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기적을 일으키는 남자: Bab 51 - Bab 60

100 Bab

제51화

최근 병원에서는 곽정수가 이제 곧 은퇴할 병원장을 대신해 미주 병원의 새로운 병원장이 될 거라는 소문이 돌았다.장여울은 그 소문을 들은 뒤로 곽진우와 빨리 결혼하고 싶었다. 곽진우와 결혼하면 그녀는 앞으로 병원장의 며느리가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병원에서의 입김이 세질 것이다.“내가 말했지. 비키라고. 안 들려?”장여울이 비키지 않자 윤태호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장여울은 분노를 억누르며 길게 숨을 내뱉었다.“윤태호, 왜 이렇게까지 하는 거야? 그래도 우리는 꽤 오래 만났었잖아. 지금은 비록 헤어졌다지만 그래도 친구는 될 수 있잖아.”“난 너랑 친구가 되고 싶지 않아.”윤태호는 고개를 들어 장여울을 바라보며 말했다.“역겹거든.”“너...”장여울은 화가 나서 미칠 것만 같아 윤태호를 죽일 듯이 노려보았다.그러나 그녀는 반드시 화를 참고 곽진우의 행방을 알아내야 했다.장여울은 심호흡을 한 뒤 말했다.“그래. 인정할게. 내가 잘못했던 게 맞아. 내가 널 배신했지. 하지만 내가 왜 그랬는지 알아?”“어.”윤태호가 말했다.“내가 가난하고 힘이 없어서, 네가 원하는 삶을 줄 수 없어서잖아.”“맞아.”윤태호는 차갑게 웃었다.“그 모든 이유를 정리해 보면 결국 그거 때문이지. 허영심.”장여울이 반박했다.“이 세상에 허영심 없는 여자가 어디 있어? 허영심이 있는 게 잘못이야? 그게 잘못이라면 나는 그냥 세상 모든 여자들이 저지르는 잘못을 저질렀을 뿐이야.”“그런 말을 해 봤자 아무 의미 없어. 난 일 보러 가야 하니까 비켜.”윤태호는 여전히 차가웠으나 말투가 조금 누그러졌다. 그는 장여울이 자신에게 사과하러 온 줄 알았다.그런데 뜻밖에도 장여울은 사과 대신 그에게 질문했다.“윤태호, 오전에 진우 씨를 찾아갔었지?”장여울은 곽진우 때문에 그를 찾으러 온 것이었다. 그런데 그는 그녀가 자신에게 사과하러 온 줄 알았다. 참으로 우스운 일이었다.윤태호는 비참한 기분을 느끼며 그녀의 말에 대꾸하지 않았다.“여기 왜 이렇게 덥지? 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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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화

“윤태호, 두고 봐. 언젠가는 후회하게 될 테니까.”장여울은 화가 나서 발을 동동 구르며 윤태호의 뒷모습을 향해 크게 소리를 질렀다.그녀는 진심으로 화가 났다.곽진우가 어디에 있는지 알아낼 생각이었는데 오히려 윤태호에게 수모를 당할 줄은 몰랐다.“쪼잔한 놈. 나한테 차였을 뿐이잖아. 누가 보면 내가 쟤 엄마라도 죽인 줄 알겠네. 짜증 나 죽겠어.”그러다 장여울은 윤태호를 찾아갔던 목적을 떠올렸다.“큰일이네. 진우 씨가 어디 있는지를 묻지 못했잖아. 어떡하지?”...외과로 돌아온 윤태호는 백아윤에게 상황을 보고하려고 했다. 그런데 그녀의 사무실 앞에 도착하자마자 안에서 대화 소리가 들려왔다.“백 교수, 5호 병실 환자 상태가 좋지 않아.”“우리가 함께 진료해 봤었는데 아직도 치료 방법을 찾아내지 못했어.”“게다가 오늘 환자는 두 번이나 쇼크가 왔고 지금은 중환자실로 옮겨졌어. 치료 방법을 찾지 못한다면...”윤태호는 머리를 내밀고 힐끔 보았다. 백아윤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사람들은 오랜 경험을 가진 세 전문가였다.“백 교수, 지금 당장 환자를 치료할 방법을 생각해야 해. 그렇지 않으면 지금 환자의 상태로는 얼마 버티지 못할 거야.”“만약 환자가 우리 외과에서 죽게 된다면 우리는 아주 큰 책임을 져야 할 거야.”“백 교수, 보호자에게 상황을 설명해서 환자를 다른 병원으로 이송하라고 하는 게 좋을 것 같아.”백아윤은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우리 병원은 미주 병원에서 가장 훌륭한 병원이에요. 그런데 보호자에게 환자를 다른 병원으로 데리고 가보라고 말하겠다는 말씀이세요?”한 전문가가 웃으며 말했다.“우리나라에는 좋은 병원이 많아. 해정 화협 병원으로 보내면 되지. 아니면 선해대학교 병원도 괜찮아.”“나도 그렇게 생각해.”다른 전문가도 따라서 말했다.“특히 해정 화협 병원은 두개내 혈종 전문 병원이라 전국의 최고 전문의들이 전부 그곳에 모여 있어. 그들이라면 환자를 살릴 수 있을지 몰라. 어찌 됐든 우리 과에서 죽지만 않으면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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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화

