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기적을 일으키는 남자: Bab 601 - Bab 610

629 Bab

제601화

꼭 연인처럼 느껴졌다.문서아는 심장이 쿵쾅거리는 걸 스스로도 감출 수 없었다. 손끝이 살짝 떨렸고 가슴 속은 복잡한 감정으로 뒤섞였다. 남편이 세상을 떠난 뒤, 이렇게 다른 남자와 단둘이 방 안에 있는 것도 처음이었고 무엇보다 이런 가까운 분위기는 더더욱 낯설었다. 두려움과 설렘이 동시에 밀려왔다.“서아 씨, 피부가 참 곱네요.”그 말 한마디에 그녀는 무너질 뻔했다. 순간의 충동에 휩쓸려 완전히 빠져버릴까 두려웠다.“태호 씨, 그러지 마세요.”문서아는 급히 그를 밀어냈다.하지만 윤태호는 태연하게 웃으며 마치 아무 일도 없다는 듯 말했다.“건강하시네요. 몸도 병 하나 없이 좋아 보이고요.”윤태호는 침대 쪽을 가리키며 덤덤하게 말을 이었다.“서아 씨는 침대에서 주무세요. 전 나가서 소파에서 잘게요.”“그럴 수 없죠. 태호 씨가 손님이잖아요.”“설마 저랑 한 침대에서 자겠다는 건 아니죠?”윤태호는 반쯤 장난스러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봤다.문서아는 얼굴이 순식간에 붉게 달아오르며 혀를 차고는 고개를 저었다.“무슨 말씀을 그렇게 하세요.”그 순간, 윤태호가 방문을 당겨보더니 미묘한 표정을 지었다. 문은 단단히 잠겨 있었고 손잡이엔 쇠사슬까지 감겨 있었다.‘이건 뭐... 그냥 같이 자라는 거잖아.’“문이 잠겨 있네요. 나갈 수가 없어요.”윤태호가 담담하게 말했다.“그럼 제가 바닥에서 잘게요. 태호 씨는 침대 쓰세요.”문서아가 조심스럽게 말했다.“그럴 수 없죠. 남자인 제가 어떻게 서아 씨를 바닥에서 재워요.”윤태호는 단호했다.“그렇다고... 한 침대에서 잘 수는 없잖아요.”문서아는 수줍게 시선을 피했다. 불빛 아래 그녀의 얼굴은 마치 활짝 핀 석류꽃처럼 붉고 아름다웠다.그 모습을 본 윤태호는 잠시 망설이다가 입꼬리를 올렸다.“한 침대에서요? ...나쁘지 않을 것 같은데요.”윤태호는 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녀의 손목을 잡아 끌더니 그대로 침대 위로 눕혔다.“태, 태호 씨!”문서아는 놀라 몸을 떨며 그를 밀어내려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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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2화

문서아는 윤태호를 등지고 누워 있었다.수치심이 얼굴에 번져 어떻게 그를 마주해야 할지 몰랐다.그런데 갑자기 등 뒤에서 그의 팔이 허리를 감싸자 온몸이 깜짝 놀라 얼어붙는 것 같았다. 긴장이 찰나처럼 퍼졌다. 두렵고 떨리고 어쩐지 은근히 기대되는 감정도 섞여 있었다.“태, 태호 씨, 지금 뭐 하시는 거예요?”문서아의 목소리가 떨렸다.“긴장하지 마세요. 다른 마음은 없어요. 그냥 안고 자고 싶어서요.”윤태호의 목소리는 언제나처럼 차분했다.‘그게 다라고? 쳇, 그걸 누가 믿어.’문서아는 속으로 코웃음을 쳤다. 체면을 차리듯 겨우 목소리를 낮춰 말했다.“저 막 함부로 하는 사람 아니에요. 이러지 마세요.”“걱정 마요. 그런 변태들과는 달라요.”말이 끝나기도 전에 허리에 올린 손이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다.문서아는 본능적으로 손을 집어 그의 손을 눌렀다.“이제 그만해요.”목소리가 낮아졌다.“서아 씨, 제가 싫어요?”윤태호가 조용히 물었다.“아니요... 그냥 너무 빨라요. 아직 준비가 안 됐어요.”문서아의 말에 윤태호는 잠깐 머뭇거리다 손을 풀었다. 손이 떨어지는 순간 깊은 공허가 그녀 안에 스며들었다.‘만약 아까 강제로 했으면 난 거부할 수 있었을까?’정답은 아니었다. 짧은 시간이지만 문서아는 이미 자신이 그에게 끌리고 있음을 알고 있었다. 어쩌면 첫눈에 반한 걸지도 모른다.‘난 이미 결혼했고 아이도 있는데... 나 같은 사람이 태호 씨랑 어울릴 리 없잖아. 그게 아니면 내가 먼저 다가갔을 텐데...’순간, 불안과 자기검열이 그녀를 잡아먹었다.두 사람은 한동안 말없이 누워 있었다.잠깐의 침묵을 깨고 윤태호가 입을 열었다.“서아 씨, 자요?”“아직요.”문서아가 답했다.“무슨 생각해요?”윤태호가 다시 물었고 그녀는 솔직하게 말했다.“무간리 일 생각 중이에요. 내일 혹시 같이 가도 될까요?”“무간리는 위험해요. 저 혼자 괜찮아요.”윤태호의 표정은 심각했다.문서아는 몸을 돌려 그의 얼굴을 똑바로 바라보았다.“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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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3화

