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화면 속, 앵커의 목소리가 또렷하게 이어졌다.“알려진 바에 따르면 내일 있을 3차전에서 패천국 의학대표팀은 의학 엘리트 이현서를, 호국 한의학 대표팀은 ‘호국의 의학 명인’ 장지한을 내세운다고 합니다.”“눈여겨볼 점은 이현서의 아버지가 패천국 최고의 의성, 이재원이라는 사실이고 장지한은 호국 사대 의학 명인 중 한 명으로 ‘침구신’이라 불립니다. 내일의 승부는 그야말로 정점 맞대결이라고 할 수 있죠.”“이번 대회는 의학계는 물론, 사회 각계각층에서도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조금 전, 화협 병원의 한 의사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함께 들어보시죠.”화면이 바뀌자 윤태호는 무심코 시선을 화면 속으로 고정했다. 그토록 그리워하던 사람, 백아윤. 한동안 보지 못했지만 여전히 눈부시게 아름다웠다. 다만, 예전보다 조금 수척해진 듯했다.인터뷰 중에도 백아윤의 얼굴은 한결같이 차가웠다. 보는 사람조차 얼어붙게 만드는 냉정함이었다. 짧은 인터뷰가 끝나자 뉴스 화면은 사라졌다.윤태호는 소파에 몸을 기댄 채, 무심하게 한숨을 내쉬었다. 욕실에서 여전히 물소리가 들려오자 그는 핸드폰을 꺼내 번호를 눌렀다.백아윤이 미주를 떠난 이후, 두 사람은 단 한 번도 연락을 주고받지 못했다. “지금 거신 전화는 없는 번호입니다...”“...?”윤태호는 멍하니 핸드폰을 내려다보다 다시 한 번 전화를 걸었다.결과는 똑같았다.‘없는 번호’라는 안내 음성만 흘러나왔다. ‘뭐지? 번호를 바꾼 건가?’‘근데 왜 나한테 한마디도 없지?’‘설마... 아예 나랑 인연을 끊으려는 걸까?’순간, 심장이 텅 빈 듯 허전했다.몇 분 뒤, 임다은이 샤워를 마치고 욕실에서 나왔다. 실크 잠옷을 입은 채, 젖은 머리칼이 어깨 위로 흘러내리며 은은하게 빛났다. 그 모습은 보는 사람의 숨을 살짝 멎게 할 정도로 청초하고 우아했다.임다은은 소파에 앉아 담배를 피우는 윤태호를 바라보며 물었다.“왜 그래? 무슨 안 좋은 일 있어?”윤태호는 담배 연기를 내뿜으며 태연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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