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수색은 여기까지 하고 일단 철수. 다들 수고했어. 내일 다시 이어서 하고, 먼저 내려가서 쉬어.”산 위, 코시오가 머물렀던 집.청산은 지하실에서 끄집어낸 각종 서류 더미와 노트북, 장비들을 빠르게 훑어보고는 일단 철수 지시를 내렸다.이번 수색과 검거 작전은 유하가 추정했던 그대로, 단순히 실종자 수색만이 목적이 아니었다.코시오의 입국 경로가 너무도 비정상적이었고, 국정원 조사에 따르면 얼마 전 국정원 시스템을 공격해 온 해외 신호와도 연관이 있을 가능성이 컸다.따라서 국정원과 군이 올라온 목적은 서로 완전히 달랐다.그들은 코시오가 ‘국내에서 무엇을 했는지’, 그리고 ‘무엇을 하기 위해 왔는지’를 밝히는 것이 우선이었다.노트북과 장비가 발견된 뒤, 가장 먼저 연락받은 사람은 당연히 청산이었다.그래서 한밤중에 산에 올라온 것이다.산 아래에도 인원을 배치해 두었지만, 승현이 얽힌 판이라 청산은 여전히 불안했다.서둘러 간단히 확인만 하고 내일 다시 분석하기로 정한 뒤, 빠른 걸음으로 산에서 내려가기 시작했다.그러다 거의 다 내려왔을 무렵 발걸음이 멈췄다.안경 너머로 보이는 실루엣.낮은 곳에, 매우 익숙한 두 사람의 그림자가 마주 서 있었다.한 명은 유하, 그리고 다른 한 명은 승현.두 사람은 가까이 서서 무언가 이야기하고 있었다.승현의 손끝이 유하의 머리칼을 귀 뒤로 넘기는 모습까지 보였다.그렇게 아주 짧은 시간이었음에도, 청산은 오래도록 그 장면을 바라보았다.문득, 스치는 달빛 아래 유하의 입술이 붉게 부어 있고, 말라붙은 핏자국이 보였다.청산의 시선은 천천히 아래로 흘러내렸다.옷, 걸음걸이, 자세.그러다 결국 하얀 붕대가 감긴 손가락에서 피가 다시 스며 나오는 것을 보았다.그 순간, 걸음을 더 내딛으려던 발이 굳어버렸다.청산은 한동안 움직이지 않았다.달빛이 닿지 않는 나무 그늘에, 얼굴이 보이지 않게 조용히 서 있었다.유하가 차로 돌아간 후에도, 잠시 더 서 있었다.그리고 아주 천천히, 그림자 속으로 다시 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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