“서아 씨는... 하늘에서 내려온 요정 같아요.”윤태호의 입에서 튀어나온 말에 문서아의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그녀는 달콤한 기분을 애써 감추려는 듯 윤태호를 흘겨보며 말했다.“또 놀리시는 거죠?”“진심인데요?”윤태호가 부드럽게 웃으며 말을 잇는 순간, 그의 귀가 살짝 움직였다.문밖에서 아주 작은 기척이 들린 것이다.윤태호는 곧장 천안을 열어 밖을 살폈다. 그곳에는 문원식과 한옥자가 귀를 문에 바짝 붙이고 있었다.‘...뭐 하는 거야, 저 두 사람은?’윤태호는 황당해서 잠시 말이 막혔다.“무슨 일 있어요?”문서아가 고개를 들어 물었다.“아, 별거 아니에요.”윤태호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웃어넘겼다. 그리고는 문서아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서아 씨, 많이 피곤하죠? 하은이 돌보느라 제대로 쉬지도 못했는데 오늘 하루 종일 저랑 같이 다니느라 고생 많았잖아요.”문서아는 억지로 미소를 지었다.“뭘요, 괜찮아요.”“아니에요. 보니까 지금 많이 지쳤어요.”윤태호가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자, 서아 씨. 몸을 옆으로 돌려보세요. 제가 마사지해드릴게요.”“마사지도 할 줄 알아요?”문서아가 놀라 눈을 크게 떴다.윤태호가 능청스럽게 웃었다.“한의사라면 기본이죠. 얼른 누워요. 시원하게 해드릴게요.”“옷 벗고 하는 거 아니죠?”문서아가 눈을 깜빡이며 조심스레 물었다.윤태호는 장난스럽게 입꼬리를 올렸다.“벗고 싶으시면 말리진 않죠.”“정말 왜 이러세요!”문서아는 혀를 찼지만 결국 고개를 돌려 침대에 엎드렸다.윤태호는 양손을 비벼 따뜻하게 만든 뒤 그녀의 어깨에 올렸다. 옅은 원피스 너머로 전해지는 체온은 놀라울 만큼 부드럽고 따스했다.‘...피부가 이렇게 매끈할 수가 있나.’윤태호는 그동안 수많은 여성을 보아왔지만 문서아의 부드러움은 차원이 달랐다. 단순히 나이에서 오는 느슨한 부드러움이 아니었다.탄력이 살아 있으면서도 고운 결을 가진 손끝이 빠져들 만큼 매혹적인 촉감이었다.“아쉽네요. 여기 정유가 있었으면 더 시원하게 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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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4화

