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나를 버릴 때, 나는 세상을 가졌다 のすべてのチャプター: チャプター 811 - チャプター 820

841 チャプター

제811화

‘집사람? 똑똑해?’승현의 얼굴에 걸린 그 웃음과 귀에 꽂히는 말 한마디에 유하의 속에서 불이 확 올라왔다.‘몇 번을 말했는데... 도대체 몇 번을 말해야 하는 건데?!’‘이 인간은 정말로 기억력이 없는 건지, 아니면 애초에 전혀 신경을 안 쓰는 건지.’열이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르자, 유하는 거의 반사적으로 그 성가신 웃는 얼굴을 향해 손을 휘두를 뻔했다.하지만 손을 드는 찰나, 정신이 돌아왔다.‘안 돼! 나는 지금 침 치료받으면서 재활 중이야.’‘무거운 것도 함부로 들면 안 돼!’‘하물며 뺨을 때리는 행동이라니.’‘정말로 그렇게 했다가 지금까지 해 온 재활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될 수도 있어.’게다가 이상하게도... 유하는 승현에게 뺨을 때리는 행동은 별 의미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아마 아픈 건 자기 손뿐일 것이다.‘저 인간은, 전혀 화도 안 낼 테니까. 마치 지금처럼...’유하가 손을 드는 걸 보자마자, 승현은 바로 눈치챘다. 젓가락을 내려놓고는 그대로 유하의 손을 잡아챘다. 유하가 거부하는데도 길고 힘 있는 손가락이 억지로 그녀의 손가락 사이로 파고들었다. 그리고 익숙한 동작으로 몇 번 가볍게 주물렀다.“아직 아파?”대답이 없자, 힘을 더 빼고 눌렀다.“이렇게 하는 거지?”승현은 유하의 손가락뼈를 따라 천천히 눌러왔다.거친 남자의 손끝.하지만 따뜻하고 묘하게 저릿한 감각.유하의 손이 본능처럼 미세하게 떨렸다. 불편함에 미간이 찌푸려졌다. 손을 빼려 했지만, 이 마사지 방법은 침 치료를 맡고 있는 곽성한이 알려준 것이었다. 회복을 돕기 위한 마사지. 평소에는 청산이 해 줬고, 그가 없을 때는 간병인이 대신했다.그런데 지금은 곽성한이 장진철 교수의 제자라는 걸 떠올리자, 승현이 이걸 알고 있는 것도 이상하지 않았다.‘설마...내 회복 상태까지 전부 알고 있는 건 아닐까?’‘내 개인 정보도, 사생활도 없어!’유하는 손을 빼려다 실패하고, 힘을 주기도 애매해진 유하는 낮게 말했다.“이 손 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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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2화

먼저, 승환의 일부터 분명히 해야 했다.괜히 이런 기분을 감수할 필요는 없었다.유하는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 침대 머리맡에 기대앉았다. 식사에는 손도 대지 않은 채 화제를 바꿔 곧바로 물었다.“조사팀 사람들, 나한테 보낸 이유가 뭐야?”돌려 말하지 않았다.승현은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일단 밥부터 먹고, 먹고 나서...”“그럼 네가 나가.”유하는 단호했다. 더 이상 쓸데없는 말은 듣고 싶지 않았고, 승현과 같은 공간에 오래 있고 싶지도 않았다. 지금 말할 생각이 없으면, 아예 말하지 말라는 뜻이었다.승현은 작게 웃음을 흘렸다. 속눈썹이 내려앉으며 어딘가 아쉬운 기색이 스쳤다.“나한테는 정말 인내심이 없네.”유하는 차갑게 그를 바라봤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알았어.”승현은 여전히 웃음을 지운 채 말했다.“이유는 조사팀에서 이미 설명했을 거야. 그게 곧 내 생각이기도 하고. 네가 승환이를 몇 번이나 돌아서게 만들고, 입을 열게 했잖아. 이번에도 어렵지 않을 거라고 봤어.”승현의 눈이 가늘게 좁히며 말했다. 유하를 바라보는 시선에는 묘한 탐색이 섞여 있었다.“솔직히 말하면, 나도 궁금해. 그 애가 왜 너한테는 그렇게까지 하는지. 예전에 네가 조금 더 잘해 준 것, 그 이유뿐일까?”유하는 뒷말은 아예 들리지 않은 것처럼 넘겼다.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물었다.“그게 다야?”“물론이지.”승현은 미소를 유지했다.“승환이가 계속 입을 닫고 있으면, 수사가 막혀. 그러면 나도 곤란해지고. 계속 이러면... 코시오의 공범으로 처리할 수밖에 없어.”“어쩔 수 없이?”유하의 심장이 한 박자 늦게 뛰었다.그 말이 묘하게 걸렸다.유하는 마음속의 불편함을 눌러 담고, 결국 물었다.“그럼 계속 조사하면, 승환이는 어떻게 돼?”어떤 결말을 맞게 되는지.승현은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젓가락 받침 위에 올려져 있던 젓가락을 집어 들고, 찐 소고기 얇은 조각 하나를 소스에 찍어 유하의 입가로 가져갔다.“먼저 먹어. 식으면 맛없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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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3화

