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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기적을 일으키는 남자: Chapter 671 - Chapter 6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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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1화

유계진은 차가운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죽기 전에 마지막 만찬이 될 거다.”“알겠습니다. 바로 준비하겠습니다.”강 비서는 말끝을 흐리지 않고 재빨리 자리를 떴다.유계진은 의자에 등을 기댄 채, 한 손으로 턱을 괴고 음산한 기운을 뿜어냈다.“윤태호, 하루만 시간을 준다고? 웃기지 마. 내일이면 넌 이 세상에 없을 거다...”...한의과.윤태호가 문을 열고 들어서자 소이은, 오영준, 차송주가 사무실 안에서 진지하게 환자 기록을 보고 있었다.하지만 오늘도 어김없이 환자는 한 명도 없었다.윤태호는 잠시 문 앞에서 멈춰 서서 이 모습을 바라보았다. 마음 한편이 쓸쓸하게 느껴졌다.수천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한의학은 한때 서양 의학이 대세가 되기 전까지 사람들의 생명을 구하고 병을 치유하며 그 존재감을 떨쳤다.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랐다. 서양 의학이 주류가 되면서 한의학은 점차 쇠퇴의 길을 걷고 있었다.더욱이 일부 사기꾼들이 한의학을 이용해 부당한 이익을 챙기면서 한의학에 대한 사람들의 믿음은 날이 갈수록 줄어들었다. “과장님, 오셨어요?”오영준이 윤태호를 보자마자 벌떡 일어나 인사했다.“과장님, 좋은 아침이에요!”차송주도 미소를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나 인사했다.“과장님, 다치신 데는 좀 나아지셨나요?”소이은이 걱정스러운 눈빛을 보내며 물었다. 문득 전날, 계수면 병원에서 윤태호가 자신을 스치듯 지나갔던 장면이 떠올라 얼굴이 붉어졌다.윤태호는 그들의 따뜻한 인사에 고마움을 느끼며 대답했다.“다들 신경 써줘서 고마워요. 몸은 많이 나아졌어요.”그는 잠시 말을 멈추고 분위기를 전환하려 했다.“우리 잠깐 회의해요.”그 말에 오영준과 차송주, 소이은이 한 번에 윤태호 앞으로 모여들었다.윤태호가 먼저 입을 열었다.“오 선생님과 통통이는 한의과의 베테랑이고 이은이는 아직 온 지 얼마 안 됐지만 한의과의 업무를 꽤 파악한 상태죠. 우리 한의과 현재 상황, 다들 잘 알 거예요.”윤태호는 잠시 말을 멈추고 그들의 반응을 살폈다.“솔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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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2화

저녁 7시.스텔라 호텔은 화려한 불빛을 뽐내며 도시를 밝히고 있었다.이 호텔은 최근에 개업한 곳으로 미주 시내 중심부에 자리잡고 있었다. 외부는 팰리스급이라 홍보되고 있었고 내부 인테리어는 호화롭기 그지없었다. 들리는 말에 의하면 입구의 큰 문 하나만 해도 수천만 원에 달한다고 한다.스텔라 호텔 개업 당시, 사장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아냈다.어떤 사람들은 이 호텔의 사장이 거대한 재벌이라 하고, 어떤 사람들은 고위 관직자의 자식이라며 또 어떤 이들은 그저 막강한 가문의 일원이라 했다.어쨌든, 호텔 자체가 신비로움을 더하며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고 있었다.호텔의 룸 이름은 모두 고대 관직 이름을 차용했는데 그 이름들이 상당히 고유하고 자부심을 느끼게 했다. 물론, 그 가격도 만만치 않았다.가장 보통인 자연룸은 최소 이용 금액이 2000만 원, 명예룸은 4,000만 원, 귀빈룸은 1억 원, 황제룸은 무려 10억 원 이상이었다.