로 받아주면 좋겠네.”“그건...”윤태호는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었다.“자, 일단 상처 봉합부터 마치고 나머진 나중에 얘기합시다.”백아윤이 재빨리 나서서 상황을 정리했다.20분 뒤, 마침내 수술이 끝났다.의료진이 수술실을 나서자 복도 의자에 이상하게 생긴 중년 남자가 한 명 앉아 있는 게 보였다.이 남자는 옷차림부터 머리 모양까지 몹시 이질적이었다.나이는 대략 마흔에서 쉰 사이였고 하늘빛 긴 도포 차림에 머리는 옥비녀로 묶었고 옆머리는 희끗희끗하고 턱에는 수염 한 올 없었고 전체적인 인상은 깔끔하고 고아했다. 마치 고전 사극에 나오는 선비 차림이었다.‘요즘 병원에 사극 촬영하러 오나?’윤태호는 속으로 의아했다.그때 중년 남자가 벌떡 일어나 의료진 앞을 막아섰다.“의사 선생님, 한용석은... 어떻게 됐습니까?”“한용석이요? 수술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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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화

윤태호는 구천이라는 이름을 어제 처음 들은 게 아니었다.전날 밤 수정 호텔에서도 소진구가 그 이름을 언급했고 그때도 용왕의 얼굴이 심각하게 굳어진 걸 본 기억이 났다.‘용왕이 이토록 두려워하는 사람이라니... 도대체 누구일까?’윤태호가 물었다.“어르신, 구천이라는 사람은... 대체 어떤 인물이죠?”그러자 용왕은 단호하게 대답했다.“그 분은 용문의 문주야.”“용문이요?”윤태호는 들어본 적 없는 이름에 더더욱 의아해졌다.그러자 용왕이 설명을 이었다.“용문이란 조직은 생긴 지 고작 반년도 안 됐지만 이미 북부 14개 성의 모든 지하 세력을 장악했어. 그 모든 실권자가 바로 구천이지.”“...”윤태호는 저도 모르게 숨을 삼켰다.불과 몇 달 만에 북부 14개 성의 지하 체력을 단번에 평정하다니 이건 인간의 능력을 넘는 일이었다.용왕처럼 한 지역을 쥐고 흔드는 인물도 구천 앞에서는 새 발의 피에 불과했으니 이 정도면 용왕이 두려워할 만도 했다.용왕은 말을 이었다.“구천의 목표는 단순히 북부에만 머물지 않아. 그는 호국 전체의 지하 세력을 통일하려고 해. 사람들은 처음엔 다들 비웃었지. 그게 어디 말처럼 쉬운 일이냐고 말이야. 수백 년 동안 아무도 못한 일을 단 몇 달 만에 해내겠냐고. 하지만 구천은 진짜였어. 번개처럼 북부 전체를 휩쓸어버렸고 그 뒤부터 비웃던 자들도 역시 모두 입을 닫아버렸지. 그리고 지금부터 구천은 남부까지 손을 뻗으려고 해. 미주는 호국에서 중부 최대 도시였기에 당연히 우리가 구천의 다음 목표가 되었어. 예전 같았으면 그냥 바로 항복하고 굴복했을 거야. 구천이 보통 때는 상벌이 분명하니 함부로 건드리진 않았거든. 그런데 지금은 잠시 항복해도 앞으로 안전하다는 보장이 없어.”윤태호가 금세 눈치를 챘다.“혹시 그게 소민현 때문인가요?”용왕이 고개를 끄덕였다.“맞아. 소민현이 들고 있던 자금령은 용문 주인을 상징하는 징표야. 그걸 갖고 내게 협박하러 왔는데 내가 말을 안 들었고 게다가 내 구역에서 소민현이 크게 다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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