승환의 죄가 확정되면 그때부터 승환은 정치 활동 전반에 참여할 수 없게 되며, 사실상 공직 및 정치권 진입이 영구적으로 제한된다.이 결과에 대해 유하는 어느 정도 각오가 되어 있었다. 승환이 이런 일에 연루된 이상, 이런 결말은 피할 수 없었다. 승환의 신분을 생각하면 더더욱 그랬다.유하가 걱정하는 건 다른 문제였다.몇 년의 수감 생활.인생에 그런 ‘몇 년’이 과연 몇 번이나 있을까?유하는 입술을 꽉 다물었다.사실, 이전에 자세히 묻지는 않았지만, 유하는 승환이 주모자일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코시오의 성격을 떠올려 보면, 그렇게 조심스럽고 계산적인 사람이 이제 막 되찾은 아들을 전적으로 믿고 중요한 결정을 맡길 리 없었다.더구나 그는 승환에게 총까지 쐈다.정말로 아끼는 존재에게 그런 짓을 할 수 있을까?말이 되지 않았다.중요한 결정을 맡기는 것은 더 어려울 것이다.다만, 마지막으로 만났을 때 지명훈이 했던 말이 마음에 걸렸다. 유하를 그 장소로 유인한 계책은 승환이 낸 것이라고 했다.하지만 그것은 정부 측과는 전혀 무관한 일이었다.‘복잡해. 내가 직접 승환에게 물어보는 게 맞아.’그렇게 마음이 얽힌 채 멍해져 있던 유하의 귀에 익숙한 남자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하지만 한 가지 방법이 더 있어. 승환이가 무슨 말을 하든, 무사할 방법.”유하는 즉시 정신을 차렸다. 고개를 들고 급히 물었다.“무슨 방법이야?”승현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말없이 유하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유하의 관자놀이가 욱신거렸다. 이 남자의 성정을 떠올리자 속에서 이가 갈렸다.분노를 눌러 담고 물었다.“뭘 원하는데?”“왜 항상 나를 그렇게 생각해?”승현이 가볍게 한숨을 쉬었다.“아주 간단해. 승환이가 하나의 선택만 하면 돼.”그는 고개를 들고, 너무도 담담하게, 아주 짧은 말을 내뱉었다.유하의 눈동자가 급격히 흔들렸다. 한동안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확실히, 가장 확실한 방법이었다.“여보.”승현은 여전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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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4화

