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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을 일으키는 남자의 모든 챕터: 챕터 701 - 챕터 710

891 챕터

제701화

“그래, 책임져야지. 더 무슨 말이 필요해? 빨리 배상해!”“저렇게 큰 다이아몬드가 산산조각이라니... 아깝다.”“문서아, 진짜 재수 없다니까.”“블루미네르는 전시만 해도 난리가 날 보석이었어. 매출도 훨씬 올랐을 거고 우리도 커미션 더 많이 받을 수 있었는데...”“다 네 탓이야! 우리 커미션까지 날려버렸잖아!”“...”비난이 쏟아질수록 문서아는 점점 더 숨이 막혔다. 마치 사형선고를 기다리는 죄인처럼 모두의 시선에 짓눌려 있었다.그때, 나현진이 차갑게 말했다.“서아 씨, 이쯤 됐으면 인정하세요. 배상하는 게 맞습니다.”그는 잠시 뜸을 들였다가 결정타를 내렸다.“서아 씨가 깨뜨린 블루미네르, 시가 27억이에요.”‘...뭐라고? 27억?’순간, 문서아는 눈앞이 새까맣게 물들며 거의 쓰러질 뻔했다.나현진은 진열장을 열고 안에서 한 장의 증명서를 꺼내 문서아 앞으로 내밀었다.“본사 수석 감정사가 블루미네르 가치를 이렇게 평가했어요. 한 번 확인해보세요.”문서아는 금액란만 바라보았다.앞에 ‘27’이 찍혀 있고 그 뒤로 끝없이 이어지는 숫자들... 한참을 눈으로 따라 세어본 뒤에야 27억이라는 금액을 정확히 확인했다.‘이제 끝났구나...’순식간에 문서아의 얼굴이 종이처럼 창백해졌다.나현진은 담담하게 말했다.“서아 씨, 내가 본사 임원들 앞에서 선처해 달라고 말해줄게요. 2억은 빼주고 25억만 배상하면 돼요.”“매니저님, 문서아를 너무 과대평가하시는 거예요.”박민서가 눈을 흘리며 말했다.“25억은 무슨... 지금 5천만 원조차 마련 못할 거예요. 하은이 병원비 때문에 전 재산을 다 썼거든요.”“그럼 어떡하죠?”나현진이 얼굴을 굳히며 말했다.“매장 전용품이 깨졌는데, 본사에는 어떻게 보고할 겁니까?”옆에서 한 직원이 끼어들었다.“매니저님, 차라리 경찰에 맡기는 게 낫지 않을까요?”“맞아요. 경찰에 맡기면 책임은 알아서 지겠죠. 어차피 블루미네르를 깨뜨린 건 문서아니까요.”그때 박민서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아니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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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2화

목소리는 크지 않았지만 매장 안 사람들에게는 천둥처럼 울렸다.모두 동시에 매장 입구를 바라보았다. 잘생긴 청년이 서 있었고 미소를 띤 채 모두를 주시하고 있었다. “누구세요?”나현진이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윤태호예요.”사실 윤태호는 조금 전부터 매장 안에 있었다.문서아에게 사과하려고 들어올 참이었는데 마침 이 장면과 맞닥뜨린 것이었다.나현진은 눈살을 더욱 찌푸렸다.“아마 제가 누군지는 모를 수도 있겠네요.”윤태호는 매장 안으로 들어와 문서아의 허리를 살며시 감싸 안으며 미소 지었다.“서아 씨 남자친구예요.”‘...남자친구?’순간, 나현진의 얼굴이 굳어졌다. 주변 사람들 역시 놀란 눈빛을 감추지 못했다.“남자친구는 언제 생긴 거야? 왜 난 몰랐지?”“게다가 문서아보다 훨씬 어려 보이는데?”“뭐야, 이제 연하랑도 사귀는 거야?”문서아는 여전히 화가 나 윤태호를 떼어내려 애썼지만 그의 손이 너무 단단해 쉽게 빠져나갈 수 없었다.그녀는 한숨을 삼키며 눈을 가늘게 뜨고 낮게 물었다.“여기 왜 온 거예요?” 윤태호는 잠시 문서아를 바라보다 고개를 숙였다.“사과하러 왔어요. 서아 씨, 미안해요. 다 내 잘못이에요.”그 말 한마디에 문서아가 애써 참으려 했던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울지 마요. 예쁜 화장 다 지워져요.”윤태호는 주변 시선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조심스레 휴지를 꺼내 문서아 눈가의 눈물을 닦아주었다.나현진은 이 광경을 보며 질투와 분노가 뒤섞인 감정을 억누를 수 없었다.반년 동안 문서아를 쫓아다니며 선물도 주고, 밥도 사주고, 꽃도 보내는 등 온갖 방법을 써봤지만 손 한 번 잡아보지 못했다. 그런데 지금, 눈물을 닦아주며 허리를 감싸 안고 있는 윤태호를 보니, 두 사람의 관계가 평범하지 않다는 사실이 한눈에 보였다.“민서 씨... 이 사람, 누구예요?”나현진이 낮게 물었다.“글쎄요. 저한테도 얘기해준 적이 없어요.”박민서가 대답했다.나현진은 잠시 숨을 고른 뒤 단호하게 말했다.“어쨌든 이렇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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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3화