오늘 밤, 유계진은 명예룸에서 누군가를 초대해 식사를 하기로 했다.18층, 명예룸.커다란 원형 테이블이 중앙에 놓여 있었고 그 위에는 색과 향, 맛이 모두 뛰어난 요리들이 가득 차 있었다.동시에 테이블 위에는 10년산 보드카와 30년산 위스키가 몇 병 놓여 있었다.술만 해도 수천만 원이 들었다.유계진은 이번 식사에 상당한 비용을 들였다.그는 단지 윤태호를 처리하고 이경진을 압박하려는 것뿐만 아니라 두 명의 실력자와 친분을 쌓으려는 목적도 있었다.원형 테이블 옆에는 두 사람이 앉아 있었다.유계진과 이경진.강 비서는 상석에 앉을 자격도 없이 유계진 뒤에서 술을 따르고 있었다.“내가 뭐랬어! 오늘 국장님을 초대할 거니까 최소한 귀빈룸으로 예약하라고 했잖아. 왜 명예룸을 예약한 거야?”유계진은 강 비서를 노려보며 불만을 터뜨렸다.강 비서는 고개를 푹 숙인 채, 목소리를 낮춰 말했다.“죄송합니다, 원장님. 전화할 때 매니저가 귀빈룸은 모두 예약되었고 남은 건 명예룸밖에 없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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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3화

“윤태호, 그 자식이 그날 갑자기 제 사무실로 쳐들어오더니, 이래저래 마구 때린 거예요.”“옆에 있던 동료들이 말리지 않았으면 그날 정말 큰일 날 뻔했어요.”“정말 미친 사람 같았다니까요.”이경진이 입을 열었다.“이 일은 나도 좀 들었네. 태호가 사람을 때린 건 분명 잘못이지만...” “유 원장, 당신은 미주 병원에 막 부임한 입장이잖아. 동료들과 어떻게든 잘 협력해야 하고 특히 부하들하고는 관계를 잘 관리해야 해.” “그래야 윗사람들이 당신을 믿고 맡기지, 그렇지 않으면 전체를 장악 못한다고 판단할 수도 있거든.”그때, 강 비서가 불쑥 끼어들었다.“국장님, 감히 말씀드리지만 이번 일은 정말 원장님 잘못이 아니에요.”“원장님과 윤 과장님은 서로 알지도 못하는 사이에요. 아무리 봐도 아무 이유 없이 사무실로 뛰쳐들어와서 때린 건 정말 분한 일입니다.”“흠...”이경진이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서로 모르는 사이인데 태호는 왜 다른 사람은 안 때리고 유 원장만 때렸을까?”“그래서 제가 말씀드린 거잖아요, 윤태호는 제정신이 아니에요.”유계진이 입을 열었다.“윤태호가 국장님 아버님을 치료해서 은혜가 있다고는 하지만 이번엔 제가 윤태호를 해고할 생각입니다. 안 그러면 앞으로 제가 미주 병원에서 어떻게 얼굴을 들고 다닙니까?”“지금 병원 사람들, 미주 의료 시스템 전체가 제가 부하에게 맞았다는 걸 다 알고 있어요. 다들 저를 비웃고 있더군요. 이번에 제가 참아주면 다들 저를 겁쟁이라고 놀릴 게 뻔하지 않겠어요?”유계진은 계속해서 말했다.“아마 국장님은 모르실 거예요. 윤태호는 지금 정말 눈에 뵈는 게 없어요. 완전히 거만해졌다고요. 오늘 아침에는 협박까지 했어요. 미주 병원에서 나가지 않으면 저한테 손을 쓰겠다고까지 했습니다.”“이런 사람을 원장으로서 어떻게 용서할 수 있겠습니까?”이경진은 살짝 눈살을 찌푸렸다.윤태호의 성격을 잘 알던 이경진은 그가 사람을 때린 데는 분명 이유가 있을 거라고 판단했다.그렇다면 문제는 유계진에게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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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4화

명예룸은 매우 넓었다. 면적이 200평방미터에 달하며 식사 구역, 휴게실, 다실 이렇게 세 구역으로 나뉘어 있었다.이경진은 소리를 듣고 곧장 고개를 돌려 휴게실을 바라보았다.“끼익...”휴게실 문이 열리며 한 노인이 전통 의상을 입고 지팡이에 의지해 나왔다.노인은 일흔이 넘은 나이로 듬성듬성한 머리를 뒤로 넘기며 마른 얼굴에 몇 개의 노인성 반점이 드러났다.그의 모습은 늙고 쇠약해 보였지만 몸에서 풍기는 강력한 기운은 단번에 이 사람이 평범한 사람이 아님을 알려주었다.“어르신!”이경진은 깜짝 놀라 급히 일어나며 소리쳤다.“흥.”노인은 이경진을 한 번 흘겨본 뒤, 유계진에게 말했다.