“읍... 놔, 놔줘...”병상이 미세하게 흔들렸다.큰 체구의 승현이 덮고 있는 탓에 밖으로 드러난 건 구속된 채 버둥거리는 가느다란 두 손목뿐이었다.하얀 손목이 힘주어 움직였고, 그 아래에서는 여자의 끊긴 숨과 억눌린 신음이 새어 나왔다.한참 뒤에야 승현이 몸을 일으켰다.이불에 깊이 눌려 있던 유하는 숨이 막힌 탓에 초점이 흐려진 눈으로 입을 벌린 채 거칠게 숨을 들이켰다. 가슴이 크게 오르내렸고, 젖은 듯 윤기 도는 붉은 입술 사이로 떨리는 혀끝이 보였다.“맛있어?”승현은 숨을 고르며, 만족스러운 듯 웃었다.그리고 고개를 숙여, 똑같이 촉촉히 젖은 입술로 땀이 맺힌 유하의 코끝을 가볍게 건드렸다.“이건 마음에 들지?”놀리듯한 말투였다.‘내가 아까 밥을 먹지 않은 것에 대한 보복인가?’‘고작 한 끼 식사 때문에... 미친 사람이야.’정신을 차린 유하는 분노가 치밀어 올라, 그대로 머리를 들어 들이받으려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승현이 먼저 알아차리고 몸을 피했다.승현이 낮게 웃으며 말했다.“난 괜찮은데, 네가 머리 아프면 난 좀 마음 아파서.”“비켜!”유하가 날카롭게 외쳤다.“오승현, 너는 부끄러운 줄도 모르지! 난 너 같은 인간이 되기 싫어!”“나 같은 인간?”승현은 분노로 붉어진 여자의 얼굴을 위에서 고압적인 얼굴로 바라보며 낮고 조용한 목소리로 말했다.“내가 어떤 인간인데?”유하는 숨을 크게 들이켰다. 가슴속에서 터져 나오는 분노를 억누르려 애썼다. 분노 때문에 온몸이 떨리는 것도, 간신히 붙잡고 있었다. 하지만 눈가에는 결국 붉은 기운이 번졌고, 목소리에는 의도치 않게 떨렸다.“오승현.”“이렇게까지 사람을 짓밟아야 해? 꼭 이렇게까지 나를 몰아붙여야 해? 이런, 얼굴 들 수 없는 짓을 하게 만들어야겠어?”강요당했다는 사실만으로도 배신감과 죄책감이 한꺼번에 몰려와 머리가 어지러웠다.유하의 눈에 눈물이 차올랐다.승현은 말이 없었다.그는 고개를 숙여 이마를 유하의 이마에 맞댔다. 숨결이 엉켜들고, 가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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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5화

“무슨 뜻이야?”승현의 목소리는 살짝 잠겨 있었다.좋지 않은 예감이 가슴 깊은 곳에서 번져 올라왔고, 옆으로 늘어진 손이 무의식적으로 말려들었다.유하는 그중 하나를 집어 들었다. 작은 기계가 밀봉된 봉투 안에 들어 있었다. 그녀는 그것을 가볍게 흔들어 보이며 말했다.“사고 나기 전에 건강검진을 했어. 그때 이게 발견됐고, 간단한 수술로 제거했지.”잠시 말을 멈췄다가, 다시 이었다.“코시오가 내 몸에 심어 놓은 추적과 감청 장치였어. 이후 몇 번의 검진에도 네 쪽 사람이 개입했던 건 기억해.”“그런데 나는... 최근에야 알았어. 내 몸 안에 언제든지 나를 듣고 볼 수 있는 게 있었다는 걸.”유하는 눈을 감았다가 천천히 떴다. 떨리던 목소리는 이미 차분해져 있었다.“말하지 않은 이유가 뭐야? 그걸로 뭘 하려고 했고, 실제로 뭘 했지?”그녀는 잠시 숨을 고른 뒤, 담담하게 덧붙였다.“이번에 코시오를 잡는 데, 이게 꽤 도움이 됐겠지. 난 네가 말해 주길 기다렸어.”유하는 고개를 들어 남자의 미세하게 흔들리는 동공을 똑바로 바라봤다.“이번 사고 때, 응급수술을 하면서 내 몸엔 그게 없었어. 넌 그걸 알고 있었겠지. 그런데도 한 번도 말하지 않았어.”마치 모르는 사람처럼.하지만 그게 가능했을까?승현은 유하 손에 들린 장치를 한 번 보고, 다시 유하의 얼굴을 봤다.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그는 알고 있었다.다만,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랐다. 어디서부터 꺼내야 할지도 알 수 없었다.이 이야기를 꺼낸다는 건 무엇을 의미하는지, 승현은 너무 잘 알고 있었다.모든 계산의 시작이자 모든 과거의 결산.설명할 수 없는 것들이 그대로 드러나는 일.사실이기 때문이다.유하를 이용했다는 사실.그 안에 진심이 섞여 있었다고 해도 바뀌지 않는 사실.그리고 지금 승현이 가장 두려워하던 순간이 눈앞에 와 있었다.“오승현, 너는 정말 나를 끝까지 이용했구나.”유하는 입꼬리를 살짝 올렸지만, 끝내 웃지는 못했다. 곧바로 입술 선이 내려앉았다.“어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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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6화