윤태호의 손길은 생각보다 훨씬 능숙했다.문서아는 점점 긴장이 풀리며 몸이 나른해졌고 어느새 눈꺼풀이 무겁게 감겨왔다.‘너무 편안해...’그렇게 그녀는 윤태호의 손길 속에서 그대로 잠이 들었다.윤태호 역시 곁에 누운 채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다음 날 아침.문서아가 눈을 뜨자 낯선 온기가 등을 감싸고 있었다.깜짝 놀라 돌아보니, 윤태호가 그녀를 뒤에서 안고 자고 있었다. ‘...잠깐, 어젯밤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순간 머릿속이 하얘졌다.떠오르는 기억이라곤, 한옥자가 억지로 방에 밀어 넣었던 일, 잠시 나눈 대화, 그리고 윤태호가 해준 마사지뿐.그 이후는 전혀 기억나지 않았다.가슴이 두근거리며 불안한 상상이 스쳐 지나갔다.문서아는 황급히 몸을 살폈다. 옷은 그대로였다. 그제야 안도감이 밀려왔지만 곧 다른 감정이 치밀었다.‘뭐야... 이 사람, 변태라면서! 같은 침대에서 자면서도 아무 일도 안 했다니... 설마 내가 매력이 없는 건가?’그때였다.뒤에서 윤태호의 손이 무의식처럼 움찔 움직였다. 조금 거칠게 닿아 순간 놀랐지만 묘하게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흠, 역시 완전 매력 없는 건 아니네.’그러나 이내 등 뒤에서 느껴지는 남자의 체온과 미묘한 감촉에 얼굴이 달아올랐다.결혼 경험이 있던 그녀는 단번에 무슨 상황인지 깨달을 수밖에 없었다.‘안 돼. 지금 당장 일어나야 해. 안 그러면 진짜 위험해.’문서아는 서둘러 그의 팔을 밀쳐내고 침대에서 벌떡 일어났다.거울에 비친 자신의 옷이 구겨져 있는 걸 보고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그녀는 잠든 윤태호를 돌아보며 속으로 중얼거렸다.‘진짜 변태야. 옷 다 망가질 뻔했네.’그때였다. “덜컥!”문이 열리더니 한옥자가 얼굴을 내밀었다.“일어났네?”“네...”문서아는 황급히 대답하고 방을 빠져나가 문을 닫았다.그녀가 나간 뒤, 윤태호는 슬며시 눈을 뜨더니 입꼬리를 올렸다.자신만만한 미소가 번졌다....오전 7시 30분.윤태호가 거실로 나오자 식탁 위에는 아침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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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5화

“아침 일찍 나가신 게... 저를 위해 차를 구하신 거예요?”윤태호는 마음속으로 잠시 감동했다.“그래. 무간리 가는 길이 험해서 오토바이 타면 힘들까 봐 밴을 구했지.”문원식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아침 먹고 나면 내가 무간리까지 같이 가주마.”“저도 갈래요.”문서아가 단호하게 말했다.“왜 가려는 거냐?”문원식이 눈살을 찌푸렸다.“그냥 따라가고 싶어서요.”문서아는 윤태호를 바라보며 눈빛으로 말했다.‘같이 가서 생사도 함께할 거야.’문원식이 얼굴을 찌푸렸다.“너가 가봤자 별 도움이 안 되고 오히려 일만 늘어나.”“싫어요! 갈 거예요!”문서아는 굳게 고집을 부렸다.“말대꾸까지... 반란이라도 일으킬 작정이냐?”문원식이 화를 내자 윤태호가 급히 끼어들었다.“아버님, 서아 씨, 무간리는 제가 혼자 가도 됩니다. 굳이 따라오실 필요 없어요.”“사람이 많으면 도움도 많지, 혹시 위험하면...”문원식은 말을 끝맺지 못했다.윤태호가 앞에 놓인 삶은 달걀을 집어 들었다.퍽!달걀은 순식간에 가루처럼 부서졌다.“이, 이건...”문원식과 문서아는 서로를 바라보며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세상에... 자네, 무공을 할 줄 알아?”한옥자가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윤태호는 살짝 미소 지었다.“조금 할 줄 압니다.”“정말 대단하네.”한옥자는 감탄하며 말했다. 무공 고수 앞에서는 나이와 상관없이 경외심이 생기는 법이다.윤태호가 말했다.“아버님, 이제 제 말이 이해되시겠죠?”“아, 그래서 의료팀장으로 온 거구나. 신의 손을 가진 의사일 뿐 아니라 무공 고수라니... 내가 괜한 걱정을 했네.”문원식이 안심한 듯 웃었다.“그럼 난 따라가지 않겠네. 자네 뒤치다꺼리만 할 테니까.”“무공을 배우셨어요?”문서아가 호기심 어린 눈으로 물었다.“네. 어릴 적 떠돌던 도사를 만나 의술과 무공을 조금 배웠어요.”윤태호가 담담히 대답했다.한옥자가 흐뭇하게 미소 지었다.“이제 서아가 괴롭힘 당할까 걱정할 필요 없겠네.”“아버님, 어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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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6화

