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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기적을 일으키는 남자: Chapter 2051 - Chapter 20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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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51화

백경표는 잠시 침묵한 뒤 입을 열었다.“태호야, 자네는 의사야. 사람을 죽이는 게 아니라 죽어 가는 사람을 살리는 일을 해 왔지. 나도 자네가 살인을 즐기는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네.”“자네가 옥경이를 죽이려 한다면, 그건 옥경이에게 반드시 죽어야만 할 이유가 있다는 뜻이겠지. 나는 자네를 원망하지 않겠네.”“그 말씀을 들으니 마음이 놓이네요.”윤태호는 성큼성큼 백씨 가문 저택을 떠났다.그가 사라지자 경호원 두 명이 다시 백경표의 곁으로 돌아왔다.백경표가 물었다.“너희는 백옥경이 무슨 대악무도한 일을 저질렀는지 알고 있느냐?”두 경호원은 동시에 고개를 저었다.“모릅니다.”“후우.”백경표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내가 평생 전장을 누비며 살아왔거늘, 어쩌다 저런 몹쓸 손자를 두었단 말이냐. 집안의 불행이야, 집안의 불행이라고.”...윤태호는 백씨 가문을 떠난 뒤 다시 윤씨 가문으로 돌아왔다.해 질 무렵.맑았던 하늘이 어느새 잿빛으로 변했고, 짙은 먹구름이 뒤덮였다.검은 구름은 지붕을 짓누르듯 낮게 내려앉았다.해정 전체가 숨 막힐 듯한 분위기에 잠겼다.마치 폭풍우가 몰아치기 직전처럼 긴장감이 감돌았다.저녁 6시 반.날은 이미 어두워졌다.윤씨 가문 일행이 출발 준비를 마쳤다.윤영보와 그의 어머니가 대문까지 나와 배웅했다.“영보야, 우리가 돌아오지 못하더라도 복수할 생각은 하지 마라. 남은 인생을 잘 살아야 한다.”윤정욱이 말했다.윤무위도 당부했다.“영보야, 네 어머니 잘 모셔라.”윤태호는 윤영보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넌 오늘 밤 내가 죽기를 기도하는 게 좋을 거야. 내가 살아 돌아오면 마귀 훈련소에서 몇 년은 더 굴러야 할 테니까.”뜻밖에도 윤영보는 웃었다.“형, 난 형이 살아 돌아올 거라고 믿어요.”윤태호가 말했다.“정말 살아 돌아오면 네 장가부터 보내 줄게. 셋째 숙모 같은 여자한테. 그때는 네가 아주 제대로 고생하겠지.”윤영보의 입꼬리가 씰룩였다.“가시죠.”윤정욱이 두꺼운 코트를 걸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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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52화

차가 한동안 달린 뒤 윤정욱이 입을 열었다.“태호야, 내가 이 세상을 살면서 가장 미안한 사람은 무성이와 너희 모자야. 다음 생이 있다면 꼭 그 빚을 갚을 수 있었으면 좋겠구나. 이걸 가지고 있어라.”윤정욱은 주머니에서 환약 하나를 꺼내 윤태호에게 건넸다.윤태호는 환약을 코앞에 가져가 냄새를 맡아 본 뒤 물었다.“독약이에요?”“그래.”윤정욱이 말했다.“싸움에서 져서 죽지 않고 용일 일행이 너를 고문하려 든다면 이 약을 삼켜라. 고통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을 거다.”윤태호는 손가락에 힘을 주어 환약을 그대로 으깨 버렸다.“필요 없어요. 그놈들이 저를 고문하게 두지 않을 겁니다. 마지막 순간까지 싸울 테니까요.”윤정욱이 한숨을 쉬었다.“네 굽힐 줄 모르는 성격도 무성이와 똑같구나.”그때 갑자기 차가 멈췄다.기사가 말했다.“어르신, 앞에 사람들이 길을 막고 있습니다.”윤태호가 고개를 내밀어 바라보았다.앞쪽 거리에는 검은 물결처럼 수천 명이 빽빽하게 서 있었다.