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우혁은 자신의 모가지가 날아갈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어찌하여 벌써 혼수 얘기가 나오는 것이야? 이리하면 상무가 가만있지 않을 터인데?’“황후 마마, 폐하, 이… 혼사는 아무래도 귀국하여 아바마마께 아뢰고 나서...”“물론 그리해야겠지.”황후가 고개를 끄덕이며 또 그의 말을 끊었다.“셋째 황자, 양측이 모두 이 자리에 있으니, 폐하께서 국서를 써서 귀국의 황제께 사정을 알리면 될 일이오. 월녀가 이 자리에 있는데 이런 절호의 기회를 정녕 놓칠 생각이오?”비록 선우혁이 웃고 있었으나 마음속은 눈물바다였다.‘황후가 왜 기어이 이 혼인을 성사하려는지 모르겠네.’추월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그저 재미있는 구경거리를 보는 듯한 눈빛을 하고 있었다.‘월녀는 어찌 이리도 태연할 수가 있지?’속이 다 타들어 가던 선우혁이 계속 그녀에게 눈짓을 보냈으나 추월녀는 가벼운 웃음을 짓거나 차가운 시선으로 그를 쏘아보았다.‘내뱉은 말에 대한 책임을 지라는 건가?’“월, 월녀야. 혹... 혹 내게...”그 순간, 차가운 시선이 하나가 선우혁의 얼굴을 스치자, 선우혁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느낌이 들었다.‘물으면 안 돼! 그리했다가는 월녀가 모든 부담을 떠안을 수 있어. 그건 사내가 할 짓이 아니야. 그리고 상무 저놈이 정말로 나를 죽일 수도 있어.’“그, 그것이... 제 생각에는...”‘동주의 셋째 황자인 내가 왜 이리 말을 더듬는 것이야? 비록 천하의 영웅은 아니나 그래도 일국의 황자인데.’선우혁은 정말로 어찌할 바를 몰랐다.‘누가 날 좀 구해주라. 제발!’“셋째 황자, 혹 무슨 말 못 할 사정이라도 있는 것이오?”황제가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그, 그게... 실은...”“동주의 황실은 최근 몇 년간 상사가 없었으니 이 때문은 아닐 것이고.”황후가 또 그의 말을 가로막으며 부드럽게 웃었다.“당당한 셋째 황자가 자기 입으로 월녀를 취하겠다고 말했으니, 당연히 이미 모든 준비를 마쳤을 터. 일시적인 충동으로 그런 말을 내뱉을 리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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