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도시 / 기적을 일으키는 남자 / Chapter 11 - Chapter 20

All Chapters of 기적을 일으키는 남자: Chapter 11 - Chapter 20

100 Chapters

제11화

“잠깐!”윤태호가 오른발로 곽진우의 목을 밟으려던 순간 갑자기 어디선가 호통이 들려왔다.윤태호는 서둘러 움직임을 멈추고 고개를 들었다. 백아윤이 멀지 않은 곳에서 차가운 얼굴로 빠르게 걸어오고 있었다.윤태호는 왠지 모르게 당황했다. 마치 초등학교 때 잘못을 저질렀다가 담임 선생님에게 들키게 된 기분이었다.백아윤을 본 순간 곽진우는 마치 지푸라기라도 잡은 사람처럼 필사적으로 외쳤다.“교수님, 구해주세요. 윤태호가 미친 것 같아요. 방금 절 죽이려고 했어요. 어서 말려주세요.”“곽 선생님을 놔줘.”백아윤은 싸늘한 표정으로 윤태호를 바라보며 말했다.“교수님, 제 말 좀 들어보세...”“놔주라고!”백아윤은 윤태호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명령조로 말했다.그러나 그녀의 말투가 오히려 윤태호의 불만을 불러일으켰다.“교수님은 제 상사가 아니세요. 그런데 왜 저한테 곽진우를 놔주라고 명령하시는 거죠?”백아윤은 화가 나고 초조해서 소리를 질렀다.“더 이상 병원에서 일하고 싶지 않은 거야?”“곽진우는 장여울과 함께 제가 자기 진료차트를 베꼈다고 모함했어요. 하지만 병원에서는 제대로 조사해 보지도 않고 저를 간호 스테이션으로 보냈죠. 이런 병원에 저도 더 이상 남아있고 싶지 않아요.”윤태호는 이미 마음먹었다. 의사가 될 수 없다고 해도 그의 능력이라면 굶어 죽을 일은 없을 것이다.백아윤은 화를 억누르며 그를 설득했다.“윤태호, 나는 네 상사가 아니지만 그래도 네 선생님이야. 네가 인턴이었을 때 내가 널 가르쳤잖아. 날 아직도 선생님으로 생각한다면 내 말대로 곽 선생님을 놓아줘. 그동안 열심히 공부해서 겨우 의사국가고시에도 합격했는데 이렇게 쉽게 포기해 버릴 거야? 어머니한테 미안하지도 않아?”백아윤의 마지막 한 마디가 윤태호의 심장을 무겁게 짓눌렀다. 고개를 돌리자 눈물에 젖은 전혜란의 얼굴이 보였다. 그 순간 윤태호는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어머니.”“태호야, 곽 선생님을 놓아줘.”“하지만...”“곽 선생님이 죽일 놈인 건 맞아. 네가 곽
Read more

제12화

경비원 몇 명이 빠르게 윤태호를 둘러쌌다. 그들은 소매를 걷어 올리면서 윤태호를 때릴 준비를 했다.이때 백아윤이 초조한 목소리로 말했다.“부원장님, 윤태호는 저희 외과 사람이에요. 제 체면을 봐서 한 번만 용서해 주시면 안 될까요?”곽정수는 백아윤을 차갑게 노려보며 말했다.“내 아들도 외과 사람이야. 그런데 백 교수는 왜 내 아들을 지키지 않은 거야?”백아윤은 그 순간 말문이 막혔다.“백 교수, 난 오늘 이 자식에게 책임을 물을 거야. 그러니까 백 교수는 빠져. 그렇지 않으면 백 교수도 용서하지 않을 거야.”곽정수는 경비원들을 향해 호통을 쳤다.“죽기 직전까지 패.”“잠깐만요!”백아윤이 빠르게 말했다.“부원장님, 이 사람들은 병원의 경비원들이지 부원장님의 개인 경호원들이 아니에요. 부원장님은 저들에게 사람을 때리라고 명령할 수 없어요.”“허튼소리! 난 부원장이야. 원장을 제외하면 누구든 내 명령에 따라야 해. 백 교수도 마찬가지야!”“병원 규정에 따르면 그 어떤 사람도 권력을 남용할 수는 없습니다.”“쓸데없는 말은 그만 해. 누가 뭐라고 하든 난 반드시 내 아들을 대신해 복수할 생각이니까. 당장 때려!”경비원들이 손을 쓰려고 하자 다급해진 백아윤은 윤태호의 앞에 나서며 큰 목소리로 외쳤다.“감히 날 때릴 수 있겠어요?”경비원들은 백아윤을 알고 있었기에 다들 난감해했다.“부원장님, 어떡합니까?”한 경비원이 묻자 곽정수는 음험한 눈빛으로 백아윤을 노려보며 말했다.“백 교수, 정말 날 적으로 돌릴 셈이야?”“부원장님, 오해하지 마세요. 전 부원장님과 척지려는 게 아니에요. 부원장님, 병원의 부원장으로서 이미지를 관리하셔야지 않겠어요? 그리고 경비원들에게 사람을 때리라고 명령하는 것은 옳지 않은 일이에요.”“그러면 백 교수는 왜 저 자식이 내 아들을 때릴 때 말리지 않은 거야?”곽정수가 분노에 찬 목소리로 고함을 질렀다.“오늘은 아무도 날 막을 수 없어! 난 반드시 진우를 대신하여 복수할 거야. 너희들, 저 자식을 죽기 직전
Read more

