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기적을 일으키는 남자: Bab 71 - Bab 80

100 Bab

제71화

“앞으로 평생 저를 떠나는 건 절대 안 돼요. 약속해요.” 윤태호는 잠시 멍해졌다. ‘다은 씨, 무슨 뜻이지? 평생 자길 떠나지 말라니, 설마 나랑 계속 함께하고 싶다는 건가?’ 퍽! 그 순간, 임다은은 윤태호의 이마를 내리쳤다. 그녀는 장난스럽게 눈을 흘기며 말했다.“태호 씨, 지금 혹시 제가 태호 씨 여자 친구라도 되려는 줄 알았어요? 꿈 깨요. 설령 제가 태호 씨랑 사귀고 싶다 해도 태호 씨가 감당할 수 있겠어요?” 임다은은 윤태호의 눈을 정면으로 바라보며 도발하듯 물었다. 윤태호는 임다은이 용기를 낸다면 자신도 가능하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막상 입까지 올라온 말을 꿀꺽 삼켜버렸다. 두 사람 사이의 차이는 너무 컸다. ‘나는 그저 평범한 작은 병원의 수습 의사일 뿐, 아무런 배경도 지위도 없어. 장여울 같은 여자조차 지키지 못했는데 임다은 같은 여자를 감히 탐낸다니...’ “하...” 윤태호는 한숨을 쉬며 임다은의 시선을 피했다. “다은 씨, 이제 좀 쉬세요. 전 다시 병동으로 돌아가 볼게요.” 윤태호는 말을 마치고 병실 밖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그가 막 병실 문턱을 넘으려던 순간, 임다은의 목소리가 그의 등 뒤에서 들려왔다. “윤태호 씨, 남자라면 가끔은 용감해져야 하는 거예요.” 윤태호는 그 말의 의미를 너무나도 잘 이해했다. 발걸음을 멈춘 그는 돌아서서 임다은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진지하게 말했다. “다은 씨, 언젠가 제가 다은 씨를 지켜줄 만큼의 힘을 갖게 된다면, 그땐 저도 용기 내볼게요.” 그는 말을 마치고는 빠르게 병실을 떠났다. 병상에 누운 임다은은 멍하니 그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이내 눈부신 미소를 지었다. 윤태호가 떠난 지 10분쯤 지났을 때 임다은의 병실 문이 열리고 한 여성이 들어섰다. 그녀는 키가 크고 날렵한 체형에 나이는 스물넷이나 다섯쯤 되어 보였다. 짧은 귀밑머리는 와인빛으로 염색되어 있었고 상체엔 검은 가죽 재킷을 걸쳐 잘록한 허리가 드러났으며 하의는 몸에 딱 붙는 청바지를 입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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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화

다음 날 아침, 윤태호가 병원에 출근해 로비에 들어서자마자 안내 데스크에 있던 간호사들이 그를 둘러쌌다. “윤 선생님, 좋은 아침이에요!” “오늘 유난히 멋지신데요?” “아침은 드셨어요?” “선생님, 여기 두유 있어요, 한 잔 드릴까요?” 윤태호는 어리둥절했다. 미주 병원에 근무한 지도 꽤 되었지만 안내 데스크 간호사들이 이렇게까지 친절하게 군 건 처음이었다. 전에는 마치 공기 취급이라도 하듯 무관심했는데 오늘은 다들 활짝 웃으며 적극적으로 말을 걸어오고 있었다. ‘무슨 일이지? 설마...’ 순간, 윤태호는 뭔가를 눈치챘지만 내색하지 않고 모르는 척 웃으며 물었다. “오늘 무슨 날이에요? 왜 다들 이렇게 환하게 웃고 있어요?” “윤 선생님, 아직 모르세요?” 한 간호사가 물었다. “뭘요?” “선생님, 정직원 되신 거요!” 간호사의 말에 윤태호는 속으로는 이미 짐작했지만 겉으로는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제가 정직원이 됐다고요? 그럴 리 없는데요? 이번에 우리 기수에서 정직원 되는 자리는 딱 한 명뿐이라 들었는데, 설마 그게 제가 됐을 리가요. 장난 그만하세요.” “진짜예요, 윤 선생님. 아침에 병원 단톡방에 정직원 공지 올라왔어요. 확인 안 해보셨어요?” 사실 윤태호는 정말 몰랐다. 며칠 전부터 단톡방에서 자신이 곽진우의 차트를 베꼈다는 얘기가 오르내리는 걸 보고 보기 싫어서 알림을 꺼버렸다. “아, 죄송해요. 제가 단톡방 확인을 안 해서...” 윤태호는 황급히 휴대폰을 꺼내 단톡방을 확인했다. 정말로 거기엔 자신의 정직원 전환 공지가 올라와 있었다. 그는 가슴이 뭉클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병원을 그만둘 각오까지 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정직원이 되다니. 역시 사람 일은 마지막 순간까지 모르는 법이야. 역시 절망 속에서도 절대 쉽게 포기해선 안 돼. 전환점은 언제든 찾아올 수 있으니까.’ “윤 선생님, 축하해요!” “이렇게 좋은 날인데 맛있는 거 한번 사셔야죠.” “당연하죠!” 윤태호는 웃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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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화