“계진아, 와서 부축해라.”“어르신, 제가 부축해드릴게요.”이경진이 급히 앞으로 나서며 노인을 부축하려 했지만 노인은 갑자기 지팡이를 휘두르며 그를 막았다.“이 늙은 뼈를 가진 내가 이경진 국장님에게까지 폐를 끼칠 순 없네.”이경진은 순간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제가 부축해드릴게요.”유계진은 어쩔 수 없다는 듯 노인을 부축하며 조심스럽게 의자에 앉혔다. 이경진은 노인 옆에 서서 고개를 숙였다.“어르신이 오신 줄 몰라서 후배가 예를 다하지 못했습니다. 넓은 아량으로 봐 주세요.”“이미 익숙해졌네.”노인은 담담히 말을 이어갔다.“은퇴 후로 나를 신경 써주는 사람이 거의 없으니 말이야. 오직 계진이만 자주 찾아오지.”그 말에 유계진은 웃으며 대답했다.“하루 스승은 평생의 아버지, 선생님은 제 스승이시니 찾아뵙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노인은 차를 한 모금 마시며 잠시 생각에 잠기다 입을 열었다.“이 국장...”“어르신, 그냥 경진이라고 불러 주세요.”이경진은 예의를 갖추어 공손히 말했다.노인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보건국 국장이 대는 분을 내가 어떻게 감히 이름을 부르겠나. 수명이 줄어들까 봐 무섭다네.”이경진은 그 말을 듣고 순간. 불길한 기운을 느꼈다.오승표가 자신에게 이렇게 불친절한 말투를 쓰는 건, 자신에게 극도로 불만이 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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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5화

이경진은 충격을 받았다.‘이건 아예 태호를 망치려는 계획이잖아!’윤태호가 의사 면허를 취소당하면 앞으로 어디를 가든 환자를 치료할 수 없었다.그건 너무 악랄한 계획이었다.오승표가 차가운 눈빛으로 이경진을 보며 물었다.“이 국장, 어떻게 생각하나?”이경진은 잠시 입을 다물고 있다가 결국 입을 열었다.“태호는 의술이 뛰어난 보기 드문 한의사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반드시 세계적인 명의가 될 사람이죠.”“아직 젊은 애인데 의사 면허를 취소하는 건 너무한 거 아닙니까?”이경진은 잠시 숨을 고르고는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어쩌면 유 원장과 오해가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중간에서 한 번 얘기해볼게요.”이경진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유계진이 차갑게 비웃으며 말했다.“오해? 이 국장님, 제 얼굴 좀 보세요. 이게 오해로 보이십니까?”유계진의 말에 이경진은 잠시 말문이 막혔다.“이미 명확한 사건입니다. 윤태호는 어른을 무시하고 원장인 저를 때렸어요. 더 이상 무슨 말 할 여지가 있습니까?”오승표가 다시 입을 열었다.“이 국장, 지금 내 제안을 동의하지 않는다는 건가?”이경진은 순간 숨을 고르며 대답하려 했지만 오승표가 그의 말을 끊었다.“내 질문에만 답하게나. 동의할 건가, 말 건가.”오승표는 거대한 기운을 내뿜으며 이경진을 압박했다.그 기세에 이경진의 이마에는 어느새 차가운 땀이 맺혀 있었다.이경진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저는 어르신의 제안을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아무래도...”“흥, 됐어! 쓸데없는 말은 그만 하도록 하지.”오승표는 불만스럽게 이경진의 말을 끊으며 말했다.유계진은 음산하게 입을 열었다.“이 국장님, 보아하니 일부러 저를 적대시하는 것 같네요?”이경진은 그 말을 부인하며 단호하게 말했다.“그런 건 아니야. 굳이 작은 일 때문에 앞길이 창창한 젊은이의 미래를 망칠 필요는 없다는 거지.”“원장 얼굴에 손을 댔는데 작은 일이라고요?”유계진은 언성을 높이며 불쾌함을 드러냈다.“분명히 말씀드립니다. 윤태호는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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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6화

