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하는 홀 한쪽을 대충 훑어보다가, 청산에게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그리곤 곧장 그쪽으로 걸음을 옮겼다.연회엔 아무런 흥미가 없었다.그녀의 목적은 단 하나,하연우에게서 옥 목걸이를 돌려받는 것.청산은 잠시 주변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더니, 조용히 간격을 두고 뒤따랐다.연우는 유하가 다가오는 걸 보자, 입꼬리를 올렸다.그러고는 아무렇지 않게 승현의 팔을 놓고, 유하를 향해 돌아서서 걸어 나갔다.유하는 미간을 찌푸리며 걸음을 재촉했다.승현 옆을 스쳐 지나가려는 순간, 승현의 손이 살짝 움직였다.유하는 본능적으로 몸을 피했다.그리고 아무 일 없다는 듯, 발걸음을 더 빨리 옮겼다.그때, 뒤쪽에서 청산이 성큼 다가왔다.거의 동시에 승현이 몸을 돌리려던 찰나, 두 사람의 어깨가 스치듯 부딪혔다.순간, 공기가 싸늘하게 식었다.둘 다 한 치도 물러서지 않았다.평행선 위에서 마주 선 채 서로를 바라보았다.청산의 가벼운 웃음 뒤 안경 너머의 눈빛은 읽히지 않았다.승현 역시 미소를 띠었지만, 그 눈 속엔 차가운 기운이 번졌다.말 한마디 없이 그저 짧게 눈이 마주쳤다.그리고 동시에 서로의 어깨를 스치며 지나갔다.‘살벌하네.’주변 사람들은 알 수 없는 한기를 느꼈다.왠지 모르게... 복잡한 말소리들이 잠시 멎은 듯했다.모두가 생각했다.‘저 두 사람, 진짜 사이 안 좋구나.’...유하는 뒤돌아보지 않았다. 그저 빠르게 걸음을 옮겼다.연우가 측면 홀로 들어가더니, 나선형 계단을 따라 2층으로 올라가는 게 보였다.유하도 그 뒤를 따라 안쪽으로 들어섰다.측면 홀엔 아무도 없었다.연우의 모습은 이미 계단 위로 사라지고, 유하는 올라가려고 할 때, 계단 위에서 어린아이가 종종걸음으로 내려왔다.준서였다.유하는 본능적으로 미간을 좁혔다.“엄마! 진짜 왔구나!”준서는 반가움에 얼굴이 환해졌다.“무슨 소리야?”유하는 걸음을 멈추며 물었다.‘하연우가 또 무슨 짓을 한 거야?’준서는 순간, 자기가 말실수했다는 걸 눈치챘다. 입을 막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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