윤태호는 문을 열고 들어갔다. 백아윤은 책상에 앉아 고개를 숙인 채 서류를 검토하고 있었다. “백 교수님.” 윤태호는 조심스럽게 불렀다. “무슨 일이야?” 백아윤은 고개를 들지 않은 채 대답했다. “다름이 아니라 병원에서 제 정직원 전환이 확정됐다는 공지를 받았습니다. 앞으로의 업무는 어떻게 되는지 여쭙고 싶어서요.” 그제야 백아윤은 고개를 들고 말했다. “오늘부로 넌 단독으로 환자 진료를 맡아도 돼.” “정말요?” 윤태호는 기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의사가 단독으로 진료를 맡을 수 있다는 건 비로소 독립적인 능력을 인정받았다는 의미다. 진정한 출발점인 셈이었다. 백아윤은 말을 이었다. “수습 기간 너의 태도와 실력, 우리 외과 환경에 대한 이해도를 종합적으로 판단했을 때 혼자 환자를 맡아도 된다고 판단했어. 하지만 몇 가지는 꼭 명심해.” 백아윤은 진지한 말투로 당부했다. “첫째, 환자에게 친절히 대할 것. 둘째, 진단이 확실치 않거나 확신이 없을 땐 절대 독단적으로 판단하지 말고 반드시 보고할 것. 기억했지?” “네, 교수님. 말씀해 주신 대로 꼭 지키겠습니다.” 윤태호는 단호하게 대답했다. “좋아, 그러면 가봐.” 백아윤은 다시 고개를 숙이고 서류를 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윤태호는 그 자리에 계속 서 있었다. 잠시 후, 백아윤은 다시 고개를 들어 물었다. “왜 아직 안 갔어?” “교수님, 눈이 왜 그러세요?” 윤태호는 조심스레 물었다. 사실 아까 백아윤이 고개를 들었을 때부터 느꼈다. 눈에 핏줄이 가득하고 마치 울었던 사람처럼 충혈돼 있었으며 눈 밑 다크서클도 심하게 내려와 있었다. 백아윤은 아무렇지 않은 듯 말했다. “아침부터 좀 따가워서 안과 선생님한테 진료받았어. 건조증이래. 큰 문제는 아니고 안약만 잘 넣으면 된다고 하더라고.” ‘아, 그랬구나.’ 윤태호는 걱정스레 말했다. “교수님, 일이 아무리 많아도 건강 먼저 챙기셔야 해요.” “고마워.” 백아윤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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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화

