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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기적을 일으키는 남자: Chapter 1211 - Chapter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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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1화

“너랑 무슨 상관이야.”손주희는 싸늘하게 쏘아붙였다.“장미를 길러본 적이 있다면 알 텐데, 장미는 아무리 예뻐도 물을 주지 않으면 금세 시들어버려. 사실 여자는 장미랑 똑같아. 남자가 주는 양분을 받지 못하면 금세 말라버리지. 그래서 넌 내가 필요할 거야.”윤태호는 지극히 진지한 얼굴로 말하면서도 두 눈은 여전히 손주희의 몸 위를 훑고 있었다.그 시선에 손주희는 더욱 혐오감을 느꼈다.“말이 길다 했더니 결국 날 꼬시겠다는 거네?”손주희의 눈빛에 날 선 살기가 번뜩였다.‘이 개자식, 임 대표님에 백아연까지 있으면서도 만족을 못 하고 나한테까지 손을 대려고 해? 언젠가 꼭 거세해버리고 말겠어.’윤태호는 고개를 저었다.“오해야. 내가 널 꼬시는 게 아니라 네가 남자가 필요한 거지.”“미친놈.”손주희가 욕을 퍼부었다.그러자 윤태호는 태연하게 말했다.“난 미치지 않았어. 하지만 넌 병이 있어.”“너야말로 병에 걸렸어.”“왜 안 믿지? 넌 진짜 병이 있어.”윤태호는 거듭 강조했다.“나가.”손주희가 분노에 차 소리쳤다.‘이 남자는 한밤중에 들이닥쳐 나를 침대에 눌러놓고 심지어 병이 있다고 말하다니. 바보가 틀림없어.’“손주희, 하나 잊은 것 같은데 나가야 할 사람은 너야.”윤태호가 웃으며 말했다.“여긴 다은 누나 방이거든.”“너...”손주희는 얼굴이 새파랗게 질린 채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 당장이라도 윤태호의 얼굴에 주먹을 날리고 싶었다.‘정말 재수 없는 인간이야. 세상의 남자는 하나같이 쓰레기야.’“너 딱 기다려.”손주희는 이를 갈며 노려본 뒤 몸을 돌려 문밖으로 나가려 했다.“내가 가라고 했나?”윤태호가 순간적으로 몸을 날려 문 앞을 막아섰다.그의 몸에서 서늘한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손주희는 그 기세에 밀려 몇 걸음 뒤로 물러나며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뭐, 뭐 하려고?”윤태호는 무표정하게 말했다.“지금 나한테 뭐 하는지 묻는 거야? 질문 있어. 왜 다은 누나가 집에 없는 사이에 몰래 이 방에 들어왔어?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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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2화

임다은은 하얀색 정장 차림에 정교한 화장을 하고 있었다. 머리는 어깨 위로 자연스럽게 흘러내려 요염한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임다은은 스포츠카에서 내리자마자 손주희가 빠르게 다가오는 것을 보았다.“어머, 이렇게 늦었는데 아직도 휴식하지 않았네요?”임다은이 의아해하며 물었다.손주희는 임다은을 힐끗 보았는데 두 눈에는 애정이 스쳐 지나갔다. 그녀는 수줍어하며 말했다. “임 대표님, 배고프세요? 제가 맛있는 고깃집을 아는데 같이 가시죠.”“좋아요.”임다은은 흔쾌히 수락했다.“임 대표님,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옷 갈아입고 올게요.”“네.”손주희가 몸을 돌려 집 안으로 들어가려던 찰나 2층에서 윤태호의 목소리가 들렸다.“다은 누나.”윤태호의 목소리를 들은 임다은은 고개를 번적 들었다. 윤태호를 보는 순간 눈빛에서는 애정이 물처럼 흘러넘치고 있었다.그녀는 차 키를 손주희에게 던지며 말했다. “주희 씨, 혼자 가서 드세요.”