사람마다 술이 가득 담긴 사발 하나씩을 들고 있었다.맨 앞에 선 사람은 조윤소였다.그 뒤에는 청룡, 기린, 조성태, 소천수가 서 있었다.“용문 사람들이네요. 내려가 보겠습니다.”윤태호는 차 문을 열고 내려 조윤소에게 물었다.“윤소야, 이게 다 뭐야?”“형제들을 데리고 문주님을 배웅하러 왔어요.”조윤소가 답했다.소천수가 술 한 사발을 윤태호 앞으로 내밀었다.“형님, 무사히 돌아오십시오.”윤태호는 사발을 받아 든 뒤 수천 명을 바라보며 말했다.“형제들, 고맙다. 잘 기억하거라. 내가 살든 죽든 용문은 영원히 존재한다. 마시자!”윤태호는 고개를 젖혀 사발 속 술을 단숨에 비웠다.그리고 빈 사발을 던져 버린 뒤 다시 차에 올랐다.조윤소가 오른손을 들어 올리자 모든 용문 제자들이 도로 양옆으로 물러나 엎드려 고함을 외쳤다.“문주님을 배웅합니다!”수천 명의 외침이 구름까지 꿰뚫을 듯 울려 퍼졌다.차는 다시 출발했다.20분 뒤.마침내 자금성에 도착했다.차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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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53화

찬 바람이 거세게 불었다.길가의 나무들은 세차게 흔들리며 날카로운 울음소리를 냈다.마치 목숨을 재촉하는 부적의 울음 같았다.“큰 눈은 풍년의 징조라고 하죠. 내년은 좋은 해가 되려나 보네요.”윤정욱이 말했다.군신이 뒤이어 한마디 했다.“우리가 내년 풍경까지 볼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그리고 짧게 덧붙였다.“들어가자.”윤태호는 군신의 휠체어를 밀며 그들과 함께 눈보라를 뚫고 자금성 정문으로 발을 들였다.한때 왕권의 상징이었던 이곳. 수백 년의 세월 동안 비바람을 맞으며 왕조가 교체되고 시대가 바뀌었지만 이 황성은 여전히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높은 성벽은 세월에 얼룩져 있었지만 사람을 절로 숙연하게 만드는 위압감이 있었다.그들은 대문 안으로 들어간 뒤 한동안 더 걸었다.그러다가 눈보라 속에 종이로 만든 우산을 든 한 사람을 발견했다.당미였다.당미는 발목까지 내려오는 붉은 패딩을 입고 눈보라 속에 서 있었는데 그 모습은 더없이 아름답고 눈부셨다.군신이 말했다.“태호야, 널 기다리는구나. 가 봐.”윤태호가 다가갔다. 코끝이 빨개질 정도로 추위에 떨고 있는 당미를 보며 그가 말했다.“여긴 왜 왔어요? 빨리 돌아가세요. 날씨가 추워요. 감기 걸리겠어요.”당미는 윤태호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하지만 웃다 보니 어느새 눈물이 흘러내렸다.그녀는 그대로 윤태호의 품에 뛰어들어 힘껏 끌어안았다.“오기 전부터 난 자신한테 계속 말했어요. 절대로 울면 안 된다고요. 그런데 왜 그런지 모르겠어요. 당신을 보자마자 눈물이 멈추질 않네요. 태호 씨, 나 너무 무서워요. 다시는 당신을 못 보게 될까 봐 무서워요. 약속해요. 꼭 살아 돌아오겠다고 약속해 줘요. 네?”윤태호는 당미의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낮게 말했다.“그래요. 약속할게요.”“나 속이면 안 돼요.”“안 속여요.”그제야 당미는 윤태호를 놓아주고 옆으로 비켜섰다.윤태호는 다시 군신의 휠체어를 밀며 앞으로 나아갔다.“윤태호 씨!”몇 걸음 갔을 때 등 뒤에서 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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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54화