윤태호는 생애 처음으로 자신만의 진료실을 갖게 되었다. 비록 고작 10평 남짓의 작은 공간이었지만 그는 이걸로도 아주 만족스러웠다. 이곳은 그가 훌륭한 의사로 나아가기 위한 첫걸음이 될 장소였다. 책상을 정리하고, 컴퓨터를 켜고, 흰 가운을 갈아입고 모든 준비를 마친 윤태호는 진료를 시작하려고 호출기를 켰다. 그런데 그 순간 문이 벌컥 열리며 장여울이 씩씩대며 들어왔다. 그녀는 화가 잔뜩 난 얼굴로 윤태호를 노려보며 소리쳤다. “왜 정직원 전환된 게 너야? 뭐가 잘났다고!” “당연히 내 실력으로 됐지.” 윤태호는 차분하게 말했다. “웃기지 마!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실력이 다야? 솔직히 말해, 어떤 더러운 수 쓰고 부원장한테 굽신거린 거야?” “아까도 말했지만 난 실력으로 된 거야.” 윤태호는 더 이상 말이 통할 것 같지 않아 냉정하게 말했다. “딱히 볼 일 없으면 나가. 나 지금 진료 시작해야 해.” “뭐? 나를 내쫓는 거야?” 장여울은 이성을 잃은 듯 소리쳤다. “그 정직원 자리는 원래 내 거였어! 내 거였다고! 네가 끼어들지만 않았어도 난 이미 정직원이었어! 내가 정직원 되려고 얼마나 노력했는지 알아?” “알지.” 윤태호는 담담하게 말했다. “그 노력이란 게 곽진우랑 잔 거잖아.” “맞아, 잤어!” 장여울이 외쳤다. “근데 그게 다 너 때문이야! 네가 힘 있고 아버지가 부원장쯤 되는 집안이었으면 내가 그런 짓까지 했겠냐고!” 윤태호는 말을 잇지 못한 채 장여울을 바라보았다. ‘이 여자는 정말 매번 나의 상식을 갈아엎네. 사람이 어떻게 저런 말을 그렇게 당당하게 할 수 있는 걸까?’ “됐어, 장여울. 우린 이미 끝났어. 이제 나가줘.” “또 나를 쫓아내? 너 같은 사생아 주제에, 뭘 믿고 날 내쫓아! 감히!” 장여울은 완전히 폭주했다. 예전의 윤태호는 그녀의 앞에서 항상 고개를 숙이고 제대로 말도 못 했지만 이별 후의 그는 이제 다르게 변해 있었다. “여긴 내 진료실이니까. 그 이유면 충분하지 않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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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화

“그럭저럭 괜찮았어요. 좀 피곤하긴 했지만 다양한 환자들을 접하면서 얻는 것도 많았고요.” 윤태호가 대답했다. 임다은은 그를 격려하듯 말했다. “태호 씨의 꿈은 훌륭한 의사가 되는 거잖아요? 지금은 그 꿈을 향한 첫걸음을 내디딘 거예요. 계속 힘내요. 더 열심히 해봐요.” “네, 꼭 그렇게 할게요.” 윤태호는 병상 옆에 앉으며 말을 이었다. “다은 씨, 한 사람에 대해 좀 여쭤보고 싶은데요.” “누군데요?” “소민현이라는 사람, 혹시 아세요?” 어제 백아윤에게 꽃을 보낸 그 ‘소민현’이라는 남자가 도대체 어떤 인물인지 계속 궁금했던 윤태호였다. 백아윤이 그 이름을 본 순간 보였던 감정의 동요는 절대로 아무 의미 없는 게 아니었다. “태호 씨가 소민현에 관해 묻는 거, 백아윤 때문이죠?” 임다은의 말에 윤태호는 제대로 된 사람에게 물어봤음을 직감했다. “그 소민현이란 사람, 정체가 뭐예요?” “그 사람은 해정의 소씨 가문의 둘째 아들이에요.” 임다은이 말했다. 윤태호는 소씨 가문에 대해 전혀 몰랐다. “그 가문이 그렇게 대단한가요?” “사실, 소씨 가문은 평민 집안이에요. 우리가 흔히 말하는 대가족도 아니에요. 심지어 식구가 단둘뿐이죠. 하지만 아무도 그 집을 함부로 건드리려고 하지 않아요.” “왜요?” “왜냐하면 소민현의 형이 바로 전설적인 관군후 소진구니까요.” “헉!” 윤태호는 놀라 숨을 들이켰다. 그는 예전에 조은성에게서 소진구라는 이름을 들은 적이 있었다. 소진구는 청룡 랭킹 1위이자 북경을 수호하는 전쟁의 신이다. 그는 백만 대군을 거느린 지휘관이며 그 권력은 말 그대로 막강했다. “소민현은 형처럼 전쟁터에서 빛나는 인물은 아니지만 그래도 절대 평범하진 않아요. 서교대학교를 졸업했고 서른도 되기 전에 자산 2조를 넘는 그룹을 설립했죠. 잡지에서 ‘올해의 젊은 기업가’로 뽑히기도 했어요. 하지만 그 사람의 가장 큰 문제는 성격이 너무 거칠고 오만하다는 거예요. 형이 관군후라는 점을 방패 삼아 제멋대로 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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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화