“27억이에요.”나현진이 냉정하게 말했다.“서아 씨가 우리 매장 직원이라는 이유로 2억을 깎으면 25억만 배상하면 됩니다.”“필요 없어요. 원래 금액 그대로 배상할게요.”윤태호가 카드를 꺼내 나현진 앞에 내밀었다.그 모습을 본 사람들은 모두 숨을 죽였다.“27억을... 진짜 배상하려는 거야?”나현진도 잠시 당황하며 물었다.“윤태호 씨, 다시 한 번 묻겠습니다. 정말 서아 씨 대신 배상하실 겁니까?”“카드로 할게요.”그의 답은 단 한 마디, 간결하고 단호했다.나현진은 어쩔 수 없이 윤태호 손에서 카드를 받아 들었다.살펴보니, 그냥 평범한 체크카드였다. 골드카드도, 소문 속 블랙카드도 아니었다.‘이 평범한 카드로 27억을 결제한다고?’나현진 마음속에는 의심이 가득 차올랐다.“매니저님, 제가 해볼게요.”박민서가 나서자 나현진은 카드를 그녀에게 내밀었다. 박민서는 카드를 결제기에 넣고 금액을 입력한 뒤, 결제 버튼을 눌렀다.그리고 윤태호를 바라보며 물었다.“비밀번호가 뭐예요?”“8 여섯 개예요.”비밀번호를 입력했지만 카드 결제기는 잠잠했다. “어떻게 된 거죠?”나현진이 눈을 가늘게 뜨며 물었다.“반응이 없어요.”박민서가 고개를 갸우뚱했다.윤태호는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중얼거렸다.“인터넷 문제일까요?”“민서 씨, 다시 해보세요.”나현진이 단호하게 지시했다. 박민서가 카드를 다시 긁고 비밀번호를 입력했지만 카드 단말기에는 여전히 아무 반응이 없었다.“매니저님, 인터넷 문제는 아닌 것 같아요.”박민서는 윤태호를 바라보며 낮게 말했다.“이 카드에 뭔가 문제가 있는 것 같아요.”그 말이 떨어지자 몇몇 직원들은 다시 조롱 섞인 웃음을 터뜨렸다.“아, 진짜 놀랄 뻔했네. 돈 있어 보이지도 않는데, 27억을 어떻게 배상한다는 거야?”“연기 너무 잘해서 깜빡 속을 뻔했네.”“재벌이라도 눈이 멀지 않고서야... 아이까지 있는 여자를 왜 돕겠어!”“문서아 표정 보니까 알겠네. 쟤도 저 남자한테 속은 거야.”그때, 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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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4화