“아니야, 그런 게 아니야.”승현은 손에 쥔 것을 더욱 세게 움켜쥐었다. 눈앞의 시야가 흔들리는 것 같았고, 그 여파로 천장의 조명까지 흔들려 보였다. 모든 것이 흐릿하게 번졌다. 손끝에 힘이 들어가며 손바닥 안으로 파고들었고, 목소리 깊은 곳에서부터 쉽게 드러나지 않던 떨림이 느껴졌다.“내가 너한테 빚진 거야.”‘언제나 그랬지.’‘늘... 내가 너한테 빚지고 있지. 그런데도...’가슴 안에서 치밀어 오르는 감정이 억눌러지지 않았다. 승현은 숨을 고르듯 애써 말을 이었다.“나는 정말로 보상하고 싶었어. 네가 나한테 무슨 짓을 해도 괜찮아. 이용해도 되고, 뭐든지... 나는 다...”“그럼 내 앞에 다시는 나타나지 마.”유하는 끝까지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승현 쪽을 보지 않은 채 힘을 주어 말을 반복했다.“그게 내가 너한테서 얻고 싶은 유일한 거야.”그 말의 의미는 분명했다.이제 완전히 멀어지는 것.마주쳐도 모르는 사이로 남는 것.“적어도, 한 번만 더...”승현이 다시 입을 열려는 순간, 유하의 말이 그 위를 덮었다. 바람처럼 잔잔한 어조였지만, 그대로 가슴 깊숙이 파고들었다.“너를 알게 된 게 내가 했던 선택 중에서 가장 후회되는 일이야. 그리고 너한테서 비롯된 모든 걸, 나는 원하지 않아.”유하는 모든 것을 부정했다.“이제 우리는 아무 사이도 아닌 거지?”유하는 낮게 말했다.“대답해.”승현의 몸이 크게 흔들렸다. 바닥 위에 서 있었지만, 발밑이 솜처럼 느껴졌다. 몸 전체에 힘이 빠져 균형을 잡기 어려웠고, 시야 속의 풍경은 일그러져 아무 형체도 분간이 되지 않았다. 식은땀인지 눈물인지 알 수 없는 것이 시야를 가리며 눈가가 뜨거워졌다.흐트러진 시선 너머로 보이는 건, 소파 옆으로 앉아 있는 유하의 모습뿐이었다. 유하는 끝내 승현 쪽을 보지 않았다. 다가올 수 없도록 선을 긋는 자세, 분명한 거부.승현은 자기도 모르게 손에 쥔 것을 더 꽉 잡았다.차가운 감촉이 손바닥에 느껴졌다.그리고 한참이 지나도록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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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7화

바람이 움직이고 있었다.기울어진 햇빛이 창을 타고 병실 안으로 스며들었다가, 시간이 흐르며 조금씩 자리를 옮겼다. 그렇게 병실은 다시 어둑해졌고, 유하는 싸늘한 기운과 함께 누군가 부르는 소리에 잠에서 깼다.“유하 씨, 유하 씨? 소파에서 주무시면 몸이 더 안 좋아질 수 있어요.”간병인의 목소리였다.간병인의 부축을 받아 유하는 소파에서 몸을 일으켰다. 잠시 멍하니 앉아 있다가 그제야 무슨 일이 있었는지 떠올렸다.‘아, 오승현이 왔었지. 그리고 이야기했지.’‘이제 끝났네.’머리가 조금 아팠다. 바람 때문인 것 같았다.아직 병이 완전히 낫지 않은 상태였다.유하는 미간을 문지르며 간병인의 손을 가볍게 밀어내고 비틀거리듯 일어나 병상 쪽으로 향했다. 이불 안으로 들어가 잠깐 더 쉬고 싶었다. 몸이 아직 무거웠다.침대 옆에 다다른 유하는 걸음을 멈췄다.탁자 위에 놓인 오승현이 가져온 식사가 그대로 남아 있었다. 정리되지 않은 채 식어 있었고, 더는 향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러자 문득 아까 승현이 몇 번이나 식사를 재촉하던 모습이 떠올랐다. 먹어 본 뒤에는 어떠냐고, 괜찮냐고 묻던 표정까지.유하는 끝내 거절했고, 그렇게까지 말해 버렸다.‘그저 한 끼 식사였을 뿐인데.’그렇게 생각하며 유하는 무심코 젓가락을 집어 햄 한 조각을 입에 넣고 천천히 씹었다.이번에는 맛이 느껴졌다.식어서 맛이 달라지긴 했지만, 먹을 수 없는 정도는 아니었다.다만... 아무리 그래도 오씨 가문 본가에서, 그린힐에서 오랜 시간 지내며 먹어 온 음식들이 있었다. 그곳의 요리사들이 어떤 수준인지, 음식 맛이 어떤지 유하는 분명히 알고 있었다.이건 그에 한참 못 미쳤다.‘본가에서 요리사를 바꾼 걸까?’이내 유하는 고개를 저었다. 그런 건 이제 상관없는 일이었다. 자신도 이해되지 않는 행동에 미간을 찌푸린 채 젓가락을 내려놓고, 간병인을 향해 말했다.“정리해서 버리세요.”맛이 없었다.그녀는 더 이상 먹고 싶지도 않았다.이후 침대에 들어간 유하는 간병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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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8화