제13화

차 안에서 윤태호가 말했다.“어머니, 죄송해요. 오늘 저 때문에 곤욕을 치르셨잖아요.”“바보야.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야?”전혜란이 말했다.“병원에서 그렇게 많은 일이 있었으면서 왜 아무 얘기도 하지 않은 거야? 오늘 내가 병원에 가지 않았으면 계속 숨길 생각이었던 거야?”“전 어머니를 걱정시키고 싶지 않았을 뿐이에요.”“엄마 말 들어. 억지로 버티지 마. 만약 그 병원에서 계속 일하기 힘들다면 다른 병원으로 가면 돼. 장여울도 이젠 변했어. 예전의 그 착한 아이가 아니야. 잘 헤어졌어.”“네.”“조은성 씨가 널 찾은 건 중요한 일 때문일 테니 난 먼저 가볼게.”차가 멈추자 윤태호는 어머니가 차에서 편히 내릴 수 있게 그녀를 부축해 주었다.“조은성 씨, 오늘 도움을 많이 받았네요.”전혜란이 정중하게 말했다.“별거 아니니 괘념치 마세요.”조은성도 매우 공손했다.전혜란은 윤태호에게 신신당부했다.“오늘 일찍 돌아와. 저녁은 같이 먹자. 오늘 네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을 해줄게.”“네.”차에 시동이 걸린 뒤 윤태호는 멋쩍은 표정으로 말했다.“저희 어머니가 잔소리가 좀 많으세요. 죄송해요.”“오히려 좋네요.”‘좋다고?’윤태호는 의아한 얼굴로 조은성을 바라보았고 조은성은 말없이 운전에 전념했다.그들은 대화를 나누지 않았고 차 안의 분위기는 조금 무거웠다.윤태호는 몇 번이나 말을 건네려다가 말았다.그렇게 20분이 지난 뒤 조은성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윤 선생님, 지금 궁금한 게 많으시죠?”“네.”윤태호는 부인하지 않았다.“묻고 싶은 게 있으면 물으세요. 제가 대답할 수 있는 거라면 다 대답하겠습니다.”“용왕님이 누군가요?”윤태호는 곧바로 물었다.그는 줄곧 그것이 궁금했다.“용왕님은 미주 음지의 왕과 같은 분이세요. 예전에 맹호 랭킹에 이름을 올린 적도 있는 고수죠.”조은성이 계속하여 말했다.“사실 윤 선생님은 용왕님과 만난 적이 있습니다.”“어제 조은성 씨와 함께 있던 그 어르신인가요?”윤태호가 물었다.“네
Read more