맑고 날카로운 뺨 때리는 소리가 광장에 울려 퍼졌다.순식간에 모든 시선이 윤태호와 소민현에게 집중됐다.소민현은 뺨을 감싸 쥔 채 원망 어린 눈으로 윤태호를 바라보며 비웃었다.“윤태호, 뭘 그렇게 잘난 척해? 넌 곧 시체가 될 놈이야. 네가 죽고 나면 네 시체를 토막 내서 개밥으로 던져 줄 거다.”윤태호가 담담하게 말했다.“아까 그 한 대로는 정신을 못 차렸나 보네.”퍽!윤태호는 소민현을 걷어차 넘어뜨린 뒤 얼굴을 향해 몇 번이나 발길질했다.순식간에 소민현의 얼굴은 퍼렇게 멍들고 퉁퉁 부어 돼지머리처럼 변했다.“내가 말했지. 죽을 사람을 자극하지 말라고. 안 그러면 내가 죽기 전에 너부터 죽여 버릴 수도 있으니까.”그때 조금 떨어진 곳에 있던 노인 한 명이 소리쳤다.“이놈, 건방지게 굴지 마라. 소민현이 누군지 알고도 그러느냐? 감히 관군후의 동생을 건드려? 죽고 싶어서 환장했어? 내가 경고하는데...”쌔액.윤태호의 몸이 번개처럼 움직였다.곧이어 또다시 뺨 맞는 소리가 났다.짝.윤태호가 그 노인의 뺨을 후려쳤다.“당신이 뭔데 내게 이래라저래라야?”윤태호의 태도는 거침없었다.노인의 얼굴이 시퍼렇게 질렸다.“나는 주씨 가문의 가주야.”“그래서?”노인은 기가 막힌 듯 웃으며 죽은 사람을 보듯 윤태호를 노려보았다.“잘 들어. 나는 과거 한 지역을 다스리던 몸이고, 내 아들은 몇십조 규모의 그룹을 거느리고 있어. 그런데 고작 의성이자 지하 조직의 우두머리 따위가 감히 어디서 방자하게 구는 거지? 내가 널 죽이는 건 개미 한 마리 죽이는 것보다 쉽다는 걸 몰라?”그 자리에 있는 사람 중 윤태호의 진짜 신분을 아는 이는 당규언과 군신을 비롯한 몇 사람뿐이었다.대부분은 윤태호가 윤무성의 아들이라는 사실조차 몰랐다.20여 년 전 윤무성을 포위 공격했던 사람 중에는 주씨 가문 사람들도 있었다.윤태호가 한숨을 내쉬었다.“내가 아까 소민현한테 한 말을 못 들었나 보네. 죽을 사람을 협박하는 건 아주 멍청한 짓이야. 어차피 오늘 밤 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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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55화

윤태호가 웃으며 물었다.“아까 날 가만두지 않겠다고 했지? 어떻게 가만두지 않을 생각인지 한번 들어 보고 싶은데.”노인이 말했다.“모두가 보는 앞에서 사람을 죽였으니 당연히 목숨으로 갚아야지.”“좋아.”윤태호의 말이 떨어지자 장내가 발칵 뒤집혔다.‘설마 이놈이 주씨 가문 가주의 목숨값을 치르겠다는 건가?’동씨 가문 가주조차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윤태호가 잔인하고 냉혹한 인간이라는 것은 알 수 있었지만, 목숨으로 갚으라는 말에 이렇게 쉽게 승낙할 줄은 몰랐다.동씨 가문 가주가 말했다.“네가 순순히 목숨으로 갚겠다고 하니 관 하나 정도는 내가 마련해 주마.”“착각했어.”윤태호가 그의 말을 끊었다.“내 말은 네가 목숨으로 갚으라는 뜻이야.”슉.윤태호의 말이 끝나는 순간 그는 이미 동씨 가문 가주 앞에 서 있었다.당규언이 놀라 벌떡 일어나 소리쳤다.“윤태호, 그만해.”콰앙.윤태호의 주먹이 동씨 가문 가주를 날려 버렸다.동씨 가문 가주는 이미 6,70이 된 노인이었다.그런 몸으로 윤태호의 주먹을 버틸 수 있을 리 없었다. 동씨가문의 가주는 10여 미터나 날아가 바닥에 처박히며 입에서 피를 마구 토해 내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숨이 끊어졌다.“가주님.”“가주님.”두 경호원이 재빨리 총을 뽑으려 했다.하지만 총을 완전히 꺼내기도 전에 둘 다 피 웅덩이 속에 쓰러졌다.윤태호가 순식간에 네 명을 죽인 셈이다.그런데도 윤태호는 아무 일도 없었던 사람처럼 장내를 훑어보며 웃었다.“또 나를 가만두지 않겠다는 사람 있어? 있으면 앞으로 나와. 걱정하지 마. 내 손이 빨라서 아픈 줄도 모르고 저승에 갈 테니까.”아무도 나서지 않았다.오히려 다들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공포를 맛봐야 했다.이 자리에 모인 이들은 하나같이 발만 굴러도 세상이 흔들린다고 할 법한 거물들이었지만 윤태호의 살벌한 수단에 겁을 먹었다.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게다가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죽음이 더 두려워지는 법이었다.현장은 쥐 죽은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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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56화

