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그들이 나를 버릴 때, 나는 세상을 가졌다: Chapter 961 - Chapter 962

962 Chapters

제961화

방은 한동안 말이 없었다. 그러나 공기 속의 분위기는 갑자기 팽팽하게 조여 들었다.유하가 왜 병원에 가는 일을 그토록 거부하는지 이해할 수 없어서, 승현은 걱정스럽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 다시 유하를 자극할 수는 없었다. 결국 승현은 최대한 부드러운 목소리로 달랬다.“다른 거 하자는 게 아니야. 그냥 종합검진만 받자.”“나 안 가.”유하에게서 돌아온 대답은 단호한 세 글자뿐이었다.“여보!”유하가 자기 몸을 이렇게까지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이토록 고집을 부리는 모습을 보자 승현의 머리끝까지 화가 치밀었다. 하지만 유하가 이를 악문 채 차갑고 완고한 표정으로 버티고 있는 것을 보자, 승현의 목소리는 결국 누그러졌다.“이유를 말해 줄 수는 없어? 그냥 병원 가서 검사만 받자는 건데, 대체 뭐가...”“의사도 말했잖아. 잠깐 감정이 올라온 데다 몸이 허해서 그런 거라고.”유하는 잠시 말을 멈췄다가 이어 말했다.“그럼 쉬면 되잖아. 잠깐 자고 일어나면 괜찮아질 거야...”‘정말 잠깐 감정이 올라와서 그런 거라면 얼마나 좋겠어.’승현은 실제 상태를 알고 있었다. 하지만 처음부터 유하에게 숨기기로 한 탓에 답답함만 삼킬 수밖에 없었다. 말로 설득하자니 통하지 않았고, 그렇다고 정말 유하를 들쳐 업고 병원에 갈 수도 있었다. 어차피 유하는 힘으로는 승현을 막지 못할 테니까.하지만 승현이 정말 그렇게 했다가는 유하가 또 생각이 막다른 곳까지 몰리고, 감정에 휩쓸려 그 자리에서 쓰러질지도 몰랐다.승현은 그게 두려웠다.다만 승현에게 다른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세상 근심의 거의 아홉은 돈으로 해결된다는 말이 아주 틀린 것도 아니었으니까.이미 생각을 정한 승현은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어. 네 뜻대로 할게. 병원 안 가.”승현은 자리에서 일어났다.“그럼 조금 더 자. 아이들은 내가 가서 안심시킬게.”유하가 침대에 다시 눕는 것을 확인한 뒤, 승현은 방 안에 조금 더 머물렀다. 얼마쯤 곁을 지키다가 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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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2화

승현은 대답하지 않았다. 시선을 조금 옮겨 준서를 향했다.준서의 표정은 좋지 않았다. 입술을 꾹 다문 채 말하려 하지 않았다. 재윤이 손을 뻗어 준서의 옷자락을 살짝 잡아당기고 나서야 준서는 고개를 틀며 퉁명스럽게 말했다.“네. 저 공부 열심히 할 거예요. 엄마가 나아지면, 그때 다시... 다시 보러 갈 거예요!”말을 마친 준서는 승현이 어떤 반응을 보이든 신경 쓰지 않았다. 준서는 책장에서 아무 책이나 한 권 뽑아 들고, 발코니에 놓인, 유하가 조금 전까지 앉아 있던 의자에 털썩 앉았다. 준서는 고개도 들지 않은 채 책을 읽는 척했다. 준서가 손에 든 책은 거꾸로 들려 있었다.재윤은 승현을 향해 해맑게 웃었다. 재윤도 화집을 품에 안고 준서 옆에 앉았다.두 아이는 나란히 앉아 있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더없이 조용하고 학구적인 풍경이었다.승현은 문가에 기대어 한동안 아이들을 바라보았다. 재윤이 대체 무슨 일을 한 건지는 알 수 없었다. 가장 말을 듣지 않는 준서가 이렇게 얌전히 앉아 있다니, 이상하다고 해도 좋을 정도였다. 그래도 지금 상황에서는 다행한 일이었다.이 집은 당분간 더 흔들릴 여유가 없었다.승현은 그런 생각을 하며 발코니의 두 아이를 한 번 더 바라보았다. 그러고는 조용히 문을 닫고, 두 아이에게 붙일 개인 교사를 알아보러 갔다.승현의 머릿속에는 문득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설아 누나 아이인데, 성격은 엄마를 닮지 않았네.’‘섬세하고 눈치도 빠르고, 누나보다 훨씬 침착해.’문이 닫히자마자, 발코니에서 책 읽는 척을 하던 준서는 거꾸로 든 책을 곧장 내려놓았다. 준서는 재윤을 노려보았다.“너... 나 속이는 거 아니어야 해.”“물론이지.”재윤은 고개도 들지 않았다.“난 거짓말 안 해.”“그게 무슨 뜻이야?”준서는 바로 날카롭게 반응했다.“넌 나보다 운이 좋아.”재윤은 화집을 덮고 준서를 바라보았다.“넌 스승님 아이잖아. 넌 태어날 때부터 스승님 마음속에 누구도 지울 수 없는 자리를 갖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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