말을 마치고 임다은은 서둘러 집안으로 뛰어 들어갔다.손주희는 차 키를 든 채 멍하니 서 있다가 임다은이 2층으로 올라가 윤태호와 방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 나서야 정신이 들었다. 그녀는 분통을 터뜨리며 발을 쿵쿵 굴렀다.“개자식, 너 딱 기다려. 내가 언젠가 임 대표님을 네 손에서 빼앗아 올 테다.”...방 안.임다은은 두 팔로 윤태호의 목을 감싸 안으며 말했다. “돌아왔으면 말이라도 해주지 그랬어. 내가 마중이라도 나갔을 텐데.”윤태호가 웃으며 말했다. “서프라이즈 주고 싶었는데 누나가 집에 없었어.”“나 일하고 있었어.”윤태호는 임다은을 바라보았다. 불과 며칠 사이에 얼굴이 많이 수척해져 있었다.윤태호는 안타까운 마음에 말했다. “다은 누나, 회사에 일이 많다고 모두 혼자 할 필요 없어. 아래 직원들한테 맡길 수 있는 건 맡겨야지. 봐, 내가 며칠 못 본 사이에 이렇게 말랐잖아.”“너한테서 사랑을 못 받으니 살이 빠질 수밖에.”임다은은 윤태호에게 윙크하더니 그의 귓가에 속삭였다. “하지만 얼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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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3화

“네.”손주희가 시무룩하게 대답했지만 그녀의 말투에는 실망한 기색이 묻어났다. “임 대표님 그럼 윤태호도 같이 불러서 우리 셋이 고기 먹으러 갈까요? 아니면 제가 라면이라도 끓여드릴까요?”“저는 배 안 고파요. 얼른 쉬세요.”임다은이 말했다.손주희는 포기하지 않고 계속 말했다. “임 대표님, 아까 대표님 방에서 바퀴벌레를 봤어요...”“괜찮아요. 태호가 있으니 난 두렵지 않아요.”“임 대표님, 그럼 제가 따뜻한 물이라도 떠다 드릴게요. 족욕이라도 하시고 주무세요.”“됐어요. 주희 씨, 이제 귀찮게 하지 마세요. 난 태호와 쉬어야 하니까 방해하지 마세요.”임다은이 짜증을 냈다.문밖에 서 있던 손주희는 주먹을 꽉 쥐었고 분노에 볼이 부풀어 올랐다.‘윤태호, 또 윤태호야. 임 대표님이 윤태호 때문에 내가 귀찮다고 하다니. 화가 나 미치겠어.’손주희가 떠나기도 전에 방 안에서 갑자기 임다은의 신음이 새어 나왔다. 음 높낮이가 기복을 이루며 애처롭게 들려왔다.순간 손주희는 심장이 부서지는 것 같아 눈물이 저절로 흘러내렸다.‘임 대표님은 왜 내 마음을 몰라주는 걸까?’...한 시간이 지나서야 방안은 다시 고요해졌다.임다은은 윤태호의 가슴에 기대 누웠는데 아름다운 얼굴에는 운동 후의 홍조가 남아 있어 더욱 요염해 보였다.“자기야, 이번에 돌아오더니 체력이 예전보다 더 좋아진 것 같아.”임다은이 애교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원래는 기력 보충제로 먹이려고 해외에서 해구환 두 통 사다 놨는데 이제 보니 너에겐 필요 없겠네.”윤태호는 말없이 웃었다. “내 몸은 멀쩡해. 그런 보조제 안 먹어도 돼.”“그런데 이번에 왜 그렇게 급하게 미주를 떠난 거야?”임다은이 물었다. “우리가 신제품 발표회를 마치고 나서 당미 씨가 당신 행방을 묻더라고. 내가 그냥 둘러댔지 뭐야.”“당미 씨가 화 안 냈어?”윤태호가 물었다.“왜? 당미 씨가 화낼까 봐 걱정돼?”임다은이 되물었다.“내가 왜 당미 씨가 화낼까 봐 걱정하겠어? 나랑 당미 씨는 그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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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4화

