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태호는 찡그린 얼굴로 잠시 고민했다.무간리의 상황이 심상치 않았다. 지금까지 단서라 할 만한 건 하나도 없었고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감조차 잡히지 않았다.“이장님, 첫 번째로 죽은 사람, 아이 맞죠?”윤태호가 물었다.“그렇다네.”박만식이 고개를 끄덕였다.“맹씨 집안 아이였는데 우물에서 죽었지. 참 똑똑하고 공부도 잘했는데 너무 일찍 세상을 떠나 안타까울 뿐이야.”“아이 부모님은 매일 집에서 눈물만 흘리고 계시지.”“그 아이, 현장을 직접 보고 싶습니다. 첫 번째 아이부터 이칠수 씨까지 모든 사망자 현장을 하나하나 확인하고 싶어요.”윤태호가 단호하게 말했다.“그래, 내가 길 안내해 주지.”박만식이 말하는 순간, 윤태호의 주머니에서 핸드폰이 울렸다.“잠시만요, 전화 좀 받고 올게요.”화면을 보니 오영준에게서 걸려온 전화였다.“오 선생, 무슨 일이죠?”“과장님, 저희 도착했습니다.”“지금 어디에요?”“무간리까지 왔는데 앞길이 돌로 막혀 걸어서만 진입 가능해요.”“공도로 따라 쭉 가세요. 사람 보내 데리러 갈게요.”윤태호는 전화를 끊고 박만식에게 말했다.“이장님, 제 팀원이 도착했는데 혹시 사람 보내 데려올 수 있을까요?”“알겠네.”박만식이 옆에 있던 건장한 청년을 가리켰다.“삼복아, 가서 의료팀 사람들 데려와. 손님에게 예의 바르게.”“알겠습니다, 이장님.”진삼복이 고개를 끄덕이며 뛰어갔다.“자네, 팀원들이 오면 출발할 건가, 아니면...”박만식이 물었다.“먼저 현장으로 가죠.”윤태호가 단호하게 답했다.“좋아.”박만식은 윤태호를 데리고 험한 산길을 따라 걸었다. 20분쯤 지나 숲 속 깊은 곳에 다다르자 윤태호는 온몸을 스치는 한기를 느꼈다.아주 강한 음기였다.윤태호가 눈을 가늘게 떴다. 박만식과 일행은 이미 이런 분위기에 익숙한 듯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이곳은 몇 년 전부터 특히 추웠다네. 감기 조심하게.”박만식이 주의를 주었다.“괜찮습니다. 체력이 좋아서 이런 한기는 문제없어요.”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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