“하지만 아까 여러분이 말했다시피 전원한다고 해도 환자가 해정에 도착했을 때 살아 있을 가능성은 0.1%도 되지 않아요. 그런데 지금 전원시키자고 하는 건 환자더러 죽으라는 얘기 아닌가요?”백아윤의 말에 세 전문가는 말문이 막혔다.백아윤이 말을 이어갔다.“여러분들이 뭘 걱정하시는 건지는 알겠어요. 환자가 죽는다면 여러분들은 지금껏 쌓아온 명성을 잃게 되겠죠. 세 분 모두 오랜 경험을 지닌 베테랑들이고 이제 곧 은퇴를 앞두고 있으니 지금 환자가 죽는다면 여러분들의 평판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거예요. 하지만 아까 말씀했다시피 세 분께서 의사가 된 이유는 환자를 치료하기 위함이에요. 환자는 여러분을 필요로 하는데 왜 여러분은 마지막까지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지 않고, 오히려 저를 찾아와서 환자를 전원시키자고 하는 거죠? 그게 정말로 환자를 치료하는 길인가요?”한 전문가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백 교수, 우리는 정말로 방법이 없어.”“환자가 죽는다면 그 책임은 누가 져?”“우리 셋은 오랫동안 의사로 일해오며 늘 최선을 다했어. 은퇴하기 직전에 이렇게 오명을 남기고 싶지는 않아.”“백 교수, 우리를 이해해 줬으면 좋겠어.”백아윤은 실망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저는 지금까지 세 분을 우리 외과의의 모범이자 모든 이들이 따라 배워야 할 분들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세 분께서 이렇게 책임을 지는 걸 두려워할 줄은 몰랐네요. 의학을 전공한 사람들이라면 의사가 인간이지, 신이 아니라는 걸 다들 알고 있어요. 이 세상에는 의사가 치료하지 못하는 질병들이 아주 많지만 우리는 의사로서 늘 최선을 다해 환자들을 구하려고 하죠. 우리가 최선을 다한다면 환자들을 전부 구하지는 못하더라도 떳떳할 수 있을 거고, 저는 환자와 보호자들도 그런 저희를 이해해 줄 거로 생각해요. 여러분들이 최선을 다했는데도 치료 방법을 생각해 내지 못해 결국 환자가 죽게 되더라도 그건 여러분들의 탓이 아니에요. 만약 보호자들이 그런 점을 이해하지 못하고 굳이 책임을 따져 물으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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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화