제14화

윤태호는 깜짝 놀라며 고개를 들어 용천후를 바라보았다.용천후는 혈색이 좋을 뿐만 아니라 기운도 넘쳐 보여서 곧 죽을 사람 같아 보이지 않았다. 윤태호는 서둘러 말했다.“농담하시는 거죠? 아주 건강해 보이시는데요.”“농담이 아니야. 난 곧 죽게 될 거야.”용천후는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전 그저 평범한 의사일 뿐입니다. 심지어 아직 인턴이에요. 정말로 병을 앓고 계신다고 해도 제가 치료해 드릴 수는 없어요.”윤태호는 매우 후회했다.이런 일이 생길 줄 알았더라면 절대 이곳에 오지 않았을 것이다.눈앞의 노인은 미주 음지의 왕이었다. 만약 그를 치료하지 못한다면 목숨이 위태로워질 것이다.“난 네가 날 치료할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용천후의 말에 윤태호는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저를 믿으신다고요? 저조차도 절 믿지 못하는데요.”“태호야, 넌 젊은이야. 젊은이는 자신의 실력에 자신감을 가져야 해.”용천후가 웃으며 말했다.“내가 왜 널 이곳으로 데려왔는지 알아?”윤태호는 고개를 저었다.그는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명의는 수도 없이 많은데 용천후는 무엇 때문에 전혀 유명하지 않은 그에게 치료해달라는 것일까?설마... 머리에 문제가 있는 것일까?용천후는 윤태호의 생각을 눈치채고 웃으며 물었다.“내가 제정신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거야?”“그럴 리가요.”“사실 내가 널 부른 이유는 어제 너와 처음 만났을 때 네가 나한테 어디 아프냐고 물었기 때문이다. 기억하니?”“네.”윤태호는 자신의 뺨을 때리고 싶었다. 이럴 줄 알았더라면 어제 괜한 말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용천후가 말했다.“지난 9년 동안 난 수많은 명의를 만났었다. 그중에서 내가 아프다는 걸 보아낸 사람은 없어. 오직 너만이 날 보자마자 내가 아프다는 걸 눈치챘지. 그래서 난 네가 내 병을 치료할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단다.”윤태호는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솔직히 얘기하자면 전 어제 아무 생각없이 말한 거라서...”“생각없이 말했다고? 내 병을 보아냈다는 건 네 의술 실력이
Read more

제15화

‘뭐라고? 일주일밖에 남지 않았다고?’조은성은 안색이 돌변하며 차가운 목소리로 호통을 쳤다.“윤태호 씨, 지금 본인이 무슨 말을 한 건지 알고 있습니까? 또 헛소리한다면 가만두지 않을 줄 알아요.”“조용히 해!”용천후는 고개를 들어 조은성을 노려보더니 윤태호에게 말했다.“조은성은 원래 성격이 불같으니 신경 쓰지 마. 조금 전에 내 수명이 일주일밖에 남지 않았다고 했지. 혹시 내가 무슨 병을 앓고 있는지 알아낸 것이냐?”“네.”윤태호는 고개를 끄덕였다.“무슨 병입니까?”조은성이 물었다. 수많은 명의도 알아내지 못했는데 윤태호가 과연 뭔가를 보아냈을까?윤태호가 대답했다.“제 판단이 맞다면 어르신은 독에 당하셨어요.”그 말을 들은 순간 용천후는 살짝 흠칫했고, 조은성은 처음엔 당황하더니 이내 놀란 목소리로 말했다.“윤태호 씨, 어떻게 보아낸 거죠?”윤태호가 말했다.“이 독은 아주 보기 드문 독이에요. 명강 일대에만 존재하는 고독이죠.”용천후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역시 내가 사람을 정확히 봤어. 수많은 의학 전문가들도 원인을 찾아내지 못했는데 태호 너는 바로 알아보았구나. 정말 대단해!”용천후가 이어서 물었다.“또 뭘 보아낸 거냐?”윤태호는 엄숙한 표정으로 말했다.“어르신, 제가 질문을 몇 가지 할 텐데 솔직하게 대답해 주셔야 합니다.”“그래. 알겠어.”“고독에 당한 뒤로 처음엔 아무런 이상이 없다가 반년 뒤부터 증상이 나타난 게 맞나요?”“그래. 처음엔 아무런 증상도 없었어. 그러다 반년이 지난 후부터 낮에는 극심한 복통을 겪었지. 병원에 가도 이상이 없다는 소견만 들었다.”윤태호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고독은 일반적인 독이 아니라 신비한 술법에 가까워요. 게다가 고독은 보통 혈액 속에 숨어 있어 병원의 검진만으로는 보아낼 수 없어요.”“네 말이 맞아. 당시 나는 조은성을 데리고 여러 병원을 방문했지만 그들 모두 원인을 알아내지 못했어.”윤태호가 계속하여 물었다.“고독은 어르신 몸에 반년 동안 잠복해 있었
Read more