윤태호의 눈빛이 순간 날카로워졌다.구천이 이 시간에 전화한다는 건 분명 큰일이 있다는 뜻이다.‘무슨 일이람?’“다은 누나, 잠깐 움직이지 마. 전화 하나 받고 다시 하자.”윤태호는 전화를 받았다.“문주님, 무슨 일이십니까?”구천은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윤태호, 방금 소식 들었는데 네 외할아버지가 위독하시단다.”윤태호는 별다른 동요 없이 되물었다.“그걸 말하려고 이 시간에 전화하신 거예요?”“그럼?”“전 더 중요한 일인 줄 알았네요. 바쁩니다. 끊을게요.”뚝.윤태호는 아무 미련 없이 전화를 끊었다.외할아버지의 생사 따위는 그에겐 아무 의미도 없었다.과거 윤무성에게 변고가 생겼을 때, 어머니 전혜란이 갓난아기였던 자신을 안고 봄영 전씨 가문으로 돌아갔었다. 그들은 보살피기는커녕 오히려 가문에서 쫓아냈다.그 후 20년 넘게 전씨 가문은 그들에게 연락하기는커녕, 생사조차 묻지 않았다.그러니 윤태호가 외할아버지의 죽음에 신경 쓸 이유가 없었다.임다은은 윤태호의 표정이 좋지 않은 걸 보고 조심스럽게 물었다.“무슨 일이야?”“아무것도 아니야.”윤태호가 말을 아끼자 임다은은 더 묻지 않았다.이해심 깊은 임다은은 윤태호가 말을 꺼내고 싶지 않아 함을 알고는 더 묻지 않았다. 대신 실제 행동으로 윤태호에게 위로를 건넸다.곧 윤태호는 다시 그녀에게 빠져들었다.방 안에는 다시금 부드럽고 달콤한 소리가 흘러나왔고 새벽 세 시가 넘어서야 멈췄다.다음 날 아침.윤태호는 조용히 일어나 옷을 챙겨 입고 방을 나왔다.아래층으로 내려오자 식탁 위에 김이 모락모락 나는 토마토 국수가 놓여 있었다.국수 위에는 하트 모양으로 부친 달걀이 얹혀 있었고 파릇한 쪽파가 뿌려져 있어 색과 향이 완벽했다.윤태호는 사양하지 않고 그릇을 들고 국수를 먹기 시작했다.바로 그때 손주희가 부엌에서 나왔다. 윤태호가 국수를 먹는 것을 보자 그녀의 눈에 순식간에 불꽃이 튀었다. “누가 먹으라고 했어?”손주희는 격노했다.“아무도 안 먹고 있길래 버리긴 아깝고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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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5화

손주희의 눈에는 차가운 살기가 가득했고 말투도 거칠었다.“됐어. 내가 한 말은 못 들은 거로 해. 다은 누나 깨어나면 내가 집에 간다고 전해줘.”윤태호는 젓가락을 내려놓고 훌쩍 나가버렸다.손주희는 식탁 앞으로 다가가 남은 반 그릇의 토마토 라면을 바라보며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윤태호 이 개자식아, 너 잘되나 보자.”손주희는 욕설을 퍼부은 후 그릇을 들고 부엌으로 가서 남은 국수를 버리려고 몸을 돌리다가 뒤에 서 있는 임다은과 마주쳤다. 임다은의 눈빛은 굉장히 차가웠다.손주희는 깜짝 놀라 당황하며 말했다. “임 대표님, 언제 일어나셨어요?”“방금 일어났어요.”임다은이 차갑게 물었다. “왜 태호를 저주했어요?”“저, 제가 끓인 국수를 그 사람이 먹었어요.”손주희가 말했다. “화가 나서요.”“태호는 나까지 먹어치웠는데 그깟 국수 한 그릇이 대수라고 생각하세요? 주희 씨, 정말 태호를 죽이려고 한 거예요?”임다은이 날카롭게 추궁했다.“아니에요...”손주희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임다은이 말을 이었다. “어젯밤 태호가 돌아왔을 때 내가 태호와 잠자리를 가지려는 걸 알면서도 자꾸 방해했어요. 대체 왜 그런 짓을 한 거예요?”“일부러 그런 게 아니었어요.”손주희는 고개를 숙이고 임다은과 시선을 마주하지 못했다.“그럼 의도적이었단 말이에요?”임다은의 목소리는 얼음을 깐 것보다 더 차가워졌다. “주희 씨, 이 일에 대해 명확하게 설명하지 않으면 오늘부터 내 곁에 있을 필요 없어요.”손주희는 너무 놀라 화들짝 고개를 들며 믿을 수 없다는 듯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임 대표님, 저... 저를 내쫓으시려는 거예요?”임다은이 대답했다.“윤태호는 내 남자예요. 만약 주희 씨가 태호를 해치려 한다면 나는 당신을 내쫓을 수밖에 없어요.”손주희는 급히 말했다. “임 대표님, 저를 내쫓지 마세요. 저는 윤태호 씨를 해치려는 의도는 없었어요. 그냥 그분이 싫을 뿐이에요.”“왜 태호가 싫어요? 이유가 뭐예요?”“윤태호 그 개자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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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6화