환자의 심박수가 급격히 떨어지더니 눈 깜짝할 사이에 20이 되었다.아주 급한 상황에 백아윤은 빠르게 판단을 내린 뒤 특진 의사에게 말했다.“당장 환자에게 아드레날린을 주사해요. 인공호흡기도 준비하고 산소량을 최대치로 늘려요. 그리고 어서 심장 충격기를...”삑삑...백아윤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심전도 모니터에 직선이 나타났다.환자의 심장이 멈춘 것이다.“백 교수님, 환자는 이미 사망했습니다. 보호자에게 이 사실을 알릴 준비를 하세요.”특진 의사가 말했다.백아윤은 당황했지만 이내 호통을 치며 말했다.“어서 내가 말한 대로 해요. 어쩌면 가능성이 있을지도 몰라요.”특진 의사는 한숨을 쉬었다. 그는 이러한 상황을 수도 없이 봐왔었기에 무슨 짓을 하든 환자가 되살아날 가능성은 없다고 생각했다. 그럼에도 그는 백아윤이 시킨 대로 움직였다.그리고 결과는 그의 예상대로였다.응급조치를 모두 취했음에도 환자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어떻게 이럴 수가...”백아윤의 안색이 창백했다. 그녀는 환자를 구하고 싶었지만 병실에 도착하자마자 이런 상황이 생길 줄은 몰랐다. 백아윤은 자책하며 말했다.“내가 조금 더 일찍 왔으면 결과가 달라졌을지도 몰라요. 나는 왜 일찍 오지 않았을까요?”특진 의사가 위로했다.“백 교수님, 이건 백 교수님 탓이 아니에요. 저희는 최선을 다했어요.”최선을 다했다는 말은 곧 환자의 죽음을 의미했다.그것은 마치 저주 같았다. 환자의 보호자들이 그 말을 듣는 걸 두려워하는 것처럼 백아윤도 그 말이 두려웠다.그러나 백아윤은 외과 교수였기에 빠르게 감정을 갈무리한 뒤 냉정한 모습으로 특진 의사에게 분부했다.“보호자에게 알릴 준비 해요.”“네.”특진 의사는 몸을 돌려 문밖으로 나가려고 했다.그런데 이때 갑자기 쾅 소리와 함께 문이 벌컥 열리더니 누군가 빠르게 병상으로 다가갔다. 특진 의사는 뒤늦게 한 청년이 환자의 머리에 은침을 놓는 걸 보았다.그 청년은 바로 윤태호였다.“윤태호, 지금 뭐 하는 거야?”백아윤이 호통을 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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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화

백아윤이 설득하는데도 윤태호는 그녀의 말이 들리지 않는 것처럼 계속하여 침을 놓았다.“윤태호, 포기해. 죽은 사람은 되살릴 수 없어. 그런다고 달라지는 건 없다고. 윤태호... 내 말 듣고 있어?”백아윤이 끝없이 설득했지만 윤태호는 전혀 못 들은 척했고 백아윤은 결국 화를 억누르지 못하고 그의 뺨을 때렸다.짝 소리와 함께 윤태호의 뺨에 손바닥 자국이 남았다.윤태호는 살짝 멈칫했다. 비록 뺨이 아팠지만 그는 치료를 멈추지 않았다.그는 환자의 몸에 은침을 십여 개 꽂은 뒤 빠르게 환자의 백회혈을 눌렀고 10초 뒤 큰 목소리로 외쳤다.“깨어나!”“풉.”바로 이때 환자의 몸이 움직였다. 환자는 가슴을 위로 내밀더니 갑자기 검은 피를 토해냈다.윤태호는 서둘러 말했다.“어서 환자를 구해요!”특진 의사는 깜짝 놀랐다.그는 조금 전 사망 선고가 내려진 환자가 다시 살아날 줄은 상상도 못 했다.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비록 의문이 많았지만 환자를 구하는 것이 급선무였기 때문에 그는 윤태호에게 질문할 시간도 없이 빠르게 의료진들을 데리고 응급조치를 취하기 시작했다.백아윤은 흠칫하며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눈앞의 광경을 바라보았다. 이내 그녀의 차가운 얼굴 위로 숨길 수 없는 희열이 보였다. 그녀는 윤태호를 지긋이 바라보다가 다른 의료진들과 함께 응급조치를 했다....부원장 사무실.장여울은 자신이 알아낸 사실을 곽정수에게 얘기했다.“뭐라고? 윤태호가 사망 선고가 내려졌던 환자를 구했다고? 그럴 리가!”곽정수는 믿지 않았다. 그는 장여울이 자신을 속이고 있다고 생각하며 위협 가득한 눈빛으로 장여울을 노려보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나는 날 속이는 사람을 가장 증오해.”“거짓말 아니에요. 믿기지 않으신다면 외과 의사에게 전화해서 물어보세요. 제가 한 말이 진짜인지 아닌지 말이에요.”장여울이 매우 떳떳하게 말하자 곽정수는 의문이 더욱 깊어졌다. 설마 진짜란 말인가?사망 선고가 내려졌던 환자가 어떻게 살아난단 말인가?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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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화

