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계진은 얼굴에 살기를 가득 담고 이미 끝까지 갈 각오를 다지고 있었다.그때, 오승표가 입을 열었다.“젊은이, 사람은 여지를 남겨야 하지. 나중에라도 다시 마주칠 텐데, 굳이 끝까지 몰아붙일 필요 있겠나?”“유 원장을 봐주라는 거군요? 좋습니다, 문제없어요.”윤태호가 오승표를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단, 무릎 꿇고 빌면 한 번 봐줄 수는 있어요.”“...이 건방진 녀석 같으니!”오승표는 얼굴에 분노를 이글거리며 말했다.“계진이를 궁지에 몰아넣어 봤자, 자네한테 무슨 득이 있겠나?”“노인네, 맛이 갔구만. 내가 언제 궁지로 몰았다고 그래요?”윤태호가 냉소를 띠며 말했다.“굳이 말하자면 유 원장 스스로 돌아올 수 없는 길을 선택한 거죠.”“찔릴 게 없으면 두려울 것도 없겠죠.”“게다가 내가 몰아붙이는 건,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미주 병원의 의료진과 수많은 환자들을 위해서입니다.”윤태호는 오승표를 향해 날카롭게 쏘아붙였다.“이런 쓰레기 같은 놈을 제자로 길러낼 바엔 차라리 죽는 게 나았죠.”“너... 너 이 놈!”오승표는 윤태호를 가리키며 목이 메어 말을 잇지 못했다.“선생님, 화내지 마세요. 이 녀석이 끝까지 간다면 오늘 제가 확실히 결판을 내겠습니다.”유계진이 윤태호를 노려보며 낮게 경고했다.“기다려라. 내 친구놈이 오면 넌 죽은 목숨일 거다.”‘친구? 이런 쓰레기한테도 친구가 있다고?’윤태호는 살짝 의아해하며 속으로 생각했다.그때, 이경진이 조용히 윤태호에게 속삭였다.“태호야, 저러는 걸 보니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 같은데, 잠시 피하는 게 좋지 않을까?”“걱정 마세요. 큰 소동은 못 일이킬 거예요.”윤태호는 여유로운 표정으로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하지만 이경진은 여전히 마음이 놓이지 않아 조용히 덧붙였다.“사람은 벼랑 끝에 몰리면 뭐든 할 수 있는 법이야. 유 원장은 이제 앞길이 막혔으니, 정말 너한테 덤빌지도 몰라.”“형님, 걱정 붙들어 매세요. 유 원장은 아무것도 못 할 겁니다. 자, 술이나 마셔요.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