윤태호는 제자리에서 얼굴을 굳히고 서 있었다.만약 천안을 켜지 않았다면 절대 무간리 상공의 죽음의 기운을 발견하지 못했을 것이다.그 죽음의 기운은 짙고 무거워 마치 풀리지 않는 먹물처럼 마을 위로 드리워져 있었다.“이 마을... 이미 많은 사람들이 죽었나 보군. 내가 조금만 늦게 왔어도 마을 사람들은 전부...”윤태호는 혼잣말로 중얼거렸다.그때, 등 뒤에서 날카로운 목소리가 날아왔다.“너, 누구냐!”윤태호가 뒤돌아보자 네다섯 명의 마을 사람들이 서 있었다.그들은 몽둥이를 움켜쥐고 적을 맞이한 전사처럼 경계심 가득한 눈으로 윤태호를 노려보고 있었다.“젊은이, 네가 누군지 중요하지 않다. 여기서 뭐 하는 거냐? 당장 꺼져!”한 중년 남자가 손에 든 강철 파이프를 꽉 움켜쥐며 소리쳤다.“네가 어디서 왔든 상관없다. 빨리 돌아가라. 이건 네가 잘되라고 하는 말이다.”남자는 말한 뒤, 파이프를 거칠게 빨아들였다.윤태호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무간리 이장님, 박만식 씨 맞으시죠?”“깝치지 말고 빨리 꺼져!”박만식은 더욱 목소리를 높였다.말은 하지 않았지만 윤태호는 확신했다. 눈앞의 남자가 바로 무간리 이장이라는 사실을.“이장님, 마을에 들어가지 못하게 한 이유는 전염병 때문이죠?”윤태호가 조심스레 물었다.“알면서 왜 묻느냐! 빨리 꺼져!”박만식은 눈을 부릅뜨며 소리쳤다.“이장님, 저를 위해 그러시는 건 알지만 지금은 떠날 수 없습니다.”윤태호는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박만식의 굵은 눈썹이 꿈틀했다.“무슨 뜻이냐?”“정식으로 소개하겠습니다. 저는 윤태호라고 하고 미주에서 왔습니다.”“여기서 전염병 발생 소식을 받고 미주 보건국에서 매우 중요하게 여겨 의료팀 팀장으로 임명받았습니다. 전염병 조사를 위해 무간리에 왔어요.”박만식은 잠시 멈칫했다.옆에 있던 마을 사람들도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이었다.“이장님, 이 녀석 사기치는 거 아니에요? 팀장 같지도 않은데...”“맞아요, 거짓말 같아요.”“그냥 쫓아내죠.”박만식은 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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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7화

점점 박만식의 눈빛이 달라졌다.윤태호는 속으로 이번 전화가 아마 문원식이 보낸 것일 거라고 짐작했다.예상대로 박만식은 몇 마디를 나눈 뒤 전화를 끊었다.박만식의 얼굴에는 밝은 미소가 번졌다.“자네가 서아의 남자구나. 미리 말하지 그랬나. 그럼 우리도 친척이 되는 셈이네.”한 마을 주민이 조심스레 물었다.“이장님, 그러니까 저 사람이 문서아 남자라는 거예요?”“맞아.”“서아 남편은 몇 년 전에 돌아가신 거 아니었나요?”박만식은 그 말을 한 주민을 노려보며 욕설 섞인 말투로 말했다.“뭘 안다고 그런 소릴 해! 이건 서아가 새로 만난 남자라구!”그제야 몇몇 주민들의 윤태호를 향한 눈빛도 조금씩 부드러워지기 시작했다.“그렇지. 우리 무간리는 산도 높고 멀리 떨어져 있으니, 위에서 갑자기 의료팀을 보내는 건 말도 안 되지. 역시 서아 덕분이군.”“서아가 그래도 이 삼촌에게 정이 있는 모양이네.”“이번 일 끝나고 나면 서아한테 꼭 고맙다고 전해야겠다.”박만식은 몇 명의 주민들에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자네, 아까 태도가 좀 거칠었지. 이해해 주게. 우리 마을에 한센병이 발생한 뒤, 사람들 외출도 금지했고 외부인 출입도 막았거든. 전염병 확산을 막으려 했던 거야.”윤태호가 진지하게 대답했다.“이장님, 그렇게 하신 건 옳습니다. 전염병 확산을 막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전염 경로를 끊는 거니까요.”박만식은 낮게 웃으며 말했다.“자네, 이제 마을 안으로 들어가 보겠나?”“좋습니다.”마을 안으로 향하는 길, 윤태호는 끊임없이 전염병 상황에 대해 물었다.박만식은 처음부터 끝까지 세세하게 설명했다. 내용은 대체로 문원식이 말한 것과 같았다.“아까 자네랑 이야기하면서 꽤 괜찮은 사람이라는 걸 알겠더라. 충고하자면 별다른 발견이 없다면 빨리 돌아가는 게 좋겠네.”박만식의 얼굴에는 조카를 걱정하는 마음이 묻어났다.“서아는 내 조카일세. 만약 마을에서 무슨 일이 생기면 내가 그 애 얼굴을 어떻게 보겠나.”윤태호는 웃으며 답했다.“이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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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8화