곽정수는 전화를 받고 곧장 물었다.“어떻게 됐어?”“부원장님께서 시키신 대로 영상을 복제했습니다. 지금 바로 메일로 보내드릴게요.”“그래.”곽정수는 전화를 끊은 뒤 메일을 열었고 곧 영상 하나가 재생되었다.영상은 몇 분밖에 되지 않았다. 그는 영상을 본 뒤 생각에 잠겼다.그리고 잠시 뒤 다시 한번 영상을 재생했다.장여울은 앞으로 두어 걸음 걸은 뒤 옆에서 몰래 영상을 훔쳐보았다. 영상 속에서 윤태호는 곽진우가 있는 병실의 문을 발로 차서 열었고 그 뒤 백아윤과 복도에서 대화를 나누더니 정원으로 갔다. 그리고 정원을 다 뒤져본 뒤 결국 백아윤과 함께 서둘러 차를 타고 병원을 떠났다.장여울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어 의문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부원장님, 이건 진우 씨가 실종됐을 때의 영상이잖아요. 이걸 왜 보시는 거예요?”“무슨 낯짝으로 나한테 그런 질문을 하는 거야? 네가 진우를 찾지 못할 정도로 쓸모없지 않았다면 나도 이걸 보지는 않았겠지.”곽정수는 불같이 화를 내며 장여울을 욕했다.“멍청하긴.”장여울은 또다시 억울한 마음이 들어 눈물을 뚝뚝 흘렸다.“뭘 잘했다고 울어? 울지 마. 감히 내 눈앞에서 눈물을 흘린다면 지금 당장 병원에서 쫓아낼 줄 알아!”장여울은 겁을 먹고 목을 움츠리면서 황급히 눈물을 닦았다.“내 앞에서 가장 쓸모없는 게 바로 우는 거야. 겨우 눈물 몇 방울로 넘어가려고? 꿈도 꾸지 마.”“죄송합니다...”“네가 죄송해야 할 사람은 내가 아니라 진우야. 자기 남자 친구도 찾지 못하면서 감히 내 앞에서 억울한 표정을 짓다니. 뻔뻔하기도 하지.”곽정수는 분노를 쏟아낸 뒤 말했다.“난 네 짐작이 맞다고 생각해. 진우가 실종된 것이 윤태호 때문일지도 몰라.”“부원장님, 뭔가를 발견하신 건가요?”장여울이 서둘러 물었다.곽정수는 모니터 속 CCTV 영상을 가리키며 말했다.“영상 속에서 윤태호의 목표물은 아주 명확해. 윤태호가 VIP 병실에 간 이유는 진우를 찾기 위해서였어. 표정이 조급한 걸 보면 뭔가 진우와 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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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화

장여울은 고개를 저었다.“당연히 인정 안 하죠. 인정하면 바보죠.”“그래. 윤태호와 백아윤이 바보도 아니고 정말로 두 사람이 꾸민 짓이라면 둘을 불러서 물어봤자 아무 소용이 없을 거야.”“부원장님, 그러면 저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장여울이 물었다.곽정수는 잠깐 고민하다가 사무실 책상 위 전화를 들고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상대방이 전화를 받자 그가 말했다.“백 교수, 윤태호를 데리고 내 사무실로 와.”탁.전화를 끊은 뒤 곽정수는 서늘한 눈빛을 해 보였다.장여울은 그의 의도를 이해할 수 없어서 물었다.“부원장님, 조금 전에 두 사람을 불러서 물어봤자 아무 소용이 없을 거라고 하셨잖아요. 그런데 왜 부르신 거예요?”“쓸데없는 말이 왜 이렇게 많아?”곽정수는 언짢아져서 손을 저으며 말했다.“여긴 네가 필요 없으니까 나가 있어.”“네.”장여울은 짧게 대답한 뒤 사무실에서 나왔다. 그녀가 떠난 뒤 곽정수는 결국 참지 못하고 장여울을 멍청하다고 욕했다....사무실 안, 백아윤은 전화를 끊은 뒤 미간을 찌푸렸다.“교수님, 왜 그러세요?”윤태호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었다.“부원장님께서 널 데리고 자기 사무실로 오래.”백아윤이 의아한 표정으로 말했다.“부원장님이 왜 우리를 찾으시는 거지?”“환자 상태를 물어보려고 그러는 거 아닐까요?”윤태호가 환자를 구한 사실이 외과에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그는 곽정수가 그 일로 자신을 찾는 줄 알았다.“윤태호, 잠시 뒤 부원장님을 만나게 되면 최대한 말을 아껴. 괜히 입을 열었다가 부원장님 미움을 사지 말란 뜻이야. 그래도 부원장님은 우리 상사니까.”백아윤이 당부했다.“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알아서 잘할게요.”윤태호는 곽정수가 의도적으로 자신을 공격하지 않는다면 그의 체면을 지켜줄 생각이었다. 그러나 만약 곽정수가 상사라는 이유로 그들을 압박하려고 든다면 그도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요즘엔 상사도 상사다워야 상사 취급을 해주는 법이었다.윤태호는 백아윤과 함께 곽정수의 사무실에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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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화