윤태호의 얼굴빛이 순식간에 얼음처럼 변했다. 몸에서 차가운 기운이 흘러나오자 매장 안 온기는 순식간에 사라졌다.그 자리에 있던 모두가 얼어붙었다.“저... 무슨 말씀이신지... 잘...”나현진은 눈을 피하며 더듬었다.윤태호의 시선이 송곳처럼 날카롭게 꽂히자 나현진은 마치 맹수 앞에 선 기분이 들었다.피부를 스치는 섬뜩한 기운에 숨조차 제대로 쉬기 어려웠다.“정말 못 알아듣겠어요?”윤태호 입가에 빈정거리는 미소가 스쳤다.박민서가 벌떡 일어나 눈을 부릅뜨며 소리쳤다.“그게 무슨 뜻이죠? 우리가 문서아를 괴롭혔다는 건가요?”“알면서 왜 묻는 거죠.”윤태호는 냉소를 흘리며 바닥에 떨어진 블루미네르 조각을 집었다.“이게... 다이아몬드라고요?”“말이예요, 방구예요?”나현진이 입을 다물자 박민서가 먼저 답했다.윤태호가 두 손가락으로 조각을 살짝 눌렀다. 그리고 눈앞에서 모두가 믿을 수 없는 광경이 벌어졌다. 조각은 손가락 사이에서 산산조각 나더니, 가루로 흩어졌다.“이게...”직원들은 말문이 막혀 허탈하게 바라볼 뿐이었다.“...어떻게 한 거지?”박민서조차 멍하니 입을 떼지 못했다.상식적으로 다이아몬드는 지구상에서 가장 단단한 금강석이다.27억짜리 블루미네르라 소개된 진품이 손가락 살짝 누른 것만으로 부서지다니.설령 다이아몬드가 아니라 평범한 돌멩이라고 해도 이렇게 쉽게 부서질 수는 없었다.그 순간, 모두가 한 가지 결론에 도달했다.‘설마... 가짜?’문서아도 어리둥절했다.“태호 씨, 이게 대체 어떻게 된 거예요?”“그건 매니저님한테 물어보셔야죠.”윤태호는 곧바로 시선을 나현진에게 고정했다. 그의 얼굴은 더욱 어두워졌다.“할 말 없어요?”박민서도 다그쳤다.“매니저님, 이게 도대체 무슨 상황이에요? 왜 다치자마자 부서지는 거죠?”“내가 어떻게 알아요!”나현진은 안절부절 못하며 목소리에 떨림이 섞였다.“이건 본사가 우리 매장에 준 전용품이에요. 문제가 있을 리가 없다고요!”나현진은 윤태호를 가리키며 소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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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5화

주얼리 회사에서 가장 두려운 건, 자기 매장에 가짜 보석이 들어오는 일이었다.그런데 나현진은 매니저라는 자리에서 알고도 일부러 저지른 상황이었다. 본사가 알게 되면 절대 그냥 넘어갈 리 없었다.“서아 씨, 전화하지 마세요.”나현진이 윤태호를 바라보며 낮게 말했다.“제가 돈 돌려주면 안 됩니까?”나현진의 말에 문서아는 그제야 다이아몬드가 가짜였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매니저님, 왜 그러셨? 제가 뭘 그렇게 잘못했나요?”문서아가 날카롭게 물었다.나현진은 말없이 입을 다물었다.“간단하죠. 매니저님은 서아 씨를 좋아했는데 서아 씨는 마음이 없잖아요. 그래서 이 여자랑 짜고 일을 꾸민 거예요.”윤태호가 박민서를 가리키며 차갑게 말했다.“이 사람들은 가짜 다이아몬드, 몇십 억짜리 전용품인 척 꾸며서 서아 씨를 절망적인 상황에 몰아넣은 겁니다.”“그리고 그때 매니저님이 나타나 선심 쓰는 척하며 서아 씨를 구해주고 결혼해달라는 조건을 내세웠죠.”“맞죠, 매니저님?”윤태호가 미소를 띄우며 나현진을 노려봤다.나현진 얼굴은 점점 어두워졌고 말 한마디 나오지 않았다.문서아도 뭔가 수상하다고 느꼈지만 정확히 무엇이 이상한지는 몰랐다.머릿속이 ‘27억’이라는 숫자로 멍해져 있었으니까. 그러나 윤태호의 설명이 이어지자 문서아는 모든 게 이해됐다.“처음엔 진심으로 저를 도와주려는 줄 알았는데, 결국 다 계획된 함정이었네요. 진짜 망나니 같으니라고.”문서아는 이어 박민서를 향했다.“그래도 지금까지 널 제일 친한 동생이라 생각했는데, 매니저랑 짜고 나를 함정에 빠뜨려? 내가 널 잘못 봤네.”박민서는 급하게 말했다.“언니... 저 다이아몬드가 가짜인 줄 진짜 몰랐어요. 난 그냥...”“닥쳐. 이제 연락하지 말고 각자 살자. 내가 눈이 멀었던 거지.”문서아가 단호하게 잘라 말했다.나현진은 약간 짜증 섞인 목소리로 박민서에게 지시했다.“윤태호 씨한테 돈 돌려줘요.”“잠깐만요.”윤태호가 다시 입을 열었다.“이번엔 또 뭐죠?”나현진은 미간을 찌푸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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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6화