윤태호는 망설임 없이 6명을 살해하며 압도적인 실력을 보여주었다. 그 과감하고 강경한 태도에 현장의 거물들은 완전히 기가 꺾여버렸다.광장은 다시 고요해졌다. 이제는 누구도 감히 일어나 말하지 못했다.그럴 만도 했다. 죽음을 앞둔 사람과 정면으로 맞서는 건 저승길을 동행하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었으니까.당규언은 윤태호를 힐끗 바라보았다. 그 눈빛은 무척이나 복잡해 보였다.윤태호는 다시 자리로 돌아가 앉았다.잠시 후 끼익하는 소리와 함께 전각의 문이 천천히 열리더니 용이가 안에서 걸어 나왔다. 보랏빛 비단옷을 입고 금관으로 머리를 묶고 있는 모습이 흡사 옛날의 대군을 보는 것 같았다.순간 수많은 사람이 자리에서 일어나 허리를 숙였다.“용이님.”“용이님”하지만 윤태호, 윤정욱, 윤무적, 윤무위, 용녀, 그리고 백경표와 당규언만은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았다.윤태호 일행은 원래부터 자금성과 원수지간이니 인사를 할 이유가 없었다.당규언은 최고 권력자로서 용이에게 고개를 숙일 필요가 없었다.백경표는 이미 나이가 많고 백씨 가문 자손마저 거의 끊기다시피 한 상황이다 보니 자금성의 미움을 사는 것 따위는 애초에 신경 쓰지도 않았다.용이는 주위를 한 번 훑어보더니 웃으며 말했다.“오늘은 섣달그믐이네. 가족과 단란하게 보내야 할 밤에 여러분을 불러내 마음이 편치 않군. 하지만 잠시 후 이곳에서 아주 재미있는 볼거리가 펼쳐질 거네. 모두 기대해보게.”용이가 말을 마치고 윤태호와 윤정욱 일행을 보며 음산한 미소를 지었다.윤태호가 죽인 사람들의 시체는 아예 쳐다보지도 않았다.죽은 이들이 하나같이 신분 높은 사람들이기는 했지만, 용이의 눈에는 그저 벌레나 다름없는 존재들이었다.당규언이 물었다.“용이, 용일은 어디 있나?”하지만 용이는 당규언을 완전히 무시하고 다른 사람들을 향해 말했다.“이 추운 날씨에 관전하러 와 주느라 모두 고생이 많았네. 볼거리가 끝나면 따뜻한 술을 준비할 테니 다 함께 마음껏 마시자고.”당규언의 눈에 분노가 스쳤다. 최고 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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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57화

윤태호가 되물었다.“왜 무릎을 꿇어야 하지?”노인이 날카롭게 호통쳤다.“이곳에 들어온 사람은 모두 성주님께 무릎 꿇고 절을 올려야 한다. 그것이 자금성의 규칙이니라.”윤태호가 비웃었다.“내가 안 꿇겠다면?”노인의 표정이 험악해졌다.“무릎을 꿇지 않는다면, 쇤네가 그 대가가 무엇인지 똑똑히 알려 주마.”‘쇤네라고?’윤태호는 그제야 깨달았다.이 두 노인은 내시였다.윤태호가 담담하게 말했다.“그래? 그 대가가 뭔지 한번 보고 싶군.”“죽고 싶어 환장했구나.”노인이 크게 분노하며 가마를 향해 허리를 숙였다.“성주님,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제가 이 하늘 높은 줄 모르는 놈을 손보고 오겠습니다.”곧 노인은 윤태호에게 걸어왔다.걸음을 옮기면서 소매를 걷어 올리며 음산하게 말했다.“놈아, 밖에서는 네 마음대로 날뛰어도 괜찮지만 여기는 자금성이야. 네가 함부로 설칠 수 있는 곳이 아니라고.”“성주님께 불경을 저질렀으니 내의 손이 매섭다고 원망하지 마라. 말해 보아라. 어떻게 죽고 싶으냐?”노인은 마치 윤태호를 이미 죽은 목숨으로 여기는 듯 오만방자하게 굴었다. 인내심이 바닥난 윤태호가 욕설을 뱉었다.