어차피 유하는 음식을 직접 가져올 수 없었다.승환이 있는 쪽은 통제가 매우 엄격했다. 아마 식사조차 철저히 관리되고 있을 터였다. 외부에서 들어오는 것은 무엇이든 허용되지 않을 것이다.유하는 문을 닫았다.복도의 빛이 차단되자 실내는 한층 더 어두워졌다. 잠시 눈이 어둠에 익숙해진 뒤에야 아직 낮이라는 사실이 무색하게 창문에 드리워진 커튼이 눈에 들어왔다. 희미하게 스며드는 빛 사이로, 병상 위 이불 속에 부풀어 오른 형체 하나만이 보였다.움직임은 없었다.유하는 전등 스위치를 눌렀다.불이 켜지자 방 안이 단번에 밝아졌다.그와 동시에 병상 위에서 가만히 있던 덩어리가 크게 움찔했다. 이어 거칠고 쉰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불 꺼! 나가! 내가 말했잖아, 난 아무것도 몰라! 아무 말도 안 할 거라고!”“승환아.”유하가 낮게 불렀다.고함은 그대로 끊겼다. 요동치던 이불도 멎었고, 한동안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다.탁자 위에서 은은하게 퍼지는 음식 냄새를 힐끗 본 뒤, 유하는 가볍게 숨을 내쉬었다. 먼저 병상 옆으로 가 앉은 뒤, 이불을 단단히 움켜쥔 가장자리를 들추려 손을 뻗었다.움직이지 않았다.안쪽에서 꽤 힘을 주고 누르고 있었다.유하는 다시 불렀다.“승환아.”이불이 한 번 더 흔들렸다. 그녀는 다시 당기자 이번에는 쉽게 들렸다. 헝클어진 짙은 갈색의 곱슬머리가 드러났고, 얼굴의 절반은 여전히 이불 속에 파묻혀 있었다. 밖으로 드러난 쪽은 몹시 수척했고, 눈 아래로 짙은 그림자가 내려앉아 있었다. 옅은 연녹색의 눈이 보석처럼 빛나며 유하를 올려다봤고, 그 안에서 미세한 흔들림이 보였다. 승환의 눈가에는 금세 물기가 맺혔다.“누나...”승환이 조용히 불렀다.“응. 몸은 좀 괜찮아?”유하는 부드럽게 물었다.그녀는 이미 여러 차례 의료진에게 상태를 확인했다. 다른 건 들을 수 없어도, 승환의 회복 정도만큼은 충분히 전해 들을 수 있었다. 전반적으로는 많이 회복된 상태였다. 다만 골절된 오른팔은 아직 자유롭지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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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9화