“부원장님, 그게 정말인가요?”백아윤과 윤태호 모두 살짝 당황했다. 그들은 그 사실을 믿기 어려웠다.“왜 그래? 백 교수, 설마 내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곽정수는 호탕하게 웃으면서 되물었다.“그건 아닙니다. 그냥 너무 갑작스러워서요.”윤태호가 정직원이 될 수 있게 하려고 얼마 전 백아윤은 곽정수를 찾아가 그와 얘기를 나눴었다. 그러나 당시 곽정수는 그 자리에서 그녀의 제안을 거절했다.그런데 지금 그가 윤태호를 정규직으로 채용하겠다고 하니 너무 이상했다.곽정수가 해명했다.“백 교수가 지난번에 날 찾아왔을 때 윤태호의 이력을 살펴봤어. 윤태호는 병원에 온 뒤로 항상 묵묵히 성실하게 일했고 고생도 마다하지 않았어. 이런 젊은이가 정규직이 될 수 없다면 다른 사람들도 정규직이 될 자격이 없지. 그래서 난 오늘 회의에서 올해 외과에서 윤태호만이 유일하게 정규직이 될 수 있다고 했고 다들 내 말에 동의했어.”곽정수는 의미심장하게 말했다.“윤태호, 앞으로 너는 정식으로 외과의 일원이야. 그러니까 열심히 해서 우리 외과를 위해 공헌하도록 해.”“감사합니다. 부원장님, 꼭 노력하겠습니다.”윤태호가 정중하게 말했다.그는 곽정수에게 또 다른 속셈이 있을 거라고 짐작했다.“나한테 고마워하지 마. 감사 인사를 하려면 백 교수에게 해. 백 교수가 나한테 네 상황을 설명하지 않았더라면 나는 우리 외과에 이렇게 훌륭한 인재가 있는 줄 몰랐을 거야.”곽진수가 갑자기 말머리를 돌렸다.“물론 나도 좀 힘을 썼고 말이야.”“부원장님, 예쁘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은혜는 잊지 않을게요. 다음번에 기회가 있다면 꼭 보답하겠습니다.”윤태호의 말에 곽진우는 놀랐다.“그게 정말이니?”“그럼요.”“그러면 다음에 말고 지금 바로 보답하는 건 어때?”윤태호는 다시금 당황했다.‘그냥 인사치레로 한 말인데 바로 뭔가를 요구한다고? 정말 뻔뻔하네.’“부원장님, 제게 뭘 시키시려는 건가요?”윤태호의 질문에 곽정수는 웃으며 대답했다.“별로 큰 일은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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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화