나현진은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랐다.문서아도 얻지 못했는데 윤태호가 사기죄로 고소하려 한다니, 이건 꿩도 못 먹고 알도 먹은 격이었다.윤태호는 피식 웃었다.“매니저님, 똑똑하시잖아요. 10억이랑 사기죄, 어느 쪽이 더 무거운지 구분 못하시진 않겠죠?”나현진이 당황한 듯 말했다.“10억이라고 해도 적은 금액이 아니잖아요. 당장 내놓을 수도 없고... 그냥 1억 주는 걸로 끝냅시다. 어때요?”“지금 흥정할 자격이나 된다고 생각하세요?”윤태호의 얼굴이 냉기 어린 표정으로 굳었다.“10억, 한 푼도 깎을 수 없습니다. 아니면 고소 당할 각오하세요.”“너...!”나현진은 분통이 터진 듯 윤태호를 노려보다가 화를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고작 10억 가지고... 줄게요! 됐죠?”“지금 당장 입금하세요.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할 겁니다.”윤태호의 목소리는 차갑게 떨어졌다.나현진은 콧방귀를 뀌며 핸드폰을 꺼내 바로 문서아에게 10억 원을 송금했다.이어 박민서에게 지시해 윤태호에게 27억을 돌려주게 했다.“이제 만족하겠어요?”윤태호는 고개를 저었다.“전혀요.”나현진은 완전히 분노했다.“하라는 대로 다 했는데, 뭘 더 원한다는 거예요?”윤태호는 차분하지만 단호하게 말했다.“당신들 때문에 서아 씨가 억울한 일을 당했고 결국 해고까지 됐습니다. 이건 참을 수 없죠. 오늘부로 이 백화점에서 ‘별담 주얼리’ 간판은 더 이상 보고 싶지 않네요.”그 말에 나현진은 물론, 몇몇 직원들조차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무슨 소리죠? 우리 매장을 닫으란 겁니까?”“말도 안 돼요!”“우린 국제 브랜드 ‘별담 주얼리’라고요! 닫으라니, 본인이 백화점 사장이라도 된 줄 아세요?”윤태호는 살짝 미소 지으며 사람들을 바라봤다.“죄송하지만... 제가 이 백화점, 사장 맞습니다.”순간, 매장은 숨죽인 정적에 휩싸였다. 바늘 하나 떨어져도 들릴 듯 고요했다.사람들의 표정은 다양했다.충격, 의심... 대부분은 믿을 수 없다는 듯 눈을 굴렸다.“장난이 도를 넘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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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7화

단발머리 여자의 뒤로 검은색 정장을 입은 남성들이 줄지어 들어왔다.나현진은 곧바로 알아봤다.이 여자는 백화점 본부장, 강이슬이었고 뒤를 따르는 남성들은 모두 백화점 고위 임원들이었다.“본부장님, 여긴 어쩐 일로 오셨나요?”나현진은 순간 표정을 바꾸고 정중하게 다가갔다.강이슬은 매장을 훑으며 시선을 윤태호에게 멈췄다. 그리고 조심스레 다가와 물었다.“실례지만 혹시 윤태호 씨이신가요?”윤태호는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네.”순간 강이슬과 뒤의 임원들이 동시에 90도로 허리를 숙여 절했다.“사장님, 안녕하세요.”그 장면을 본 별담 주얼리 직원들은 멍하니 서 있었다.나현진은 믿기 힘들다는 표정으로 말했다.“본부장님, 이분이 사장님일 리가... 혹시 착각한 건 아니신가요?”강이슬의 얼굴이 굳었다.“제가 눈이 멀었다는 뜻인가요?”나현진은 얼버무리며 눈을 피했다.강이슬은 차분하게 말을 이었다.“이 쇼핑몰은 예전 용왕 소유였고 얼마 전 윤태호 씨가 맡아 운영하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윤태호 씨가 운영주이자 제 사장님입니다.”“...?”나현진은 입이 딱 벌어졌다.‘그럼 저놈이 말한 게 다 사실이라는 거야?’한순간, 나현진은 큰 충격과 함께 질투와 분노가 뒤섞인 눈빛으로 윤태호를 노려보았다.‘어린 놈이 나보다 젊은데 돈까지 많다니... 게다가 서아 씨까지 빼앗고! 대체 왜!’“사장님, 늦어서 죄송합니다.”나현진에게는 강하게 쐐기를 박던 강이슬은 윤태호에게는 한없이 공손하게 인사했다.윤태호는 미소를 띄우며 말했다.“마침 잘 왔습니다. 해결해야 할 일이 하나 있는데, 도와주실 수 있나요?”강이슬은 즉시 자세를 바로 세우고 대답했다.“사장님, 명령만 내려주세요.”“앞으로 이 쇼핑몰에서 별담 주얼리 간판은 더 이상 보고 싶지 않습니다.”강이슬은 잠시 눈썹을 찌푸리며 말했다.“사장님, 별담 주얼리 본사와 저희 백화점은 10년 계약을 맺었습니다. 아직 계약이 남아 있어 해지하면 위약금 100억 원을 물어야 합니다.”윤태호는 담담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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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8화