임다은은 촉촉한 눈망울로 윤태호를 바라보았다. 그 눈빛은 말 그대로 물기를 머금은 듯 아찔했고 그녀의 매혹적인 분위기에 윤태호는 뼛속까지 녹아내릴 것 같았다. “다은 씨, 이건 좀 아닌 것 같은데요.” 윤태호는 어쩔 줄 몰라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임다은은 조용하게 말했다. “제가 지난번에 뭐라고 했는지 기억 안 나요? 남자라면 가끔은 용기 있게 행동해야 해요.” 그 말을 마친 임다은은 살짝 눈을 감고 턱을 들어 올렸다. 그녀는 붉은 입술을 윤태호의 눈앞에 내밀며 분명하게 입맞춤을 요구하고 있었다. 윤태호는 3초 정도 고민하더니 결국 마음을 다잡고 천천히 몸을 숙였다. 두 사람의 거리가 점점 좁혀졌다. 그 순간, 임다은의 몸에서 묘하게 달콤한 우유 향이 느껴졌다. 윤태호는 깜짝 놀랐다. 그는 의사로서 확신할 수 있었다. 이건 향수의 냄새가 아니다. ‘세상에, 다은 씨한테 체향이 있다니.’ 윤태호는 속으로 들뜬 감정을 감추지 못했다. 얼마 전에 해외의 어느 과학 연구소에서 여성 1만 명을 무작위로 조사한 적이 있었는데 그 중 천연 체향을 가진 사람은 단 1명뿐이었다고 한다. 즉, 체향은 아무 여자에게나 있는 게 아니라 만에 하나 있는 희귀한 특질이자 그야말로 인간계의 절정이라는 증거다. 윤태호는 다시 천천히 몸을 기울였다. 눈앞에는 절세 미녀 임다은의 얼굴이 가까이 있었고 그 입술엔 선명한 붉은 립스틱이 발라져 있었다. 마치 갓 핀 장미처럼 붉고 향기롭고 유혹적이었다. 윤태호는 한 번 더 침을 꿀꺽 삼켰다. 그는 입술이 가까워질수록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고 기대와 긴장감에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 그리고 점점 7cm, 6cm, 5cm, 4cm, 3cm...마지막 3cm를 남겨둔 윤태호는 눈을 감고 떨리는 마음으로 천천히 다가갔다. 그 순간, 임다은이 갑자기 윤태호를 밀쳐냈다. “어, 다은 씨, 왜 그래요?” 윤태호는 당황한 얼굴로 물었다. “변태, 진짜로 키스하려고 했어요?” “아니, 다은 씨가 먼저 하라고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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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화

“오늘 저녁에 약속 있어?” 전혜란이 물었다. 윤태호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오늘 저녁에 백 교수랑 같이 연회에 참석해야 해요.” “백 교수가 너를 파트너로 데려간다고?” “네.” “오, 우리 아들 대단한데? 이렇게 빨리 백 교수를 사로잡았네.” 전혜란은 흐뭇하게 웃으며 말했다. “태호야, 나중에 백 교수한테 말해. 시간 괜찮을 때 부모님이랑 인사 자리 마련해서 결혼 얘기도 슬슬 하자.” 윤태호는 황당해서 헛웃음이 나왔다. “어머니,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저랑 백 교수는 그냥 회사 동료일 뿐이에요. 전혀 그런 사이 아니에요.” 하지만 전혜란은 전혀 믿지 않았다. “그냥 동료 사이인데 연회에 같이 가자고 해?” “진짜라니까요.” 윤태호는 다시 강조했다. “우린 정말 아무 사이도 아니에요.” 전혜란은 진지하게 말했다. “태호야, 엄마는 다 겪어봤어. 여자가 너를 파트너로 초대해서 연회에 데려간다는 건 자기 친구들한테 너를 보여주고 싶다는 뜻이야. 그건 곧 너한테 호감 있다는 뜻이지. 그리고 생각해 봐. 엄마가 납치당했을 때 백아윤이 어떻게 했어? 자기 목숨도 아랑곳하지 않고 너 따라서 날 구하러 왔잖아. 그게 뭘 의미하겠어? 그만큼 너한테 마음이 있다는 뜻이지. 이런 여자는 절대 놓치면 안 돼.” 전혜란은 이어서 말했다. “그리고 내가 백아윤 몸매 봤거든. 엉덩이 크고 예쁘게 빠졌더라. 아들 잘 낳을 팔자야.” 윤태호는 너무 당황해서 말을 잇지 못했다. “그래, 그건 그렇고, 연회에 갈 때 입을 정장은 있어?” “작년에 졸업식 때 입으려고 산 정장이 하나 있어요. 오늘 그거 입을 생각이에요.” “안 돼!” 전혜란은 단호하게 말했다. “그 옷은 원단도 별로고 격식도 없어 보여. 오늘 같은 날은 새 옷으로 단정하게 입어야지.” “그냥 연회일 뿐인데요. 새로 사는 건 돈 아까워요. 우리 형편도 그렇게 넉넉하지 않잖아요.” “무조건 사야지.” 전혜란은 표정을 굳히며 말했다. “남자도 체면이 중요하고 너랑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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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화