“이, 이게 어떻게...”박만식과 몇몇 주민들은 눈이 휘둥그레지고 윤태호의 손놀림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한참이 지나서야 겨우 정신을 차렸다.“이장님, 제 눈이 이상한 건 아니죠?”“한 발로 돌을 날려버리다니... 그것도 부숴버렸다고요?”“세상에, 사람 맞아요? 완전 힘 장사잖아요!”박만식도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보통 거의 500kg에 달하는 돌이라면 여러 사람이 힘을 합쳐야 옮길 수 있는데 윤태호는 단 한 발로 돌을 부숴버렸다.만약 이 발길질이 사람에게 들어갔다면 무슨 일이 벌어졌을지 상상조차 되지 않았다.“위에서 보낸 데는 다 이유가 있었네. 그냥 평범한 녀석이 아니구만. 다들 존중 좀 해야겠다.”박만식이 옆 주민들에게 말했다.“걱정 마세요, 이장님. 저 정도 무공이면 누가 존중 안 하겠어요. 우리 머리가 돌만큼 단단하진 않잖아요.”한 주민의 말에 사람들은 크게 웃었다.윤태호는 귀가 남달리 예민해 10미터 이상 떨어진 거리에서도 박만식과 주민들의 대화를 모두 들을 수 있었다.윤태호가 일부러 힘을 보여준 이유는 명확했다.박만식과 주민들이 자신을 믿지 않는다면 조사 과정에서 큰 방해가 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그는 이렇게 장애를 최소화하며 마을 사람들의 경외심을 먼저 확보하려 한 것이다.“대단하시네요. 우리 마을에도 힘센 사람이 많지만 윤 선생님 만큼은 없습니다.”박만식은 놀란 나머지, 존대까지 섞어 말했다.분명 윤태호는 이제 단순히 문서아의 남자라는 존재를 넘어 박만식의 마음속에 확실히 자리 잡았다.“이장님, 최근 며칠 동안 마을에서 또 사망자가 있었나요?”윤태호가 조심스레 물었다.“어떻게 알았지?”박만식은 살짝 놀랐다.마을에서 확실히 사망자가 발생했지만 아직 보고할 시간조차 없었던 터였다.“그냥 짐작한 거예요.”윤태호는 당연히 ‘죽음의 기운’을 보고 알았지만 일부러 자연스럽게 넘겼다.“그렇다네. 또 사람이 죽어 나갔어.”박만식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이틀 동안에 벌써 세 명이나.”“그 사망자들은 이전 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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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9화