곽정수는 웃으며 말했다.“태호야, 너는 죽은 사람도 살릴 수 있는 능력이 있으니 식물인간을 치료하는 것은 네게는 아주 쉬운 일이겠지.”“부원장님, 전 평범한 사람이에요. 제가 어떻게 죽은 사람을 살리겠어요? 그건 다 헛소리예요. 그분은 치료할 수 없어요.”“태호야, 네가 이러면 내가 곤란해져. 난 너라면 치료할 수 있다고 장담했다고.”곽정수가 이어서 말했다.“너는 모르겠지만 그분의 큰아들 이경진 씨는 우리 미주의 국장님이셔.”‘젠장!’윤태호는 참지 못하고 곽정수를 욕할 뻔했다.“그리고 난 네가 정직원이 될 거란 사실도 이미 이경진 국장님께 얘기했어. 국장님께서 그러셨어. 네가 그분을 치료한다면 제대로 보답하겠다고 말이야.”“치료하지 못한다면요?”“난 네가 치료할 수 있다고 믿어.”윤태호가 말했다.“부원장님, 아시다시피 저희는 의사지 신이 아닙니다. 모든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게 아니에요. 게다가 식물인간이라면 더더욱 불가능해요.”곽정수는 미소를 거두어들이면서 말했다.“윤태호, 이재영 어르신을 치료해야 할 거야. 그렇지 않으면 정직원이 되기 힘들어질 수도 있어.”“부원장님, 태호가 정직원이 되는 건 이미 다들 동의한 사안이라면서요. 그런데 왜 힘들어질 수 있다고 하시는 거죠?”백아윤은 이해가 가지 않는 얼굴로 물었고 곽정수가 대답했다.“이경진 국장님과 그분의 아버지는 매우 각별한 사이야. 어르신께서 식물인간이 된 지 5년이 되었는데 그동안 국장님은 아무리 바빠도 매주 시간을 내서 병문안을 왔어. 그리고 매번 병실에서 반나절 이상을 보내곤 했지. 국장님의 가장 큰 바람이 바로 어르신께서 깨어나는 거야. 윤태호가 죽은 사람을 살릴 수 있다는 사실을 전해 듣고 국장님은 매우 기뻐하시면서 윤태호가 어르신을 성공적으로 치료한다면 앞으로 승승장구할 수 있을 거라고 했어. 하지만 실패한다면, 희망이 실망으로 뒤바뀐다면 정직원이 되는 일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어. 물론 치료할지 말지는 본인이 결정할 일이지.”선택지를 준 것 같지만 사실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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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화

곽정수가 곽진우에 관해 묻는 순간, 윤태호는 곽정수가 자신을 시험하고 있다는 걸 바로 눈치챘다.곽진우가 실종된 뒤로 곽정수는 줄곧 그를 의심하고 있었다.윤태호는 잔뜩 경계하면서 아주 자연스럽고 진지하게 말했다.“부원장님, 안 그래도 저도 묻고 싶었어요. 곽진우는 어디로 간 거죠? 왜 보이지 않는 거죠?”“정말로 진우가 어디 있는지 모르는 거야?”곽정수는 눈을 가늘게 뜨며 윤태호의 표정을 찬찬히 살폈으나 결국 실망했다.윤태호의 표정은 너무도 평온해서 이상한 낌새라고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윤태호가 말했다.“곽진우 씨를 찾으러 병실에 가봤었는데 장여울이 산책하러 정원으로 갔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정원에 가봤는데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았어요. 믿기지 않는다면 백 교수님께 물어보세요. 제가 곽진우 씨를 찾으러 정원에 갔을 때 백 교수님께서 제 옆에 계셨거든요. 교수님이 증언할 수 있어요.”“백 교수, 윤태호 말이 사실이야?”곽정수는 백아윤을 바라보며 물었다.“네. 사실입니다.”백아윤이 대답했다.곽정수는 웃으면서 말했다.“나는 태호라면 진우 행방을 알 거로 생각했는데.”“부원장님, 부원장님은 곽진우의 아버지잖아요. 곽진우가 떠날 때 미리 얘기하지 않은 건가요?”윤태호가 되물었다.“너는 모르겠지만 진우는 노는 걸 아주 좋아해. 게다가 이젠 성인이라서 걔 일에 간섭할 수도 없어.”곽정수가 물었다.“태호야. 진우는 왜 찾은 거야?”“장여울이 제가 곽진우의 진료차트를 베꼈다고 모함해서 따지려고 찾아갔죠.”윤태호는 조금 화가 난 표정으로 말했고 곽정수는 자애로운 얼굴로 말했다.“별일 아니네. 진우가 돌아오면 제대로 설명하라고 할게. 지금은 일단 이재영 어르신을 치료하도록 해.”“네.”윤태호와 백아윤은 그제야 떠났다.그들이 떠나자마자 곽정수는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지며 표정이 차가워졌다.“이 빌어먹을 놈, 정말 교활하네. 네가 진우 행방을 내게 알려주지 않았으니 나도 가만있을 수 없지.”곽정수의 눈빛이 서늘하게 번뜩였다. 그는 사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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