윤태호가 문을 열고 들어서자 소파에 낯선 여자 두 명이 앉아 있었다.한 명은 50대 중반쯤 되어 보이는 귀부인으로 화려한 드레스에 진한 화장을 하고 온몸에 금붙이를 두른 채 목에는 값비싼 비취 옥패까지 걸고 있었다. 그 자태만 봐도 범상치 않은 귀부인임을 알 수 있었다.다른 한 명은 삼십 대 초반쯤의 여성으로 샤넬 원피스를 입고 에르메스 가방을 옆에 둔 채 손에는 최소 1캐럿은 되어 보이는 다이아몬드 반지가 번쩍이고 있었다.윤태호는 단번에 이 두 여자가 평범한 집안 출신이 아니라는 걸 알아차렸다.‘어머니가 언제 이런 친구분들을 사귀셨지? 나는 한 번도 본 적 없는데?’윤태호는 이상하게 생각했다. 의아한 마음에 다시 훑어보니 전혜란은 식탁 옆 의자에 앉아 다소 불편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어머니, 저 왔어요.”윤태호가 불렀다.전혜란의 두 눈에 반가운 기색이 스치며 재빨리 자리에서 일어나 말했다. “오늘은 출근하는 날 아니었어? 태호야, 왜 출근 안 했어?”그녀는 윤태호가 대룡산에 다녀온 사실을 아직 몰랐다.“연차 냈어요.”윤태호가 웃으며 말했다.“네 손에 든 건 뭐야?”전혜란은 윤태호가 들고 있는 나무 상자를 보고 호기심에 물었다.“물건 좀 사 왔어요.”윤태호는 나무 상자에 건곤정이 들어있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아가씨, 얘가 아가씨 아들이세요?”그때 소파에 앉아 있던 드레스 차림의 귀부인이 입을 열었다.“태호야, 이리 와. 소개해 줄게.”전혜란은 윤태호의 손을 잡고 앞으로 데려가 말했다.“태호야, 이분은 조영미라고, 네 큰외숙모야.”“큰외숙모라고요?”윤태호가 잠시 멈칫했다.드레스를 입은 여인은 윤태호가 의아해하는 것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 “나는 네 어머니의 친정 쪽 사람이란다.”‘봄영 전씨 가문 사람이라고?’윤태호의 얼굴빛이 조금 차가워졌다.“태호야, 빨리 외숙모께 인사드려야지.”전혜란이 말했다.윤태호는 속으로 꺼렸지만 어머니 체면 때문에 마지못해 시큰둥하게 대답했다. “큰외숙모.”전혜란이 말했다.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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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7화

윤태호는 이를 악물고 참을 수밖에 없었다.전나율이 계속해서 말했다.“요즘 세계 경제가 안 좋아서 경쟁도 심하잖아. 얼마 전에 본 기사에 따르면 호국에는 절반 이상의 인구가 저소득을 받고 있고 많은 사람이 실직했으며 명문대 졸업생도 취직이 어렵다고 하더라.”“윤태호, 너 어떻게 병원에 들어갔어? 병원 경영진에게 돈을 꽤 많이 찔러줬나 봐?”만약 전혜란이 여기 없었다면 윤태호는 당장 전나율의 뺨을 후려갈기며 쫓아냈을 것이다.하지만 어머니 앞에서 손을 댈 수는 없었다. 어쨌든 어머니의 친정 식구들이었으니까.윤태호는 분노를 참고 말했다. “돈을 질러준 적 없었어요. 난 내 실력으로 병원에 들어간 거예요.”“풉.”전나율은 웃음을 터뜨렸고 표정에는 경멸이 가득했다. “실력? 주민등록증의 잉크도 안 마른 녀석이 실력은 개뿔.”윤태호는 전나율을 노려보며 얼굴을 굳혔다. “봄영에서 여기까지 온 이유가 나를 비웃기 위해서예요? 그렇다면 그만 돌아가세요. 우리 집은 당신을 환영하지 않아요.”전나율이 차갑게 콧방귀를 뀌었다. “내가 오고 싶어서 온 줄 알아? 만약...”“나율아.”조영미가 낮게 꾸짖으며 딸의 말을 끊었다.그리고는 윤태호를 향해 웃으며 말했다. “미안하다. 우리 나율이가 성격이 좀 직설적이라서 그래. 마음에 담아두지 마.”‘성격이 직설적이라고? 젠장. 이건 머리가 잘못된 거잖아.’