제16화

‘제가 천안을 열 수 있어야 해요.’윤태호는 속으로 말했다.비산 주술 중에는 천안을 얻을 수 있는 신묘한 비술이 있었다.전설에 따르면, 사람의 미간 위쪽에는 천안이라 불리는 제3의 눈이 숨어 있는데 천안이 열리게 되면 단순한 투시 능력을 넘어 보통 사람들은 볼 수 없는 것들을 볼 수 있게 된다고 한다.예를 들면 귀신, 사악한 기운이나 요귀 등을 말이다.심지어 열심히 수련하여 일정한 경지에 오르게 되면 길흉을 점칠 수 있고 한 사람의 기운과 세상의 흐름도 파악할 수 있다고 한다.한마디로 천안이라는 것은 엄청난 것이었다.그러나 모든 사람이 천안을 열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어떤 이들은 태어날 때부터 천안이 열린 채로 태어나고 또 어떤 이들은 후천적인 노력을 통해 천안을 연다.그러나 그들에게는 모두 공통점이 있었다. 천안을 연 사람들 모두 역사에 길이 남을 위대한 인물들이라는 점이었다.혈액 속에 숨어 있는 음양사고는 머리카락만큼 가늘어서 현대 의료 수준으로는 절대 찾아낼 수가 없었다. 만약 윤태호가 천안을 열게 된다면 천안의 투시 능력을 이용하여 용천후의 혈액 속에서 음양사고를 찾아낼 수 있었다.그러나 지금부터 수련한다고 해도 시간이 부족했다. 용천후의 수명은 단 7일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태호야, 대체 무슨 말을 하려던 거니? 날 치료할 방법이 있는 거지?”용천후가 초조한 목소리로 물었다.생사가 걸린 문제였기에 미주의 음지를 휘어잡은 용천후도 마음이 급해지는 건 당연했다.윤태호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어르신 체내의 고독을 없앨 방법이 하나 있긴 합니다. 하지만 전 그 방법을 쓸 줄 몰라요.”“모르면 당장 배우면 되죠!”조은성의 말에 윤태호는 쓴웃음을 지었다.“짧은 시간 안에 배울 수 있는 것이었다면 지금 당장 배우기 시작했을 거예요.”“태호야, 네가 말한 그 방법 말이야. 너 말고 다른 사람도 배울 수 있는 거니?”용천후는 다른 사람이 배울 수 있다면 모든 방법을 동원해 인재를 모집하여 배우게 할 것이다. 살 수만 있
Read more

제17화

조은성이 곧바로 말했다.“어르신, 제가 지금 당장 사람을 데리고 사막으로 생불을 찾으러 떠나겠습니다.”“괜한 짓 할 필요 없다.”용천후가 말했다.“생불을 찾을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 일이야. 그리고 만에 하나 생불을 찾았다고 해도 그가 천안을 열지 못했을 수도 있어. 그리고 천안을 열었다고 해도 나 같이 보잘것없는 존재가 생불의 도움을 받을 자격은 없어.”용천후가 미주 음지의 왕이라고는 하지만 생불과 무영산 장교 등 사람들 앞에서는 하찮은 인간에 불과했다.“하지만...”조은성이 뭔가 더 말하려고 했으나 용천후가 손짓으로 제지했다.“인간의 생사는 하늘의 뜻에 달려있다고 하지. 방법이 없다면 그냥 운명을 따르는 게 나아.”용천후의 말에 조은성은 슬픈 표정을 했다.이때 용천후는 자애로운 표정으로 윤태호를 향해서 말했다.“태호야, 오늘 진료해 줘서 고맙구나.”“별말씀을요. 저는 도움을 드리지도 못했는데요.”용천후는 크게 웃으며 말했다.“내가 방금 얘기했다시피 인간의 생사는 하늘의 뜻에 달려있어. 이게 내 운명인 거야. 그래도 나는 널 칭찬하고 싶다.”윤태호는 의아한 얼굴로 용천후를 바라보았다.용천후가 말했다.“그동안 나는 수많은 명의를 만나보았지만 내가 고독에 당했다는 걸 알아낸 사람은 없었어. 하지만 넌 단번에 그걸 눈치챘지. 내가 보기에 너는 그 명의들보다 훨씬 더 뛰어나. 앞으로 열심히 노력하도록 해. 그러면 명의를 뛰어넘는 신의가 될지도 모르니까 말이야!”“노력하겠습니다.”“태호야, 내 도움이 필요하다면 얘기해 봐.”용천후가 이어서 말했다.“나는 곧 죽을 사람이지만 이 미주에서는 꽤 영향력이 있는 사람이란다.”윤태호는 하마터면 그에게 일자리를 해결해 달라고, 그리고 곽진우도 혼쭐내 달라고 부탁할 뻔했다. 그러나 그런 부탁을 하는 것은 적절치 않았다.용천후는 수명이 얼마 남지 않은 사람이었기 때문이다.그런 사람에게 뭔가를 요구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었다.윤태호가 말했다.“말씀만으로도 감사드립니다. 하지만 마음만 받을
Read more