윤태호의 말에 방 안은 순간 정적에 휩싸였다.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후배인 윤태호가 오승표를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사실을.“태호야, 말조심해라. 오승표 어르신은...”이경진은 얼굴이 굳어지며 윤태호를 경고하려 했지만 말을 끝내기도 전에 유계진이 테이블을 강하게 내리치며 일어섰다.“이봐, 윤태호! 너 지금 누구한테 말하는 줄 알고 그렇게 막말을 해? 버릇없게 굴다간 번개라도 맞을 줄 알아!”윤태호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거침없이 받아쳤다.“내가 이 노인네를 욕한다고 원장님이 상관할 바인가요? 이 노인네가 그쪽 아버지라도 되나요?”유계진은 분노가 치밀어 올라 목소리를 높였다.“아버지는 아니지만 내 스승이다. 한 번 스승은 평생 스승이지!”‘이 노인네가 유계진 스승이라고?’윤태호는 비웃듯이 쓴웃음을 지었다.유계진이 선한 사람도 아닌데 이 늙은이도 선할 리가 없다. 말 그대로 ‘한 무리의 악당’ 같은 존재들일 뿐이었다.윤태호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아, 스승이군요. 옛말이 틀린 게 하나 없어요. 윗대가 올바르지 않으면 아랫대가 삐뚤어진다고 하더니, 딱 이런 경우를 말하는 거겠죠?”“이 자식이!”유계진은 얼굴이 철판처럼 굳어 이내 화를 내며 소리쳤다.“내 스승이 아니더라도 그렇게 무례하게 굴어선 안 돼.”윤태호는 태연하게 대꾸했다.“네 앞에 계시는 분이 누군지 알아?”유계진은 눈빛을 번쩍이며 말했다.“선생님은 미주 병원의 전 원장이자 신경외과 권위자다. 국내에서 명성을 떨쳤고 나중엔 보건국 국장이기도 했다고!”유계진의 말에 방 안의 공기가 순간 얼어붙었다.“이 국장님도 선생님 앞에서는 감히 무례하게 못 굴어. 피도 안 마른 녀석이 감히 선생님을 무시해? 이젠 눈에 뵈는 게 없다는 거냐?”윤태호는 눈을 가늘게 뜨고 방안을 둘러보았다.윤태호는 방에 들어오는 순간부터 오승표의 신분이 보통이 아님을 이미 눈치챘다. 그렇지 않다면 이경진이 이렇게 조심스럽게 곁에 있지도 않았을 것이다.유계진이 소개해 주자 예상대로 이 노인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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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7화

“이왕이면 나이에 맞게 행동해야죠. 너무 허풍 떨다간 화병 나서 쓰러질 수도 있어요.”윤태호는 장난기 가득한 미소를 지으며 오승표를 바라봤다.“어르신, 제 말이 맞죠?”오승표는 윤태호의 비꼬는 뉘앙스를 단번에 알아차렸다.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르며 그를 죽이고 싶을 정도로 분노했지만 손을 대지는 못했다.일흔을 넘은 나이에는 중학생 하나 제대로 때릴 수도 없는 몸이었다. 게다가 유계진의 퉁퉁 부은 눈을 보니, 윤태호가 싸움에 능한 건 눈으로도 알 수 있었다.오승표는 이를 악물며 차갑게 코웃음을 쳤다.“나이도 어리면서 입이 참 날카롭구나. 이런 녀석에게 환자를 맡기면... 안 봐도 다 죽어 나가겠군.”오승표는 윤태호에게 말할 기회조차 주지 않고 곧장 화살을 이경진에게 돌렸다.“이 녀석이 하는 짓, 다 봤지? 이런 놈이 병원에 남아도 되는 사람 같나?”이경진은 그의 말에 무덤덤하게 대답했다.“어르신, 태호가 몇 마디 예의 없는 말을 했다고 해고까지 가는 건 아닌 것 같네요.”이경진의 얼굴에는 더 이상 존경심이 묻어나지 않았다. 오승표는 눈썹을 잔뜩 찌푸리며 말했다.“상사를 때리고 나한테 험한 말까지 했는데, 이런 자를 해고하지 않고 병원에 재앙을 남기겠다는 말이냐?”이경진은 눈을 가늘게 뜨며 단호하게 말했다.“어르신, 말씀 지나치십니다.”그의 목소리에는 흔들림이 없었다.“태호가 상사를 때리고 어르신을 욕한 건 분명 잘못이지만 그렇다고 해고할 정도는 아닙니다. 