윤태호는 속으로 비웃었다.조영미는 윤태호의 불쾌함을 눈치챈 듯 전나율을 꾸짖었다.“네가 밖에서 어떻게 행동하든 상관 안 하지만 가족 앞에서는 예의를 지켜야 해. 당장 네 사촌 동생에게 사과해.”전나율이 마지못해 말했다. “엄마 저...”“사과해.”조영미가 얼굴을 굳히고 호통쳤다.윤태호는 조영미를 흘끗 보았다.‘이 여자는 딸보다 훨씬 영리하고 생각이 깊은 편이네.’그녀가 이 말을 내뱉은 순간 설령 전나율이 사과하지 않더라도 어머니가 나서서 중재할 것이 분명했다.과연 전혜란이 말했다. “됐어요. 새언니, 나율이가 일부러 그런 건 아닐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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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8화

전혜란은 서류를 받지 않고 물었다.“이게 뭔데?”“눈이 없어요? 직접 보면 알잖아요.”전나율의 말투에는 예의라고는 눈곱만큼도 없었다. 전혀 어른을 공경하는 태도가 아니었다.윤태호는 차갑게 전나율을 훑어보고는 테이블 위에서 서류를 집어 들었다.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온 것은 굵고 검은 글씨로 쓰인 제목이었다.[재산 상속권 자진 포기 각서.]윤태호는 내용을 훑어보았다. 대략적인 내용은 전혜란이 자발적으로 봄영 전씨 가문의 재산 상속권을 포기한다는 내용이었다.“어머니, 한번 보세요.”윤태호는 서류를 전혜란에게 건넸다.전혜란이 내용을 읽은 후 마음이 씁쓸해졌다. 그녀는 조영미 모녀가 자신을 보러 왔다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다른 목적이 있었다.“새언니, 이번에 나율과 미주에 온 것이 바로 이 서류에 사인받기 위해서예요?”전혜란이 물었다.조영미는 웃으며 말했다. “꼭 그렇다기보다는... 나와 나율은 이번에 주로 아가씨를 보러 왔어요.”‘흥, 웃기는 소리.’윤태호는 차갑게 웃었다.‘만약 정말로 어머니를 보러 온 것이라면 왜 선물 하나 가져오지 않았을까?’낫 놓고 ㄱ자도모르는 사람도 친척을 방문할 때는 과일이나 선물 정도는 들고 온다. 하물며 조영미와 전나율은 봄영의 유서 깊은 큰 가문의 출신인데 말이다.하물며 봄영의 백 년 서향 가문에서 나온 사람들이라면 더더욱 말할 필요도 없다.전혜란을 보러 온다는 건 핑계였고 진짜 목적은 이 각서였다.전혜란이 말했다. “새언니, 이 각서에는 사인하지 못하겠네요.”조영미의 얼굴이 금세 미묘하게 변했다. “왜요?”“혹시 아직도 우리 집 재산을 탐내는 거예요?”전나율이 이어서 말했다.전혜란은 침착하게 말했다. “20여 년 전, 저는 아버지께 가문에서 쫓겨나 태호와 함께 미주로 떠났어요. 그때부터 저는 봄영 전씨 가문과는 아무런 관계도 없어요.”“그러니 이 각서가 없어도 저는 전씨 가문의 단돈 한 푼을 받을 생각이 없어요. 새언니, 그래도 이 각서에 서명할 필요가 있을까요?”조영미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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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9화

윤태호는 심지어 외조부 전씨 가문의 노인이 이미 유언장을 작성해 두었을 가능성까지 떠올렸다.그리고 그 유언장이 큰외삼촌 집안에 불리하게 되어 있어서 조영미 모녀가 이 먼 미주까지 직접 찾아온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외할아버지가 위독하다는 사실을 엄마에게 알려야 할까?’윤태호는 잘 알고 있었다.이 소식을 전혜란에게 전하기만 하면 그녀는 곧바로 조영미 모녀의 음모를 간파하게 될 것이다.잠시 고민한 끝에 그는 결국 침묵을 선택했다.‘아니야. 차라리 엄마에게 진실을 알리지 않는 게 낫겠다. 어머니는 마음이 약한 분이야. 20여 년 전에 가문에서 쫓겨나셨지만 피로 이어진 정은 쉽게 끊지 못하는 법이야. 전씨 가문 어르신이 위독하시다는 걸 알면 어머니가 분명 슬퍼하실 거야.’