박만식은 마치 무서운 기억을 떠올린 듯, 얼굴이 굳고 목소리가 떨렸다.“이씨 양반... 겁이 없고 귀신이나 신령 같은 거 믿지 않았어. 그래서 마을에서 사람이 죽어도 평소처럼 일을 계속했지.”“어제 낮에도 하루 종일 일을 하고 밤이 되니까 집사람이 밥 차려놓고 불렀어. 집에 와서 밥 먹으라고.”“그 양반이 피로를 풀려고 밥 먹으면서 땀술을 두어 모금 마셨는데...”“땀술이요?”윤태호가 잠시 멈추며 생각했다.‘땀술이 뭐지?’“아, 우리 동네에서는 막걸리를 땀술이라고 부른다네.”박만식이 설명을 이어갔다.“그런데 누가 알았겠어. 밥 먹던 중에 그 양반이 갑자기 큰 소리로 고함을 치며 폭력적으로 변한 거야.”“처음엔 집사람이 술 취한 줄 알고 혼냈지만 전혀 통하지 않았지. 오히려 더 크게 소리를 질렀어.”“그래서 급히 나를 불렀지. 우리 집에서 그 양반 집까지 거리가 200미터밖에 안 돼. 달려갔는데...”박만식은 갑자기 말을 멈추고 공포에 질린 얼굴로 떨리는 목소리를 내었다.“누가 알았겠어... 이씨 양반이...”“뭘 하고 있었는데요?”윤태호가 조심스레 물었다.“완전히 다른 사람처럼 변해 방 한가운데 서서 허리를 흔들며 춤을 추더라구.”“춤추다가 갑자기 쓰러지더니 그 자리에서 숨을 거뒀어.”박만식은 얼굴을 굳히며 말을 이었다.“정말 섬뜩했지. 꼭 귀신이 씌인 것 같더라니까.”옆에 있던 주민들도 숨을 죽이며 얼굴에 두려움이 스며들었다.“당시 나는 현장에 있었고 이씨 양반이 죽은 후 직접 몸을 씻기고 수의로 갈아입혔어.”“몸을 살피며 자세히 확인했지만 단 한 점의 외상도 없었지.”“이봐, 자네. 우리 마을에 진짜 귀신이 있는 걸까?”“이장님, 요즘은 과학시대잖아요. 과학을 믿어야죠.”윤태호가 부드럽게 말했다.“과학을 믿긴 하는데... 최근 들어 이상하게 죽는 사람이 많고 시체도 사라지니... 귀신 말고는 누가 이런 짓을 했을지 상상이 안 돼.”박만식의 얼굴이 어두워졌다.“그럼 혹시 마을 사람들이 숨겨둔 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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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0화

윤태호는 찡그린 얼굴로 잠시 고민했다.무간리의 상황이 심상치 않았다. 지금까지 단서라 할 만한 건 하나도 없었고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감조차 잡히지 않았다.“이장님, 첫 번째로 죽은 사람, 아이 맞죠?”윤태호가 물었다.“그렇다네.”박만식이 고개를 끄덕였다.“맹씨 집안 아이였는데 우물에서 죽었지. 참 똑똑하고 공부도 잘했는데 너무 일찍 세상을 떠나 안타까울 뿐이야.”“아이 부모님은 매일 집에서 눈물만 흘리고 계시지.”“그 아이, 현장을 직접 보고 싶습니다. 첫 번째 아이부터 이칠수 씨까지 모든 사망자 현장을 하나하나 확인하고 싶어요.”윤태호가 단호하게 말했다.“그래, 내가 길 안내해 주지.”박만식이 말하는 순간, 윤태호의 주머니에서 핸드폰이 울렸다.“잠시만요, 전화 좀 받고 올게요.”화면을 보니 오영준에게서 걸려온 전화였다.“오 선생, 무슨 일이죠?”“과장님, 저희 도착했습니다.”“지금 어디에요?”“무간리까지 왔는데 앞길이 돌로 막혀 걸어서만 진입 가능해요.”“공도로 따라 쭉 가세요. 사람 보내 데리러 갈게요.”윤태호는 전화를 끊고 박만식에게 말했다.“이장님, 제 팀원이 도착했는데 혹시 사람 보내 데려올 수 있을까요?”“알겠네.”박만식이 옆에 있던 건장한 청년을 가리켰다.“삼복아, 가서 의료팀 사람들 데려와. 손님에게 예의 바르게.”“알겠습니다, 이장님.”진삼복이 고개를 끄덕이며 뛰어갔다.“자네, 팀원들이 오면 출발할 건가, 아니면...”박만식이 물었다.“먼저 현장으로 가죠.”윤태호가 단호하게 답했다.“좋아.”박만식은 윤태호를 데리고 험한 산길을 따라 걸었다. 20분쯤 지나 숲 속 깊은 곳에 다다르자 윤태호는 온몸을 스치는 한기를 느꼈다.아주 강한 음기였다.윤태호가 눈을 가늘게 떴다. 박만식과 일행은 이미 이런 분위기에 익숙한 듯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이곳은 몇 년 전부터 특히 추웠다네. 감기 조심하게.”박만식이 주의를 주었다.“괜찮습니다. 체력이 좋아서 이런 한기는 문제없어요.”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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