반면에 환자 가족에게 뇌물을 요구하고 협박하는 사람이라면... 그거야말로 바로 해고해야 마땅한 사람 아니겠습니까? 어르신 생각은 어떠신가요?”오승표는 순간 입을 열지 못했다. 그는 이경진의 직설적인 반격에 당황한 듯한 표정을 지었다.그때, 유계진이 옆에서 소리쳤다.“이 국장님, 누가 환자 가족에게 뇌물을 요구했다는 겁니까? 말 좀 똑바로 하세요!”유계진의 날카로운 목소리는 분노가 뚝뚝 떨어지는 듯했다.이경진은 고개를 들어 유계진을 똑바로 바라보았다.“유 원장, 모두가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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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8화

오승표는 전화를 멈추고 유계진에게 시선을 돌렸다.이미 들어올 때, 유계진이 큰 인물도 초대했다고 말했던 게 떠올랐다.‘그 큰 인물이 드디어 도착한 걸까?’“누군지 가서 확인해 봐.”유계진이 강 비서를 향해 말했다.“알겠습니다.”강 비서는 즉시 대답하고 급히 문 밖으로 나갔다. 잠시 후, 돌아와 말했다.“호텔 매니저님이 오셨습니다.”“호텔 매니저? 무슨 일인데?”유계진이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고 강 비서는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호텔 매니저 말로는 곧 사장님이 축배를 들러 오신다고 하네요.”“사장님?”유계진은 잠시 멈추었다가 다시 물었다.“잘못 들은 거 아냐? 스텔라 호텔 사장님이 우리한테 축배를 들러 오신다고?”“네, 확실합니다.”강 비서가 확신에 차서 대답했다.“매니저님이 전해달래요. 괜찮으시면 사장님이 곧 오실 거라고 하네요.”“당연하지. 빨리 가서 괜찮다고 전해.”“알겠습니다.”강 비서는 다시 한번 고개를 숙이고 급히 자리를 떠났다.유계진이 오승표에게 말을 꺼냈다.“이 호텔 사장님, 정말 신비로운 분이에요. 개업 때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셨고 들은 바로는 이분이 평범한 인물이 아니라는 소문이 자자해요.”오승표는 그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이 좁은 미주에서 이렇게 큰 호텔을 짓는 걸 보면 확실히 배경이 만만치 않겠군.”유계진은 살짝 미소 지으며 덧붙였다.“선생님, 이렇게 신비로운 사장님이 축배를 든다니... 아마도 선생님을 존경해서 오시는 거 아닐까요?”오승표는 잠시 생각에 잠기며 답했다.“그럴 리가... 나는 그 사장님이 누구인지도 모르는데. 나한테 축배를 들 이유가 뭐가 있겠냐?”“한번 생각해 보세요. 이 호텔 사장님이 대단한 인물인 건 분명한 사실입니다. 이 자리에 계신 분들 중에서 사장님이 축배를 들 만한 자격이 있는 사람은 선생님뿐이잖아요.”유계진은 자신감 있는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이렇게 덕망이 높은 선생님 외에 사장님이 축배를 들 사람은 누가 있겠습니까?”오승표는 잠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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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9화

“역시 선생님, 생각이 깊으시네요.”유계진이 한마디 아첨을 던지며 오승표를 부축하고 문 쪽으로 걸어갔다.그때, 이경진은 조용히 윤태호에게 다가가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동생, 오늘 일, 쉽지 않을 것 같다. 내가 너를 지켜주기 힘들 수도 있어. 혹시 지원군이라도 있으면 빨리 연락해.”윤태호는 말없이 이경진을 바라보았다.“어르신은 은퇴하셨지만 그 위세는 여전히 대단해. 제자들이 미주 전역에 퍼져 있고 지금 미주 주요 병원들의 핵심 고위층 대부분이 저 사람 제자야.”이경진은 말을 이어갔다.“이번에 유계진이 미주 병원 원장으로 임명받을 수 있었던 것도 전부 어르신 덕분이야.”