조이 스퀘어, 솔레아 카페.윤태호와 문서아는 마주 앉았지만 서로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윤태호는 마음속으로 말을 정리하며 어떻게 하면 문서아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용서를 받을 수 있을지 고민했다.한편, 문서아는 여전히 화가 난 채, 일부러 무표정한 얼굴로 윤태호를 바라봤다.윤태호도 그녀를 무심히 바라봤다. 문서아는 머리를 단정하게 묶어 올려 깔끔한 이마를 드러냈다. 연한 화장이 그녀를 온화하면서도 정돈된 느낌으로 만들었다.짙은 남색 정장은 몸매를 살짝 드러내며 우아하고 당당한 분위기를 풍겼다.몇 분이 흐른 후, 윤태호가 어렵사리 입을 열었다.“서아 씨...”“말 걸지 마세요.”문서아가 차갑게 끊었다. 얼굴은 얼음처럼 굳어 있었다.“서아 씨, 그게 아니라 단추가...”문서아는 순간 얼굴이 빨개졌다. 급히 아래를 내려다보자 자신이 입은 정장에는 단추가 없었다.“흥, 거짓말쟁이!”문서아는 매서운 눈빛으로 윤태호를 날카롭게 노려봤다.윤태호는 진지하게 말을 이었다.“서아 씨, 갑자기 발견한 게 있어요.”문서아의 호기심이 즉시 발동했다.“뭔데요?”“화난 모습도 참 예쁘네요.”윤태호의 말에 문서아는 또다시 눈을 흘기며 말했다.“방금 별담 주얼리에서 구해준 건 고마웠지만 그렇다고 제가 감사를 느낀 건 아니에요. 어쨌든 윤태호 씨는 저를 속였으니까요.”“그런 게 아니에요. 다만, 제 상황에 대해 아직 말 할 기회가 없었을 뿐이에요.”윤태호가 담담하게 말했다.“오늘 제가 찾아온 건, 서아 씨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기 위해서예요.”“왜요?”문서아가 냉소적으로 웃었다.“우리 아무 사이도 아니잖아요.”“누가 아니라고 했어요?”윤태호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같은 침대에서까지 잤는데...”“목소리 좀 낮춰요!”문서아는 화가 나 목소리가 떨렸다.그날 윤태호 집에서 돌아온 뒤, 문서아는 방에 틀어박혀 한참 동안이나 눈물을 쏟았다.남편이 세상을 떠난 이후, 그녀를 쫓는 남자들은 많았지만 아무도 그녀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했다.오직 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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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9화

