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녀야, 국공부에서는 단독으로 추계 사냥대회에 참가하게 하려는 것이냐?”유봉진은 이때 얼굴이 다시 굳어졌다.“그렇다면 월녀는 국공부와 진왕부 사이의 모든 관계를 완전히 끊으려는 것이냐? 단 한 번의 추계 사냥대회로 세상 모든 사람에게 우리가 더는 아무런 관계도 없음을 알리려는 것이냐?”“그럼 저와 대군 나리 사이에 다른 관계라도 있습니까?”추월녀가 차갑게 말했다.“월녀야!”“대군 나리, 이미 분명히 보셨으니 아셔야 합니다. 제가 현성 석산에 간 것은 천 리 길을 달려 약혼자를 구하러 간 것이 아닙니다. 대군 나리께서는 부디 더는 헛된 생각 마세요.”“월녀야, 일부러 그러는 것이냐?”이 말을 그녀가 직접 입 밖에 내기 전까지 유봉진은 희망을 품고 있었다.이제 그녀 스스로도 그렇게 말했으니 유봉진의 그동안 품어왔던 모든 환상은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대군 나리의 말씀은 무슨 뜻입니까? 제가 병사들을 구한 것은 첫째로 명령을 받았기 때문이고 둘째로는 저와 오라버니의 공을 세우기 위함이었습니다. 대군 나리께서 일부러라고 말씀하신다면... 그렇다고 해도 괜찮습니다. 결국 우리가 스스로 출전을 청했으니까요.”그녀의 얼굴에는 정말로 어떠한 불필요한 감정도 담겨 있지 않았고 그와 대화하는 말투도 완전히 공무 처리하듯 냉담했다.유봉진의 마음은 이루 말할 수 없이 복잡했다. 분노인지, 아니면 서글픔인지 알 수 없었다.“월녀야, 나를 이용한 것이냐?”그가 손바닥을 꽉 쥐었다.“진왕 대군 나리, 말씀이 지나치십니다. 저와 오라버니는 병사들을 위한 것인데 이용이라니요? 어찌 이렇게 말씀하십니까?”“월녀야! 나는 그대와 더는 허튼소리를 하고 싶지 않다. 네 마음에 아직 내가 있는지 말해 다오. 우리가 예전처럼 잘 지내면 안 되겠느냐?”유봉진은 무거운 마음으로 한 걸음 다가갔다. 그제야 그는 이 모든 것이 자신의 일방적인 마음임을 알았으나 이대로 체념할 수 없었다.그는 석산 괴석림에서 거의 죽을 뻔했는데 그때 추월녀가 나타나자 그는 선녀를 만난 것과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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