“그 당시, 어르신한테 은혜를 입은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전화 한 통이면 난 국장직에서 물러날 수밖에 없어.”“이번엔 자력갱생해야 할 때다, 동생아.”이경진의 말을 들은 윤태호는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고마워요, 형.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저 사람들은 저한테도, 형한테도 함부로 손댈 수 없을 거예요.”이경진은 잠시 눈썹을 찡그리며 놀란 표정을 지었다.‘이 녀석, 도대체 어디서 나온 자신감이지?’윤태호는 고개를 돌려 문 쪽을 바라보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입술 끝에 미소를 띠었다.“소문으로는 이 스텔라 호텔 사장님이 꽤 신비롭다고 하더라고요. 저도 한번 보고 싶네요. 누굴까요?”그 순간, 대문이 열렸고 윤태호는 깜짝 놀라며 말했다.“다은 누나?”윤태호는 여기서 이렇게 임다은을 보게 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임다은은 붉은 정장에 은빛 하이힐을 신은 채, 완벽한 몸매를 드러내며 방 안에 들어섰다.큰 웨이브 머리가 그녀의 우아한 매력을 한층 더 돋보이게 했다.임다은의 등장과 함께 방 안의 분위기는 한순간에 환하게 밝혀진 듯한 느낌을 주었다.임다은의 뒤로는 정장 차림의 사람들 여러 명이 함께 들어왔고 모두 호텔 고위층들처럼 보였다.‘설마 이 호텔 사장님이 다은 누나?’윤태호는 속으로 놀라며 생각했다.임다은을 본 순간, 유계진은 잠시 멍하니 서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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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0화

유계진과 오승표는 어색함을 감추지 못했다.그들은 이제야 깨달았다. 임다은은 그들에게 건배를 하러 온 게 아니었고 그저 그들의 착각에 불과했던 것이다.유계진은 속으로 땅속에라도 숨고 싶은 기분이었다. 혼자라면 참고 넘어갈 수 있었겠지만 하필이면 오승표까지 끌어들여 망신을 당하게 된 상황이 난감했다.오승표는 이미 일흔을 넘긴 나이였다. 문 앞에서 맞이하며 악수까지 하려 했건만 상대는 단 한 번의 눈길도 주지 않았다.오승표는 얼굴이 점점 붉어지며 유계진을 날카롭게 노려보았다. 그리고 낮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내 얼굴을 네가 다 팔아먹었구나.”유계진은 당황하며 급히 사죄했다.“선생님, 정말 죄송합니다. 제가...”“흥!”유계진이 말을 다 끝내기도 전에 오승표는 차가운 콧방귀를 뀌며 자리를 돌아섰다.유계진은 울분을 참지 못하고 강 비서에게 짜증을 터뜨렸다.“내가 무슨 짓을 했는지 제대로 봐! 내 체면에 선생님 체면까지 팔아먹다니. 끝나고 가만 안 둔다, 이 쓸모없는 놈!”말을 마친 유계진은 재빨리 오승표 옆에 자리를 잡았다.윤태호는 멍하니 임다은을 바라보며 그녀가 지금 도대체 무엇을 하려는 건지 전혀 감이 안 잡혔다. 그때, 임다은이 부드러운 미소를 띠며 입을 열었다.“오늘 특별히 과장님을 위해 축배를 들러 왔는데, 체면을 안 세워줄 건 아니죠?”그녀는 말끝에 신호를 보내듯 눈을 깜빡였다.윤태호는 순간 멈칫했지만 바로 반응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임 대표님, 과찬이십니다.”임다은은 그의 반응에 웃음을 지으며 속삭이듯 덧붙였다.“윤 과장님은 능력도 뛰어나시고 너무 잘생겨서 말이죠.”임다은이 한 발 더 다가가며 장난기 어린 미소를 지었다.“이렇게 마시는 건 재미없잖아요. 우리 조금 다르게 마셔볼래요?”윤태호는 그녀의 눈빛을 보고 잠시 망설였지만 궁금증에 이끌려 물었다.“어떻게요?”“러브샷, 어때요?”임다은의 말에 유계진은 눈이 휘둥그레지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윤태호랑 러브샷을 마신다고?’‘뭐야, 저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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