승환은 유하를 꼭 끌어안았다. 유하의 몸에서 전해지는 온기를 느끼는 동안, 눈물이 소리 없이 흘러내렸다. 승환은 입을 크게 벌린 채 한참을 버티다가, 아주 늦게야 목소리를 냈다.“미안해요... 미안해요, 미안해요... 누나. 저, 정말 너무 무서웠어요.”‘누나가 죽을까 봐...’‘다시는 못 볼까 봐...’‘혹시라도...’말은 더 이어지지 않았다. 입을 연 탓에 끝내 참아 오던 것이 터져 버렸다. 승환은 아이처럼 울음을 터뜨렸다. 쌓여 있던 절망과 공포가 한꺼번에 무너져 내리듯 쏟아졌고, 그 울음은 창밖에서 갑자기 쏟아지기 시작한 여름비와 뒤섞였다.비는 멈추지 않고 쏟아졌다.유하는 승환을 안은 채 코끝이 시큰해졌다. 목이 막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대신 손을 들어 승환의 등을 천천히, 아주 조심스럽게 두드렸다. 한 번, 또 한 번. 일정한 리듬으로 부드럽게.말로는 다 전할 수 없었다.무슨 말을 해야 할지도 알 수 없었다.그래서 유하는 손바닥의 온기와 힘으로 전하고 싶은 모든 것을 대신했다.‘괜찮아.’‘끝났어.’‘이제 다 괜찮아.’그걸로 충분했다.한참이 지나 병실 안의 울음소리가 잦아들었다. 남은 것은 빗방울이 창을 두드리는 소리뿐이었다. 낮게, 멀리서 메아리처럼 울렸다.그제야 승환은 뒤늦게 민망해졌다. ‘스무 살을 바라보는 성인인 나... 누나를 붙잡고 이렇게 울다니.’‘게다가 누나는 울지도 않았는데...’그 생각이 드는 순간, 승환은 얼굴 전체를 유하의 목덜미에 파묻고 고개를 들지 못했다.“좀 나아졌어?”유하는 밀어내지 않고, 그대로 둔 채 조용히 물었다.“네... 울려고 한 건 아니었는데요. 그냥, 그냥...”승환은 말이 막혀 애써 단어를 찾다가 유하의 웃음 섞인 목소리를 들었다.“응. 배는 안 고파? 밥부터 먹을까?”“아, 네. 좋아요.”...이불 속에서 빠져나와 탁자 앞에 앉자 유하는 승환이 유난히 말랐다는 걸 알았다. 최근에 승환이 제대로 먹지 못한 게 분명했다.또 이러고 있었다.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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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0화

방법이라고 해 봐야 사실 유하에게 특별한 수가 있는 건 아니었다.유하는 원래부터 돌려 말하는 걸 좋아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냥 곧바로 묻기로 했다.말하고 싶으면 말하면 되고, 말하고 싶지 않거나 정말로 더 알아낼 게 없다면, 그건 그거대로 받아들이면 됐다.유하는 어디까지나 정식 인원이 아닌, 협조 차원에서 움직이는 사람이었다. 할 수 있는 만큼만 하면 충분했다.그녀는 이미 한 번은 죽을 뻔했다.죽음의 문턱을 넘었다가 돌아온 뒤로, 유하는 살고 싶은 마음이 분명해졌다.복잡하게 굴지 않고, 감당할 수 있는 선에서만 움직이기.이번에 여기까지 온 것도 꼭 해야 할 일이 하나 있어서이기도 했지만, 결국은 승환의 상태를 직접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그 생각을 하며 유하는 노릇하게 볶아진 감자 한 조각을 씹어 삼켰다. 그리고 고개를 들어 승환을 보며 말했다.“그 사람들이 전에 물어본 것들 있잖아. 그 정도는 말하고 싶으면 해.”그러다 말을 멈추고, 젓가락을 내려놓았다. 표정이 조금 가라앉았다.“근데 하나는 꼭 들어야 해. 내가 하는 말 다 듣고 나서 결정해.”“뭔데요?”유하의 태도가 달라지자, 승환도 자세를 바로 했다.“그 전에 내가 질문 하나만 할게. 딱 하나만.”유하는 고개를 들어, 앞에 앉은 승환을 똑바로 바라봤다. 깊은 초록색 눈이 마주쳤다.“코시오랑 같이 있으면서 국가에 해가 되는 일 한 적 있어?”“없습니다.”말이 끝나기도 전에, 승환은 바로 답했다. 망설임 없는, 단정한 대답이었다.유하는 웃었다.“그럴 줄 알았어.”승환이 잠시 멈칫했다.“누나는... 저를 믿으세요?”“당연하지.”유하는 미소를 지었다.“네가 말했잖아. 나한테는 거짓말 안 한다고.”‘그렇다면. 네가 그렇게 말한다면, 믿지 않을 이유가 없었지.’승환은 잠시 말이 없더니, 이내 작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네, 누나. 누나한테 한 말 중에 거짓은 하나도 없었습니다.”확신이 있는 말에 대해서는, 특히 더.승환은 잘 알고 있었다. 유하는 거짓말을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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