제18화

“태호야, 뭐 하고 싶은 말이라도 있는 거니?”윤태호가 다시 돌아오자 용천후는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윤태호가 말했다.“방금 떠오른 방법인데 어르신에게 조금 도움이 될 것 같아서요.”“그래?”용천후는 눈을 빛내며 서둘러 물었다.“무슨 방법이냐?”“바로 침술입니다.”침술이라는 말에 용천후의 눈에서 희망의 빛이 사라졌다.“태호야, 고맙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 침술은 내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용천후는 그동안 수많은 명의들을 만나보았고 침술로 고독을 치료하려고 시도한 적도 있었으나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윤태호가 말했다.“어르신, 제가 말한 침술로 고독을 없앨 수도, 어르신의 몸을 치료할 수도 없지만 어르신의 수명을 연장할 수 있어요.”“나는 곧 죽을 사람이야. 괜히 힘 빼지 않아도 돼... 잠깐, 뭐라고? 수명을 연장할 수 있다고?”용천후는 뒤늦게 그의 말을 이해하고 경악한 표정으로 윤태호를 바라보았다.“네. 수명을 연장할 수 있어요.”윤태호가 말했다.“농담하는 거 아니지?”용천후는 믿기지 않았다.수명을 연장한다는 것은 전설 속에나 드라마 속에서나 존재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현실에 수명을 연장하는 비술을 장악한 사람이 있다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었다.“당연히 아니에요. 제가 말한 건 전부 사실이에요.”윤태호는 아주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용천후는 윤태호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그가 거짓말을 하는 것 같지 않자 그제야 물었다.“그러면 얼마나 더 연장할 수 있는 거냐?”“모든 게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한 달은 더 사실 수 있을 거예요.”“겨우 한 달...”용천후의 얼굴에 다시금 실망이 드리워졌다.일주일과 한 달은 큰 차이가 없었다.결국은 죽기를 기다려야 했다.조은성은 용천후의 곁에 오랫동안 있었기 때문에 단번에 그의 기분을 눈치채고 황급히 그를 설득했다.“어르신, 윤태호 씨가 할 수 있다는데 한 번 시도해 보는 게 좋지 않겠어요? 비록 한 달이 긴 시간은 아니지만 그래도 시간을 벌 수 있잖아요. 어쩌면 한 달 안
Read more

