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다은은 옷을 입을 생각은 하지 않고 맑고 촉촉한 눈망울로 윤태호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긴 속눈썹을 살랑이며 애교 섞인 목소리로 물었다. “윤태호 씨, 저 좋아해요?” ‘그걸 말이라고 하나, 이런 미인은 누가 안 좋아하겠어.’ 임다은처럼 아름답고 매혹적인 여자는 세상 남자들이 꿈속에서라도 한 번쯤 가져보고 싶어 할 만큼의 존재였다. 그녀 앞에서 좋아한다고 말하는 건 너무 직설적일까 싶어 망설였지만 옷을 다 추리지 못한 채 그를 바라보고 있는 그녀의 모습은 무척 아름다웠다. 윤태호는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해요.” 임다은은 장난기 어린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그럼 제가 태호씨 여자 친구 해줄까요?” 윤태호는 고민도 없이 대답했다. “좋죠.” “풉, 꿈 깨요.” 임다은은 낄낄 웃었다. ‘이런 젠장, 놀림당했네.’ 윤태호는 허탈한 마음에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임다은 씨, 장난 그만 치시고 얼른 옷 입으세요.” 임다은은 살짝 입꼬리를 올리며 흐뭇하게 웃었다. 윤태호가 다시 돌아섰을 땐 그녀는 이미 옷을 다 입은 상태였지만 티셔츠가 좀 작았던 탓에 몸에 꽉 끼어 한껏 볼륨감이 강조되고 있었다. 그때, 임다은이 갑자기 진지한 말투로 말했다. “오늘은 태호 씨가 일을 처리하는 데 결단력이 부족했어요.” “네?” 윤태호는 의아해하며 물었다. “어떤 일이요?” “당신이랑 곽진우 씨 말이에요.” 윤태호는 놀란 듯 물었다. “다은 씨가 그걸 어떻게 아셨어요?” 임다은은 웃으며 대답했다. “태호 씨가 그 사람을 병신 만들었다면서요? 병원 안에 소문이 자자하던데요? 저도 간호사들한테 들었어요.” ‘그렇구나.’ “임다은 씨, 아까 제가 결단력이 부족하다고 하셨는데, 그럼 다은 씨 같으면 어떻게 하실 거예요?” 윤태호는 궁금하다는 듯 물었다. 임다은은 살짝 웃으며 말했다. “저 같으면 곽진우 같은 놈은 아예 끝장을 냈을 거예요. 사람들이 그러잖아요, 큰 귀신보다 잔챙이 귀신이 더 무섭다고. 그 자식은 찌질하고 치사한 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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