윤태호는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서아 씨, 아무리 그래도 몇 가지는 꼭 알려드리고 싶어요.”“좋아요. 그럼 그 여자친구라는 건 어떻게 된 거예요?”문서아가 직설적으로 물었다.“다은 누나가 제 여자친구인 건 맞아요. 알고 지낸 지 좀 됐고요.”“같이... 잤어요?”문서아는 너무나 솔직했다.윤태호 얼굴이 살짝 붉어졌지만 말은 없었다.문서아는 차갑게 얼굴을 굳히며 말했다.“이미 그렇게까지 발전한 사이인데, 왜 굳이 찾아온 거예요? 사과 따윈 필요 없어요. 앞으로도 보고 싶지 않아요.”말을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나려는 문서아를 윤태호가 재빠르게 붙잡았다.“서아 씨!”“놓으세요.”문서아가 차갑게 소리쳤다.“싫어요.”윤태호의 눈빛은 단호했다. 한 번 놓으면 기회는 정말 없다는 걸, 그 자신도 알고 있었다.“서아 씨, 오늘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 왔어요.”“말했잖아요. 앞으로도 보고 싶지 않다고. 안 놓으면 신고할 거예요.”문서아는 단호했다.그 순간, 윤태호가 문서아를 와락 끌어안았다.“신고하면 남자친구라고 말할 거예요.”문서아는 부끄럽고 화가 나 소리쳤다.“...놓으라고요!”윤태호는 그녀를 안은 채, 낮고 진지하게 말했다.“사실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아요. 오늘 안 말하면 마음이 편치 않아서요.”“감정을 속인 사기꾼한테 마음이 있다고 생각해요?”문서아가 차갑게 코웃음을 쳤다.“마음이 있는지 없는지는... 직접 느껴보면 알게 될 거예요.”윤태호는 조심스럽게 문서아의 손을 자신의 가슴 위에 올렸다. 문서아는 얼굴이 새빨개져 화를 내며 말했다.“윤태호 씨, 이렇게 막무가내로 나오면 진짜 더는 안 봐요.”“그럼 말 끝까지 들어주세요.”윤태호가 애원했다.문서아가 잠시 화가 난 듯하자 윤태호는 어쩔 수 없이 손을 놓았다.문서아는 다시 의자에 앉아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좋아요. 그럼 하고 싶은 말, 다 해보세요.”윤태호는 깊게 숨을 들이쉬고 자신의 가정사, 임다은과의 관계, 용문에 들어간 일까지 솔직히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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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0화

카페 문 앞에서 갑작스런 고함이 울렸다.순간, 카페 안의 사람들 모두 숨을 멈추고 동시에 문 쪽을 바라봤다.문서아도 눈을 돌리며 얼굴이 굳었다.입구에는 열 명 남짓한 남자들이 서 있었고 모두 야구 방망이를 들고 험악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선두에는 중년 남자가 서 있었다. 마흔을 조금 넘긴 체구에 배가 살짝 나왔고 목에는 굵은 금목걸이를 걸쳤다. 화려한 꽃무늬 셔츠와 팔에 새겨진 호랑이 문신까지 한눈에 쉬운 상대가 아님을 알 수 있었다.“태호 씨, 빨리 도망가요. 저 사람들이 태호 씨 찾으러 온 거예요.”문서아가 손사래 치며 재촉했다.윤태호는 무심히 그들을 훑어보더니, 침착하게 문서아를 바라봤다.“서아 씨, 나 걱정돼요?”“지금 그럴 때예요?”문서아는 조급하게 말했다. “빨리 도망가요. 안 그러면 늦어요.”“이미 늦었어요.”윤태호의 목소리는 담담했다. 문서아가 고개를 들자 금목걸이를 건 중년 남자가 이미 시선을 고정하고 있었다. 남자는 거침없이 발걸음을 옮겼다.“헉... 망했어요.”문서아는 본능적으로 핸드폰을 꺼내 경찰에 신고하려 했지만 윤태호가 그녀의 손을 단단히 쥐었다.“서아 씨, 저런 쓰레기 몇 명 가지고 신고할 필요 없어요.”“쓰레기? 저 사람들이 누군지 알아요?”“누군데요?” 문서아가 냉정하게 설명했다. “이 동네에서 꽤 유명한 양아치들이에요. 맨 앞에 선 사람은 백두진이고 뒤에 선 사람들은 전부 백두진 패거리예요. 이 사람들은 백화점 주변에서 보호비 뜯고 도둑질도 일삼는 자들이에요. 한 번은 저한테도...”말을 흐리던 문서아의 얼굴이 순간 붉어졌다.윤태호의 눈빛이 차갑게 변했다. “서아 씨를 괴롭힌 적 있나요?”문서아는 눈을 피하며 작게 말했다. “아무튼 좋은 사람은 아니에요. 그런데 이상하네요. 저 사람들은 태호 씨를 모를 텐데, 왜 찾는 거죠?”윤태호는 피식 웃었다. “알 것도 같네요. 백두진이라는 놈, 아까 그 매니저랑 아는 사이였던 것 같아요.”“어떻게 알아요?”문서아가 잠시 놀라며 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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