제19화

“그게 바로 침술의 신묘함이에요. 비록 고독을 없앨 수는 없지만 수명을 연장하고 통증을 없앨 수 있죠.”“복통이 사라지는 게 사실이라면 한번 시도해 보자꾸나.”조은성이 말했다.“윤태호 씨, 어르신께서 동의하셨는데 어서 어르신을 위해 침을 놓아주세요.”“은침이 있나요?”윤태호가 물었다.“네. 제가 지금 바로 가져올게요.”조은성은 빠르게 집 안으로 달려갔다. 돌아왔을 때 그의 손에는 구급함이 하나 들려있었고 그 안에는 은침, 알코올, 멸균 솜 등 없는 게 없었다.윤태호는 우선 핀셋으로 멸균 솜을 집은 다음 솜에 알코올을 묻혔다. 그리고 은침 하나를 꺼내 알코올이 묻은 솜으로 은침을 소독했다.그 작업만 약 3분이 걸렸다. 윤태호는 모든 은침을 소독한 뒤 말했다.“어르신, 절 등진 채로 상의를 벗으세요.”용천후는 윤태호의 말대로 했고 윤태호는 미리 그에게 얘기해 주었다.“잠시 뒤에 침을 놓을 때 좀 아플 거예요. 견디기 힘드시면 소리를 지르셔도 돼요.”“걱정하지 마. 난 그동안 매일 복통을 견딘 사람이야. 침을 맞는 것쯤은 아무것도 아니지.”“그러면 시작하겠습니다.”“그래.”톡.윤태호가 빠르게 용천후의 대추혈에 침을 놓았다.2초 뒤 윤태호가 용천후에게 물었다.“조금 얼얼하고 아파. 점점 더 아파지는데... 악! 너무 아파!”용천후가 소리를 지르자 조은성은 소스라치게 놀라며 황급히 물었다.“윤태호 씨, 어르신은 괜찮은 건가요?”“걱정하지 마세요. 정상적인 반응이에요.”이번에 윤태호는 빠르게 용천후의 신도혈에 은침을 놓았다.“악...”용천후의 비명이 더욱 커졌다.곧이어 윤태호는 영대혈에 침을 놓았고 용천후의 비명이 그 순간 멈췄다.“이제 조금 나아지셨죠?”“그래.”용천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앞서 침을 맞았을 때는 죽을 것만 같았고 그 탓에 이마에도 식은땀이 삐질삐질 흘렀다.“지금부터는 아프지 않을 거예요. 그리고 어르신 몸의 음양 균형도 맞춰드릴게요.”윤태호는 계속하여 침을 놓았다.네 번째 침은 지양혈, 다섯 번째
Read more

제20화

휴대전화를 꺼내 보니 낯선 번호가 보였다. 윤태호는 서둘러 전화를 받았다.“안녕하세요. 윤태호입니다.”“태호 씨, 먹을 걸 가져다준다더니 왜 아직도 돌아오지 않는 거예요?”임다은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윤태호는 그제야 임다은이 병실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망했다.’임다은은 변덕이 심한 사람이라 화라도 낸다면 큰일이었다.“죄송해요. 방금 어머니께서 병원에 오셔서 어머니를 집까지 바래다줬거든요. 지금 바로 병원으로 돌아갈게요.”윤태호는 거짓말을 했다.“그래요? 그러면 빨리 와요. 혼자 있으려니 너무 심심해요.”임다은이 말했다.“네. 지금 바로 갈게요.”윤태호는 전화를 끊은 뒤 용천후에게 말했다.“어르신, 병원에 절 기다리고 있는 환자가 있어서 지금 바로 가봐야겠어요.”“조은성, 태호를 병원으로 데려다 줘.”“네!”조은성은 곧바로 윤태호를 병원으로 데려다주었다.병원으로 향하는 길에 조은성이 물었다.“태호 씨, 솔직히 얘기해 주세요. 어르신께서 정말로 한 달을 더 사실 수 있는 건가요?”“절 믿지 않으시는 건가요?”조은성이 말했다.“태호 씨를 의심하는 건 아니에요. 다만 수명을 연장할 수 있다는 걸 믿기가 어려워서요. 게다가 태호 씨는 그저 침을 몇 번 놓은 것뿐이잖아요. 특별히 신기한 점도 보이지 않았고요.”“조은성 씨는 어르신이 아니기 때문에 회양구침의 효과를 체감하지 못해서 그래요. 어찌 됐든 앞으로 한 달 동안 어르신께서는 아주 편하게 지내실 수 있을 거예요.”윤태호는 이어서 말했다.“지금부터는 어르신의 고독을 없앨 수 있는 고수를 찾으셔야 해요. 고독을 없애지 못한다면 어르신은 한 달 뒤 숨을 거두시게 될 거예요.”“알겠습니다. 잠시 뒤 사막으로 사람을 보내서 생불을 찾아야겠어요.”차 안은 잠시 조용해졌다.윤태호는 문득 뭔가 떠올라서 말했다.“조은성 씨, 아까 저택으로 갈 때 저한테 그러셨죠. 어르신께서는 미주 음지의 왕과 같은 존재고 한때 맹호 랭킹에 이름을 올린 고수였다고 말이에
Read more
PREV
123456
...
10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