‘이 기회에 전씨 가문과 완전히 관계를 끊는 게 낫겠다. 재산? 흥, 내가 돈이 부족한가?’윤태호는 전씨 가문 재산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솔직히 지금 윤태호에게 돈은 그저 숫자에 불과했다.그는 그저 앞으로 전씨 가문 사람들이 어머니를 다시는 귀찮게 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었다.전혜란은 각서에 이름을 쓰고 지장을 찍었다.“드디어 서명했네.”조영미는 안도의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전나율은 흥분한 표정으로 각서를 낚아채려 했다.바로 그때 윤태호가 갑자기 손을 뻗어 각서를 눌렀다.“네 손 좀 치워.”전나율이 불쾌하게 말했다.하지만 윤태호는 그녀를 무시한 채 소파에 앉아 있는 조영미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외숙모, 어머니가 사인은 했지만 저는 조건이 하나 있어요.”조영미는 윤태호 모자가 요구 사항을 제시할 것을 이미 예상한 듯 지갑에서 은행카드 한 장을 꺼내 가식적인 말투로 말했다.“아가씨, 오빠가 그러는데 아버님의 처사가 좀 냉정하긴 했지만 오빠로서 너희 모자가 좀 더 나은 생활을 하길 바란다고 하더라고요. 이 카드 안에 1000만 원이 들어있어요. 비밀번호는 0이 네 개예요.”“이건 나와 오빠의 작은 성의이니 받아주세요.”윤태호는 속으로 피식 웃었다.‘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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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0화

조영미 모녀가 떠난 뒤 전혜란은 의자에 앉아 한동안 멍하니 있었다.분명히 이번 각서 한 장이 그녀의 마음을 깊게 상하게 했다.전혜란이 신경 쓴 것은 전씨 가문의 재산이 아니라 아버지의 태도였다. 20년 전과 마찬가지로 너무나 냉정했다.윤태호가 위로했다. “어머니, 슬퍼하지 마세요. 제가 옆에 있잖아요. 앞으로 저희 생활은 점점 더 좋아질 거예요.”“그래.”전혜란은 대답하더니 말을 이었다. “언젠가 아버지가 마음을 바꾸셔서 네 손을 잡고 집으로 돌아오게 해주시리라 생각했어. 인제 보니 내가 헛된 기대를 한 거네.”“그럴 만도 하지. 아버지는 천하에 이름 높은 교육가이시고 제자가 많으신데 어떻게 미혼모가 사생아를 데리고 집에 오는 걸 받아주시겠어? 허허...”전혜란은 씁쓸하게 웃었다. 아버지의 처사에 크게 실망한 모양이다.윤태호도 어떻게 위로해야 할지 몰라 화제를 돌렸다. “어머니, 제가 어머니께 말씀드리지 않은 게 있어요. 지난번에 해정에 갔을 때 삼촌을 만났어요.”“삼촌이라고? 윤무적을 말하는 거야?”윤태호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때 전혜란은 진지한 표정으로 윤태호를 바라보며 긴장한 말투로 물었다. “태호야, 네 신분이 들킨 거야?”“그건 아니에요. 제 진짜 신분을 아는 분은 할아버지, 삼촌, 그리고 군신뿐이에요.”“윤무적이 널 괴롭히지는 않았겠지?”“어머니, 왜 그렇게 말씀하세요?”전혜란이 말했다.“예전에 네 아버지가 살아계실 때 윤무적은 조금만 기회가 된다면 늘 네 아버지께 도전하곤 했단다. 그 사람이 싸움하는 걸 제일 좋아했지.”윤태호가 웃으며 말했다. “삼촌은 저를 괴롭히지 않았어요. 지난번에 해정에 갔다가 제가 위험에 처했는데 결국 삼촌이 나서서 해결해 주셨어요.”전혜란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윤태호가 물었다.“어머니, 제가 삼촌께 들었는데 어머니가 저를 데리고 해정을 떠나실 때 할아버지께서 몰래 저희를 보호하는 사람을 보내셨대요. 그리고 나중에 할아버지께서 어머니께 돈도 보내셨는데 어머니가 받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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