백아윤이 살고 있는 곳은 원룸형 오피스텔이었다. 윤태호가 도착했을 때, 백아윤은 아직 얼굴에 마스크팩을 붙이고 있었다. 윤태호의 모습을 본 백아윤은 잠시 멈칫했다. 이날 윤태호는 깊은 네이비 톤의 수트에 흰 셔츠, 그리고 와인색 넥타이를 매고 있었다. 전체적으로 세련되면서도 단정했고 웃을 때 풍기는 분위기는 마치 봄바람처럼 따뜻하고 부드러웠다. “백 교수님, 저 이 정도면 괜찮을까요?” 윤태호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괜찮아.” 백아윤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사실 너한테 입힐 정장을 따로 준비해 뒀는데 벌써 이렇게 잘 차려입고 왔네. 좋아, 이 옷, 네 이미지에 딱 어울린다.” 윤태호는 속으로 살짝 아까운 마음이 들었다. ‘진작 백 교수가 옷을 준비해 놓았다는 걸 알았더라면 그렇게 큰돈 쓰지 않아도 됐는데.’ “그럼 언제 출발할까요?” 윤태호가 다시 물었다. “잠깐만, 나 옷 좀 갈아입고 올게.” 백아윤은 그렇게 말하고 안방으로 들어갔다. 약 10분쯤 지났을까, 백아윤이 방에서 나오는 순간 윤태호의 눈이 커졌다. 하얀 오프숄더 드레스를 입은 백아윤은 맑고 투명한 쇄골이 은은한 조명 아래 드러났고 잘록한 허리 라인이 도드라지며 전체적으로 우아한 곡선을 자아냈다. 피부는 도자기처럼 하얗고 매끄러웠으며 그 자체로 하나의 예술 같았다. 그녀는 너무나도 우아하고 아름다웠다. 윤태호는 멍하니 그녀를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그동안 봐온 백아윤은 항상 차가운 업무 복에 단정한 머리, 다소 딱딱한 이미지였는데 오늘은 마치 전혀 다른 사람처럼 느껴졌다. 그만큼 시각적인 충격이 컸다. 백아윤은 윤태호가 너무 빤히 바라보자 조금 쑥스러워져 조용히 물었다. “괜찮아 보여?” 윤태호는 감탄을 숨기지 않았다. “괜찮은 정도가 아니죠. 백 교수님, 지금 이 순간 교수님을 표현할 수 있는 말은 딱 두 글자밖에 없어요.” “뭔데?” “여신.” 백아윤은 얼굴이 살짝 붉어지며 말했다. “말은 참 잘하네, 입만 살았어.” “진짜예요. 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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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화

