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트 안.좀비가 번쩍 눈을 뜨며 하얗게 충혈된 눈으로 윤태호를 똑바로 바라봤다. 소름이 끼칠 정도로 섬뜩한 눈빛이었다.하지만 윤태호의 표정은 차분했다.그는 좀비의 눈을 똑바로 마주보며 입을 열었다.“이름이 뭐야?”“이... 건.”‘젠장, 무슨 소리 하는 거야? 날 놀리는 거야?’윤태호가 좀비의 뺨을 후려치며 욕설을 내뱉었다.“이것이라니? 날 놀리는 거야? 네 이름이 뭐냐고?”윤태호가 다시 물었다.“이... 건.”‘젠장, 감히 나를 물건이라고 욕하는 거야? 죽고 싶어 환장했나.’윤태호가 손을 들고 또 치려는 순간 좀비가 말을 이어갔다.“이성계의 이, 건장하다는 건.”윤태호는 비로소 자기가 오해했음을 알았다.“건장하다고? 네가 그럴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윤태호는 좀비의 사타구니를 힐끔 쳐다보며 비웃었다.“이쑤시개가 더 어울리겠는데.”좀비는 마치 나무 인형처럼 꼼짝도 하지 않았다.윤태호가 말했다.“이제부터 질문할 테니 솔직하게 대답해.”“네.”좀비가 대답했다.“이름이 뭐야?”윤태호는 이 말을 뱉고는 자기 머리를 때리고 싶었다.‘아까 했었던 질문이잖아. 이 좀비가 이미 대답한 걸 왜 또 묻지?’좀비가 천천히 대답했다.“이... 건!”“이건, 너의 성별은?”이 질문을 내뱉자마자 윤태호는 또 속으로 욕을 퍼부었다.‘젠장, 또 바보 같은 질문을 했군.’“남자.”“올해 나이는?”“46살.”“고향은?”“양선군 조운마을.”“가족은 있어?”윤태호가 물었다.“저, 저는 가족이 없습니다.”‘참 불쌍하네. 가족도 없는데 좀비가 되어 버렸으니 정말 비참한 운명을 가졌구나.’“어떻게 죽었어?”윤태호는 좀비의 눈을 똑바로 바라봤다.“저, 저는 물려서 죽었습니다.”“누가 널 물었어?”“이두리.”좀비가 덧붙였다.“제 어릴 적 친구입니다.”어릴 적 친구 손에 죽었다니 정말 비참하기 짝이 없었다.“네 동료는 어디에 있지?”윤태호가 계속해서 추궁했다.“모두 지하에 있습니다.”‘지하라고?’윤태호가 잠시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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