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녀야, 내가 그 제안을 받아들이길 바라는 것이냐?”유상무가 눈을 내리깔며 추월녀를 바라보았다.“네가 그리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면 나는 네 뜻에 따르겠다.”“나리 스스로 결정하시면 되는데 제 생각이 뭐가 중요합니까?”추월녀는 유상무와 거리를 두려고 했으나 그는 오히려 담담히 말했다.“실은 전부터 너를 우리 군의 책사로 임명하고 싶었다. 해서 네 생각이 나에게 있어서 아주 중요해.”마치 아무도 없는 듯 둘만의 대화를 나누고 있어서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의 존재감은 공기가 되어버렸다.그럼에도 그들의 대화 내용은 모두의 신경을 바짝 곤두서게 했다.“북강에 있는 세력 중에 뛰어난 책사들이 많을 텐데 일개 여인이 무슨 도움이 되겠습니까?”이에 유상무는 매우 진지하게 답했다.“봉진 같은 쓰레기조차도 네 도움을 받아 전쟁의 신이 되었는데 나처럼 무예가 뛰어난 자가 네 도움을 받는다면 남무와 북무를 평정하는 건 아무 문제 없을 것 같구나.”“남무와 북무를 평정하겠다고요?”늘 침착을 유지하던 추월녀의 안색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옆에 있던 추소하도 손을 덜덜 떨더니 들고 있던 찻잔을 그만 땅에 떨어뜨리고 말았다.쨍그랑하는 소리와 함께 찻물이 사방으로 튀었으나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다.추월녀는 유상무의 소매를 움켜쥐며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정말로... 남무와 북무를 평정하시려고요?”남무는 추월녀의 부모, 두 숙부, 셋째 당숙부, 그리고 영아란의 지아비가 목숨을 잃었던 위험한 곳이었다.물론 시신조차도 찾지 못했고.동릉이 건국된 이래 수백 년 동안 남무와 싸워서 이긴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비록 북강의 왕인 이 사내가 온갖 위기를 겪었더라도 과연 남무가 어떤 곳인지 알고는 있는 걸까?’“남무에는 기인과 술사가 넘쳐납니다. 게다가 진법, 고술, 독술, 환술, 미혼진 등 알 수 없는 전법을 사용하지요. 북강이 비록 위험하다고는 하나 칼과 창으로 싸우는 것이 전부입니다. 하나 남무는 달라요. 아무리 무예가 뛰어나고 용맹하다 할지라도 고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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