백아윤은 살짝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선녀랑 미인이 뭐가 달라?” “차이가 엄청 크죠.” 윤태호가 말했다. “미인은 세상에 널렸지만 선녀는 하늘에서나 볼 수 있는 존재잖아요.” “근데 난 지금 이 세상에 있는데?” “그럼 백 교수님은 하늘에서 떨어져 지상에 남겨진 선녀인 거죠.” 이 말을 들은 백아윤은 눈살을 펴며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그녀의 마음속에 작은 기쁨이 피어올랐다. “우리 언제 출발해요?” 윤태호가 물었다. 백아윤은 손목시계를 보더니 말했다. “시간 됐네, 나가자. 참, 운전할 줄 알아?” “네.” 그는 대학에 다닐 때 운전면허를 따놓았다. “그럼 오늘은 네가 운전해.”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가자 윤태호는 평소 백아윤이 자주 타던 아우디를 보고 그리로 걸어가려 했다. 그런데 백아윤은 옆에 있는 차를 가리키며 말했다. “오늘은 이걸 타고 가자.” 윤태호가 고개를 돌려 바라보자 그 차는 무려 벤츠 스포츠카였다. “백 교수님, 이 차가 교수님 거예요?” 윤태호는 놀라서 물었다. “응, 평소에는 잘 안 타. 오늘은 특별하니까.” 백아윤은 차 키를 윤태호에게 건넸다. 윤태호는 그제야 감을 잡았다. 오늘 저녁 파티는 분명 보통 수준이 아닌 고급 행사라는 걸. 평소 절대 과시하지 않는 백아윤이 이 차를 꺼낸 걸 보니 확실했다. 그는 마음속으로는 전혜란의 현명함에 다시 한번 감탄했다. 값비싼 정장을 산 게 천만다행이었다. 아니었으면 진짜 백아윤 얼굴에 먹칠할 뻔했다. 하지만 동시에 그는 이런 생각도 들었다. ‘백 교수님은 그냥 외과 교수잖아, 그런데 이런 고급 스포츠카를? 2억은 넘을 텐데. 설마 집에서 사준 건가? 백 교수 집안도 보통은 아닌 모양이네.’ “출발하자.” 백아윤이 말했다. 윤태호는 고개를 끄덕이며 운전석에 올라탔다. 그는 처음 운전해 보는 스포츠카에 엄청 짜릿했다. 25분 후, 차는 수정 호텔 앞에 도착했다. 수정 호텔은 미주에서 가장 고급스러운 5성급 호텔이다. 도착했을 때 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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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화

윤태호는 순간 멍해졌다. 보안요원이 자신을 막을 줄은 상상도 못 했기에 당황해 물었다. “왜 전 들어갈 수 없죠?” 보안요원은 웃는 얼굴로 설명했다. “손님, 이번 연회는 규정상 초청장에 기재된 본인만 입장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초청장에는 손님의 성함이 없습니다.” 윤태호는 미간을 찌푸렸다. 그 말을 들은 백아윤은 표정을 굳히며 돌아서 말했다. “됐어요, 파티 안 가요. 우리 그냥 돌아가죠.” “잠깐만요.” 윤태호는 백아윤을 붙잡더니 보안요원에게 말했다. “초청장 좀 다시 주시겠어요?” 보안요원은 초청장을 윤태호에게 건넸고 윤태호는 주머니에서 펜을 꺼내 들고는 재빠르게 초청장에 자신의 이름을 덧썼다. 그러고는 다시 보안요원에게 초청장을 건네며 웃으며 말했다. “이제 제 이름도 적혀 있어요. 들어가도 되죠?” 보안요원은 멍해졌다. 이런 경우는 처음이었다. “손님, 이런 경우는 좀 특별해서요. 제가 결정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닙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시면 안쪽에 확인해 보겠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한편, 호텔 5층의 호화로운 프레지덴셜 스위트룸 안에서는 남자 세 명이 술을 마시며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짧은 머리를 한 남자가 금발의 남자에게 물었다. “우진아, 내가 들은 바에 의하면 소민현이라는 사람, 꽤 거만하고 성격도 안 좋다던데, 진짜야?” 귀에 귀걸이를 하고 눈에는 아이섀도를 바른 빨간 정장을 입은 남자도 말했다. “우진 형, 나도 들었는데 소민현은 엄청 제멋대로래. 형이랑 가까운 사이인 소진구를 믿고 뭐든 막 한다던데. 혹시 그 사람이 나 괴롭히면 어떡해? 나 너무 무서워.” “이지현, 너 진짜 징그럽다. 제발 좀 역겨운 소리 그만해. 내가 충고하는데, 소민현이 오면 너는 입 다물고 있는 게 좋을 거야. 그 양반은 너처럼 이상한 애 제일 싫어하거든.” 금발의 남자, 천우진이 단호하게 말했다. 이지현은 억울한 표정으로 말했다. “우진 형, 너무해! 나도 이러고 싶어서 그런 거 아니잖아. 어릴 때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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