“빌어먹을 내시 하나가 날 죽이겠다고? 간이 부었어?”노인이 화를 냈다.“죽음을 앞두고도 입을 함부로 놀리는구나. 지금 당장 저승으로 보내 주마.”쌔액.노인은 돌풍처럼 순식간에 윤태호 앞에 나타나며, 곧바로 오른손을 뻗어 윤태호의 목을 움켜쥐려 했다.윤태호는 피하지 않고 노인과의 거리가 0.5m까지 좁혀진 순간 주먹을 내질렀다.콰앙.폭발적인 내공이 성난 파도처럼 쏟아졌다.노인의 오른손이 윤태호 목에 닿기도 전에 몸부터 뒤로 날아갔다.“으악.”노인이 비명을 질렀다.그가 허공을 날아가던 도중 펑 하는 소리와 함께 몸이 그대로 폭발했다.순식간에 피와 살점이 사방으로 튀었고 그 광경에 모두가 얼어붙었다.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윤태호가 용일의 앞에서 그의 내시를 죽일 만큼 강경하게 나올 줄은.“겁도 없구나. 감히 자금성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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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58화

“그만하세요.”갑작스러운 고함에 모두가 시선을 돌렸다.눈보라를 뚫고 한 남자가 자금성 정문에서 걸어오고 있었다.준수한 외모에 건장한 체격, 군용 외투를 걸치고 등 뒤에는 전도를 비스듬히 멘 남자였다.“형님.”소민현이 반가워하며 외쳤다.맞았다.다가오는 사람은 바로 관군후 소진구였다.사람들이 낮은 목소리로 웅성거렸다.“그래, 이런 큰일에 관군후가 빠질 리 없지.”“그런데 관군후 차림새를 보니 구경하러 온 것 같지는 않은데?”“몇 달 전 북영에 문제가 생겼을 때 윤태호가 용문 사람들을 데리고 소진구를 구하러 갔다고 들었어.”“설마 소진구가 윤태호를 도우러 온 건가?”“소진구가 강하긴 해도 자금성의 상대는 안 돼. 괜히 제 무덤을 파는 짓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윤태호도 조금 뜻밖이었다. 이런 순간에 소진구가 나타날 줄은 몰랐다.“형, 형님.”소민현이 계속 소진구를 향해 소리쳤다.소진구가 소민현을 바라보았다. 얼굴은 상처투성이였고 돼지처럼 퉁퉁 부어 있었다.소진구가 다가가 물었다.“누가 때렸어?”“윤태호가 때렸어요.”소민현이 이를 갈며 말했다.“형님, 윤태호를 죽여 주세요. 저 자식이 발로 내 얼굴까지 밟았어요.”소진구는 믿기 어렵다는 듯 물었다.“정말 윤태호가 때렸어?”“그럼요.”소민현이 말했다.“여기 있는 사람들이 다 봤어요. 주씨 가문 가주가 저를 위해 한마디 했다가 윤태호 손에 죽었다고요.”소진구가 시선을 돌리자 주씨 가문 가주의 시체가 눈에 들어왔다.그의 눈빛이 차갑게 변했다.짝.소진구가 갑자기 소민현의 뺨을 후려쳤다.소민현은 멍해져 뺨을 감싸 쥔 채 물었다.“형님, 왜 저를 때리세요?”소진구가 차갑게 말했다.“윤태호가 널 때렸다는 건 네가 맞을 짓을 했다는 뜻이야.”‘내가 맞을 짓을 했다고?’소민현은 기분이 상했다.“형님, 정신 나가신 거 아니에요? 이 상황에 왜 윤태호 편을 들어요? 저놈은 곧 죽을 텐데요.”“닥쳐.”소진구가 소민현을 노려보며 목소리를 낮췄다.“민헌아, 앞으로는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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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59화

그 순간 윤태호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소진구 씨가 용일의 제자라면 지금 해정으로 돌아온 이유는 대체 무엇이지? 날 죽이기 위해서인가? 정말 그렇다면 소진구가 통솔하는 백만 대군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지? 그리고 애초에 소진구가 군에 들어가 북영을 장악하게 된 일도 자금성의 지시가 있었던 것 아닐까? 그렇다면 자금성의 목적은 뭐지?’윤태호의 머릿속에 두 글자가 번뜩 떠올랐다.‘역모.’‘아니야. 지금은 옛날과 시대가 달라졌어. 자금성이 소진구를 통해 북영 백만 대군을 장악했다 해도 역모를 일으키는 건 불가능해. 정말 그렇게 한다면 자금성은 스스로 무덤을 파는 거나 다름없어. 지금의 제도는 어느 한 세력이 천하의 주인이 되는 걸 허용하지 않아. 그렇다면 자금성이 원하는 건 뭐지?’갑자기 윤태호의 머릿속에 한 생각이 떠올랐다.‘꼭두각시를 내세워 천하를 호령하려는 거야.’자금성은 북영 백만 대군과 자신들의 압도적인 무력을 이용해 당규언을 통제하려는 것이었다.최고 권력자인 당규언을 꼭두각시로 만들어 놓는 것. 직접 역모를 일으키지는 않지만 천하의 모든 일은 결국 자신들의 뜻대로 움직이게 하려는 속셈이다.엄청난 야심이었다.윤태호는 등골이 서늘해졌다.그는 고개를 돌려 윤정욱과 군신을 바라보았다. 두 노인의 얼굴은 전례 없이 굳어 있었으니 그들 역시 자금성의 야심을 꿰뚫어 본 것이 분명했다.윤태호는 다시 소진구를 바라보았다.‘관군후 소진구 씨, 당신이 정말 자금성과 한통속이라면 천고의 죄인이 되는 거야.’소진구는 한동안 용일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다.콰앙.갑자기 폭발음이 울리며 가마가 산산조각 났다.그 속에서 용일의 모습이 드러났다.윤태호가 고개를 들어 바라보았다.용일은 앉은 자세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고, 얼굴만 보면 6, 70세의 노인처럼 보였다.얼굴에는 혈색이 돌고 있었고, 긴 머리카락은 금관으로 묶고 있었으며 몸에는 노란색 용포를 걸쳤다.용포에는 발톱 다섯 개 달린 금룡 9마리가 수놓아져 있었고, 발에는 용무늬가 새겨진 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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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60화

소진구가 고개를 저었다.“스승님께서 오해하셨어요. 스승님께서 저를 길러 주신 은혜는 평생 잊지 않을 겁니다. 제자가 아무리 불경하더라도 스승님을 해칠 수는 없어요. 다만 저는 이제 더는 스승님의 바둑돌로 살고 싶지 않습니다.”“스승님께서 저를 키우신 건 제 손을 빌려 북영의 백만 대군을 장악하기 위해서였죠. 언젠가 스승님께서 필요할 때 명령 한마디만 내리시면 제가 대군을 이끌고 목숨 걸어 충성을 다하게 만들려고요.”“하지만 스승님께서 잊으신 것이 있어요. 북영 대군은 국가의 군대예요. 제가 누린 모든 명예 역시 당규언 수장님께서 주신 것이고요.”“제가 스승님께 충성을 바친다면 수장님의 은혜를 저버리는 일이 될 뿐 아니라, 북영 백만 병사를 끝없는 심연으로 끌고 들어가게 되는 꼴이에요.”그 말을 들은 당규언은 소진구를 깊이 바라보았다.마음 한구석에 안도감이 생겼다.소진구가 용일의 제자이기는 해도 자신의 직책과 사명을 배신하지는 않았다.용이가 코웃음을 쳤다.“소진구, 네 말을 들어보니 결국 형님을 배신하겠다는 건가? 형님이 없었다면 네가 북방 군신이 될 수 있었겠느냐? 청룡 랭킹 1위의 고수가 될 수 있었겠느냐?”“군주의 은혜는 저버릴 수 없다면서 형님을 배신하는 건 대체 무슨 행동이냐? 잘 들어라, 소진구. 넌 배은망덕한 놈이야.”용이가 버럭 화를 냈다.당시 용일이 몰래 소진구를 제자로 받아들인 이유는 그의 무도 재능을 높이 샀기 때문이다. 소진구라는 바둑돌을 이용해 북영 백만 대군을 장악하려 했다.백만 대군을 손에 넣고 자금성의 무력까지 합치면 천하의 판세를 마음대로 좌지우지할 수 있었으니까.당규언을 꼭두각시로 만드는 것도 충분히 가능했다.그런데 오늘 소진구가 자신들을 배신할 줄은 몰랐다.그 모든 계획이 수포로 돌아갔으니 용이는 당장이라도 소진구를 죽이고 싶은 심정이었다.소진구가 말했다.“저는 군주의 은혜도 저버리고 싶지 않고, 배은망덕한 사람도 되고 싶지 않아요.”용이가 멈칫했다.“무슨 뜻이냐?”“충성과 은혜를 다 지키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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